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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리가 우울하대요 - 우울한 아이 꽉 닫힌 마음의 문 칭찬과 격려로 활짝 열기 ㅣ 인성교육 보물창고 8
하이어윈 오람 글, 수잔 발리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우울증이 어른에게만 오는 병증이 아니고 요즘은 아이들에게서도 우울증 가능성이 발견된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프다. 온갖 스트레스때문이라고 하는데... 이 우울증이라는 것이 자신의 내면에 생기는 병이기 때문에 약물치료를 한다해도 실질적인 치료효과는 거두기 어렵고 약물로 인한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다고 한다. 마음에 생긴 병이니 마음의 변화만이 해결할 수 있다는데... '마음의 감기'라고도 불리는 우울증... 감기처럼 흔히 누구에게나 그런 증상이 찾아오기 쉽지만, 그럴 때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해 오래 지속되다 보면 사회 생활에 심한 장애를 가져오기도 하는 무서운 병이기도 하다.
<오소리가 우울하대요>는 보기 드물게 그림책으로는 잘 다루지 않았던 우울증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요즘 같은 시대 상황으로는 우리 아이들을 억누르는 많은 스트레스들로 인해 언제 어느 때 생길지도 모를 우울증세를 이 책이 계기가 되어 아이들과 함께 부모님 모두 관심을 갖고 바른 대처를 할 수 있으면 더 없이 좋겠다.
<오소리가 우울하대요> 책 속으로...
한 번도 우울해 본 적이 없는 오소리가 우울해하자 숲 속 동물 친구들은 오소리 집을 방문해 위로를 한다. 하지만 오소리로 부터 돌아온 말은 '나 좀 그냥 내버려 둬'라는 큰 소리 뿐이다. 우울한 기분을 달래주러 갔던 다람쥐와 토끼는 기분이 몹시 상해서 돌아가고 친구 두더지만이 오소리 주변을 서성대며 어떡하면 오소리의 기분을 되돌릴 수 있을까 고민에 빠진다. 다른 동물 친구들 또한 오소리의 걱정거리를 풀어 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내지만 오소리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며 다만, 혼자 있게만 해달라 한다. 모든게 싫다는 오소리... 그 오소리 옆에서 조용히 지켜만 보던 두더지가 드디어 생각해 낸 것은 '모든 부문에 대한 시상식'프로그램이다^^. 숲 속 빈터에 붙여진 그 시상식 포스터 한 장으로 동물 친구들 모두 신이 난다. 각자 자신이 어느 부문에 상을 받게 될지 상상하면서 분주하게 보내는 가운데 집안에만 박혀 있던 오소리도 친구 두더지가 상을 받게 될거란 소식에 시상식에 가려고 준비한다. 동물들의 시상식이 시작되고 모든 동물들이 자신이 가장 잘하는 부문에서 각자의 상을 받는다. 우리아이는 이 동물들 시상식을 참 재미있어 한다. 다람쥐, 달팽이, 개구리, 담비, 족제비, 들쥐, 고슴도치, 쥐, 토끼, 박쥐... 모두 모두 상을 받는데 그 중에서 '최고로 느린 춤 상'을 받은 달팽이랑 단숨에 감자칩 가장 많이 먹기로 상을 받은 고슴도치의 상이 제일 재밌단다~^^. 느린것이 무조건 나쁘지만은 않다는 것과 어느 누구나 잘하는 것이 하나쯤은 있다는 것을 알려 줄 수 있어서 좋았던 부분이다.
그럼 이제, 우리의 오소리는 무슨 상을 받게 될까? 늘 최선의 방법을 알고 있는 동물에게 주는 상, 위기에 처할 때마다 항상 어떻게 해야하는지 아는 동물에게 주는 상, 다른 이들을 위해 항상 곁에 있어 주는 친구에게 주는 상, 가장 필요하고 든든한 친구에게 주는 상, 마지막으로 기분이 어떤가에 상관없이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친구에게 주는 상의 수상자로 뽑히게 되고, 모든 동물들이 만세를 부르고 환호하며 박수를 쳐준다. 오소리 또한 이제껏 우울했던 마음이 사라지고 친구들의 사랑과 칭찬에 감동받아 즐거운 마음으로 숲 속 모든 동물 친구들과 함께 신나게 춤을 춘다.
"누구든 상을 받을 만하지. 왜냐하면, 너도 알다시피, 두가지 중요한 사실에 누구나 때때로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으니까......" "자신이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지?" 두더지의 말에 오소리가 이렇게 덧붙였어요. "또, 자신이 얼마나 인정받고 있는지." "맞았어, 바로 그거야!" (본문 중에서)
바로 저 두 가지 중요한 사실에 항상 귀를 기울인다면 우울한 기분은 생기지 않을 거라고 작가는 말한다. 누구에게나 한번쯤 우울한 기분이 생길 수 있지만, 그럴 때에는, 나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을 떠올리고 내가 가장 잘하는 일이 무엇인지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그런 기분을 떨칠 수 있을거라고 말이다. 그리고 오소리 옆에서 항상 함께 해 준 두더지가 보여 주었던 것처럼 진정어린 관심과 이해 그리고 칭찬은, 깊고 어두운 곳에서 문을 걸어 잠가버린 그 마음에 한 줄기 빛같은 탈출구가 될 수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