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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대장이 된 훈장님 ㅣ 옛이야기는 내친구 4
장수명 글, 한병호 그림 / 한림출판사 / 2008년 5월
평점 :
옛부터 전해 내려오는 우리네 이야기에서 자주 등장하는 도깨비들, 때로는 무섭게, 때로는 우스꽝스럽게, 때로는 어리숙하게 그려지는 도깨비들이다. 옛이야기 그림책에서 자주 만나는 한병호님의 그림들은 친근함을 더해주는데, 이 책에서는 어떤 도깨비들을 만날 수 있을까?
전래이야기들 중 많은 이야기를 알고 있는 우리아이는 <도깨비 대장이 된 훈장님>이야기는 이 책을 통해 처음 듣게 되었다. 이 이야기는 제주도에서 전해 내려오는 전래이야기로, 제주도 한동리의 ‘부 훈장님과 도깨비 이야기’.를 새롭게 다시 쓴 옛이야기라 한다. 만나기 어려웠던 제주도 옛이야기를 접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표지를 보니, 덩치가 아주 커다란 파란 도깨비의 어깨 위에 처억~ 허니 올라탄 훈장님의 모습이 여유만만이다.^^ 도깨비 뿔까지 잡고서 말이다. 제목처럼 도깨비 대장이 된 훈장님, 어떡해 했길래 무시무시한 도깨비의 대장이 되었을까?

이 곳은 제주도 한동리 마을. 부씨 성을 가진 훈장님은 한학과 도술에 능통하다는데... 동네아이들은 한학을 배우러 훈장님을 찾아온다. 그림에 쓰여진 글씨까지 꼭 읽어야 하는 우리아이는 하늘 천 따지 검을 현 누를 황! 이 글자도 읽어달라한다. 가락이 살아있는, 글자가 출렁이듯 쓰여있다보니 절로 노래처럼 읽게 되어 그렇게 읽었더니, 옆에서 듣던 우리아이가 왜 그렇게 읽느냐 한다. 옛날엔 책을 리듬을 살려 읽었다고... 그냥 외우는것보단 노래로 하면 쉽게 외울수 있듯이, 리듬을 살려서 읽으면 더 잘 외워지지 않겠느냐며 옛날 아이들이나 요즘 아이들이나 같다 했더니, 따라해보며 재밌어 한다.^^
옛이야기 책을 읽다보면 당시의 생활상 등을 자연스럽게 얘기 할 수 있어 참 좋은것 같다.

어느 날, 다른 마을 아이들을 가르치고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쏟아지는 비를 피하려다 도깨비 뿌야를 만난다. 훈장님도 놀라고 어린 도깨비 뿌야도 놀라고......^^
한지에 농담이 다른 색들로 번지듯 그려 놓은 그림들은 보는 맛이 은근하다.
뚝 뚝 떨어지는 비, 그 비를 피하는 호랑이 표정도 재밌다.

생각지도 못한 도깨비를 만나, 훈장님은 놀라 넘어지고 말았지만, '호랑이에게 잡혀가도 정신만 바짝 차리면 된다'는 말을 생각하고는, 정신을 추스린 후 도깨비 뿌야에게 된통 호통을 친다.
"이런, 버르장머리 없는 도깨비 노옴! 어디 어른을 빤히 보는 게냐!"
호통만 치는 걸로는 모자라서 곰방대로 뿌야의 머리까지 딱 때린 훈장님.
도깨비와 훈장님이 맞닥뜨린 그림을 보니 도깨비 보다 훈장님이 더 무섭다.하하. 검버섯까지 거뭇거뭇 핀 얼굴하며, 표정까지 생생하다.

훈장님한테 머리를 맞은 뿌야가 아파서 소리를 지르자 그 소리를 듣고 뿌야 아빠와 다른 도깨비들이 몰려 온다. 뿌야 머리에 혹이 빨갛게 솟아오른 모습...그 모습을 보았으니 도깨비 아빠의 마음이 어쨌을까~ 코에서 하얀 콧김이 씩씩 나오는데... 콧김 하나는 흰색, 콧김 하나는 주황색~^^ 구름처럼 뭉게 뭉게 그려졌다고 울 아들, 재밌다한다.
도깨비들은 이제 훈장님을 혼내주려고 이제나 저제나 그 곳에서, 숨어 기다리는데... 어느 날 그 곳을 지나가던 훈장님이 도깨비가 숨어있음을 짐작하고는 얼른 나무구멍 속으로 몸을 숨긴다. 훈장을 혼내줄 수 있겠다 싶었던 도깨비들... 갑자기 사라진 훈장 모습에 한숨만 푹푹. 그리고 장난기가 발동한 훈장은 이번엔 곰방대로 뿌야 아빠도깨비 머리를 힘껏 때리고, 도술을 부려 새가 되어 날아가자, 어리둥절해진 도깨비들은 누가 도술을 잘 부리는지 내기를 하자 한다.
내기 좋아한다는 도깨비들...^^ 여기서도 내기를 먼저 건다.
그리하여, 도깨비와 내기를 하게 된 훈장님. 내기에서 지면 서로 졸병이 되기로 했는데......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긴 아빠 도깨비~ 먼저 공격에 나서는데...도깨비 방망이를 휘둘러 훈장님 볼에 처억 혹을 만들어 놓는다. 그럼 이제 훈장님은 응수를 어떻게 할까?^^

훈장님, 볼에 붙은 혹주머니를 떼어내서 도깨비에게 던졌더니 그 혹에서 누런 똥물이 주르륵 쏟아진다. 구린 냄새 가득 몸에 벤 아빠도깨비... 이젠 정말이지 화가 단단히 나서, 도깨비 방망이를 휘두르며 훈장님에게 달려드는데... 도깨비들을 꼼짝 못하게 만든 훈장님의 변신 한방..^^
이제 훈장님께 꼼짝 못하게 된 도깨비들은 모두 훈장님의 졸병이 될 수 밖에~^^

무릎 꿇어 싹싹 빌고, 벌벌 떨면서 이젠 훈장님을 무서워하게 된 도깨비들은, 훈장님이 먼길 가면 업어주고, 어두운 길 가면 대낮처럼 밝혀 주고, '훈장님은 도깨비 대장'이라는 노래까지 만들어 불렀단다.^^
앞서 무시무시한 모습으로 그려진 도깨비들이 이제 훈장님 눈치를 잔뜩 보는 모습이다. 호랑이도 마찬가지...하하
그리고 마을에 어려운 일이 생길때면 도깨비 대장 훈장님이 도와주게되니, 마을사람들도 훈장님을 도깨비 훈장님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덩치가 커다란 도깨비들... 초록 도깨비, 파랑 도깨비들, 코는 붉으죽죽하고 눈은 희번떡 하고 털도 부숭부숭하고 머리에 뿔도 두개 달렸다. 아무리 겁없다 하더라도 보면 무서워 벌벌 떨릴만할텐데, 지혜를 짜내어 내기에 이긴 훈장님^^. 역시 살아가는데 지혜만한 큰 힘은 없는 듯하다.
구린내 나는 똥물 뒤집어 쓴 도깨비 그림에 깔깔거리고 웃으며, 흥미진진하게 도깨비와 훈장님의 내기 한 판을 본 우리 아이들... 큰 무서움이 닥치더라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지혜로써 위기를 호기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제주도 부씨 성을 가진 훈장님 이야기를 통해 배울 수 있어 또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