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사람아 춥겠다 - 질경이 그림책
설용수 지음 / 바우솔 / 2004년 12월
평점 :
절판


날씨가 점점 쌀쌀해집니다.  오늘이 입동이라면서 우리 아이는 겨울이 시작되었으니 걸어다닐때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하기를 당부합니다..^^ 눈도 오지 않았는데 왜 미끄러지느냐 했더니.. 이제 곧 눈이 올거라나요~^^.  달력에 적힌 입동이라는 절기를 보며 어제와 달리 오늘이 더욱 춥게 느껴지긴 합니다~ㅎㅎ.  이렇게 날이 추워질 수록 더욱 더 자주 내 주변 이웃을 둘러 보는 여유를 가져야겠지요.  아이에게 따뜻하고 감동깊은 책을 읽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 손을 잡고 함께 나눔을 실천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단 생각을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 그런 생각을 더 하게 됩니다. 그리고 작년 겨울에 아이와 함께 눈사람을 만들고서, 밖에 혼자 서 있을 눈사람을 걱정하던게 생각나기도 합니다~^^. 

<눈사람아, 춥겠다> 책속으로... 
바람이 쌩쌩부는 겨울밤.... 추워서 덜덜 떨고 있는 눈사람이 보입니다.  잠시 후~ 먹을 것을 찾으러 나선 동물들이 한 마리씩 등장합니다.  처음엔 까치가 먹을 것을 찾으러 왔다가 눈사람이 추워 보이자 자신의 털을 뽑아 모자를 만들어 씌워줍니다.  그 다음엔 다람쥐도 먹을 것을 찾으러 왔다가 눈사람이 추워 보여 자신의 털을 뽑아 귀마개를 만들어 줍니다.  그리고 토끼가 장갑을... 너구리가 털신을... 여우가 목도리를... 곰이 털외투를, 모두 자신의 털을 뽑아 만들어줍니다.  그러는 동안 한낮이 되었네요~.   이제 눈사람은 동물들이 만들어준 옷을 입고서 땀을 뻘뻘 흘립니다.  모자에 귀마개에 장갑에 털신에 목도리에 그리고 털외투까지 했으니 말이죠~.  우리아이는 눈사람이 녹는다며 얼른 얼른 옷을 벗겨야한다며 걱정스러워 하는 페이지이기도 합니다~^^. 

우리아이의 애타하는 마음을 동물들이 알았을까요?~^^  이제 각자 자신이 먹을 먹거리들을 찾은 동물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더워보이는 눈사람을 보고선 각자가 만들어 준 것들을 하나씩 도로 가져갑니다.  눈사람이 너무 더워 보였기 때문이지요~^^. 모두 모두 가져 가 버리자, 해가 지고 추운 밤이 찾아오면 눈사람이 다시 추워져서 어떡할까~싶었는데 하늘에서 펄펄~ 눈이 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내리는 눈이 눈사람의 머리에 쌓여 모자가 되어 주고, 어깨에 쌓여 외투가 되어 주고, 손에 쌓여 장갑이 되어 주고, 발에 쌓여 털신이 되어 줍니다.  눈모자, 눈장갑, 눈외투, 눈신을 신은 눈사람...  이제 정말 따뜻하다며 함박웃음을 짓습니다.^^ 

눈사람이 추울까봐 걱정스런 마음에, 숲 속의 동물들이 자신의 먹을 걸 찾으러 왔다가는 하나씩 하나씩 눈사람을 챙겨주는 모습들, 그것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눠 주는 모습을 보면서 절로 미소가 지어 집니다.  예쁜 그 마음을 닮아 우리아이도 함께 나누는 기쁨을 누릴 줄 아는 아이로 자라나면 좋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엄마의 여행 가방 비룡소 창작그림책 32
선현경 글.그림 / 비룡소 / 200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러나라를 여행하면서 각 나라의 문화를 접하고 그 나라 사람들을 만나서 자유롭게 얘기를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경제적 이유이든 시간적 여유이든 이래 저래 걸리는 게 많아 마음은 세계 여러나라를 여행하고 싶지만 어디 그게 생각처럼 쉽게 떠나지지 않으니 아쉬울 따름이다~^^.  책을 읽고 얻을 수 있는 수많은 간접 체험 중에 여행이야기를 담은 책을 통해 직접 가보지는 못했지만, 갔다 온 작가의 눈에 비친 것들과 직접 겪은 체험담을 간접적으로나마 접할 수 있게 되니 참 좋다.  그들의 문화를 엿보고 그들의 사고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얻기도 하니까~말이다. 

어른들을 위한 여행기가 많은데 우리 어린자녀들을 위한 여행 그림책 <엄마의 여행가방>은 멕시코 여행 중 생긴 에피소드를 담은 그림책이다.  여행을 간 멕시코에서의 마지막 날, 밤이 새도록 멕시코 거리를 다녀 보자며 나선 거리... 그런데, 그럴 수 없게 되버렸다.  엄마의 분홍색 가방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그 가방 안에는 가장 중요한 여권도 들어 있던터라, 가족은 이제 멕시코 거리를 밤새워 걸어다니는 걸 포기하고 민박집으로 되돌아온다.  가방을 잃어버려서 되돌아 왔다며 풀이 죽은 엄마의 모습을 보고 민박집 할아버지는 그냥 허허 웃으며 괜찮다고 한다. 또, 민박집 할머니도 걱정 인형을 보여주면서 걱정 인형에게 걱정과 소원을 말하면 걱정은 다 가져가고 소원을 들어 준다며... 찾게 될테니 걱정말라하는 걸 보고, 멕시코인들의 여유로움과 매사에 밝은 성격이 그려지기도 했다.  다음 날, 이 가족은 어제 다녔던 곳을 다시 가보기로 한다.  전날 다녔던 곳을 따라가며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멕시코의 거리풍경, 멕시코 시장의 모습, 그리고 무덤, 식당안의 모습등등 잃어버린 가방을 찾기위해 다니는 곳들을 통해 멕시코의 문화와 정취를 글과 그림으로 세세히 만나볼 수 있다.

멕시코의 유명한 화가 프리다 칼로의 집과 그녀의 남편 디에고 리베라의 집을 묘사한 글과 그림을 통해 디에고 리베라의 집 담장은 몽땅 선인장이라는 것을 알게 되기도 했으며, 시장에서 파는 것들 중 막대 사과는 정말 희한했다. 사과를 막대에 꽂아서 먹을 생각을 하다니 말이다~ㅎㅎ.  그리고 멕시코에는 '죽은자의 날'이 있다는 것과 식당에서 노래를 불러주는 사람을 '마리아치'라고 부르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제 마지막으로 들린 그 식당에서 잃어 버렸던 엄마의 여행가방을 찾게 되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에 안도의 숨을 쉬는 가족.   여행 중에 여권이 든 가방을 잃어 버린다면 얼마나 걱정스러울까~싶다.  하지만 여행은 또 이런 고생스럽고 힘든 시간 일수록  더욱 재미난 추억으로 남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가족이 함께하는 그 시간들로 인해 더욱 끈끈한 가족애도 느끼게 될테고 말이다.  

글과 그림에서 멕시코를 잔뜩 느끼고 눈에 채워 넣을 수 있는 책, 유아들 눈높이에 맞춘 여행담으로 즐겁고 재밌게 멕시코를 알아 갈 수 있어 좋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교실을 뒤흔든 발표의 달인 - 초등학교 발표력이 평생을 좌우한다
장진주 지음, 송진욱 그림 / 국일아이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학창시절에 발표에 자신만만해서 발표를 즐겨하는 아이들은 거의 소수였던것 같다. 대다수 아이들은 그저, 저런 일에는 몇몇 잘하는 아이들만이 하는 거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그 중 물론 나도 끼였다.  내게는 그런 발표시간이 두려움이였다. 내성적인 성향이 강한데다가 전체반 아이들이 모두 한번씩 돌아가면서 해야되는 그런 발표에는 아주..죽을 맛이였다.  그나마 한 두명 시켜서 하는 발표시간에는 되도력이면 선생님과 눈이 마주치지 않으려고 무진장 애썼던 기억이 난다..ㅋㅋ   

그런 내모습이 너무 싫어서 조금씩 변하고픈 욕망이 생기더니 고등학교때부터는 조금씩 앞에 나서며 하는 일에 자신감을 갖게 되기도 했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본문 중에 어쩜 그 때의 나와 똑같은 상황을 설명한 글이 나와서 반가운건지..놀라운건지..ㅎㅎ.   '척하면 척척이다. 용기 있는 척하면 용기가 척척 생긴다. 자신있는 척하면 자신감이 척척 생긴다. 위대한 척하면 위대함이 척척 생긴다.' 윌리엄 제임스라는 유명한 심리학자가 한 말이라는데, 그말에 정말 공감이 갔다, 바로 내가 그랬으니까.^^   초등학교를 지나 중학생이 되었는데도 너무 내성적이고 어찌보면 주눅 든 아이처럼 보이는게 싫어서 밝은 척, 말도 잘하는 척, 자신만만한 척..그렇게 척 해봤다.  그랬더니 정말 성격도 밝아지고 자신감도 생겨서 친구관계까지 더 좋아지고, 오래 전 나를 아는 사람들로 부터 성격이 많이 바뀌었단 소리를 듣게 되기도 했다. 

나처럼 초등학교시절 무척 수줍어하고 조용한 학생이였다는 저자는 이 책 안에 자신이 겪었던 경험들을 토대로 우리 아이들도 발표를 잘 할 수 있는 아이가 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제시해 놓았다.  직접 아이들을 앞에 두고서 활기차게 말하듯 들려주는 문체는 읽어가면서 참 밝은 느낌이 들어 좋았는데...  말도 잘하고 하나도 떨지 않을 것 같은 유명한 사람들의 일화를 통해 그들이 그렇게 되기전에 초반에 했던 실수들을 다루며 누구나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은 없음을 알려 주고... 자신감과 용기 그리고 부단한 연습에 의해서 명연설가가 되었듯이 우리 아이들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용기를 가지고 이 책에 나오는 방법들에 따라 끊임없이 연습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거라고~한다.   

본문에 실린 내용 중, 특히 찰리 채플린의 즉흥적으로 말하기 게임은 꼭 잊지 않고 우리 아이랑 자주 해 볼 생각인데 아이뿐만 아니라 내게도 참 유익한 게임이 될 것같다~.  또, 자기 목소리를 녹음해서 들어 본다거나, 광고의 카피를 이용해 본다는 등 이 책에 소개해놓은 여러가지 방법들로 말하는 연습을 하다보면 정말 발표짱이 될 것 같다~^^.  이 외에도 래리 킹의 첫방송 일화는 참 재미있게 읽었으며, 발음 발성 연습을 위해 수록되어 있는 어려운 발음으로 연습해야할 문장들 중 몇가지를 아이와 함께 따라해보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말이란 마음을 전달하는것이기에 말 한마디라도 따뜻한 마음을 담아 말을 해야한다는 글을 읽으면서 말만 뻔지르르르~ 잘하는 것보다는 진솔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며 말할 줄 알기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의 느껴졌는데, 발표를 잘하는 방법만을 다루었을 거란 생각과는 달리 말을 제.대.로. 잘하는 방법을 담고 있는 책이구나~싶어 읽고나서 마음이 참 따스해졌다고나 할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소리가 우울하대요 - 우울한 아이 꽉 닫힌 마음의 문 칭찬과 격려로 활짝 열기 인성교육 보물창고 8
하이어윈 오람 글, 수잔 발리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우울증이 어른에게만 오는 병증이 아니고 요즘은 아이들에게서도 우울증 가능성이 발견된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프다.  온갖 스트레스때문이라고 하는데... 이 우울증이라는 것이 자신의 내면에 생기는 병이기 때문에 약물치료를 한다해도 실질적인 치료효과는 거두기 어렵고 약물로 인한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다고 한다.  마음에 생긴 병이니 마음의 변화만이 해결할 수 있다는데... '마음의 감기'라고도 불리는 우울증... 감기처럼 흔히 누구에게나 그런 증상이 찾아오기 쉽지만, 그럴 때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해 오래 지속되다 보면 사회 생활에 심한 장애를 가져오기도 하는 무서운 병이기도 하다.
 
<오소리가 우울하대요>는 보기 드물게 그림책으로는 잘 다루지 않았던 우울증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요즘 같은 시대 상황으로는 우리 아이들을 억누르는 많은 스트레스들로 인해 언제 어느 때 생길지도 모를 우울증세를 이 책이 계기가 되어 아이들과 함께 부모님 모두 관심을 갖고 바른 대처를 할 수 있으면 더 없이 좋겠다.
 
<오소리가 우울하대요> 책 속으로... 
한 번도 우울해 본 적이 없는 오소리가 우울해하자 숲 속 동물 친구들은 오소리 집을 방문해 위로를 한다.  하지만 오소리로 부터 돌아온 말은 '나 좀 그냥 내버려 둬'라는 큰 소리 뿐이다.  우울한 기분을 달래주러 갔던 다람쥐와 토끼는 기분이 몹시 상해서 돌아가고 친구 두더지만이 오소리 주변을 서성대며 어떡하면 오소리의 기분을 되돌릴 수 있을까 고민에 빠진다. 다른 동물 친구들 또한 오소리의 걱정거리를 풀어 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내지만 오소리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며 다만, 혼자 있게만 해달라 한다.  모든게 싫다는 오소리... 그 오소리 옆에서 조용히 지켜만 보던 두더지가 드디어 생각해 낸 것은 '모든 부문에 대한 시상식'프로그램이다^^.  숲 속 빈터에 붙여진 그 시상식 포스터 한 장으로 동물 친구들 모두 신이 난다. 각자 자신이 어느 부문에 상을 받게 될지 상상하면서 분주하게 보내는 가운데 집안에만 박혀 있던 오소리도 친구 두더지가 상을 받게 될거란 소식에 시상식에 가려고 준비한다.  동물들의 시상식이 시작되고 모든 동물들이 자신이 가장 잘하는 부문에서 각자의 상을 받는다.  우리아이는 이 동물들 시상식을 참 재미있어 한다.  다람쥐, 달팽이, 개구리, 담비, 족제비, 들쥐, 고슴도치, 쥐, 토끼, 박쥐... 모두 모두 상을 받는데 그 중에서 '최고로 느린 춤 상'을 받은 달팽이랑 단숨에 감자칩 가장 많이 먹기로 상을 받은 고슴도치의 상이 제일 재밌단다~^^.  느린것이 무조건 나쁘지만은 않다는 것과 어느 누구나 잘하는 것이 하나쯤은 있다는 것을 알려 줄 수 있어서 좋았던 부분이다.
그럼 이제, 우리의 오소리는 무슨 상을 받게 될까? 늘 최선의 방법을 알고 있는 동물에게 주는 상, 위기에 처할 때마다 항상 어떻게 해야하는지 아는 동물에게 주는 상, 다른 이들을 위해 항상 곁에 있어 주는 친구에게 주는 상, 가장 필요하고 든든한 친구에게 주는 상, 마지막으로 기분이 어떤가에 상관없이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친구에게 주는 상의 수상자로 뽑히게 되고, 모든 동물들이 만세를 부르고 환호하며 박수를 쳐준다.  오소리 또한 이제껏 우울했던 마음이 사라지고 친구들의 사랑과 칭찬에 감동받아 즐거운 마음으로 숲 속 모든 동물 친구들과 함께 신나게 춤을 춘다.
 
"누구든 상을 받을 만하지. 왜냐하면, 너도 알다시피, 두가지 중요한 사실에 누구나 때때로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으니까......" "자신이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지?" 두더지의 말에 오소리가 이렇게 덧붙였어요. "또, 자신이 얼마나 인정받고 있는지." "맞았어, 바로 그거야!" (본문 중에서)
바로 저 두 가지 중요한 사실에 항상 귀를 기울인다면 우울한 기분은 생기지 않을 거라고 작가는 말한다.  누구에게나 한번쯤 우울한 기분이 생길 수 있지만, 그럴 때에는, 나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을 떠올리고 내가 가장 잘하는 일이 무엇인지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그런 기분을 떨칠 수 있을거라고 말이다.  그리고 오소리 옆에서 항상 함께 해 준 두더지가 보여 주었던 것처럼 진정어린 관심과 이해 그리고 칭찬은, 깊고 어두운 곳에서 문을 걸어 잠가버린 그 마음에 한 줄기 빛같은 탈출구가 될 수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놀이터의 왕 - 바람직한 친구 관계 만들기 인성교육 보물창고 3
필리스 레이놀즈 네일러 지음, 놀라 랭그너 멀론 그림, 이옥용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 네 살 즈음 아파트내 놀이터를 나들이 삼아 다니기 시작했다.  집 안에만 있다가 밖에 나가니 얼마나 좋아하던지... 놀이터에 있는 미끄럼틀도 재미있어하고 목마도 무척 재미있어 했더랬다.  그렇게 재미를 붙인 놀이터... 다섯 살이 되고, 여섯 살이 되었지만 지금도 나는 아이 혼자 놀이터에 내보내지 못한다.  작년에 놀이터에서 초등 1학년 정도 되어 보이던 여자아이였는데 당시 5살인 우리아이가 미끄럼틀 계단을 늦게 올라간다고 큰소리로 욕을 하고 밀치는 바람에 그 모습을 멀찌기 지켜 보다 얼마나 놀랐던지... 그 일 말고도 덩치가 큰 아이들은 작은 우리아이를 무조건 못타게 한다거나 때리는 일이 생기다보니, 그렇게 부딪히는 자체가 싫어서 이제는 놀이터에 자주 나가지 않게 되었다.  소심한 부모 때문에 우리 아이가 너무 약하게 자라나 싶어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잘못도 안했는데 작다는 이유만으로, 힘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큰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화부터 나고 짜증이 나버린다.  물론 그 자리에서 그 아이들에게, 동생인데... 어린 동생이랑 잘 놀아야지, 왜 그러느냐고 하기는 했지만, 요즘 아이들...어른들이 얘기해도 눈하나 깜짝 안하는 아이들도 있는지라 어쩔 땐 더 속상해질 때가 많다보니 가끔 아이가 놀이터에 가고 싶어하는데 내가 가지 못하게 하기도 한다.  <놀이터의 왕>... 이 책을 푸른책들 홈피에서 발견했을 때 제목이 눈에 확~들어왔다.  같은 또래에서도 자기 목소리를 잘 내지 못하는 우리 아이에게 읽히면 참 좋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예상했던 것처럼 어려운 문제에 맞닥뜨렸을 때 현명하게 해결하는 방법을 알려줄 수 있어 아이에게 더 없이 좋았는데... 또 하나 부모인 나에게도 그런 상황에선 어떻게 하는게 아이에게 바른 지침이 되는지 알려주는 책이여서 얼마나 고맙던지~.
 
주인공 케빈은 스스로 자신이 용감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아이다. 놀이터에 가서 미끄럼틀을 타며 놀고 싶어하지만 그 놀이터에 새미가 있으면 절대로 타지 않을거란 생각을 미리 마음에 담고서 놀이터에 간다.  그 곳에 새미는 이미 와 있고... 역시나 케빈은 새미의 으름장이 무서워 미끄럼틀 근처에도 가보지 못하고 집으로 와버린다.  다음 날도, 그 다음날도 케빈은 놀이터에 놀러 갔다가 새미를 만나게 되고 새미의 협박에 쫓겨 놀지도 못하고 집으로 온다. 그렇게 집으로 그냥 되돌아 올 때마다 케빈의 아빠는 케빈의 말을 들은 후 만약 새미가 나쁜 행동을 할 때 케빈은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 묻는다. 아빠의 그런 물음에 골똘히 이것 저것 생각해가며 그 때마다 자신이 어떻게 행동하면 될것인지 말하는 케빈... 드디어 새미의 으름장을 무서워하지 않고 되려 지혜롭게 대처해가며 새미와 친구가 된다는 이야기다.
 
이 책은 새미가 케빈을 괴롭힐 때마다 자신이라면...이렇게 하겠다, 혹은 저렇게 하겠다,라고 말하느라 다른 책에 비해 좀 더 더디 읽게 되는 책이기도 하다~^^.  만약 우리 아이에게 그런 일이 생긴다면?  아마 처음엔 케빈처럼 그냥 집으로 올 것같다.  하지만 반복된 아빠의 질문들... 그에 따라 그럴 때마다 자신이 맞서서 해야 할 행동과 말들을 생각하면서 점점 자신감이 생기고, 스스로 해결 방법을 찾아낸 케빈처럼... 우리 아이도 그런 상황을 접할 때 슬기롭게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알았으니 무조건 두려워하지만은 않을 것 같다.  한걸음 더 나아가 새미를 자신의 친구로 만들어 버린 캐빈처럼 나쁜 아이라고 따돌리기보다는 보듬어 안아줄 수 있게 된다면 참 좋겠다.  그리고 부모로서 나 또한 이제껏 아이에게 어려운 상황이 생길 때마다 직접 개입을 하기도 하고, 그런 상황 자체가 생기지 않게 하려 애썼는데... 이젠 아주 큰 문제가 아니라면 한발짝 뒤로 물러서서 아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주고 항상 든든한 버팀목으로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려 노력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