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집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8
이사벨 아옌데 지음, 권미선 옮김 / 민음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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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전집에 포함된 작품인데 전혀 몰랐다지인들도 잘 모르는 작품이라 스포는 전무한 상태로 읽었다회원 한 분은 <영혼의 집>이 아니라 <인형의 집>으로 주문했다 깜짝 놀랐다는 웃기려고 하신 말씀은 아니신가했던 소식도 들었다.

 

완독 후에는 늘 읽기를 잘 했다하는 작품을 고르시는 강철의북클럽 클럽장에 대한 믿음으로 이 달도 완독일단 작품이 엄청 재밌다당연히 가독성이 좋아 술술 줄줄 읽힌다마술적 리얼리즘이란 평을 생각 말고 읽으라 하신 당부도 옳았다이 작품은 엄청 재밌는 옛날이야기이다.

 

묘하게도 증조할머니할머니어머니나로 이어지는, 4대에 걸친 며칠 전 읽은 작품을 떠올리게도 했는데칠레의 근대사 역시 대한민국의 역사와 무척 닮아 있다.

 

자전적 요소들이 많으면서도 읽다 보면 배경을 잊고 즐기게 되는 멋진 창작물이다역사적 사건들을 대표하는 인물들이 소설 속 캐릭터들로 다수 등장한다모두가 엄청나게 개성적이라 각각의 인물의 상황에 머무르며 상상과 짐작을 즐겨보았다.

 

마침 오늘 탈레반의 보복을 피하고자 하는 한국 정부 조력자들과 가족들을 미라클이라는 작전명 하에서 무사히 이송한다고 하는 보도를 접했다작전 성공 하나로 모두의 해피엔딩이 보장되지 않겠지만 더 무참할 수도 있었던 소식을 피할 수 있게 되어 안도감이 든다.

 

분류 명칭이 무엇이건이들은 말도 통하지 않는 나라에서 한동안이라도 살아가야 한다그 이전에도 존재했고 오늘 이후에도 늘어날 난민들에 대해 이제 우리도 사회적 대화와 교육이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한다.

 

저자 이사벨 아옌데는 칠레에서 태어나 국가의 근대적 격동기를 고스란히 체험하고쿠데타로 망명하여 떠돌며 살았다짐작 이상의 어려움들이 많았을 것인데관심도 시선도 돌리지 않고 칠레의 역사를 지켜보았다.

 

얘야그렇게 하면 설사 네가 여기를 떠난다 해도 네 뿌리를 가져갈 수 있지 않겠니?”

 

그의 글은 역사적으로 억압받은 이들의 삶에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냉철하게 파악하면서도 안심이 될 정도로 유순하고 비폭력적이다그리고 디아스포라*에 대해 잠시라도 진지하게 배워볼까 하는 생각이 마침 든 내게 여러 울림과 생각거리들을 주었다.

 

디아스포라(그리스어διασπορά[*])는 '흩뿌리거나 퍼트리는 것.' 특정 민족이 자의적이든지 타의적이든지 기존에 살던 땅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현상유목과는 다르며난민 집단 형성과는 관련되어 있다난민들은 새로운 땅에 계속 정착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으나디아스포라란 낱말은 이와 달리 본토를 떠나 항구적으로 나라 밖에 자리잡은 집단에만 쓴다사전요약.

 

그 어느 것도 우발적으로 일어난 일은 없었다. (...) 그 어느 것도 괜히 존재하는 것은 없었다. (...) 나는 각기 정확한 자리를 지닌 퍼즐을 맞추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모든 것이 운명일까아직 모든 원인을 알지 못하는 것뿐일까저항과 의문이 드는 내용이다운명은 너무 촘촘하고 우연은 너무 쓸쓸하니…… 나는 아직도 답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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