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의 왕 - 바람직한 친구 관계 만들기 I LOVE 그림책
필리스 레이놀즈 네일러 지음, 놀라 랭그너 멀론 그림, 이옥용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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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네 살 즈음 아파트내 놀이터를 나들이 삼아 다니기 시작했다.  집 안에만 있다가 밖에 나가니 얼마나 좋아하던지... 놀이터에 있는 미끄럼틀도 재미있어하고 목마도 무척 재미있어 했더랬다.  그렇게 재미를 붙인 놀이터... 다섯 살이 되고, 여섯 살이 되었지만 지금도 나는 아이 혼자 놀이터에 내보내지 못한다.  작년에 놀이터에서 초등 1학년 정도 되어 보이던 여자아이였는데 당시 5살인 우리아이가 미끄럼틀 계단을 늦게 올라간다고 큰소리로 욕을 하고 밀치는 바람에 그 모습을 멀찌기 지켜 보다 얼마나 놀랐던지... 그 일 말고도 덩치가 큰 아이들은 작은 우리아이를 무조건 못타게 한다거나 때리는 일이 생기다보니, 그렇게 부딪히는 자체가 싫어서 이제는 놀이터에 자주 나가지 않게 되었다.  소심한 부모 때문에 우리 아이가 너무 약하게 자라나 싶어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잘못도 안했는데 작다는 이유만으로, 힘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큰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화부터 나고 짜증이 나버린다.  물론 그 자리에서 그 아이들에게, 동생인데... 어린 동생이랑 잘 놀아야지, 왜 그러느냐고 하기는 했지만, 요즘 아이들...어른들이 얘기해도 눈하나 깜짝 안하는 아이들도 있는지라 어쩔 땐 더 속상해질 때가 많다보니 가끔 아이가 놀이터에 가고 싶어하는데 내가 가지 못하게 하기도 한다.  <놀이터의 왕>... 이 책을 푸른책들 홈피에서 발견했을 때 제목이 눈에 확~들어왔다.  같은 또래에서도 자기 목소리를 잘 내지 못하는 우리 아이에게 읽히면 참 좋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예상했던 것처럼 어려운 문제에 맞닥뜨렸을 때 현명하게 해결하는 방법을 알려줄 수 있어 아이에게 더 없이 좋았는데... 또 하나 부모인 나에게도 그런 상황에선 어떻게 하는게 아이에게 바른 지침이 되는지 알려주는 책이여서 얼마나 고맙던지~.
 
주인공 케빈은 스스로 자신이 용감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아이다. 놀이터에 가서 미끄럼틀을 타며 놀고 싶어하지만 그 놀이터에 새미가 있으면 절대로 타지 않을거란 생각을 미리 마음에 담고서 놀이터에 간다.  그 곳에 새미는 이미 와 있고... 역시나 케빈은 새미의 으름장이 무서워 미끄럼틀 근처에도 가보지 못하고 집으로 와버린다.  다음 날도, 그 다음날도 케빈은 놀이터에 놀러 갔다가 새미를 만나게 되고 새미의 협박에 쫓겨 놀지도 못하고 집으로 온다. 그렇게 집으로 그냥 되돌아 올 때마다 케빈의 아빠는 케빈의 말을 들은 후 만약 새미가 나쁜 행동을 할 때 케빈은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 묻는다. 아빠의 그런 물음에 골똘히 이것 저것 생각해가며 그 때마다 자신이 어떻게 행동하면 될것인지 말하는 케빈... 드디어 새미의 으름장을 무서워하지 않고 되려 지혜롭게 대처해가며 새미와 친구가 된다는 이야기다.
 
이 책은 새미가 케빈을 괴롭힐 때마다 자신이라면...이렇게 하겠다, 혹은 저렇게 하겠다,라고 말하느라 다른 책에 비해 좀 더 더디 읽게 되는 책이기도 하다~^^.  만약 우리 아이에게 그런 일이 생긴다면?  아마 처음엔 케빈처럼 그냥 집으로 올 것같다.  하지만 반복된 아빠의 질문들... 그에 따라 그럴 때마다 자신이 맞서서 해야 할 행동과 말들을 생각하면서 점점 자신감이 생기고, 스스로 해결 방법을 찾아낸 케빈처럼... 우리 아이도 그런 상황을 접할 때 슬기롭게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알았으니 무조건 두려워하지만은 않을 것 같다.  한걸음 더 나아가 새미를 자신의 친구로 만들어 버린 캐빈처럼 나쁜 아이라고 따돌리기보다는 보듬어 안아줄 수 있게 된다면 참 좋겠다.  그리고 부모로서 나 또한 이제껏 아이에게 어려운 상황이 생길 때마다 직접 개입을 하기도 하고, 그런 상황 자체가 생기지 않게 하려 애썼는데... 이젠 아주 큰 문제가 아니라면 한발짝 뒤로 물러서서 아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주고 항상 든든한 버팀목으로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려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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