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의 기다림과 희생을 요구하는 가부장제 틀 안의 여성 귀신이야기이자 여성 잔혹사 이야기.
하지만 난 귀신이야기에는 흥미가 없는 사람...... 인데 왜 이 책을 봤을까? 그냥 뭔 내용인가 궁금해서 봤는데 역시나 (나한테는) 재미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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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귀신들은 이승에 속하지 않는 몸이 되었지만 저승으로도 가지 못하고, 현실에서 여성이 할 수 없었던 이야기들, 눈이 가려지고 입이 틀어막혀 할 수 없었던 이야기들을 이 세상에 꺼내놓는다. 원님이 놀라서 죽든 말든 개의치 않고 받아들여 질 때까지 민원을 넣고, 상대가 권력자라고 해도 굴하지 않고 복수에 나선다. 그들은 신분과 나이, 성별과 친족 내에서의 위치 등으로 가부장제가 세워놓은 견고한 틀을 부수고 자신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잔혹한 현실을 고발한다.(p19)
죽어 귀신이 된 다음에야 이들은.비로소 자신을 둘러싼 성리학과 가부장제위 억압을 넘어, 국가의 권력, 즉 원님 앞에 모습을 드러내어 자신의.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우리가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여성 원귀담은 여성으로 태어나 범죄의 피해자가 되어서도 쉬쉬할 수 밖에 없는 여성이기 때문에 겪는 억압에서 벗어난 자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p.43)
사실 여성 원귀들의 이야기는, 귀신의 이야기가 아니라 원님의 이야기다. 원님들은 억울함을 호소하는 귀신들을 정상성 안에 편입시키는 방식으로 그들을 평화롭게 내쫓은 뒤 현실을 복원하고 가부장적 세계의 평화를 되찾는다. 현실에서 약자들이 받는 억압은 바뀐게 없고, 아버지는 처벌받지 않으며, 권력자인 원님은 명관이 된다. 이 얼마나 체제 수호적이면사도 당대의 사대부들에게 흥미진진한 이야기 였을까.(p.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