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 고전의세계 리커버
장 자크 루소 지음, 황성원.고봉만 옮김 / 책세상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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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서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책이 바로 <에밀>이다육아를 시작한 부모에게아이를 가르치는 교사에게청소년을 대상으로 상담을 하는 상담사에게 등등... <에밀>은 늘 그러한 상황 속에 있는 독자들에게 필독서처럼 권유되는 책이다.

<에밀>은 해마다 올해 꼭 읽어야 할 책 목록에 한자리를 꿰차던 작품이다그런데도 여태 읽지를 않고 미뤄왔던 책을 비록 5부로 구성된 <에밀중에서 1(이 책에서는 1권으로 적고 있음)만을 책으로 묶은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은 해소했다고 해야겠다. 1부만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분량은 얄팍하다. <에밀전체 구성이 아니다 보니 1부가 끝난 뒤에 옮긴 이가 해제를 달아두었다. ‘해제는 작가 루소에 대한 이야기와 <에밀> 1, 2, 3, 4, 5부를 요약하여 다루었다각 부의 내용 중에서 주요 부분을 인용하여 각 부에서 루소가 어떤 의도를 담아 기술하고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루소를 칭하는 여러 수식어 중에서 <에밀>은 그를 교육이론가로 부르게 한 대표작이다특히 작가의 ‘20년의 성찰과 3년의 작업을 거친 작품이 바로 <에밀>이라고 해서 놀랐다. <에밀>에 담긴 루소의 교육 철학은 많은 부분 현재의 자녀 교육과 학교 교육 현장에서도 충분히 설득 적이었다(다만당시 유럽 문화와 과학의 발전 상황을 고려하여 현대 영·유아 교육에 맞추기 어려운 몇몇 부분과 정확한 근거 제시 없이 단정적 주장을 한 부분은 제외).

 

1부는 출생 후 말을 배우기 전후까지의 시기를 다루고 있다매우 구체적인 교육 방법을 기술하고 있는데예를 들면 공기 좋은 시골에서 키워야 하는 이유라든가목욕물 온도를 점점 낮추어 찬물 또는 얼음물 목욕을 해야 하는 이유 등을 자세히 쓰고 있다작년에 읽었던 칼 비테 자녀 교육법도 찬물 목욕을 강조했던 것이 생각나서 흥미로웠다.

해제를 통해 2~5부의 대략적 내용을 알 수 있어 좋았다2부는 2세부터 12세까지의 아동기를 다루고 있다3부는 12세부터 15세까지의 소년기를4부는 15세부터 20세까지를 다룬다5부는 20세부터 결혼하기까지의 성년기 교육론이다. ‘해제를 읽으니 <에밀전문을 꼭 읽어야겠다고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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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세계사 - 9개 테마로 읽는 인류 문명의 역사
표학렬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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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원화 시대에서 세계사 읽기라는 제목이 붙은 프롤로그를 읽으면서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역사관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다이는 유행이라는 어휘를 사용하여 저자가 발전 사관을 설명하였다는 점에서 조금은 생각이 많아졌다저자는 세계사를 시대 구분에 따라 설명했던 기존 역사관에 따른 접근이 아닌 다양한 주제별 역사를 다루고 있는 요즘의 접근 방식을 이야기한다그러고 보면 언제부턴가 역사 관련하여 주제 형식의 역사책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문화사음식사여성사질병사 등으로 역사를 다루는 것은 현재 우리 사회가 다원화다문화 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그런데도 기본기를 갖춰 뼈대를 형성한 뒤에야 주제를 찾아 살을 붙여나가는 것이 흥미도 있고 튼튼해질 수 있는 역사 읽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아홉 가지 주제-신화종교와 정치선동의 정치전쟁이슬람일본실패한 이상주의자여성 지도자대도시-로 나눠 세계사를 다루고 있다주제별로 선택하여 읽어도 좋고 처음부터 죽 읽어도 좋은 책이다.

매우 생소한 신화를 만날 수 있었던 첫 챕터에서 가장 재밌게 읽은 신화는 아메리카 신화이다마야 문명의 면모를 살필 수 있는 신화로이야기 중에 훈 후나푸와 부쿱 후나푸의 죽음은 요즘의 층간소음에 따른 최초의 피해자로 느껴졌다그리고 소음의 원인이 공놀이라는 점에서 그 신화가 만들어지던 당시에도 유희로 공놀이를 즐겼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종교의 지위를 과학이 차지하고 만 요즘을 되짚어 볼 수 있는 종교와 정치 이야기도 재미있다세계를 바꾼 전쟁을 다루는 챕터에서 십자군 전쟁은 중세 유럽을 무너뜨리고 근대 유럽으로 가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유럽사에서 매우 중요한 전쟁이란 생각을 했다무함마드의 생애를 요약해서 설명한 후 수니파시아파 그리고 칼리프와 이맘에 대한 설명을 통해 이슬람을 알게 되는 이슬람의 역사물리적 거리는 가깝지만심리적 거리는 먼 나라 일본에 대해서 그들의 근간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볼 수 있는 일본의 정체성 등 주제별 다양하게 접근하여 역사를 살필 수 있기 때문에 읽는 동안 매우 흥미진진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여성 지도자를 다루는 챕터에서 락슈미바이라는 인물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이외에도 새롭게 알게 된 정보가 많아서 책 뒤표지에 쓰고 있는 넓고 얕은 세계사적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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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투가 고민이라면 유재석처럼 - 대한민국 누구에게나 호감받는 말기술
정재영 지음 / 센시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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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과 대화를 나눌 때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는 경청을 잘하고 말은 되도록 덜하며 듣기를 많이 하라는 말이 있다동서고금 말에 관한 다양한 격언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적 관계에서 말의 중요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볼 만하다.

말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하면발음이 정확하고 논리적으로 말하는 아나운서를 떠올리기도 하겠지만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말로써 대처를 잘하는 사람을 떠올리게 된다이 책에서는 그러한 사람의 대표주자로 유재석을 이야기한다제목에도 그 이름을 쓰는 만큼 책에서 다루고 있는 언어 기술의 대부분은 유재석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직접적으로 발화했던 내용을 중심으로 전개하고 있다그 외에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다양한 출연진이 상황에 따라 보여주었던 담화 상황을 소개하면서 예화를 통해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고급스럽게 말하는 기술을 다루고 있다.

책을 읽기 전에 표지를 보면서 제목만큼이나 유쾌하다고 생각했다책을 읽으면서도 읽다가 웃다가를 반복했다그렇다고 가볍게만 읽히는 책도 아니다매우 세심하게 언어 기술을 다루고 있으며 각 챕터 안에서도 에 관한 많은 기술을 짚어내고 있어서 상당히 다양한 과 관련된 여러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언어와 관련된 많은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산만하다고 전혀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언어의 기술을 다루고자 이야기를 끌어오기 위해 제시하는 제재가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미디어 매체를 활용하고 있다는 공통점 때문이지 싶다.

이 책의 저자가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언어의 기술을 수식어로 풀어보면 이러하다고급스러운매료시키는행복하게 만드는활기 넘치는나를 빛나게 만드는상대의 마음을 여는유쾌하게 대화를 이끄는촌철살인처럼 상대방으로 하여금 잊을 수 없는 그러한 말의 기술이다누구나 이렇게 말을 한다면 아마도 인류애는 풍성하게 넘쳐날 듯하다하하.

물론 습관처럼 굳어진 말투를 바꾼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하지만 저자가 예화나 일화를 통해 비슷한 상황에 맞춰 어떻게 말을 주고받아야 하는지를 쉽게 쓰고 있으니 읽었다면 적용해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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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란사 - 조선의 독립운동가, 그녀를 기억하다
권비영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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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소설의 사전적 정의에 대해서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서는 실제의 역사적인 시대를 배경으로 특정의 실존 인물이나 역사적 사건을 재구성하는 소설이라고 말한다특정 인물과 실제 역사적 사건을 재구성하여 작가의 상상력으로 빚은 소설즉 역사로부터 빌려온 사실과 소설적 진실성을 지니는 허구를 접합하여 역사적 인간의 경험을 보편적 인간의 경험으로 전환하는 문학 양식을 말한다역사소설이 판타지소설이 되지 않으려면 소설에서 다루는 역사적 배경이 사건과의 긴밀한 연관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소설 속 특정 인물을 입체적으로 묘사하기 위해서 개성적인 성격을 입힌 후 작가가 쓰고자 하는 주제를 덧입혀 가는 과정에서 역사소설로써 시대적 배경과 시대적 소재를 적절히 사용한다면 그 시대를 되짚어 바라보는 독자에게 역사적 인물을 통해 보편적 감상을 이끌어낼 수 있을 터이다.

김란사(1872.09.01 ~ 1919.03.10.)는 일제 강점기에 독립운동가로서의 활동을 인정받아 정부에서 건국훈장 애족장(1995)을 추서한 인물이다생몰 연대를 보면 3.1 독립만세 운동 후 얼마 되지 않아 사망했음을 알 수 있다.

소설 속에서 다루고 있는 시대적 배경과 사건 중 하나인 3.1 독립만세 운동은 그것이 계기가 되어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상하이에 세워졌다는 역사적 사실을 견지하고 읽어야 한다이 소설에서 쓰고 있듯이 1909년에 이미 상해에 임시정부가 꾸려져 있음을 소설의 허구성으로 읽어내려면 말이다또한 이 소설에서는 1910년에 있을 한일합병도 1909년 시점에서 이미 지난 사건으로 쓰고 있어 당황했다화신백화점이 등장하기도 하는데 이 백화점은 1931년에 세워진 백화점이니 소설 속에서 1919년에 사망하는 김란사가 갈 수 있는 백화점일 수는 없지만 소설이라는 점에서 이 또한 조금 당황했지만 끝까지 읽었다.

시대적 배경과 소재가 작가의 의도에 의해 변경될 수 있다고 넉넉하게 생각하면서(이 소설이 역사적 인물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는 좀 아쉽지만이 소설을 읽었던 이유는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특정 인물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된 독립운동가 김란사의 나라 독립에 대한 열망과 그 가치관을 어떻게 묘사하고 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래이게 내(김란사)가 할 일이야전하(이강고종의 다섯째 아들의화군)께서 잠시라도 즐거우실 수 있다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어전하를 지키는 것이 나라를 되찾는 일이야.”(본문 249)

(김란사)는 그분(이강)을 위해 어떤 가시밭길도 갈 수 있으며그분을 위해 죽을 수도 있나니그분이 주인이 될 나라에서 기꺼이 한 알의 밀알이 될지니.(본문 327)

이 책은 334쪽에서 끝을 맺는다이 책 속에서 만난 하란사는 이강이 주인이 될 나라를 꿈꾸다 죽은 여인으로 그려진다대한제국 시기에 나라를 잃고, ‘이 주권인 공화정을 기반으로 활동했던 대한민국 임시정부책 속에서 만난 하란사는 그렇다면 그 임시정부에 독립자금을 보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 소설 속에는 짧은 분량으로 유관순과 기생 순이의 이야기가 나온다만세운동으로 고문을 당하고 옥사에 갇힌 그들에게 미국인 선교사가 필요한 것은 없는지 물어보는 말에 순이는 이렇게 답한다.

없습니다필요한 것은 대한 독립뿐입니다!”(본문 287)

짤막한 저 문장이 주는 울림은 깊다. 일제강점기 시대를 살아간 이름 모를 수많은 순이들의 대한 독립의 열망이 쌓이고 쌓여서 나라의 독립을 가져왔음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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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어떻게 전쟁을 기억하는가 - 에펠탑에서 콜로세움까지
이상미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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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여러 나라의 건축물과 그와 연관된 전쟁 그리고 전쟁 그 후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 흥미롭게 읽었다그중 제1, 2차 세계대전은 명칭에서처럼 많은 나라가 서로 엮여 치러진 전쟁이다 보니 본문에서 다루는 건축물과 관련하여 자주 다뤄진다그 외에도 나폴레옹의 전투스코틀랜드와 영국영국과 프랑스유대 로마 전쟁 등을 다루고 있다.

본문 중에서 나폴레옹의 문화재 약탈기(?)가 흥미롭다전쟁을 치르면서 약탈한 전리품의 양이 어마어마하다는 것보다그 나라의 주요 문화재를 약탈한 후에 루브르박물관에 소장했다는 내용보다 나의 흥미를 더 끌었던 것은 추후 그 약탈 문화재 중에서 80%를 되돌려주었다는데 되돌려 받은 나라들 중에 약소국은 많지 않다는 점이다루브르박물관 내에 이집트 전시관의 크기가 큰 이유가 그것이 아닐까란 생각을 했다.

여러 건축물 중 독일의 드레스덴 성모교회도 흥미를 끌었는데 그 이유는 재건을 위해 모아진 성금 때문이었다재건 비용이 1억 8000만 유로(한화 약 2,300억원)에 달하는 이 건물은 재건 비용 중 1억 1,500만 유로는 미국과 영국 등 20개국의 개인과 기업이 보낸 기부금이었다고 한다(154). 거기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드레스덴에 가장 많은 폭격을 가한 영국은 600만 파운드를 더 모금해서 주었다고 한다(155). 이 내용에 앞서 독일이 영국 런던을 폭격하여 포화에 휩싸였으며 그에 대한 보복처럼 드레스덴에 폭격을 했다고 적고 있다독일은 전범국가다그들이 일으킨 전쟁으로 많은 사람이 죽었다그리고 이후 그 나라에 피폭된 건축물을 다시 세워주기 위해 기부금을 모았는데 그 금액이 엄청나다그들의 생각을 그렇게 하나로 묶는 것 가운데 그들은 인류애를 말한다그렇다면 그들은 식민지에서 행한 일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이 책을 읽고 난 후 머릿속에 떠올린 건물이 있다서대문형무소 역사관몇 년 전에 초등생 아이를 데리고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갔었다가기 전에 아이와 함께 일제강점기 당시 우리의 상황에 관하여 책을 찾아보기도 하고 독립투사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으며 관련 사진을 미리 보기도 했지만 실제 아이와 함께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방문한 후에 그 지하 감옥을 들여다볼 때는 아이가 조금 무서워해서 아이는 아빠와 함께 위층 역사관 위주로 보게 했다아이가 무서워할 만큼 끔찍했던 고문 도구들과 도저히 다리를 뻗고 누울 수 없는 독방의 형태 등은 지금도 눈에 선하다그곳을 나오면 그 뜰에는 통곡의 미루나무가 있다당시 그 나무를 보면서 눈물이 났다말을 하지는 못하지만 그 나무가 수많은 독립투사들의 비명과 죽음을 목격했을 것을 생각하니 그 미루나무의 침묵이 더욱 비통하게 느껴졌다.

 

전쟁은 파괴와 창조라는 측면을 모두 가진 두 얼굴의 역사입니다그 파괴의 역사에서 굳건히 살아남은 건축물은 생존자로 마땅히 불려야 합니다.” / 책머리에, 5

 

이 책의 머리글에 쓰인 글이다저자는 건축물을 사람처럼 의인화하여 쓰고자 했는데 그 이유는 이 책이 전쟁과 맞닿은 건축물 관련 지식 전달용 책이 아니라 세월이 지난 후 지금도 의연하게 서 있는 그들(건축물)의 시선 속에 맺힌 전쟁의 모습을 기억하고 그 역사를 증언하는 전쟁의 증언자로 쓰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한다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이 그 시대의 아픔을 새기고 있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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