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미술의 천국 퐁피두센터 Go Go 지식 박물관 35
윤혜진 지음, 조정림 그림 / 한솔수북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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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년 11월 22일부터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화가들의 천국’전을 열고 있다.  프랑스 국립퐁피두센터에 소장된 작품들 중 79점을 전시, 직접 기획까지 맡아서 전시된 ’화가들의 천국’전은 작년부터 아이와 함께 관람하려고 벼르고 있던 전시회다. 그러던 중 이렇게 관람 전에 한솔수북GOGO지식박물관 시리즈로 출간 된 <현대미술의 천국 퐁피두 센터>책을 만나게 되어 우선 기뻤다.  이 책을 통해 미리 퐁피두센터에 소장된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을테고, 현대 미술에 대해 조금은 고찰할 수 있는 시간이 될거라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처음 이 책을 펼쳐보기 전에는 도록과 비슷한 책일거라 생각했다.  막상 배송받고 보니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현대 미술 관련 작품들을 알려주고 있는지라, 아이의 반응이 도록보다 훨씬 재미있어 한다. 나보다 먼저 읽고 난 후에 내가 읽기 시작하자 다시 또 한번 읽고 싶다고 하는걸 보니 말이다. 

이 책은 이야기를 끌어 나가는 줄거리가 참 흥미롭다. 비밀대원 보리스 중사와 에리스가 예술작품 복원 로봇 피피를 보호하려고 프랑스 파리의 퐁피두센터에 잠입했는데, 현대미술 작품을 잘 알지 못해서 생기는 포복절도 사건들과 함께 그에 따른 작품과 현대 미술 소개등이 잘 어울려서 읽는 재미가 더욱 쏠쏠하다. 작품이야기 전에 퐁피두센터 건축 과정과 건물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파리에 다시한번 가보게 된다면, 퐁피두센터를 직접 보고싶단 마음이 커졌다.  

#2.
이 책에는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품들과 작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뒤샹, 달리, 키리코, 르네 마그리트, 미로, 마티스, 피카소, 칸딘스키, 폴록, 장 뒤뷔페, 이브 클랭, 앤디 워홀, 장 탱글리, 타틀린, 브랑쿠시, 자코메티, 칼더, 바일랑 등등, 그들의 작품 소개와 함께 작가에 대해서도 간략한 소개를 담고 있다. 이 책에 소개된 작품들은 꼭 퐁피두센터에 소장된 작품들만이 아닌 다른 현대미술관에 소장된 작품들도 소개하고 있는데, 그렇기에 한 권의 책으로도 다양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어 좋다.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들 중에서 몇몇 작가들의 작품들을 보고 모방하듯 따라해본 적이 있는 우리아이는 친근한 마음으로 관련 작품들을 바라본다.   

추상표현주의라는 새로운 미술을 만들어 낸 잭슨 폴록의 그림들 중 이 책에 실린 <회화 (검정, 하양, 노랑, 빨강 위의 은빛),1948. 퐁피두 국립현대미술관. 잭슨폴록>오른쪽 사진이다.   

우리아이는 잭슨 폴록의 뿌리기 기법을 몹시도 즐거워 하는데, 작년에 한번 직접 뿌려도 보고, 또 구슬에 색을 입혀 굴려가며 나오는 형태의 그림으로, 그리고 크레파스를 가루내어 물감뿌리기가 아닌 크레파스 뿌리기로 따라 해본 뒤로는, 마지막 끝을 내기 전까지는 어떤 형태로 비춰지고 보여질지 모른다는 야릇한 기대까지 갖게 되는 모양이다.



 

왼쪽 그림은 잭슨 폴록의 물감뿌리기 기법을 이용한 작품들을 보고서 아이와 함께 해본 미술 놀이다.   

물감이 아닌 크레파스를 칼로 잘게 잘게 자른 후에 크레파스 가루를 만든 다음 도화지에 뿌리고서, 신문지를 덮어 놓고 다림질을 하여 열을 가하면 크레파스가 녹으면서 저와 같은 형태의 그림이 나오게 된다.  

잭슨 폴록의 작품과는 또다른 느낌을 주는데, 우리아이가 이 그림에 붙인 제목은 <구름 쪼개기>!^^.
먹구름을 쪼개면 저렇게 알록달록 눈부신 색깔 알갱이들이 튀어나오려나??~~^^

 

오른쪽 그림은<16 도-도-도, 1960. 개인 소장. 이브 클랭>로 이 책에 실린 그림이다.  이 그림은 온통 파란 빛깔이다. 
이브 클랭만의 파란색은 아이케이비(IKB:국제 클랭 파란색)란 이름으로 특허 받은 색이다.   

이브 클랭은 화학자의 도움으로 안료를 섞어 자신만의 파란 빛깔을 만들어 낸다.
’파란 빛깔과 사랑에 빠진 미술가’ 이브 클랭, 
그에게 빛깔은 그림 도구가 아니라 회화 자체가 된다.
이렇게 하나의 색으로만 그리는 그림을 ’모노크롬’이라고 한다.

이번 퐁피두 센터 특별전에서 이브 클랭의 작품 중 여자의 몸에 파란 물감을 덕지 덕지 바른 후에 하얀 종이 위에서 붓처럼 움직이며 행위 예술로 그려진 <인체 측정> 작품을 볼 수 있다해서 무척 기대가 된다. 


왼쪽은 이브 클랭의 작품을 보고 아이가 따라해본 것으로 ’모노크롬’... 하나의 색으로 표현해 본 그림이다. 

처음엔 아이케이비색은 아니지만 파랑으로 이브 클랭처럼 똑같이 표현할까 생각했는데, 아이 생각엔 자신이 좋아하는 색깔로 하고 싶단다.
그렇게 해서 선택된 주황색.
솜, 스펀지를 도화지에 올려 놓고 주황 빛깔을 입혔다.   

이 그림의 제목은 <우리 집>!
우리 집 풍경을 그렸다고 하는데, 나는 암만 봐도 도통 모르겠다~^^ 

 #3. 
학창시절 내게 미술은 암기과목이였다. 미술사조를 외우고, 화가들의 대표작품들을 외우고, 어찌보면 누군가(유명한 비평가겠지~^^)의 비평까지도 외워야 했던 나는, 그런식으로 예술 작품에 다가가는게 너무도 싫었다. 그래서 그랬을까~. 결혼을 하고 아이가 태어나자 돌 즈음 되어 구입해서 보여주기 시작한 미술 관련 책들.. 4살때 부터 데리고 다녔던 미술전시회는 사진으로만 보는 작품이 아닌 원화의 색감과 터치, 감동을 느껴보게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처음에는 작품만을 보여주려고 애를 쓰는 편이였다. 작품 비평글로 인해 이미 파고든 그 작품의 인상때문에 작품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시각 자체를 차단하는 일은 없어야 하기에 말이다.  그러다 어떤 작품에 대한 감상이, 자신과 같은 눈으로 혹은 전혀 다른 눈으로 바라보고 느끼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 같아서 요즘은 관련 작품 소개글도 가끔 읽게한다. 그 비평이 꼭 정답만은 아니란걸 인지하면서...... 

이 책 본문에 실린 글 중에서 내 마음에 콕 박히는 글이 있어 옮겨본다. 미술 작품은 바로 이런 마음으로 바라봐야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그런 내 마음과 딱 맞아 떨어지는 글이라 밑줄 긋게 된 부분이다.
"이름난 작품이라고 해서 꼭 좋아할 필요는 없어요. 자기 마음에 안들면 마음에 안 든다고 말하면 돼요. 중요한 것은 작품을 즐기는 것이지요. 예술은 수학 같지 않아서 ’일 더하기 일은 이’라고 똑 떨어지지 않아요. 또한 예술은 옳고 그름도 없어요. 현대 미술은 워낙 실험성이 있고 방대해서 다양하게 둘러보아야 해요. 작품을 보다 보면 여러분 마음에 드는 작품도 있지만, 조금도 마음에 안드는 작품도 있지요. 중요한 것은 그림의 비평가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즐기는 마음이지요." (72쪽)
그림을 즐기는 마음... 현대 미술 작품만이 아닌 모든 미술 작품을 보면서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이 아닐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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