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민이의 왕따 탈출기

수민이의 왕따 탈출기 ㅣ 미래의 고전 29
문선이 지음 / 푸른책들 / 2012년 7월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에게 요즘 가장 큰 문제라 생각되는 '왕따'를 다루고 있는 책이다. '왕따'라는 단어조차 원래는 없었던 단어인데 아이들 사이에만 속어처럼 쓰이더니 이제는 많은 곳에서 '왕따'라는 단어를 사용할만큼 '왕따'문제가 크게 대두되었음이다. 매일매일의 뉴스기사에 자주 등장하는 기사가 '왕따'로 인한 자살이다보니, 이제는 어느 순간 우리아이가 '왕따'로 내몰릴까 싶어 전전긍긍하지 않을 수 없게 된 부모들에겐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가장 현명한 대처인지를 아이들에게 가르쳐줄 수 있는 왕따를 다루고 있는 책에 관심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일게다.

요즘 갈수록 왕따 피해 아이들 연령이 낮아진다고 한다. 며칠 전 기사에서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의 왕따문제도 심각하다는 기사를 읽었다. 더욱 문제 되는 것은 이들이 자라서 성인이 되어 사회에 진출했을 때도, 어린시절 혹은 학창시절에 겪었던 이 일이 어떤 영향을 주지 않을까란 생각이든다. 지금도 가끔 직장내 왕따 문제가 불거지기도 하는데, 우리아이들이 사회인이 되었을때는 그 문제가 더 심각해지는게 아닐까?

'그저 아이들이 어려서 그러려니, 어른이 되면 괜찮아지려니~' 와 같은 생각은, 이젠 접어야 하지 않을까?

책 속 주인공 수민이는 초등 4학년때 학급 왕따로 괴롭힘을 당한 아이다. 아빠의 일로 전학을 가게 되면서 초등 5학년을 다른 학교에서 보내게 된 수민이는, 이번 만큼은 왕따가 되지 않으려고 무던히 노력한다. 그래서 한마디로 '잘 나가는 아이'들과 어울리게 되고 그 아이들이 왕따시키는 대현이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면서도 대현이 편에 서서 어떠한 행동도 해주지 못하는 자신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다, 대현이가 정신과 치료를 받게 되고, 그 일로 담임 선생님이 학급에 왕따 사실이 있음을 알게 되면서~ 수민이는 자신이 참 비겁했음을 알게 된다. 뿐만 아니라 담임선생님의 바른 지도를 통해서 대현이가 괴롭힘을 당할 때 지켜만 보던 반 전체 아이들 모두 방관자로서 그치는게 아니라 제 2의 가해자였음을 깨닫게 된다.

선생님의 가르침 중에서 역지사지로 생각해서 친구의 행동으로 인해 내가 창피하거나 죽고 싶다면 장난이더라도 그런 장난은 하지 말아야 함을 아이들에게 직접 몸으로 설명하는 부분이 크게 와닿았다.

장난이라는 말은 당하는 사람도 똑같이 재밌다고 느껴질 때 하는 말이다. - 본문 121쪽

......세상은 악당에 의해 파괴되는게 아니라, 악당을 보고도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는 이들에 의해 파괴된다....... - 본문 122쪽

실제 왕따를 당하지 않은 아이라 하더라도, 이러한 독서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왕따'의 피폐함을 느낄 수 있다면 실제상황 속에서 올바른 대처를 하지 않을까란 생각도 들고, 혹 '왕따'의 위치에 있는 아이들에겐 어떻게 해야하는지, 그리고 가해 학생들에겐 또다른 경고를 해줄 수 있지 않을까?

특히 <수민이의 왕따 탈출기>는 '왕따' 피해자 입장에서만 그려진 책이 아니라, 가해자와 피해자 그리고 방관자의 입장을 잘 묘사해 놓은 책이다보니, 우리아이들 누구라도 읽고서 올바른 처신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참 좋겠단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