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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꽃밭 만들러 가요 ㅣ 사계절 그림책
송언 글, 한지희 그림 / 사계절 / 1999년 2월
평점 :
아파트를 나서면 겨우내 가지만 냈던 화단들이 아우성입니다. 아직 춥다 느껴지던 지난달에 맨 먼저 산수유가 노랗게 꽃을 피워내더니, 햇볕 가득한 이 달엔 철쭉 화단에 철쭉의 붉은 봉오리들이 삐쭉삐쭉 얼굴을 내밀고 있고, 며칠 전만 해도 분홍 봉오리만 달렸던 벚꽃나무가 활짝 피어 꽃비 되어 떨어지고 있네요. 학원을 왔다갔다하는 우리아이는 그 화단을 보고도 무심히 지나칩니다. 하지만 집에서 키우는 화분들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특히, 작년 가을에 심었던 동백씨가 올봄에 싹이 틔우자 관심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자주 들여다 보고 노래도 불러줍니다. 어느 책에서 읽었다며, 노래를 불러주면 잘자란다면서 말이지요.
<아빠, 꽃밭 만들러가요>를 읽고는, 우리아이는 화분에 심는 것보다 우리집 주변에도 공터가 있어서 새봄이네처럼 아빠랑 꽃밭을 만들 수 있다면 참 좋겠다합니다.^^
~* 책 속으로...
새봄이네가 새로 이사를 간 집 앞에는 작은 공터가 있습니다. 그 공터는 버려진 쓰레기때문에 공터라기 보다는 쓰레기장처럼 보입니다. 어느 날 새봄이와 동생 우람이가 그 공터에서 놀다가 지렁이를 봅니다. 지렁이가 사는 땅은 기름진 땅이라며 뭐라도 심으면 잘자랄것 같다는 엄마 말씀에 새봄이는 꽃씨를 심어 꽃밭을 만들자~합니다.
엄마의 말씀에 꽃밭을 만들고 싶어한 새봄이의 생각이 참 이쁩니다. 꽃집에서 꽃씨를 샀을 때의 새봄이의 마음도 느껴집니다. 우리아이도 처음으로 꽃씨를 샀을 때 그 봉투만 들고서도 무척 좋아했는데, 아마 새봄이도 그랬을것 같습니다.^^
아빠와 함께 꽃밭 만들러 가는 날, 아빠는 공터에 버려진 쓰레기들부터 치우기 시작합니다. 공터에 오면 바로 꽃씨를 심을 줄 알았던 새봄이와 우람이는 아빠에게 쓰레기 그만 치우고 꽃씨 심자 조릅니다. 아빠는 예쁜 꽃들이 살 곳이니 깨끗이 치우고 심어야 한다고 말해줍니다. 아빠의 말을 듣고 새봄이와 우람이도 힘을 내어 쓰레기를 치웁니다. 그런데 쓰레기를 다 치웠는데도 꽃씨를 심지 않고 호미로 흙을 부수는 아빠를 보니 이제 새봄이는 조바심이 납니다.
"새봄아, 이 흙을 한번 만져 봐라. 딱딱하게 굳어 있지? 흙을 곱게 부숴 주고 큰 돌멩이들을 골라 내야 꽃씨가 숨을 쉬고 싹도 틔울 수 있는 거야."
새봄이 아빠의 말씀을 읽고, 텃밭이나 꽃밭을 가꾸어 본 적이 없어 잘몰랐던 우리아이도 씨앗이 자랄 수 있는 좋은 토양의 상태를 알게 되었네요. 그리고 꽃씨가 숨을 쉬는 흙의 중요성도 알려 줄 수 있어 좋았습니다.
공터를 깨끗하게 치우고 딱딱해진 흙도 호미로 엎어서 부슬부슬 숨 쉬기 좋은 땅으로 만든 후에 이제 꽃씨를 심을 차례! 새봄이 아빠는 꽃밭에 꽃씨도 그냥 마구잡이로 심는게 아니라고 알려줍니다. 햇볕을 골고루 받을 수 있도록 꽃의 키에 따라 심는 위치도 달리 심어야 한다고 말이지요. 또, 꽃씨들도 서로 모양과 색깔이 다르고 크기도 다르다는 것을 알려 줍니다.
우리아이는 우람이가 총알처럼 보여서 갖고 놀고 싶어했던 분꽃씨를 다시한번 보고 싶답니다. 작년엔가 한번 보았는데,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 나지 않는다면서, 우람이가 총알처럼 생겼다고 하니까 더욱 궁금한 모양입니다. 분꽃이 피면 피리를 만들어 불 수도 있다는 새봄이 아빠의 말 때문에 우리아이랑 꼭 분꽃씨 심어보자 약속했네요.^^
이제 새봄이와 우람이는 꽃씨를 심고나서 열심히 물을 줍니다. 그리고 매일 매일 들여다보며 얼른 싹이 트길 바랍니다. 드디어 싹이 돋자, 새봄이는 벌써 공터가 꽃으로 가득한 꽃밭이 된 꿈을 꿉니다. 베시시 웃으며 잠을 자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새봄이 아빠는 말합니다.
"너희들이야말로 가장 예쁘고 소중한 두 송이 꽃이란다."라구요.
마지막 이 글을 읽고나면, 꼭 우리아이에게도 그렇게 말하게 됩니다. 엄마 아빠에게 가장 예쁘고 소중한 꽃이라고... 네가 있어 행복하다고 말이죠.^^
새봄이와 우람이도 딱 우리아이들 모습이고, 동네 풍경도 우리 동네 모습이라 더욱 정겹습니다. 예쁘고 사랑스런 그림이 참말 많은 책인데 그 중, 꽃씨들도 물을 먹어야한다는 것을, 어쩜 이렇게 그려 놓았는지....^^
새봄이랑 같이 물을 먹고 있는 씨앗. 아무리 작은 씨앗이라도 우리들과 똑같이 물을 먹어야 하는... 살아 있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재미있으면서 쉽게 알려줄 수 있는 참 멋진 그림이네요.



꽃씨를 심어 놓은 뒤, 이제나 저제나 싹이 나오길 기다리는 새봄이와 우람이의 모습을 그려놓은 그림들. 동백씨앗 심어놓고 왜 안나오냐며 심통을 부린 우리아이의 모습과 새봄이와 우람이의 모습이 어쩜 이리 닮았는지~^^. 직접 씨를 심고, 물을 주고, 또 싹이 트길 기다리며 지켜보는 마음... 그런 시간들이기에 싹이 텄을 때 기쁨은 무척 큽니다. 그리고 자라나는 모습을 보며 더욱 더 소중함을 느끼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며칠 전, 화분 하나에 가득 심었던 동백씨가 대부분 싹이 터오자 아빠와 함께 분갈이를 했습니다. 

아빠랑 동백떡잎 하나 하나 조심히 꺼내어 새로운 화분에 세 개씩 옮겨 심으면서, 씨앗에서 한가닥 기다란 뿌리가 달리고 떡잎이 달린 모습을 살펴보고 관찰일지도 적어보았습니다. 자신의 손으로 직접 심은 씨앗에서 움터져 나온 자그마한 잎을 보니 더욱 소중하고 정다웠을것 같아요.^^

이 책은, 씨앗 심기 좋은 흙의 상태, 씨앗을 심는 과정, 씨앗이 싹을 틔우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배울 수 있어 지식그림책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가슴이 따뜻해지는 책으로, 우리아이들에게 작은 씨앗 하나라도 소중히 바라볼 수 있는 예쁜 마음을 심어 주는 책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사랑을 주고 받는, 함께 기뻐하고 함께 나누는,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네요.^^
가을이 되었습니다. 새봄이네 꽃밭에 꽃이 한가득 피어있네요. 키 큰 해바라기는 맨 뒤에 키 순서대로 뿌려 놓았으니 골고루 햇빛도 받아 잘 자랐습니다. 고추잠자리가 날아다니는 꽃밭, 쓰레기장처럼 지저분한 공터를 이렇게 예쁜 꽃밭으로 바꾸었으니, 자연의 소중함을 더욱 느꼈을 아이들... 분꽃 따다 피리를 부는 새봄이와 우람이 모습이 참 건강하고 예뻐보이듯, 우리아이들도 새봄이와 우람이처럼 그렇게 자연과 함께 자연 속에서 건강하고 예쁘게 자랐음 좋겠습니다.
이 책을 읽고나면 움찔움찔 꽃씨 하나 심어 보고 싶어집니다. 새봄이와 우람이가 느꼈던 그 기쁨과 감동을 이 책을 읽는 아이들 모두 느껴보면 참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