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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와 오르세의 명화 산책 - 보티첼리에서 마티스까지 두 미술관의 소장 명화로 보는 서양미술 이야기
김영숙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6월
평점 :
세계에서 한 해 방문자수가 가장 많은 박물관은 어디일까? 또 세계 최대 규모의 소장품을 가지고 있는 박물관은? 바로 루브르박물관이다. 한 때는 그 박물관을 가지고 있는 프랑스사람들이 참 많이 부러웠다. 원하기만 하면 그 박물관을 쉽게 갈 수 있을테고, 자신이 보고 싶은 작품 앞에서 한없이 시간을 보내도 될테니 말이다.^^
하지만 프랑스를 여행 목적으로 방문하는 사람들에겐 그게 쉽지 않으니 사전에 어떻게 봐야할지 어떤걸 봐야할지 미리 계획을 세우는 것이 현명할 만큼 방대한 예술품이 전시되어 있는 박물관이다.
회화를 중심으로 루브르를 관람할 예정이라면, 드농관 2층에서 시작하여 리슐리외관 3층, 그리고 쉴리관 3층의 순으로 감상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 이탈리아 르네상스에서 마니에리스모, 바로크, 로코코와 스페인 미술, 그리고 플랑드르를 비롯한 알프스 이북지역의 미술, 프랑스의 르네상스 시기 미술에서 19세기 초엽까지의 작품을 접할 수 있다. - <루브르에 들어서며> 중에서
'명화산책'이라는 제목 답게 유명한 회화 작품들의 소개가 꼼꼼히 적혀 있는 이 책은 이렇게 루브르박물관의 관람 동선 또한 알려주고 있어 유익하다. 본문 또한 이와 같은 관람 동선에 맞춰 드농관에서부터 시작하여 리슐리외관, 그리고 쉴리관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어, 혹 루브르박물관을 직접 가보려는 사람들에게 매우 알찬 안내서 역활을 하지 않을까 싶다.
부제를 보자. '보티첼리에서 마티스까지 두 미술관의 소장 명화로 보는 서양미술 이야기'이다. 유명한 회화 예술품에 대한 '명화 읽어주기'로만 본문을 채우지 않고 서양미술사 또한 한 눈에 그 흐름을 붙잡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는 점에서도 참 흡족스러운 책이다.
본문 시작은 초기 르네상스의 설명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중세 신 중심 사회에서 인간 중심의 르네상스 회화를 알리는 첫 화가로 '조토 디 본도네'를 다룬다. 화가의 생애 또한 작품과 함께 다루고 있으며 루브르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조토의 작품 중 일부를 사진을 실어 설명하면서 조토가 추구했던 표현기법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와 같은 구성으로 하여 본문 전체가 쓰여져 있는데, 인상주의 화가와 후기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들이 많이 소장되어 있는 오르세 미술관까지 이어진다. 물론 커다랗게 2장으로 '루브르 박물관'과 '오르세 미술관'으로 나눠서 설명하고 있지만 루브르 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는 회화 예술품의 끝자락이 낭만주의 들라크루아로 맺으면서 자연스럽게 그 다음 사조들의 작품들이 대거 소장되어 있는 오르세 미술관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고 해야겠다.
앵그르와 들라크루아의 대결은 19세기 프랑스 미술계가 진보냐, 보수냐를 두고 갈라섰을 당시 가장 많이 인용되는 화가들이다. 오르세도 이 화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 '루브르의 명화산책' 중 본문 185쪽
오르세 미술관으로 넘어가보자.
미술관 입구에 비치된 팸플릿은 꽤나 유용하다. 각 전시실의 지도가 선명하게 잘 나타나 있고 상단에 적힌 화가의 이름 옆에 전시실 번호를 적어 놓아서 팸플릿 한 장이면 원하는 화가의 작품을 어디로 가야 볼 수 있는지 분명하게 찾을 수 있다. - <오르세에 들어가며> 중에서
본문은 인상주의 이전 시대 사실주의 쿠르베와 밀레, 바르비종파, 마네까지의 작품에 이어 인상주의 회화와 후기 인상주의 작품들을 다루고 있다. 오르세 미술관하면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이 먼저 떠오를만큼 인상주의 화풍을 좋아하는 관람객들에겐 이곳을 빠뜨려선 안될 미술관이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에서 오르세미술관전이 열렸을 당시~ 전시되었던 작품들도 책 속에나마 다시 만나 볼 수 있어서 더욱 흥미진진하게 읽지 않았나 싶은데, 본문에서 소개하는 마지막 화가가 마티스라는 것과 현대미술의 메카라 할 수 있는 퐁피두센터와 연결되면서 끝을 맺고 있어~ 퐁피두 센터에 관한 이 책과 비슷한 흐름을 구성한 책과 만나고픈 욕심이 일게 만들기도 한다.
전체 319쪽 분량의 그리 적지 않은 두께를 가진 책이지만 사조별 그리고 화가별 작품과 화가의 생애와 기법에 대한 설명글이 꼼꼼하게 쓰여 있어서 무척 재미있게 읽힌다. 또하나 지역에 따라 또는 시대상황에 따라 왜 기존 미술사조가 사그라들고 새로운 사조가 등장했는지를 자세히 다루고 있는 점도 흥미롭다.
덧붙여 꼭 루브르 박물관과 오르세 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소장품이 아니더라도 작품을 소개하는데 독자로 하여금 이해를 도울 수 있다면 다른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소장된 작품들의 사진도 함께 실려있어 서로서로 비교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는 점도 흡족하다.
비록 한 권의 책을 통해서 루브르박물관과 오르세미술관을 훑었지만, 책을 덮고나면 서양회화의 전체적인 흐름과 각 사조별 표현 기법, 각 대표 화가들의 작품들이 머리속에 또렷이 남을 수 있도록 쓰여져있는 해박하고 흥미로운 글들로 인해 참 즐겁게 읽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