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암평전
간호윤 지음 / 소명출판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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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아이들에게 읽히면 좋을 책을 찾다가 눈에 쏙 들어온 책이 있었다. <다산처럼 읽고 연암처럼 써라>는 책이었는데이 책 또한 동일한 저자의 연암 평전이여서 반갑고 기대가 되었다

평전이란 비평을 곁들인 전기(들어가며, 3)비평을 곁들이기 위해서 객관적 자료들을 필요로 하며 이러한 객관적 자료를 통해 평전은 학술적으로 자리매김하기도 한다저자는 현재 우리의 평전문화에 대해서 입전대상에 대한 입체적인 시각을 포기하여 박제화 되어 버린 퇴행하는 평전문화라고 꼬집기도 한다(들어가며, 4)그렇다면 저자는 어떻게 평전을 썼을까


<연암 평전>을 쓰면서 저자는 열 한 명의 필자를 내세웠다그들 모두가 연암에게 신뢰를 갖는 이들은 아니다. ‘이 자는 우리 집안과 백대의 원수이다(본문, 174)라고 했던 연암의 둘째 아들인 박종채가 말한 백대의 원수라고 불린 유한준도 필자로 내세워 쓰고 있다필자 구성원도 다양하다. <열하일기>로 불거진 비변문체에 대한 자송문으로 지혜롭게 대처했던 조선의 왕정조와 연암의 집에서 종노릇했으며 연암이 죽은 후 바로 다음날 사망하였다는 종오복의 눈에 비친 연암도 만날 수 있다.

 

연암에게 있어 문학이란 유일한 현실 참여 방법이었고 포부를 펼치는 장이었다연암에게 글쓰기는 고뇌 그 자체였다(본문, 331).

연암에게 정치참여는 문학을 통해서라 하겠다그러니 그의 문학에서 풍자와 해학을 빼놓고 얘기하기는 어렵다. <허생전>, <양반전>, <마장전>, <예덕선생전>, <호질>등에서 에둘러 표현된 글은 연암이 당시 사회를 어떠한 눈으로 보고 있는지 알게 해준다.

연암의 문장은 <열하일기>를 통해 묘사의 탁월함을 느끼게 했는데이 책에서 연암의 부인 전주 이씨를 필자로 내세워 쓴 글에서 연암이 어떤 자세로 사람과 사물을 들여다봤는지 알게 되어 좋았다. ‘그이는 사람의 얼굴 표정옷차림대화 따위를 치밀하게 관찰하고 이를 다시 묶어 생각하는 버릇이 있어요(본문, 158).’라는 글과 부인에게 연암이 이것은 관상이 아닌 관찰이지요관찰이야 말로 내 글쓰기 비결이라오(본문, 160).’라고 쓴 글을 통해서다.

연암 박지원의 여러 작품을 통해 오래 전부터 연암을 좋아했는데이 책을 통해 연암의 인성가치관가족에 대한 사랑사회에 대한 시각 등을 더 세밀히 살펴 볼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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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완성 독서법 - 수능, 내신, 학종을 위한
신진상 지음 / 미디어숲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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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수능 후에 국어 31번 문제가 그야말로 큰 이슈였다. 정답률이 18%! 보통 모르는 문제일 경우 선택지 다섯 개 중에서 한 개를 찍어 맞힐 확률보다 낮은 정답률이었다니!

수능 첫 교시인 국어시간에 아이들이 그 문제를 맞닥뜨렸을 때 어떤 심정이었을까 싶다. 현직국어교사들도 어려워했다는 그러한 문제가 어떻게 평가원에서 만들어져 출제가 되었을까? 평가원에서는 논란이 된 점을 사과하고 그런 초고난이도 문항 출제를 되도록 지양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렇다면 학생들은 그 31번 문제만 어렵다 느꼈을까? 전반적으로 작년 수능국어가 어렵게 출제 되었고 국어만점자는 역대 최저(0.027%)를 기록했다고 한다. 국어 만점자를 살펴보니 148명이었다. 그 학생들이 참 대단하단 생각을 했다. 아마 국어 만점자인 그 학생들은 다른 과목에서도 꽤 우수한 성적을 거뒀으리라 생각한다. 이 책에서 저자가 학생들이 갖추길 바라는 독해력, 독서력, 문해력, 어휘력을 모두 갖췄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수능국어로 인해 어떤 책이 우리아이들에게 도움이 될까 고민하던 중 만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독서의 중요성이야 두 번 말하면 입 아프다 하겠지만 좀 더 수능과 맞물려 어떻게 책을 읽어야 하는지, 어떤 책이 도움이 되는지 알고 싶어서 선택한 책이기도 하다. 본 책 내용을 보면, 2부로 나눠서, 1부는 독서의 관점에서 입시 제도를 다루었으며, 2부는 개념 독서, 교과 독서, 진로 독서, 창의융합 독서로 파트를 나눠서 그 파트별 알맞은 책과 독서법을 다루고 있다. 그야말로 내가 찾고자 했던 정보를 다루고 있는 책이다.

1부를 읽고 수능등급 올리는 방법을 비문학독서에서 찾았다. 좀 더 어려운 책을 읽어야 한다는 포인트가 있었고, 자소서 관련해서도 독서의 중요성을 되짚을 수 있었다. 전공 적합성과 인성에 대한 부분을 드러낼 때, 읽었던 책을 통해 드러나기 때문이다.

2부는 사고력에 따라 각 사고력을 키워줄 수 있는 책들을 살펴 볼 수 있어 좋았고 무엇보다 과목별로 교과 독서 방법을 알려주고 필요한 책을 소개하고 있어 매우 좋았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본문에서 소개하는 책들이 우리아이들 도서목록으로 들어갔음 하는 바람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독서 후 기록의 중요성도 더욱 느끼게 되었다. 무언가를 쓰기 위해 읽는 책과 그냥 읽고 덮는 책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알면서도 책을 읽고 생각정리를 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읽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쓰기를 통해 표현되도록 습관을 들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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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서정시로 새기다 K-포엣 시리즈
맹사성 외 지음, 고정희 외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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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글을 외국어로 번역하는 일은 쉽지 않다. 한 언어를 다른 언어로 옮기고자 할 때 그 언어가 가지고 있는 역사성, 관습성 그리고 그 언어를 구사하는 나라의 문화까지 제대로 이해하고 있어야 좋은 번역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문학적 기교는 당연히 가지고 있어야 할터이다. 

이책, 시조를 영어로 편역한 책이라는 점에서 매우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시가 아니라 시조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했다.  



시집에 실린 중세와 근대에 쓰여진 시조들은 당연히 우리글도 중세국어와 근대국어로 쓰여진 시조다. 앞서 번역의 어려움을 짧막하게 얘기했는데, 번역할 때 어떤 점에 중점을 두고 번역했는지 서문에 자세히 적고 있어서 좋았다. 고정희님은 되도록 번역하려는 시조가 원문의 의미를 벗어나지 않도록 노력했다한다. 그럼에도 두 언어의 문화적 특수성으로 인해 어떤 부분들은 직접 번역이 불가능하기도 했다고 적고 있다. 아마도 이런 경우에 두 사람의 의사 소통이 원활하지 않으면 힘들었으리라. 

서문엔 '대안적 번역'이라는 말이 나온다. 특히 중세와 근대에 쓰여진 우리의 시조를 일대일로 엄격하게 영어로 대응시켜 번역하는 일에서 쉽지 않아서 이룬 타협일텐데 우리의 시조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한 번역으로 택한 방법이라 한다. 이 번역을 '원문의 의미와 뉘앙스를 전달하는 번역'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우선, 시조를 전공한 고정희님과 공동으로 작업한 영국학자(저스틴 M. 바이런-데이비스)가 영국 중세 문학을 전공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시조를 영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고정희는 가능한 한 원문의 의미를 그대로 옮기고자 한 반면 저스틴 M. 바이런-데이비스는 시의 운율과 영문의 미묘한 차이에 대한 민감한 감수성을 바탕으로 원문의 뉘앙스를 영문에서도 전달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 <서문> 10쪽

시조는 한 음보의 글자수가 서 너개이며, 4음보의 율격을 가진다. 조선시대 시조창으로 불렀으니 시조에서 율격은 중요하다 하겠다. 그렇지만 영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는 이 율격을 지켜서 번역할 수는 없었으리라. 서문에서도 그 부분을 들어서 설명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시조 번역의 중심을 서정성에 두었다고 한다. 제목이 <시조, 서정시로 새기다>인 이유를 여기에서 찾을 수 있겠다.



본문 사진은 윤선도의 <어부사시사>의 '춘사' 1수와 2수 일부분이다. 편역된 시를 보면 시조의 한 행의 가운데를 이분하여 번역해서, 두 행으로 나눠 번역된 것을 볼 수 있다. 번역된 시조를 서정시로써 감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총 4부로 나눠 펴낸 이 시집에서 제2부는 윤선도의 <어부사시사> 전편으로 이루어져있다. 조선시대 최고의 시인으로 불리우는 윤선도의 작품이 '시조 장르의 정점'이라는 제목을 달고 2부에 오롯이 <어부사시사> 전체가 번역되어 실렸다. 

<어부사시사>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머리에 순간 떠오르는 구절로, 후렴구로 쓰인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가 있다. '찌그덩'이라는 노 젓는 소리와 '어영차'라는 어부 목소리를 한자어 소리음으로 나타낸 것인데, 번역된 부분을 보니 "Ji-go-dok, ji-go-dok, oh-sa-wa"로 되어 있다. 노 젓는 소리는 '찌그덕'으로 표현해 놓았다.

이렇듯 시조 한 편 읽으면서 영어로는 어떻게 표현해 놓았는지 살펴보는 재미가 꽤 있다.

실려 있는 시조들 또한 대표할 만한 시조들이다. 그런 점에서도 충분히 소장할 만한 시조집이라 하겠다.

영어권 나라의 독자들이 우리의 시조를 어렵지 않게 읽고, 아름다운 우리의 시조를 감상할 수 있으리라 기대도 되고, 우리 또한 시조를 서정시처럼 읽어보는 시간이 될듯하다.





* 리뷰어스클럽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시집#시조서정시로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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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창의력을 죽이는가 - 표준화가 망친 학교교육을 다시 설계하라 학교혁명 2
켄 로빈슨.루 애로니카 지음, 최윤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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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 로빈슨의 TED 강연 학교가 창의력을 죽인다를 보면서 느낀 첫 생각은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과 그의 강연이 파급력 있어서 우리의 학교에도 변화가 오지 않을까란 기대였다. 강연자가 쓴 <학교혁명>을 구입해서 읽은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러다 이번에 새롭게 출간된 <누가 창의력을 죽이는가>란 책이 대뜸 눈에 들어왔다. 켄 로빈슨의 새 책이라는 이유에서다. 강연의 제목을 안다면 누가창의력을 죽이는지 알 것이고, 모른다 하더라도 부제처럼 찍힌 표준화가 망친 학교교육을 다시 설계하라를 통해 369쪽짜리 책 내용을 대략 유추할 수 있겠다. 이번 책에서는 재설계에 대한 좀 더 실질적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심화된 이야기를 기대하면서 읽게 되었다.

 

이 책은 학부모를 주 대상으로 삼고 교사와 교육계를 향해서도 쓰인 책이다. 물론 교육 관련하여 특히 공교육에 관심이 있는 누구나 읽어도 좋은 책이다. 대상 학생은 유·초등에서 고등과정에 있는 학생까지 다룬다. 그 대상에 맞게 학교 커리큘럼을 생각하면서 읽어야 한다.

요즘은 다양한 학교가 있어 학부모 입장에서 선택하여 자녀를 보낼 수 있다. 일반학교가 아닌 대안학교도 있으며 혁신학교라 하여 좀 더 창의적이고 특성화된 교육과정을 강조하는 학교도 있다. 어린 자녀를 보내야 할 학교는 아무래도 주거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은 어쩔 수 없지만, 내 자녀에게 맞는 학교는 어딘지 따져 봐야 한다고 저자는 적고 있다.

 

교육개혁의 실패를 다루는 부분에서는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이 국가 경제성장과 경쟁력 향상을 위해 학습중점 과목으로 채택되었다 해서 놀랐으며 이러한 교육이 아이들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하여 STEM분야가 아니면 별로 쓸모없다 여기게 된 현상을 꼬집고 있다. 좁은 개념의 학문적 능력에만 학교교육이 맞춰져 있다면 우리아이들 능력은 제대로 자랄 수 없다.

자녀를 강하게 키우기 위해서 저자는 놀이와 잠을 강조하고 있다. 학교가 우리사회에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하고 자녀에게 적합한 학교를 선택해주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학교가 알맞은지도 설명한다. 개인적으로 7장의 교사를 다룬 부분이 꽤 좋았다. 학교의 변화에 교사가 담당해야 할 몫이 무엇인지 짚어주는 장이라 하겠다. 저자는 교육 생태계, 교육 시스템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이 책은 부모의 역할에 대해서 자세히 쓰고 있다. 자녀교육을 위해서 부모가 알아두어야 할 다양한 이론을 적고 있는데 책의 많은 부분이 이에 할당된 느낌이다. 또한 부모가 자녀에게는 물론이고 교육이 이를 위해 제 역할을 충분히 하는지도 세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적고 있다. 왜냐하면 자녀의 행복을 추구하는 부모에게 자녀의 자아실현을 돕는 절대적 역할을 하는 것이 부모와 교육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교육계의 변화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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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행복하게 하는 단 하나의 시 - 지치고 힘든 당신에게
조서희 지음 / 아마존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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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는다는 것은 자신과 마주하는 일이고, 자신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입니다. / ‘프롤로그중에서

 

글을 쓰려고 앉아 생각해보니,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시집 한 권이 머리맡에 있고 또 한 권의 시집은 화장대 위에 놓여 있다. 나는 시를 좋아한다. 시는 소설과는 다르게 죽 읽히기 어렵다. 제목을 읽고 한 번 읽은 후에 다시 한 번 읽게 된다. 어떤 시는 여러 번 읽기도 한다. 몇 편의 시를 계속해서 읽기도 하고 한두 편의 시를 읽고 시집을 덮을 때도 많다. 시는 호흡이 빠르지 않다. 행간도 살펴야 하고 시가 주는 이미지를 감각적으로 머릿속에 그리거나 느끼다 보면 느릿할 수밖에 없다. 엮은이가 프롤로그에 쓴 글처럼 어떤 시는 나 자신과 정면으로 마주한다. 그래서 그 어떤 시가 나를 괴롭히기도 한다. 마음을 움직이는 시, 그 시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이 시집엔 우리 시와 외국 시가 같이 담겨 있다. 우리 시의 비중이 훨씬 많지만.

실린 시들 중 익숙한 시가 꽤 많았는데, 그중에서 잊힌 채 내 기억 속에서 사라져 있다가 이 시집을 통해 추억처럼 반짝 반갑게 다가온 시도 있다. 유안진의 <지란지교를 꿈꾸며>라는 시와 윌리엄 워즈워드의 <초원의 빛>이란 시가 그랬다. 이 두 시 모두 중학생 때 열렬하게 외웠던 시다. 나뿐만 아니라 당시 여학생들 사이에서 꽤 인기 많았던 시였다. 그러니 이 시를 읽으면서 학창시절이 같이 떠올랐을 밖에~. 이 두 편의 시는 예쁜 노트에 베껴 쓰기도 하고, 편지 보낼 때 내용 뒤편에 딸려 보낸 시이기도 하다. 물론 이 시 외에도 많은 시를 베껴 썼더랬다. 앞부분에 실린 유치환의 <행복>시도 그 중 하나다.

워즈워드의 <초원의 빛>208행에 걸친 송시의 일부분이라는 것을 엮은이의 글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그 시 전체를 찾아서 읽어보고 싶다. 이번에 읽게 된 <초원의 빛>은 여중생 그때와는 완전히 다른 감상으로 읽혔다. 여중생의 와 현재의 의 차이를 느끼게 해준 시라 하겠다.

 

이 시집을 통해 처음 접한 시 중에 이창훈의 <농업박물관 속 허수아비>가 있다. 박물관 속 허수아비를 보면서 어떻게 이런 시상을 끌어낼 수 있을까?

「…… 허공에 들린 발 / 바닥에 박힌 못은 / 녹슬어 가는 안간힘으로 / 땅에 뿌리박은지 오래/ 올 수도 갈 수도 없는 / 기다림은 얼마나 참혹한가 // 바람이 바람처럼 스쳐 지나간 / 빈들의 적막은 그 얼마나 공포스러운가 ……」 <농업박물관 속 허수아비> 중에서

이 시를 읽고는 농업박물관을 떠올려보았다. 5,6년 전쯤 가보았던 곳이다. 아이가 어렸을 때 서너 번 들렀던 곳인데 그 박물관에서 허수아비를 봤던 기억이 없다. 재미있는 것은 이 시를 읽으면서 자꾸 허수아비가 어디쯤 있었을까 상상하게 된다는 거다. 궁금해서 찾아보니 이 시는 2013년에 펴낸 이창훈 시집에 실린 시다. 지금 가보면 혹시 이창훈 시인이 봤던 그 허수아비가 아직도 있을까 궁금하다.

 

시인이란 건 그렇다. 이름 모를 풀잎에서 우주를 보고 스치는 바람에서 섭리를 보는 그리고 미처 보지 못했거나 알려고 하지 않았던 사물 뒤의 속마음을 알아차리는 것이 바로 시인이다. / 본문 97

시 한 편에 엮은이의 생각들이 촘촘하게 달려있는 이 시집은 어떤 면에서는 시의 해석을 돕기도 하고 어떤 면에서는 생각의 아웃라인을 만들어 놓기도 한다. 시인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이 글은 파블로 네루다의 <>에 엮은이가 적은 글이다. 공감하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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