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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빵 ㅣ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2
백희나 글.사진 / 한솔수북 / 200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로 자리를 잡은 <구름빵>, 처음 이 책을 우리아이가 만났을 때가 4살이였다. 지금도 이 책을 볼 때면 그림에 감탄을 하지만, 그 땐 입이 절로 벌어졌더랬다. 2005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작가의 책 답지 않는가!!^^ 이 책은, 그림을 그리지 않고 실제 배경이 되는 소품들과 세트를 만들고 사진을 찍은 작품이란다. 그림 속 빛과 그림자는 그래서 얼마나 자연스러운지!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보여주기 시작하면서부터 나도 모르게 그림책에 푹 빠져 산다. 특히 <구름빵>처럼 그림과 글이 어우러져 보는 맛, 읽는 맛이 일품인 책들을 만나면 그야말로 감탄이 절로 나오게 된다. 유아들은 엄마가 책을 읽어줄 때 대부분 그림을 쳐다 본다. 귀로 들으면서 그림을 이해하기때문에 각각의 페이지마다 내용과 그림이 서로 잘 어우러져야만 한다. 특히 그 책을 읽는 연령대가 낮을수록 더하다. 어휘력이 높지 않으니 글을 모두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림은 이해할 수 있듯이, 그림을 보면서 어휘력이 발달되기도 하니 말이다.
이 책은 소품과 인물, 배경 세트까지 만들어 찍은 그림의 독창성 말고도 매 페이지마다 그림을 배치하는 공간 구성 또한 톡톡~ 기발함이 튀어오른다. 분할 구성을 하기도 하고, 각각의 그림 사이즈가 다른 그림을 구성하기도 하는 등등 참말 흥미롭게 담아 놓았다.
그럼, 그림만 이쁘고 멋진 책일까? 물론, 그렇지 않다. 상상력이 퐁퐁 솟아나는 내용은 또 얼마나 따뜻한지...^^
(엄마가 계시는 주방과 아이들이 있는 방... 빛과 그림자를 제대로 살렸다.)
비 내리는 아침, 비 오는 날은 어둑어둑하기 때문에 평상시보다 늦잠자기 쉬운데, 비가 또록또록 창문에서 구르는 소리에 아이가 깼나보다. 우리아이도 비가오면 장화신고 우산쓰고 비옷 입고 나가고 싶어하는데.... 똑, 이 아이들과 같은 마음일게다.^^
동생까지 깨워 노란 비옷을 입고 아이들은 밖으로 나간다.
(비가 내리는 하늘 느낌이 그대로 전해진다. 그리고, 그림 배치... 참 멋지지 않는가!^^)
한참 동안 비오는 하늘을 쳐다보던 아이들은 나뭇가지에 걸린 작은 구름을 발견하고는 집으로 가져온다.
(구름빵 요리~^^. 순서에 따라 만드는 과정을 담은 6분할 컷...진짜 요리를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보기에도 무척 가벼워 보이는 구름을 들고 온 아이들... 그 구름을 엄마에게 갖다 주는데...햐야~~엄마는 그 구름을 반죽하여 빵을 만들어 낸다. 어떻게 빵을 만들 생각을 했을까~! 이 책을 본 후엔 구름을 보면 구름빵을 만들어 달라기도 했다. 만드는 방법이 자세히 나와 있으니 쉽게 만들 수 있겠다 싶었나보다. 그리고 자신도 둥둥 날고 싶어하고...^^
(왼쪽 페이지에 오븐만이 오려 놓은듯 자리잡고, 오른쪽 식탁을 향해 날아가는 구름빵이라니...아! 감탄이 절로^^)
비오는 날은 아이들에겐 재미를 안겨줄 수도 있지만 어른들은 아니다. 길도 막히고 불편하고... 이 책 속에 아이들 아빠도 비 오는 날이라 회사에 늦을까봐 아침도 거르고 출근을 하신다. 아빠가 출근한 후... 드디어 오븐에서 맛있게 익은 구름빵들이 두.둥.실. 떠올라 식탁에 앉은 아이들에게로 날아간다. 그 구름빵을 먹은 아이들과 엄마... 몸이 둥실 둥실 떠오른다.
(지금 비가 내리는 듯 느껴지는 하늘.. 자동차 헤드라이트와 신호등 불빛이 그 느낌을 더해준다.)
아이들은 아침 식사를 하지 못하고 출근하신 아빠가 걱정이 된다. 봉지에 구름빵 하나를 넣고서 창문을 통해 둥실 둥실 날아가~ 버스에 타고 계신 아빠를 찾아, 구름빵을 건넨다.
콩나물 시루 같은 버스에 타고 있던 아빠... 특히 비 오는 날엔 길도 막히고, 축축하고, 여간해선 기분이 좋을리 없다. 직장 다닐 적에 가끔 꽉 막힌 도로에서 버스 안에 있다보면 창문 열고 시원한 하늘 위로 날아가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더랬는데..^^
아이들이 건네 준 구름빵을 먹고 아빠도 두.둥.실 날아오른다. 아! 탁~트인 하늘~ 시원한 느낌!!^^
회사에도 늦지 않아 다행이고, 아이들이 빵도 가져와서 식사까지 할 수 있었으니... 그야말로 날아갈듯 행복한 아침이다.
(두 아이들과 옷, 빵, 지붕, 우산, 비옷, 안테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볼수록 조밀조밀 꼼꼼하게 만든 소품에 감탄이 절로~)
집으로 돌아오는 길, 비는 그치고... 아이들은 날아다녀서 다시 배가 고파지자 자신의 집 지붕 위에 내려앉아 구름빵을 하나씩 또 먹는다. 하늘은 이제 흰 구름이 많아지고 맑아진 느낌이 그득하다.
왜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스테디셀러가 될 수 밖에 없는지... 아이들의 선택이였음이 확실하다. 의인화된 귀여운 고양이 아이들, 하늘을 둥둥 날아다닐 수 있다는 상상, 그리고 따뜻한 가족 사랑이 느껴지는 그림책이다. 그리고, 아마도 그림도 큰 몫을 했을게다.
사질적인듯 느껴지고 혹은 그림인듯 느껴지는 그림들이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모양들이 바뀌면서 춤을 추듯 느껴지지 않는가!! 크고 작고 나뉘고 하나 되었다 다시 흩어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