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의 인생론 메이트북스 클래식 11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선미 옮김 / 메이트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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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이면서 전기 작가로 유명한 슈테판 츠바이크는 톨스토이만큼 역사와 문명의 악을 의식한 사람은 없다고 평했다톨스토이의 사상을 츠바이크의 한 문장에서 발견할 수 있는데, ‘역사와 문명의 악을 의식하면서 살아간 톨스토이는 자신의 생애를 자세하게 기록한 작가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이 책은 우선 톨스토이 <인생론>의 완역서는 아니다출판편집부에서 이 책 작품 해제에 밝혀 놓았듯이 <인생론>에서 140편의 내용을 골라서 편역한 선집이다그러다보니 책의 볼륨도 꽤 적다전체 190여 쪽 정도이며 본문 중간에 삽입되어 있는 사진을 포함하고 있으니 곱씹어 읽는 시간을 갖는다 해도 그리 길지 않은 시간에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제껏 톨스토이 작품은 에세이가 아닌 소설을 통해 만나왔는데앞서 쓴 츠바이크의 평이 아니더라도 톨스토이의 사상은 그의 작품 속에서 면면히 인식되어오던 터였고 대문호라는 칭호를 톨스토이라는 이름에 앞세워 달아두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작가이기에아직 읽어보지 못했던 톨스토이의 <인생론>에 대한 기대치가 꽤 높았다고 해야겠다그러다보니 톨스토이 <인생론>에서 가려 뽑아 편역했다는 작품 해제의 글이 아니였다면 조금은 실망했을 책이기도 하다또한 글을 번역하는 데 있어서도 조금은 바꿔 번역하지 않았나란 생각도 든다.

 

<인생론>을 쓴 목적을 톨스토이는 지은이의 말에서 폭넓은 독자들이 다양한 작가들의 위대하고 지적인 유산에 좀 더 쉽게 다가가고날마다 읽으면서 최고의 생각과 감정을 가질 수 있도록 하려는 것에 있다고 쓰고 있다그러기 위해서 어떤 경우에는 자신이 인용한 작가들의 사상을 자신의 문체로 바꾸어 표현하였음을 밝히고 있다.

이 책에 선별되어 수록된 글은 유명한 저자들의 사상과 작품 속에 실린 글도 있지만 저자명이 없는 글도 꽤 많다. ‘지은이의 말을 통해 보면 이러한 글들은 톨스토이의 생각을 다듬어 담아 놓은 글이라 할 수 있는데그 중에서 사상에 대한 톨스토이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글이 매우 인상적이었다사상은 당신의 마음속에서 생기는 질문에 답할 때만 당신의 인생을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할 수 있다다른 누군가로부터 빌려와 당신의 머리와 기억으로 받아들인 사상은 당신의 삶에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때로는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기도 한다.” (본문 76)

사상에 대한 이러한 톨스토이의 생각은 이 책 <인생론>를 펴내는 데 있어서도 크게 작용하여 콜리지칸트루소 등의 글을 원문 그대로 실지 않고 자신의 사고의 틀을 거쳐 좀 더 톨스토이화된 문장으로 써 놓았으리라.

 

  

짤막한 글 모음 중에서, 어느 한 글은 그 문장 속 행간이 주는 울림이 깊어 뜻을 헤아리며 많은 생각을 퍼올리기도 했고, 어느 한 글은 내 생각과 달라 비판적으로 읽기도 했다.

글과 함께 실린 흑백 사진은 이 책을 읽을 때의 분위기를 어느 한 편으로는 감성적으로 만들어 준다글과 부합하는 흑백 사진 한 컷이 글맛까지 살려주었다 하겠다하지만 제목이 주는 인생론의 묵직함을골라 실은 140편의 글 속에서 얻기엔 조금 부족한 느낌이 들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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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거로 전공하자
김승환 외 지음 / 렛츠북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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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거로 전공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대단히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을 만났다. 이 책은 이제 식품분야에서 식품전문가를 꿈꾸는 학생들에겐 필독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책의 구성에서부터 촘촘히 엮어 간 내용까지 어느 하나 그냥 쪽수를 차지하고 있는 부분이 없을 만큼 알찬 정보가 가득이다. 놀라운 것은 이토록 심열을 기울여 만든 이 책이 자발적으로 모인 현직자 멘토와 대학생 멘티가 세세한 부분까지 하나의 프로젝트로 진행해서 출판한 책이라는 것이다. 현실적인 방향을 제시할 수밖에 없는 실제 식품분야에서의 전문가와 식품분야 전문가가 되고자하는 학생들의 이야기들을 담아 놓아 충실한 가치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고등학생들에게 이 책은 식품전문가가 되려면 왜 화학과 물리를 그리고 생물까지도 공부를 잘 해야 하는지 알게 해준다. 또한 학생들이 어떤 대외활동(학술조사, 멘토링, 세미나, 공장견학 등)을 준비하면 좋은지를 세세히 알려주고, 식품 관련해서 읽어두면 좋은 추천도서 목록도 만날 수 있다.

대표적인 식품관련학과인 식품공학과 식품영양학에 대해서도 자세히 소개하고 있어서 각 학과를 통해 졸업 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 제대로 짚을 수 있게 해준다. 무엇보다 대학생 꿀팁실무자 꿀팁이 있어 생생한 정보를 얻은 느낌이다. 내용 중 흥미로운 것은 식품공학의 영역인데, 식품원료의 재배, 생산, 유통 뿐 만아니라 소비자가 식품을 섭취할 때의 감정과 섭취 후에 나타나는 현상을 연구하는 것까지도 식품공학의 영역이라 한다. 매우 광범위한 범위의 공부를 해야 하는 식품관련 학과란 생각을 했다.

 

7챕터 스펙UP!’은 학생들이 욕심내 볼 만한 스펙들을 다룬다. 다양한 공모전 관련해서, 자격증 관련해서, 전시회나 박람회 관련해서, 인턴에 도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등 아주 꼼꼼하게 짚어준다. 현직자와 선배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정말 실제적인 느낌이다.

몇몇 챕터에 별첨으로 구성된 내용들은 매우 실질적 조언들과 유용한 정보들이 많아서 알차다. 돈이 인생의 목표라면 식품학과 진학을 신중히 생각해보라는 글도 그렇고, 대학교의 이름보다 개인의 역량이 더 중요하게 작용되는 것이 요즘의 대학이라는 글도 그렇고, 기업 현장실습 체험기도 진솔해서 흥미롭다.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보와 함께 현실적으로 자신의 방향을 제대로 잡을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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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으로 조선왕조실록을 읽다 - 조선의 왕들, 주역으로 앞날을 경계하다 더 생각 인문학 시리즈 13
박영규 지음 / 씽크스마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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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의 기본 경전인 사서삼경(四書三經중에서 삼경에는 <시경>, <서경>, <역경>이 있다. 이중에서 <역경>의 본래 명칭은 ()’ 또는 주나라 때의 경서라 하여 주역(周易)’이었다이 책은 삼경 중 <주역(역경)>을 중심 제재로 풀어 쓴 책으로이 책을 통해서 처음으로 <주역>에 대해서 접하게 되었다

()’이라는 뜻이 바뀐다’ 혹은 변한다이므로 변화에 관한 책이다서양에서 주역을 ‘Book of Change(변화에 관한 책)’로 번역(서론, 5)하여 소개하고 있다고 한다

<주역>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보니 주역의 원리에 따른 여덟 가지의 기호와 64가지의 괘에 대하여서도 쓰고 있다. 흔히 사용하지는 않지만 가끔 일상생활에서 어떤 상황이나 현상에 빗대어 사용하던 말들이 주역에서 나온 말들도 있어 흥미롭다. 

 

이 책이 내게 흥미를 끌었던 점은 주역의 원리보다는 <주역>과 관련된 <조선왕조실록>에 실린 에피소드라 하겠다유교를 통치이념으로 삼았던 조선에서는 사서삼경의 내용을 가지고 임금과 신하가 함께 토론하는 경연(經筵)’을 중요시 했다경연에는 삼경 중 하나인 <주역>으로도 강론을 했을 터이고 그러한 강론이 <조선왕조실록>에 실려 있는 것을 발췌하여 왕들의 치세를 살펴 볼 수 있을 듯했다.

 

자신의 이름으로 된 유일한 저서를 남긴 정조의 이야기점괘를 자주 보았다는 이순신의 이야기..선 두루 통달했던 김만중의 이야기환국정치의 달인이라 불리우는 숙종의 이야기세조에게 라고 취중 실언을 한 정인지 이야기조선의 제2대 왕인 정종이 세종에게서 왕으로 인정되지 않았다는 것과 숙종 때 와서야 묘호를 받게 되었다는 이야기주역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중용이라고 보았다는 광해군 이야기주역 강해 실력이 뛰어났다는 세종 이야기 등이 흥미롭게 읽혔다

일화의 근거를 대부분 한국사 연구의 기본 자료가 되는 <조선왕조실록>에서 끄집어내어 설명하고 있다 보니, ‘실록의 중요성과 다시 한 번 귀중한 역사 기록물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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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풀한 교과서 세계문학 토론 - 세계사를 배우며 읽는 세계고전문학! 특서 청소년 인문교양 9
남숙경.박다솜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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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과 감정을 언어로 표현한 예술작품을 문학이라고 한다특히 그러한 문학작품 중에서도 고전(古典)은 문학적 가치가 높고 시대를 초월하여 끊임없이 사람들에게 질적 가치를 인정받은 작품을 말하는데이러한 고전문학은 독자의 연령상황경험 등에 따라서 그 작품 해석이 달라지기도 한다고전문학 읽기를 통해 작품 이해와 감상의 폭을 넓히고 사고의 깊이를 얻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배경지식이다작가와 작품 관련하여 그 배경지식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서 작품 이해와 감상에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독자가 가지고 있는 삶의 연륜에 따라서도 그러하다그렇기 때문에 시대를 초월하여 영향력을 꾸준히 발휘하는 것이 고전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고전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세계문학이다저자는 16세기부터 20세기까지의 문학작품 중에서 선별해 실었는데·고등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들 중에서 골라 실제 학습 현장에서 적용하기에 좋은 작품들임을 알게 해준다문학 갈래로는 희곡과 소설을 다루고 있다작품의 주제를 살펴보니 저자가 주제 선정에도 심려를 기울였단 생각을 했다토론도서에 선정된 열 편 모두 독자가 문제의식을 가지고 접근해 볼만한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는 작품들이었다.



이 책은 토론을 목적으로 쓰인 책이다디베이트 토론으로 학생들이 진행하기에 좋은 구성을 갖추고 있으며 교수용으로도 좋을 듯하다해당 작품에 대하여 학생들이 무엇을 배경지식으로 갖춰야 작품 감상과 이해에 좋은 지 알려줄 수 있고토론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여러 가지 활동 지침을 해줄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작품이 출간된 당시 연대를 기준으로 50~100년 앞뒤로 세계사와 한국사를 훑어 볼 수 있는 시대사 연표가 실려 있고 작가의 전기적 생애작품 경향평가 등을 살펴 볼 수 있다작품의 시대적 사회적 배경을 알 수 있도록 관련 지식정보를 수록해 놓았으며작품 출간 당시와 관련된 주요 인물들도 요약하여 수록해 놓고 있어서 이해를 높인다.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해 등장인물의 성격과 인물 간 갈등 구조를 도표화 하여 한 눈에 살펴 볼 수 있어 좋다·반 쟁점을 마인드맵으로 표현한 것도 좋다.

 

저자가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 중에서 선별하다 보니 그랬을 수도 있겠지만 영국과 미국 작가가 대부분이고 프랑스체코노르웨이 작가가 한 명씩이라는 점에서는 조금 아쉽다동양의 고전작품이 한 권도 없다는 점도 그러하다책의 내용 측면에서는 여러 모로 흡족하다보니 동양 고전문학을 포함한 2편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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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적 고전 살롱 : 가족 기담 - 인간의 본성을 뒤집고 비틀고 꿰뚫는
유광수 지음 / 유영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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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배운 것들은 다 올바른데 어디서 이런 불온한 이야기들만 모아놨느냐고 핀잔을 할지도 모르겠다(7).’ 이 글은 들어가며에 적힌 저자의 말이다

문학그것도 학교에서 교과서를 통해 배우는 문학은 가치를 중시한다문장이 정제되고 아름다운 표현으로 쓰였는지의 여부만이 아니라 내용이 문학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아닌지를 판단하여 학교(··교과서에 실리고 아이들에게 가르치기 때문이다특히 고전으로 분류되는 고전문학은 끊임없는 영향력을 발휘하는 작품으로 그 가치가 인정받아 반복적으로 실린다

전문(全文)을 읽지 못했더라도 내용을 익히 알고 있는 고전소설은 그 소설의 등장인물이 전형성을 획득하여 관용적으로 쓰이기도 한다하지만 <문제적 고전 살롱>을 읽고 난 지금은 그 전형성이 흔들렸다.


모골(毛骨)이 송연(悚然)하다라는 관용 표현이 있다모골(毛骨), 즉 털과 뼈가 주뼛 곤두설 정도로 끔찍하거나 두려운 일을 당할 때 쓰는 표현이다이 책을 읽고 한 마디로 평을 하라면 딱 저 말이 떠오른다익히 알고 있던 고전소설을 모아서 독자가 이제껏 무심히 흘려버렸던 것들을 저자가 끄집어내어 논하는데그 소설 기저에 흐르고 있는 모골 송연한 내용을 모아 놓은 듯한 책이다말 그대로 이건 몰랐지?’ 혹은 알고자 파헤치다가 보면 마음이 불편해질까 봐 그냥 표면에 드러난 것만 보려고 했지?’라며 꼬집는 책 같기도 하다그래서 소제목이 인간의 본성을 뒤집고 비틀고 꿰뚫는이라고 명명했구나 싶다


인간의 비틀린 본성추악한 내면을 옛이야기라는 허울로 감싸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 온고전 속에 담긴 이러한 아비투스에 현재를 살아가는 나는 얼마나 저항할 수 있을까저자는 독자가 고전(古典)의 아비투스로만 인식하는 것을 저해(沮害)한다그 뒤집고 비틀어 파헤쳐 마주 보게 된 인간 본성을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의 실제 사건이나 상황으로 끄집어낸다그리고는 독자에게 지금도 여전하지똑같지?’라고 말한다그래서 참담함을 주는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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