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지매 2 - 고우영 원작 동화
고우영 지음, 박신식 엮음, 이관수 그림 / 한국경제신문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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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은 태평천하가 아닌 난세에 이름을 떨치는 법이다.  일지매는 그렇게 호시탐탐 조선을 노리는 청나라와 반정으로 세워져 힘이 없는 왕 인조가 다스리는 조선 중기의 어지러운 사회 속에 등장한 인물로 그려진다.  광해군을 몰아내고 반정에 의해 세워진 인조, 그러기에 왕권의 힘을 갖추기에는 자신을 왕으로 봉한 세력들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다. 그 입김들이 올바르지 않을 때에 민심은 더욱 흉흉할 수 밖에 없는 법이고.... 
이 책 <일지매 2>에서는 일지매와 대립을 하는 인물로, 탐관 중에 탐관 김자점이 나온다.  영의정 김자점이 실존인물이기도 하고 그가 청나라에 기밀을 누설하기도 했다는 사실 때문에 그런지, 책을 읽어가다 말고 일지매가 정말로 실존 인물처럼 느껴지며, 역사 속에 한 획을 그은 영웅으로 살아 숨쉬는듯 했다. 

1편에서 일지매의 출생과 의적이 되기까지의 모습, 그리고 주변 인물의 다양한 모습들을 그리며 당시 시대 배경과 사회상을 표현해 내었다면.. 2편에서는 본격적인 일지매의 신출귀몰한 활약상을 그리고 있다.  탐관들을 벌주는 모습에서 쾌감을 느끼기도 하고, 월희와의 애틋한 사랑에 마음을 녹이기도 하면서 읽어내려간 2편은... 그래서 그런지 1편보다도 훨씬 더 읽는 재미를 더했다고나 할까~^^.  스토리 전개가 빨라 지루할 틈을 찾기 힘드는 반면 조금 아쉬운 점은 어린이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서 간략해진듯 느껴지는 스토리라는 점이다.  이 책이 원래 어른을 위해 펴낸 책이기에 아이들을 위해 새롭게 출간했으니 그 스토리를 감안하고 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재미가 더해지다보니 원작을 보고픈 욕심이 마구 마구 생겼다고나 할까~하하.   초등 저학년 아이들이 읽기에도 부담이 없는 글자크기와 내용으로 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쉽게 쉽게 읽으며 감동과 재미를 얻을 수 있으리라 본다. 

힘이 없어 못된 관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백성, 지지리도 가난한 백성 등등, 그런 백성들을 도울 때는 소리없이 조용하게 도와주고, 탐관오리들을 벌 줄때는 자신만만하게 자신이 누군인지 밝히기 위해 금매화가지를 항상 남기는 의적 일지매!! 
물이 얼지 않았다면 저렇게 아프도록 깨어질 리 없을텐데......
추위에 꽁꽁 얼어붙어 저리도 애처롭게 산산이 부서지며 비명을 지르는구나. (172쪽)
나라 존망의 위기가 닥치자 청나라 황제의 침실에서 단검을 훔쳐오기 위해 청으로 향하는 조각배에 몸을 실고서 추위로 얼은 강의 살얼음판이 노에 의해 깨지는걸 바라보며 일지매가 떠올린 그 생각을 읽으며, 태어나자마자 핏덩이째 버려지고 타국에서 자라다 돌아온 조국에서 또한번 버려지고 탐관들의 횡포와 힘없는 백성들 모습을 바라보며 꽁꽁 얼어버린 일지매의 마음 또한 그러지 않을까 했다. 비명을 안으로 안으로 지를것 같은 일지매가 더없이 애처롭게 느껴졌던 부분이다.  
만화가 원작이라서 그럴까? 읽는 중간중간 만화형태로도 머릿속에 그려지기도 했는데, 월희의 통곡을 뒤로 한 채 배를 타고 청나라로 떠나는 일지매의 모습으로 끝을 맺는 이 책은 3편도 출간되지 않을까 잔뜩 기대를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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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지매 1 - 고우영 원작 동화
고우영 지음, 박신식 엮음, 이관수 그림 / 한국경제신문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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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지매>>는 2005년 프랑크푸르트 국제 도서전에서 <한국의 책 100>에 뽑힌 책.
<<일지매>>는 조선시대의 문인 조수삼의 <추재기이(秋齋紀異)>에 남겨진 한 단락의 기록을 바탕으로 고우영 선생님이 100% 창조해낸 이야기.
<<일지매>> 원작은 고우영 선생님이 그린 만화. 

이 책을 읽기 전에 일지매는 의적 홍길동과 비견되는 인물 정도로 인지하고 있었더랬다.  결혼 하기전 아버지 서재에 꽂힌 깨알같은 글씨의 3권짜리 일지매 책을 슬쩍 본 적은 있었지만, 내용은 거의 기억하지 못했었다가 이번에 한국경제신문에서 출간한 <고우영 원작동화 / 일지매>를 읽으면서 새롭게 일지매가 주는 재미와 감동을 맛보았다고나 할까~. 

매화는 눈 속에 피어
추위에 떨고,
어미는 어려서 되어
이별에 우네.
열 일곱살에 일지매를 낳고 아기의 얼굴조차 보지 못하고 생이별을 해야했던 에미의 심정을 담아, 낳아 준 어미의 마음만이라도 알려주고자 했던 어린 노비... 참판 댁에서 쫓겨나며 참판댁 노마님께 자신의 아기에게 전해 달라 부탁한 편지의 내용이다.  이 책을 다 읽고나서도 이 글귀가 마음에 남는 걸 보니, 짧으면서도 자신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낸 글귀라 더욱 그러나 보다.  그 노비는 이름을 백매라 바꾸고 기생이 된다. 하지만 양반집에서 그래도 어찌 거둬 키워졌을거라 믿었던 그 아기는 차가운 개울에 버려지게 되고, 다행히 지나던 거지 걸치의 손에 안겨 목숨을 부지하게 된다.  그렇게 거지 손에서 젖동냥하며 키워지던 일지매... 어린 나이에 청나라에 보내져 그 곳에서 자라게 된다.  그러던 중, 자신이 조선 사람임을 알고 친부모를 찾고자 조선으로 돌아오는데... 하지만 찾아간 아버지(김 참판)는 아예 모른척 하고.... 

일지매가 의적이 되기까지의 모습을 담은 이 책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장면들도 있고, 슬픈 사랑에 가슴이 아프기도 하고, 어미 백매와의 만남과 헤어짐은 너무도 안타까와 눈이 붉어질 정도였다.  그리고 일지매하면 누구나 번뜩 생각해 내는 신출귀몰한 모습, 그런 모습에 눈이 번쩍 뜨이기도 하면서 읽게 되는 책이다. 

이 책은 일지매는 물론이고 걸치, 구자명, 월희, 백매 등등 주변 인물들이 모두 생생히 살아 자신만의 독특한 캐릭을 모두 갖고 있다보니 더욱 생동감 느껴지는 작품이랄 수 있겠다. 거기다가 본문에서 쓰고 있는 사투리는 절로 감칠맛이 나고 구수해져 읽는 맛을 더한다~^^. 한번 손에 잡으면 쭈욱 쭉 읽혀지고 숨가쁘게 진행되는 이야기를 따라 읽어 가다보면 금새 1권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게 된다. 이어진 2권을 잔뜩 기대하면서 이 리뷰를 쓰는데, <일지매>가 원래는 어른들을 위해 쓰여졌고, 어른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던 작품이였던 만큼 이번에 새롭게 어린이를 위해 펴낸 이 책은 우리아이들이 읽기에 알맞게, 어린이 눈높이를 맞추어서 출간되었기에 <일지매>가 주는 감동과 재미를 우리아이들도 이 책을 통해 읽고 느낄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참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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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 공주
메리 제인 오크 지음, 험 오크 그림, 서은영 옮김 / 키득키득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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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면 행복해질 때가 참 많다. 책 속에서 조언이나 위안을 받을 때도 그렇고, 감동을 받을 때도 그렇고, 지금 내게 꼭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얻게 되었을 때도 그렇다.  책 내용에 빠져서 읽는 자체도 참 행복하다. 그리고 이 책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유쾌하고 상쾌한 책을 만나게되면 그 또한 참말 기쁘다~^^. 

우리아이와 나를 사로잡은 책 <피자 공주>! 사실 처음엔 공주이야기 책이란 생각에 남자아이인 우리아이 반응이 좀 떨떠름할까 싶었다. 평상시에도 공주가 나오는 책은 여자아이들이나 본다고 하면서 잘 보지 않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책소개 글을 보며, 유쾌한 고전 비틀기가 아닐까 싶은 생각에 내심 아주 재밌어 할 것 같단 생각이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배송받고 제목을 보더니, 공주가 나오는 책이라며 처음엔 흘깃만 거리더니 표지에 그려진 대형 피자판을 들고 있는 피자 공주 모습이 흥미로웠는지 읽어보란 말도 하기전에 펼쳐서 읽는다.  그러더니만 아주 포옥 빠져서 깔깔대며 읽고는, 내게도 무지 재미있다면서 한마디 덧붙이기를... "엄마, 이 책은 아무래도 제목이, 피자공주 보다는 '피~ 자기 멋대로야'라고 해도 좋았겠어요.'라고 한다.^^  본문 중에 그 말이 자주 나오는데, 그 말이 자기는 너무 너무 재밌다나~^^. 

대형 피자판을 들고 있는 피자 공주... 이 공주의 이름은 폴리나이다. 첫 페이지부터 내용이 예상을 확~깨는데, 왕이였던 아버지가 목수가 되겠다고 왕궁을 뛰쳐나온 바람에 공주이면서도 더 이상 공주 행세를 하지 못하게 된 폴리나 공주가 나오기 때문이다. 
할 일이 없던 폴리나 공주... 어느 날 왕자의 신붓감을 찾는다는 소리에 드디어 다시 공주가 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는 걸어서 왕궁에 도착한다. 그런데 와서보니 자신을 포함하여 열 두명이나 신붓감이 되려 한다는 걸 알게 된다.  신붓감이 되려고 모여든 공주들 중에는 일곱 난쟁이를 데리고 다니는 공주도 있고, 금발의 긴 머리를 땋아서 질질 끌고 다니는 공주도 있어서 더욱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데, 이렇듯 이 책의 묘미는 우리가 알던 옛이야기들이 오밀 조밀 소스처럼 콕콕 박혀 있다는 점이다. 그 재미를 더하는 여왕의 신붓감 테스트~^^.  첫번째 테스트로 진짜 공주를 가리기 위해 '공주와 완두콩'에서 완두콩을 사용하고, 두번째 테스트는 왕족의 혈통을 가리기 위해 '신데렐라'에서 유리구두를 사용한다.  물론, 우리의 폴리나 공주는 익히 완두콩테스트도 알고 있고 유리구두도 발에 꼭 맞아 통과하게 된다. 마지막 세번째 테스트는 음식 솜씨 겨루기인데, 어찌하다보니 처음으로 만들어 보게 된 요리를 선보이게 되고, 그 맛에 반한 왕자와 여왕은 폴리나 공주를 신붓감으로 정하게 된다. 그럼 이제, 폴리나는 다시 공주가 되었을까?~^^. 

요즘은 전래동화 뒤집기 혹은 고전 비틀기 동화책들이 종종 나오는 것 같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에 덧붙여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도 하고, 혹은 반대의 결말을 내기도 하는 등, 새로운 시점에서 바라보는 고전동화들은 그 나름으로 참신한 맛이 난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을 뒤집어 볼 수 있어,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더욱 상상력을 부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동화와는 또다른 부류의 책이란 생각이 든다.  중간중간 옛이야기가 아주 조금씩 쓰여있다 뿐이지, 전혀 다른 이야기니 말이다. 
이 책은 어찌보면 현대적 관점으로 바라본 공주 이야기라고 해야겠다. 소극적인 공주가 아닌 능동적인 공주, 자신의 능력을 발견하고는 그 능력을 키우고자 현실에 안주하려 하지 않는 공주의 모습을 보여 주는데, 어쩌면 그 아버지의 딸이란 생각도 든다. 과감히 자신이 하고 싶었던 목수 일을 위해 왕관을 버린 아버지처럼 피자를 만들기 위해 왕자의 신붓감 자리를 버린 폴리나 공주......  

우리아이들에게 폴리나 공주는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진정한 행복은 만족스런 현실 안주가 아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개척해가며 그 삶 속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피자'라는 이름이 생긴 유래(?)를 참으로 재미있게 풀어 낸 이 책은, 마지막 페이지까지도 유머를 잃지 않아 더욱 맛난 책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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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소중한 2등 내친구 작은거인 13
엘렌 비냘 지음, 김예령 옮김 / 국민서관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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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만이 가장 좋은 거라고 생각하는 아이를 위해 이 책을 골랐다. 결과보다는 과정 중에 최선을 다하면 1등을 하지 못하더라도 1등 못지않게 멋진 일이라고 아무리 말해줘도 아직 어린 나이여서 그런지 1등을 하지 못했을 때는 우선 눈물부터 흘리며 속상해 하는 아이를 위해서 <아주 소중한 2등>이라는 제목을 보고 읽히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는 참 재미있는 대회가 나온다. '다르게 생각하기 대회'가 그 대회 이름인데, 이름만으로도 이 대회가 아이들에게 창의력을 키워주는 좋은 대회이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다르게 생각하기'란 쉬운 듯 하지만 쉽지 않고,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또 어찌 생각하면 어렵지만은 않을 것 같은데, 그 '다르게 생각하기 대회'에서 책 속 주인공 으제니는 3년 연속 1등을 한 아이이다.  그런데, 참 재미있는건 그렇게 창의력이 뛰어난 으제니를 공부를 못하는 아이로 그리고 있다는 거다~^^.  수 많은 발명을 해낸 에디슨이 문득 떠올랐던 부분이다. 지금 당장 성적이 좋지 않지만 무언가 항상 다르게 생각해보고 뚝딱뚝딱 만들어낼 줄 아는 으제니는 어느 순간 빛을 발하는 아이가 될 것 같다.  우리아이도 으제니처럼 남들과 똑같이 생각하고 바라보기보다는 독특하고 남다른 생각을 하는 창조적이고 독창적인 아이로 자라나가면 얼마나 좋을까~^^. 

4회째 계속되는 '다르게 생각하기 대회'에서 으제니는 이번엔 무엇을 제출해야할지 고민하던 중에 말랭카라는 아이가 전학을 온다. 말랭카는 전학을 오자마자 그 대회에 매우 관심이 많아, 으제니의 3년 연속 1등의 비결이 무언지 궁금해 한다. 말랭카의 솜씨 또한 야무지고 꼼꼼하다는 것을 알게 된 으제니는 말랭카가 자신의 라이벌임을 깨닫게 되는데, 어느 날 으제니는 말랭카와 자신이 서로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무엇인가 필요한 것을 만들려하고, 기발한 상상을 하고, 또 그것을 만들어내는 일을 행복해 한다는 것을...^^
이번 대회에서는 개인이 아닌 2인 1조가 되어 나가게 되었는데, 으제니와 말랭카는 서로 원해서 한 조가 된다.  하지만 으제니가 생각해낸 것에 말랭카의 꼼꼼하고 야무진 솜씨가 곁들어져서 만든 '양말 깔때기'가 1등이 아닌 2등상을 받게 되자 말랭카는 속상해한다.  단단히 토라진 말랭카를 이런 저런 말로 위로하지만 계속 화를 내고 속상해 하는 말랭카를 향해 으제니는 이렇게 말한다.
"그리고 말이야, 말랭카. 너한텐 이번 대회가 아무것도 아니었을지도 몰라도, 나한텐 안그래. 너랑 같이 대회에 나가게 되어서 난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 (84쪽) 

이 책은 등수의 중요성보다는 마음 맞는 친구와 함께하는 즐거움이 얼마나 큰지 알려주는 참 멋진 책이다.  또한 우리가 행복을 느낄 때가 언제인지 곱씹어 볼 수 있게 해주는 책이기도 하다.  물론, 좋은 성적을 거두어서도 행복하겠지만 무언가를 열심히 해내고, 실패 속에서도 계속 노력해서 성공을 이루어 내던 일들, 같은 생각을 가진 친구와 함께 했던 즐거움, 그런 시간들의 소중한 추억들은 1등이라는 순위보다도 훨씬 커다란 행복을 안겨준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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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미술의 천국 퐁피두센터 Go Go 지식 박물관 35
윤혜진 지음, 조정림 그림 / 한솔수북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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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년 11월 22일부터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화가들의 천국’전을 열고 있다.  프랑스 국립퐁피두센터에 소장된 작품들 중 79점을 전시, 직접 기획까지 맡아서 전시된 ’화가들의 천국’전은 작년부터 아이와 함께 관람하려고 벼르고 있던 전시회다. 그러던 중 이렇게 관람 전에 한솔수북GOGO지식박물관 시리즈로 출간 된 <현대미술의 천국 퐁피두 센터>책을 만나게 되어 우선 기뻤다.  이 책을 통해 미리 퐁피두센터에 소장된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을테고, 현대 미술에 대해 조금은 고찰할 수 있는 시간이 될거라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처음 이 책을 펼쳐보기 전에는 도록과 비슷한 책일거라 생각했다.  막상 배송받고 보니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현대 미술 관련 작품들을 알려주고 있는지라, 아이의 반응이 도록보다 훨씬 재미있어 한다. 나보다 먼저 읽고 난 후에 내가 읽기 시작하자 다시 또 한번 읽고 싶다고 하는걸 보니 말이다. 

이 책은 이야기를 끌어 나가는 줄거리가 참 흥미롭다. 비밀대원 보리스 중사와 에리스가 예술작품 복원 로봇 피피를 보호하려고 프랑스 파리의 퐁피두센터에 잠입했는데, 현대미술 작품을 잘 알지 못해서 생기는 포복절도 사건들과 함께 그에 따른 작품과 현대 미술 소개등이 잘 어울려서 읽는 재미가 더욱 쏠쏠하다. 작품이야기 전에 퐁피두센터 건축 과정과 건물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파리에 다시한번 가보게 된다면, 퐁피두센터를 직접 보고싶단 마음이 커졌다.  

#2.
이 책에는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품들과 작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뒤샹, 달리, 키리코, 르네 마그리트, 미로, 마티스, 피카소, 칸딘스키, 폴록, 장 뒤뷔페, 이브 클랭, 앤디 워홀, 장 탱글리, 타틀린, 브랑쿠시, 자코메티, 칼더, 바일랑 등등, 그들의 작품 소개와 함께 작가에 대해서도 간략한 소개를 담고 있다. 이 책에 소개된 작품들은 꼭 퐁피두센터에 소장된 작품들만이 아닌 다른 현대미술관에 소장된 작품들도 소개하고 있는데, 그렇기에 한 권의 책으로도 다양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어 좋다.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들 중에서 몇몇 작가들의 작품들을 보고 모방하듯 따라해본 적이 있는 우리아이는 친근한 마음으로 관련 작품들을 바라본다.   

추상표현주의라는 새로운 미술을 만들어 낸 잭슨 폴록의 그림들 중 이 책에 실린 <회화 (검정, 하양, 노랑, 빨강 위의 은빛),1948. 퐁피두 국립현대미술관. 잭슨폴록>오른쪽 사진이다.   

우리아이는 잭슨 폴록의 뿌리기 기법을 몹시도 즐거워 하는데, 작년에 한번 직접 뿌려도 보고, 또 구슬에 색을 입혀 굴려가며 나오는 형태의 그림으로, 그리고 크레파스를 가루내어 물감뿌리기가 아닌 크레파스 뿌리기로 따라 해본 뒤로는, 마지막 끝을 내기 전까지는 어떤 형태로 비춰지고 보여질지 모른다는 야릇한 기대까지 갖게 되는 모양이다.



 

왼쪽 그림은 잭슨 폴록의 물감뿌리기 기법을 이용한 작품들을 보고서 아이와 함께 해본 미술 놀이다.   

물감이 아닌 크레파스를 칼로 잘게 잘게 자른 후에 크레파스 가루를 만든 다음 도화지에 뿌리고서, 신문지를 덮어 놓고 다림질을 하여 열을 가하면 크레파스가 녹으면서 저와 같은 형태의 그림이 나오게 된다.  

잭슨 폴록의 작품과는 또다른 느낌을 주는데, 우리아이가 이 그림에 붙인 제목은 <구름 쪼개기>!^^.
먹구름을 쪼개면 저렇게 알록달록 눈부신 색깔 알갱이들이 튀어나오려나??~~^^

 

오른쪽 그림은<16 도-도-도, 1960. 개인 소장. 이브 클랭>로 이 책에 실린 그림이다.  이 그림은 온통 파란 빛깔이다. 
이브 클랭만의 파란색은 아이케이비(IKB:국제 클랭 파란색)란 이름으로 특허 받은 색이다.   

이브 클랭은 화학자의 도움으로 안료를 섞어 자신만의 파란 빛깔을 만들어 낸다.
’파란 빛깔과 사랑에 빠진 미술가’ 이브 클랭, 
그에게 빛깔은 그림 도구가 아니라 회화 자체가 된다.
이렇게 하나의 색으로만 그리는 그림을 ’모노크롬’이라고 한다.

이번 퐁피두 센터 특별전에서 이브 클랭의 작품 중 여자의 몸에 파란 물감을 덕지 덕지 바른 후에 하얀 종이 위에서 붓처럼 움직이며 행위 예술로 그려진 <인체 측정> 작품을 볼 수 있다해서 무척 기대가 된다. 


왼쪽은 이브 클랭의 작품을 보고 아이가 따라해본 것으로 ’모노크롬’... 하나의 색으로 표현해 본 그림이다. 

처음엔 아이케이비색은 아니지만 파랑으로 이브 클랭처럼 똑같이 표현할까 생각했는데, 아이 생각엔 자신이 좋아하는 색깔로 하고 싶단다.
그렇게 해서 선택된 주황색.
솜, 스펀지를 도화지에 올려 놓고 주황 빛깔을 입혔다.   

이 그림의 제목은 <우리 집>!
우리 집 풍경을 그렸다고 하는데, 나는 암만 봐도 도통 모르겠다~^^ 

 #3. 
학창시절 내게 미술은 암기과목이였다. 미술사조를 외우고, 화가들의 대표작품들을 외우고, 어찌보면 누군가(유명한 비평가겠지~^^)의 비평까지도 외워야 했던 나는, 그런식으로 예술 작품에 다가가는게 너무도 싫었다. 그래서 그랬을까~. 결혼을 하고 아이가 태어나자 돌 즈음 되어 구입해서 보여주기 시작한 미술 관련 책들.. 4살때 부터 데리고 다녔던 미술전시회는 사진으로만 보는 작품이 아닌 원화의 색감과 터치, 감동을 느껴보게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처음에는 작품만을 보여주려고 애를 쓰는 편이였다. 작품 비평글로 인해 이미 파고든 그 작품의 인상때문에 작품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시각 자체를 차단하는 일은 없어야 하기에 말이다.  그러다 어떤 작품에 대한 감상이, 자신과 같은 눈으로 혹은 전혀 다른 눈으로 바라보고 느끼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 같아서 요즘은 관련 작품 소개글도 가끔 읽게한다. 그 비평이 꼭 정답만은 아니란걸 인지하면서...... 

이 책 본문에 실린 글 중에서 내 마음에 콕 박히는 글이 있어 옮겨본다. 미술 작품은 바로 이런 마음으로 바라봐야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그런 내 마음과 딱 맞아 떨어지는 글이라 밑줄 긋게 된 부분이다.
"이름난 작품이라고 해서 꼭 좋아할 필요는 없어요. 자기 마음에 안들면 마음에 안 든다고 말하면 돼요. 중요한 것은 작품을 즐기는 것이지요. 예술은 수학 같지 않아서 ’일 더하기 일은 이’라고 똑 떨어지지 않아요. 또한 예술은 옳고 그름도 없어요. 현대 미술은 워낙 실험성이 있고 방대해서 다양하게 둘러보아야 해요. 작품을 보다 보면 여러분 마음에 드는 작품도 있지만, 조금도 마음에 안드는 작품도 있지요. 중요한 것은 그림의 비평가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즐기는 마음이지요." (72쪽)
그림을 즐기는 마음... 현대 미술 작품만이 아닌 모든 미술 작품을 보면서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이 아닐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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