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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는 없다 -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업사이클
윤대영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10월
평점 :
인간의 최고 발명품은 쓰레기라고 믿습니다. 여기서 최고란 잘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더 정확하게는 근대산업자본주의시대 인간들의 발명품이라고 해야겠지요. 건강하게 생태계가 유지되는 속도로 순환이 되지 않는, 잘 썩지 않은 물질을 발명해서 오래 잘 쓰지도 않고 막 버리고 살았습니다.
“필요에 의해 만들고, 사용한 뒤 버리는 시대를 지나갔다. 자원이 유한함을 깨달았다면 이제부터 만드는 상품과 서비스는 과거와는 달라야 한다.”
얼마나 버렸는지 해양에서 섬이 되기도 하고 육지에서 산이 되기도 하다 이제는 인간의 몸속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습니다. 제가 버린 쓰레기로 숨 쉬고 먹고 사는 셈이지요.
“인류는 업사이클의 의미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환경문제를 최소화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고 다음 세대에게 오염되고 파괴된 자연을 넘겨주는 비극을 막는데 나서야 한다. 이것은 역할과 책임의 범주를 멋어난 자존심의 문제다. 환경재앙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가 맞서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다.”
놀랍게도 아직도 더 버리고 살아야 한다는 논조가 힘을 잃지 않았습니다. 현실의 모든 자산은 더 버리라는 이들이 거의 다 소유하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환경운동들이 여러 다양한 모습으로 어려운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일반 기업과 경쟁할 만한 대량생산 체제와 원가절감 루트를 확보하지 못한 업사이클 기업은 저가노동에 기반한 임가공업체와 도시의 가내수공업에 의존하여 저자의 소량 공예품을 생산 판매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제품 기획과 디자인이 훌륭해도 원료 재가공과정이나 생산공정이 노동집약적이고 생산성이 떨어지게 되면, 가성비는 떨어진다.”
그런데 희망이 있다면, 이들은 소비자가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지구 시민으로서 자각하려고 할 때마다 어떻게든 생각 안 하고 소비의 즐거움을 최대한 누리도록 교묘히 조정하려 듭니다. 처음도 아니고 한두 번도 아니고 그러려니 하는데, 돈 받고 책 써서 협조하는 학자, 작가, 출판사에는 무척 화가 납니다.
이 책은 그런 분노와 의심을 거두고 이론과 당위에 천착하지도 않는 눈앞이 환해지는 기분이 좋아지는 책입니다. 이미 여러 노력을 해서 캠페인 수준이 아닌, 체험, 실험, 기업 활동, 공공 영역으로 진출한 이들의 소식입니다.
! 20년 전에 비해 4배나 많은 섬유와 의류가 사용되고 그중 30%만 재사용되며, 70%는 매립되거나 소각되는 현실을 더 이상 외면할 수는 없게 되었다. 그만큼 많은 자원이 낭비되고,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여 지구 환경오염과 기후위기가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 커피를 좋아하는 김미경 대표는 (...) 차츰 커피산업에서 버려지는 모든 것들에 주목하게 되었다고 한다. 대부분 로스팅 공장에서 버려지는 커피자루는 2020년 수입량 기준으로 294만 장 이상이고, 원두의 97%가 커피슬러지로 버려지며, 일회용 컵과 빨대, 종이 슬리브 등 일회용 폐기물도 어마어마한 양이다.
! 나는 양말 한 짝이 사라진 경험이 없어서 그런 일이 많다는 것이 놀랍다. 버려진 양말 한짝으로 귀여운 인형을 만들어 ‘끼리끼리’라는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색깔이 달라도 서로 잘 어울려 살아가라고. 살면서 알게 된 가장 동화적이고 재밌는 업사이클이다. 막 구매소비요구가!
그러니 화도 그만 내고 책도 그만 읽고 뭐라도 직접 해보고 싶은 이들에게 무척 유용한 자료이자 가이드책이기도 합니다. 엄청 많은 정보들이 있는데 거의 모든 종류의 만들기...의 재능이라곤 없는 저는 고민할 필요도 없이 제일 먼저 단 한 곳을 방문해야겠다 싶었습니다.
! 이겁니다. 만드는 게 자신이 없으니 해부하면서 뭐라도 배울 심산... 돌쟁이 때 피아노를 처음 보여줬더니 건반을 눌러 음을 들어보는 대신 건반을 뜯어보려던 중3 꼬맹이와의 추억(?)이 떠오릅니다.
쓰레기가 불쾌하고 맘에 안 드는 분들이 읽으심 좋을 책입니다. 재활용, 새활용, 업사이클링을 주제로 배우고 활용하고 실습하는 내용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이 책이 다 담지 못한 다른 시도들과 사업들도 더 많을 것이라 생각하니 기분이 더 가벼워집니다.
! 어른들 설득하는 일보다 아이들 교육이 더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어른들은 살던 대로 살지 싶습니다. 사적 불신이 깊어졌나 봅니다.
화만 내고 사는 동안 성큼성큼 현실에서 걸어 나가신 모든 분들에게 깊이 감사하며 반성하며 잘 읽었습니다. 쓰레기가 될 재료로는 더 이상 물건을 만들지 말고, 이미 만들어진 물건을 최대한 오래 쓰고, 저지른 잘못들은 최대한 바로 잡고 그렇게 살다 보면 기후도 적당해질 미래가 가능할 지도 모른단 바람을 품어 봅니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포디즘Fordizm적 경제사고하에서 자원과 에너지의 과잉 소비를 가져왔다. 결국 이로 인해 천연자원을 고갈시킴은 물론 이에 따른 오염배출량을 증가시켜 쓰레기 문제, 지구온난화, 생태계 파괴 등 심각한 환경오염 문제가 야기되어 지구촌의 위기를 증폭시켜 왔다.”
“코로나 이후 지속가능한 도시가 되려면 대도시 선형경제 체제가 아닌 도농복합 소규모 자립도시의 순환경제체제를 지향해야 한다. (...) 마을 주민들이 삶에 필요한 의식주, 놀이 제품과 서비스를 가급적 스스로 만들어내고, 폐기물을 최소화하여 재생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이 마을 공유자산으로 설치되어야 한다. (...) 단계적으로 도시에서의 삶을 변화시켜나가야 한다. (...) 의식주 생활에 필요한 제품과 서비스를 동과 구 단위에서 마을 주민들이 재사용, 새활용하여 스스로 순환함으로써 순환경제체제를 경험하고 전환도시의 미래상을 그려보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정책, 법안, 예산, 인력!
- 1992년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정
- 2016년 <자원순환기본법> 제정. 공포. 2018년부터 시행.
! 좀 더 포괄적이고 탄탄한 기틀 마련과 지속성을 위한 법과 정책이 나오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