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 시대의 지성 이어령과 ‘인터스텔라’ 김지수의 ‘라스트 인터뷰’
김지수 지음, 이어령 / 열림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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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이어령 선생님과의 여러번의 인터뷰를 엮어낸 책이다. 그래서 대화식으로 되어있는데 인간 이어령을, 그분의 사고의 깊이와 폭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을 읽는 내내 느낄 수 있다. 요즘은 특정인의 음성을 AI가 흉내내기도 한다던데 이 책은 그런식으로 실제 그분의 음성을 통해 오디오 북으로 나와도 좋을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단순한 인생의 교훈을 넘어 대화 속에 단어 속에 흐르는 삶의 철학을 조금이라도 더 담아두고 싶다는 느낌마저 들었는데 이런 책을 이렇게 재밌게 볼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혼란함 속에 정돈을 추구하고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되 각각에 대한 집중력도 놓치지 않는 자세는 어설프게나마 감히 동질감을 느끼기도 했고.


디지로그라는 단어를 만들어내고 고 백남준 선생님과도 절친이었을 정도로 창조적이고 유니크한 삶을 사셨던 그의 목소리를 더이상 들을 수 없음이 남은 페이지 수에 반비례해 아쉬울 따름이었다. 문화부 장관시절에 반대를 무릅쓰고 한예종을 설립한 에피소드와 몇차례 언급되었든 88서울 올림픽때 고요하고 거대한 스타디움 한가운데로 굴렁쇠를 굴리게 만든 파격적인 아이디어와 이를 현실에 구현한 추진력은 양념이었을 뿐 모든 인터뷰에서 유려한 언어를 통해 살아있는 지혜를 느낄수 있었다. 세상과의 인터페이스 역할을 하신 그분이 영면하셨음이 다시금 안타까웠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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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는 매일 평균대에 선다 - 숫자와 사람, 모두를 끌어당기는 리더의 비밀
앤서니 찬 지음, 강동혁 옮김 / 흐름출판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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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이 괜찮긴 했는데 제목이 제일 탁월했던 책이었다. 평균대라는 단어를 제목에 쓸 생각을 하다니 누가 지었는지 모르겠지만 박수. 원제는 확인해보니 건조했다. Good People. 좋은 리더의 특성을 이런저런 사례와 메시지를 바탕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기대했던 평균대 위에서의 균형을 잡기 위한 노력에 관련한 부분은 없었지만 맥킨지 컨설턴트 출신이자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지의 편집위원, 그리고 저자 스스로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가로서 써내려간 메시지는 독자는 물론 스스로의 마음을 다잡고자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만다는 업체들 중 스타벅스화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품고다니며 이런저런 거리를 돌아다닌 결과 길모퉁에서 자주 마주쳤던 네일 아트숍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네일 아트숍 프랜차이즈를 만들어 몇개 주에서 성공적으로 운영 하고 있다고. 미국이랑 우리나라랑 상황이 조금 다르긴 하겠지만 그러고보니 한번도 가본적은 없어도 프랜차이즈 네일 아트숍이 우리나라에서도 생길법했다. 헤어샵 프랜차이즈도 몇몇 브랜드가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듯이 잘은 몰라도 네일샵도 규격화된 서비스, 그리고 정기적으로 새로운 디자인이 출시된다면 바버샵 같은 살롱 개념으로서 정착할 수 있지 않을까. 미용기술보다 더 개인의 스킬이 중요해서 힘드려나.


회사에서 어떤 결정을(특히 어려운 결정일수록) 내려야 할때 회사의 사명과 핵심가치에 빗대어 본다는 메시지나 적당히 이상한 직원들이 있어야 한다며 비선형적인것 이상하고 개성적인 옹호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마음에 들었고 또 독서의 중요성을 이야기 하는 부분도 있었고. '당신이 사명으로 여기는 주제를 가능한 깊게 천착하라.' 저자는 과거 경영대학원 학우가 즐겨하던 말을 한번도 잊은적이 없다며 인용해둔 부분이 있는데 내게도 인상적이었다. '부탁이니까 행동을 하세요. 반응하지 마시고요.' 이런 문장을 번역하는 역자는 이런 문장을 만날때마다 독자와 비슷한 느낌을 받으려나 문득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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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코를 위해 (스페셜 리커버 에디션)
노리즈키 린타로 지음, 이기웅 옮김 / 모모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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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뒤늦게 읽었던 책들의 흔적을 남기고자 글쓰기 버튼 클릭. 유난히 게을러지고 있다. 재밌게 읽은 소설이었고 형사물처럼 보이다가 후반부 밝혀지는 실타래들이 기대 이상이었다. 마지막에 뭔가 큰 반전이 있었는데 구체적으로 뭐였는지 생각이 안난다. 지금 생각난게 맞으려나... 아무튼 딸의 사고를 접한 아버지가 주인공으로 나오다가 나중에는 형사로 시점이 변경되어 진행되었던걸로 기억하는데 똑똑한 아버지의 일기장의 기록을 바탕으로 선생님과 밴드를 하던 친구 등의 스토리가 결합되면서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게 읽게 될것이다. 작은 소품으로 파악하는 취향, 그리고 기록의 중요성과 함정(패턴에서 벗어나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던 킬링타임용으로 적합한 소설이었다. 교보문고에서는 엠디의 선택 딱지가 붙어있던데 꽤 인기있었던 책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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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스트림 - 반복되는 문제의 핵심을 꿰뚫는 힘
댄 히스 지음, 박선령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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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혹했는데 내용은 평범하게 느껴졌다. 비즈니스 케이스 기반도 아니고 실생활과 밀접하다고도 볼 수 없는 케이스들이라 문제의 근원을 파악해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메시지 자체는 좋지만 약간 애매했달까. 그 유명한 5WHY가 생각나기도 했는데 그것보다 추상적으로 느껴졌으니 뭐. 노트북을 여기저기서 쓰느라 배터리 관리 때문에 골치였는데 어댑터를 하나 더 사서 해결해버렸다는게 서두와 말미에 등장할 정도라면 어느정도인지 이해가 되려나. 어쩌면 내가 여기 등장한 자잘한 사례들 중 익숙한 것들이 너무 많아서 인상적이지 않아보였을지도.


이런 개념이 익숙치 않다면 실제 비즈니스 케이스를 다루기전 기조도서로서(?) 추천할법한 책이긴 했다. 사회문제 등 거시적인 케이스들을 주로 다루고 있으므로. 그... 뱀이 너무 많아 골치라서 잡아오면 돈을 주겠다고 했더니 뱀을 키우는 집이 생기더라는, 그래서 안줬더니 그 뱀을 다 풀어놔서 더 문제가 커졌다는 이야기를 처음 듣거나 이제는 까마득한 옛일이 되어버린 Y2K문제가 심각하지 않았던 것이 언론에서 지속적으로 다뤄서 철저하게 준비를 했기 때문이었는지 실제로 별일이 아니었었는지가 궁금하다면(딱히 정확한 결론이 나와있지는 않지만), 읽어봐도 괜찮을 듯 하다. 써놓고보니 그 예전에 적정기술이나 디자인 씽킹 사례로 종종 등장했던 물부족한 마을에 우물만들어준 사례가 이 책의 주제랑 딱인데 저자가 깜박했는지 안들어가있다. 이 분이 쓴 책은 형인 칩 히스와 같이 쓴 책을 포함해서 거의 다 본듯 한데 이 책은 쏘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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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황보름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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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인가 재작년인가 책맥이라는 용어를 접하고 여기 근처에는 그런 곳이 없을까 검색해본 기억이 난다. 전자책 전용 태블릿도 있지만 가방에 종이책을 늘 가지고 다녔었는데 출근하고 퇴근할때까지 한번도 꺼내보지 못했던 적도 있었던지라 동선중에 있다면 일부러라도 들려서 한시간정도 책보면서 맥주 한잔 딱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뜬금없이 한적한 동네 한쪽에 서점을 오픈하며 이야기가 시작되는 이 책은 전에 보았던 불편한 편의점이라는 책과 비슷하게 우연히 들른 손님들과의 인연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악역한명없이 아르바이트생부터 커피 원두를 공급하는 지인, 즐겨찾는 동네 아주머니와 그 아들, 마지막으로 새로운 인연이 될지 말지 두근두근하게 만드는 관계까지 악역한명 등장하지 않지만 잔잔한 재미를 주었다. 이것도 글쓰기 플랫폼을 통해 연재하다가 책으로 나온거라고 하던데 등장인물들의 배경이 취업에 고민하는 청년에서부터 꿈을 찾아가는 청소년, 번아웃에 빠져 새로운 삶의 방향을 찾아나서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 많은 분들의 공감을 받을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나도 책을 좋아하긴 하지만 여기 나오는 그분처럼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을 주관할 수 있는 능력이 될까 자문해보기도 했고.


소설을 잘 보지는 않지만 달러구트 꿈백화점 보다는 물론 훨씬 더 불편한 편의점보다는 살짝  더 다큐에 가까웠던 책. 동네 카페에 생맥주 기계 하나 들여놓을 생각없냐고 물어나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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