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서 잘 지내는지요. 저는 하루를 죽여가며 조금씩 죽는 날에 다가가고 있습니다. 그럭저럭 지내고 있습니다. 그럭저럭 지낸다는 말은 몹시 잘 지내지는 못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전에 비해서 불행하다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덜 불행하면 저는 괜찮다는 주의여서 그럭저럭 지내는 것에 불만은 없습니다만 내내 불안합니다. 늘 불안한데 어쩌다 불안하지 않으면 그것 때문에 또 불안합니다.


그대를 위해 용기라는 걸 한 번 써보려고 했는데 그만두겠습니다. 용기를 내려하면 할수록 형편없는 말들이 입술을 흔들고 밖으로 나오고 맙니다. 그렇습니다. 용기라는 건 태어날 때부터 요만큼이나 이만큼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지 없던 용기가 숨을 크게 들이쉬고 입술을 앙 다문다고 해서 나오지는 않습니다. 


저도 김승옥 소설가처럼 간단히 말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나조차도 알 수 없는 이 복잡하고 복잡한 이 마음을 제대로 말로 할 수 없는 것이 답답할 뿐입니다.


다정한 주홍빛의 언어들이 예능 프로그램처럼 죽 이어지면 얼마나 좋을까요. 우리가 다시 만날 수 있는 날이 올까요. 우리가 다시 만나게 되면 이병률의 시에서처럼 사랑이 많은 사람이 되어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커피가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커피를 한 잔씩 마십니다. 


사랑이 많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렇다고 여러 잔을 한꺼번에 마시는 것은 두렵습니다. 절망으로 넘치는 바다 같은 사람이 아니라 사랑으로 가득한 고요한 사람이고 싶습니다. 하지만 저는 별 볼 일 없는 어떤 누군가의 아무도 되지 못하는 그런 사람입니다. 그런 사랑입니다.


불행하지만 않으면 해 볼 만한 하루하루라 여겼지만 여기저기서 불행이 나타나서 가족처럼 저에게 붙습니다. 제게서 일어나는 불행은 정녕 내가 받는 고통에 대해서 무지했기에 나타나는 것이라는 말에 동감합니다. 저는 제 고통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그간 고통스러웠던 순간이 정녕 고통이었는지, 제대로 고통스러웠던 적이 있는지 의문입니다. 고통을 받아들이는 훈련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대로 된 고통, 그 고통을 감지하는 훈련이 되어야 고통에 수반된 불행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입니다. 정작 고통스럽지 않은 순간까지 고통으로 받아들여 불행을 느끼고 좌절하고 주저앉기를 수 없이 반복했습니다. 살아서 숨을 쉰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말입니다. 그동안에는.


또 편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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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사람들의 참을성을 무참히 깨버리고 짓밟아버린 영화

고통을 당하는 장면 그 자체가 고문인 영화

맨탈이라고 하는 것이 정말 유리 같다는 것을 느끼는 영화

그냥 주인공을 고문 초반에 빨리 죽여줬으면 하는 영화

불쾌함으로 보는 이들의 정신, 그 위에 올라타겠다는 권력이 강한 영화

공포라기보다 추악하고 순수한 고통인 영화

인간이 만든 영화로 인간만이 볼 수 있지만 인간은 보지 말아야 할 영화

재미, 무섭다, 영악하다 같은 단어가 끼어들 수 없는 영화

영화에서 가장 소름 돋고 토할 것 같은 장면이 오손도손 식사를 하는 가족의 모습인 영화

볼 때마다 욕이 쏙 들어가 버리는 영화

괴로워서 치가 떨리는데 눈을 돌릴 수 없는 그런 영화

영화 ‘마터스, 천국을 보는 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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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 잘 지내는지요. 저는 하루를 죽여가며 조금씩 죽는 날에 다가가고 있습니다. 그럭저럭 지내고 있습니다. 그럭저럭 지낸다는 말은 몹시 잘 지내지는 못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전에 비해서 불행하다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덜 불행하면 저는 괜찮다는 주의여서 그럭저럭 지내는 것에 불만은 없습니다만 내내 불안합니다. 늘 불안한데 어쩌다 불안하지 않으면 그것 때문에 또 불안합니다.

그대를 위해 용기라는 걸 한 번 써보려고 했는데 그만두겠습니다. 용기를 내려하면 할수록 형편없는 말들이 입술을 흔들고 밖으로 나오고 맙니다. 그렇습니다. 용기라는 건 태어날 때부터 요만큼이나 이만큼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지 없던 용기가 숨을 크게 들이쉬고 입술을 앙 다문다고 해서 나오지는 않습니다. 저도 김승옥 소설가처럼 간단히 말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나조차도 알 수 없는 이 복잡하고 복잡한 이 마음을 제대로 말로 할 수 없는 것이 답답할 뿐입니다.

다정한 주홍빛의 언어들이 예능 프로그램처럼 죽 이어지면 얼마나 좋을까요. 우리가 다시 만날 수 있는 날이 올까요. 우리가 다시 만나게 되면 이병률의 시에서처럼 사랑이 많은 사람이 되어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커피가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커피를 한 잔씩 마십니다. 사랑이 많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렇다고 여러 잔을 한꺼번에 마시는 것은 두렵습니다. 절망으로 넘치는 바다 같은 사람이 아니라 사랑으로 가득한 고요한 사람이고 싶습니다. 하지만 저는 별 볼 일 없는 어떤 누군가의 아무도 되지 못하는 그런 사람입니다. 그런 사랑입니다.

불행하지만 않으면 해 볼 만한 하루하루라 여겼지만 여기저기서 불행이 나타나서 가족처럼 저에게 붙습니다. 제게서 일어나는 불행은 정녕 내가 받는 고통에 대해서 무지했기에 나타나는 것이라는 말에 동감합니다. 저는 제 고통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그간 고통스러웠던 순간이 정녕 고통이었는지, 제대로 고통스러웠던 적이 있는지 의문입니다.

고통을 받아들이는 훈련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대로 된 고통, 그 고통을 감지하는 훈련이 되어야 고통에 수반된 불행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입니다. 정작 고통스럽지 않은 순간까지 고통으로 받아들여 불행을 느끼고 좌절하고 주저앉기를 수 없이 반복했습니다. 살아서 숨을 쉰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말입니다. 그동안에는.

또 편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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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이 원작이긴 하지만 이 만화 같은 액션에, 이 만화 같은 대사에, 이 만화 같은 설정에, 이 만화 같은 유치함이 유치하지 않으면서 설정에 이해되고 대사가 쏙쏙 들어오면서 액션이 멋있다.

그놈의 성적, 초등학교 때부터 발버둥을 치고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도 꼴찌 아니면 그 언저리. 주인공은 자라서 악명 높은 유성 공고에서 스터디그룹을 만들어서 대학에 가는 게 목표다.

그러나 유성 공고의 아이들은 공부와는 담을 쌓고 교내에서 대 놓고 담배를 피우고 싸움으로 서열을 가린다. 거기에 말려드는 주인공. 주인공은 공부를 위해 어릴 때부터 운동으로 다진 몸.

주인공은 체격과 체력 그리고 싸움 실력이 신. 급. 주인공은 싸움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공부만 하고 싶지만 이 만화 같은 이야기는 주인공을 가만두지 않는다.

가민이는 스터디그룹 다섯 명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교내 싸움 상위들이 격투를 신청하기만 하고.

도저히 누가 학생이고 누가 선생님인지 액면으로는 알 수 없는 얼굴들과 학원물은 일본의 전유물이라는 규칙을 깨버리는 아주 유치한데 유치해서 너무 재미있다.

주인공 가민은 숨은 고수지만 성적은 꼴찌, 그러나 생활 전반의 모든 지식을 습득한, 공부 빼고는 다 아는 천재. 하지만 재미라고는 1도 찾아볼 수 없는 무매력의 매력덩어리.

저쪽의 외상 센터 히어로가 있다면 학원물의 생계 히어로 가민과 그의 스터디그룹이 펼치는 무협 발광액션물 스터디그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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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참 스컬리는 멀더에게 초자연적, 외계인은 믿지 못할 헛된 것이라 말하고 멀더는 스컬리에게 그럼 지금 캐는 사건에 대해서 과학적으로 말해 달라 한다.

92년에 발견된 21살 여성의 시체는 외상도 내상도 없이 자체온으로 죽어 발견되었다. 이상한 부분은 허리에 벌레에 물린 것 같은 사마귀 두 개가 났다는 것.

그 부분에서 유전자를 조사해 보니 인간의 몸에서 나올 수 없는 유전자가 발견되었다. 스컬리는 조금씩 멀더의 주장에 동화되면서 동화되지 않으려 하는데 폭우 속에서 두 사람이 그 지역을 지나가던 중 차의 시동이 꺼지고

내렸을 때 두 사람의 시계가 6분 빨라있는 것을 확인한다. 특정한 구간에서 시간을 도둑맞은 것이다. 그리고 숙소로 돌아와 스컬리는 자신의 허리에 그 모기에게 물린 것 같은 사마귀가 났다는 걸 알게 된다.

스컬리는 멀더와 사건을 파헤치면서 점점 지구에는 없는 물질을 발견하고 초자연적인 현상을 눈으로 보면서 엑스파일을 작성하고 조사한다.

엑스파일 시리즈가 재미있는 이유는 각본이다. 크리스 카터의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어서 그렇다. 그리고 늘 말하지만 휴대전화가 나오기 전이라 재미있다. 이야기를 더 극적으로 끌고 갈 수 있다.

미국정부는 국가를 위해 평생을 몸 바친 군인들, 전투기 조종사들이 직전을 수행하다가 뭔가를 보면 그 정보를 없애기 위해 뇌를 건드려 바보로 만들어 가정으로 돌려보내는 짓을 멀더는 캐려고 한다.

이는 분명 외계인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스컬리는 그건 그저 우연일 뿐이라며 멀더와 부딪치지만 이상한 현상들은 자꾸 일어나고 두 사람을 방해하는 정부 요원들이 나타난다.

멀더는 이 초자연적인 현상과 외계인에 대한 모든 것들을 정부는 알고 있는 무엇을 숨기려는지 파헤치려고 한다는 것이다. 배후에 거대한 어떤 무엇이 회가 거듭될수록 조금씩 두 사람을 조여온다.

스컬리와 멀더의 젊은 모습도 한몫한다. 멀더의 츤데레같은 모습이나 스컬리의 냉철함 속에서도 쏘아대는 푸른 눈동자의 빛이 아주 좋다.

시리즈를 잘 보면 외계인과 초자연현상 그리고 미국의 엑스파일에 대해서 말하지만 주위에서도 사람들이 갑자기 분노하거나 변하고 평소에 알던 모습에서 벗어나는 경우를 많이 보는데 넓게 보면 이런 현상이 전부 초자연 현상에 대입하면 딱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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