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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더스의 개 (문고판) ㅣ 네버엔딩스토리 42
위더 지음, 원유미 그림, 최지현 옮김 / 네버엔딩스토리 / 2012년 7월
평점 :
이 책은 어릴 적에 책이 아닌 만화를 통해 먼저 알게 되었다. 당시 TV만화로 상영되었는데 파트라슈의 모습이나 네로와 아로아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히 기억날 만큼 참 재미있게 (그리고 슬프게....) 봤던 만화이다. TV 만화에서는 등장인물 이름이 네로, 아로아여서 그 이름에 무척 익숙해진터라 이 책 완역본에 나오는 이름, 넬로와 알로아라는 이름이 처음엔 좀 어색했달까? 물론 책 속 이야기에 빠져드는데 걸림이 되지는 않지만 말이다.
넬로와 파트라슈는 이 세상에 완전히 홀로 남겨졌습니다.
둘은 형제보다도 더 끈끈한 정으로 뭉친 친구 사이였어요...... (중략)..... 둘은 살아온 시간으로 따지면 같은 나이였지만, 하나는 아직 어렸고 하나는 이미 꽤 늙었지요. 둘은 늘 함께 지냈어요. 둘 다 부모를 여의였고 가난했으며 한 사람의 손에 의지해 살았거든요. - 본문 7~8쪽
책은 이렇게 시작한다. 서로를 가엾게 여기는 마음으로 함께 자라면서 더없이 서로를 사랑하게 되었노라고 말이다. 한 사람의 손, 바로 넬로의 할아버지에 의해 살아가던 이 둘은, 이젠 병들고 나이들어서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는 할아버지 대신 우유 배달을 하게 되는데.........
3인칭 전지적 작가시점으로 쓰여지고 있는 이 책은, 넬로를 향한 파트라슈의 우정과 충직함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부분들이 눈에 띄는데, 넬로와 파트라슈의 힘들고 어려운 생활상 그리고 넬로의 유일한 친구 알로아와의 이야기, 넬로의 천재적인 예술성과 예술에 대한 열망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 속에 나오는 파트라슈만큼이나 이 책을 통해 회자되는 이가 있는데 바로 '루벤스'다. 주인공 넬로가 꼭 한번 보고 싶어 했던 그림,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 <십자가에 올려지는 그리스도>를 그린 화가 '루벤스'.......
<플랜더스의 개>는 개와 인간의 교감을 다룬 근대문학의 주요 작품이라는 타이틀 외에도 예술에 대한 열망을 다룬 책으로도 유명하지 싶다. 혹 네덜란드의 노트르담 성당을 보러가는 이들에겐~~~, 그 곳에서 만나게 되는 루벤스 그림을 본다면, 파트라슈와 넬로도 겹쳐 떠오르지 않을까란 생각도 해본다. 그만큼 넬로에겐 보고픈 열망과 간절함으로 인해 가슴 시리게 했던 그림이었으니까.......
"이 그림들을 못 보다니 너무 속상해, 파트라슈. 그것도 가난해서 돈이 없다는 이유로 말이야! .......(중략)...... 저 그림들을 볼 수만 있다면 난 죽어도 좋아." - 본문 42쪽
성당 안으로 들어는 갔지만 천으로 가리워져 있어 볼 수 없는 루벤스의 두 그림....... 넬로는 볼 수 없는 그림들이지만 그 앞에 서면 설수록 더욱 보고픈 열망이 쌓여만 가는데, 어느 겨울날 할아버지의 죽음으로 그나마 있던 돈을 모두 쓰게 되고~ 집에서도 쫓겨나와 갈 곳조차 없게되자 이 노트르담 성당을 찾게 된다.
그리고는 그 차가운 성당 바닥에서 파트라슈와 함께 배고픔과 추위로 얼어 죽는다.
줄거리를 꿰뚫고 있는 책이었는데도 이 책을 덮을 땐 코가 시큰거리고 눈이 빨개졌다.
태어나서 열다섯이라는 짧은 해를 살다 가는동안~, 고통스러운 가난과 외로움, 품고 있던 꿈이 좌절되는 불행, 이웃들의 차가운 시선들을 감당해야만 했던 넬로의 그 현실이 안타깝고 가슴아팠다. 그나마 독자로서도 위안이 되었던 것은, 죽기 전 그렇게 보고싶어 소망하던 그림을 잠시나마 볼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넬로에게있어서 그렇게 열망하고 간절히 보고싶었던 그림이었던만큼 더할나위 없이 큰 위로가 되었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