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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공부 다시, 학교 - 지식은 어떻게 나의 것이 되는가
EBS 다큐프라임 <다시, 학교> 제작진 지음 / EBS BOOKS / 2020년 12월
평점 :
EBS 다큐프라임 교육 대기획 <다시, 학교>가 방영되었을 당시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제작되었는지 대략 알고는 있었지만 시청하지는 못했더랬다. 그 프로그램이 끝난 후, 학교 현장에 어느 정도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나름대로 관심을 두고 있던 차에 이 책이 출간되어 큰 기대를 하고 읽게 되었다. 기대한 만큼 읽는 동안 여러 가지 생각거리를 안겨 주었다.
이 책은 10부작으로 진행된 그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하여 내용을 좀 더 보완해서 담았다고 한다. 내용을 보면 크게 2부로 나눠 1부는 공부(학습)에 대한 학생들의 입장을, 2부는 수업과 학교에 대한 교사의 고민을 담고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현 교육정책의 방향성과 그 방향성에 따른 문제점으로서의 학습에 대해서, 수업 설계와 수업 경영에 대해서, 학교라는 공간에 대해서 살펴볼 수 있어 좋았다.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 만큼 그 해결책을 나름 제시하고는 있지만, 현행 학교 현장과 교육정책의 갭 차이가 있어 쉽지 않아 보인다.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지금과 같은 기형적인 입시 제도를 바꾸는 것이겠지만, 큰 틀을 당장 변화시키기는 힘든 노릇이다(본문 122쪽).”
그렇다고 해서 공교육을 담당하는 학교에서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문제점을 제대로 알고 대처하며, 어떤 방법으로든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수업 현장을 마련하여 ‘공부’의 즐거움과 문제해결력으로서의 ‘학습’을 끌어내는 노력은 필요하기에 이 책이 쓰였다고 본다.
본문 내용 중에 교사들의 목소리와 학생들의 목소리를 담은 페이지들이 제법 되는데, 현장의 생생함으로 읽히다 보니 그 문제점이나 선호 반응이 더 잘 느껴졌다.
수학 영역 관련하여 핀란드와 비교한 내용은 매우 흥미로웠다. 현행 수능에서 수학은 90분 안에 30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이는 한 문제당 3분 미만이여야 전체 풀이가 가능하다. 유형별로 암기해서 어떤 문제는 몇 초 만에 풀어야 하니, 어떤 아이들에게 수학은 공포의 대상이 되고, 이는 ‘수포자’를 만드는 큰 이유가 된다고 지적한 부분에서 정말 공감했다. 이렇게 문제점을 잘 알면서 왜 제도는 바뀌지 못하나 싶어 참으로 안타까웠다.
학습경험의 질에 대해서 다루며 학생들을 위한 수업 경영과 그 방향성에 대하여 쓴 글도 좋았다. 교사가 가지고 있는 교육 가치관과 수업의 방향성을 미리 아이들에게 알려주어서 ‘관계와 질서’ 속에서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는 수업으로, 단편적인 수업이 아닌 학교 밖 세상과의 연결로도 이어질 수 있는 긴 안목으로 설계된 수업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더욱더 하게 되었다.
다양한 수업이 존재하지만, 그 궁극의 목적은 우리 아이들의 건전한 행복과 성장에 있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