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재미있던데 왜 다들 재미없다고 하지. 좀 아쉬워서 그렇지 재미없지는 않다. 아쉬운 이유를 찾아보자면 그동안 무빙도 나왔고, 가족계획이나 조명가게 등 재미있는 시리즈가 많이 나와 버렸다.
무엇보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뭘 어떤 걸 만들어내도 현실의 이 시국을 따라오지 못한다.
오겜 2가 사람들에게 외면받는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시기를 잘못 잡았다고 하던데 보다 보니 무당도 나오고, 투표에서 한 투표로 갈리는 모습이나, 화장실에서 니가 선거 관리국이냐 같은 대사나, 이 시국을 어떻게 알고 잘 표현한 것 같기도 하고.
사람들이 자꾸 무당은 아무것도 하는 게 없는데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는데 무당이 그런 거다. 무당말을 맹신하고, 무당이 마치 뭔가를 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자체를 무너트리는 게 여기 무당이 하는 역할이다. 황동혁이 아주 잘 만든 캐릭터 같은데, 현실에서 무당 말 듣고 어찌 되는지 함 봐라 엉망진창도 이런 엉망진창이 어디 있냐고.
특히 성기훈이 마지막에 총 들고 중앙 컨트롤타워를 거의 점령하려다가 제압당하는 모습이 현실의 사태를 질질 끄는 윤도리에게 결국은 지는 모습이 떠올랐다.
내란 직후 한 달이 지났는데 윤의 지지율은 30%가 넘었고, 민주당과 국짐당 지지율 격차도 많이 줄었다. 윤도리가 모든 관료들을 일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에게 죽을 때까지 충성을 다 하는 사람으로 앉혀 놓으니 너무 쉽지 않다.
군인들 배식에 신경 쓰라고 하던 윤도리는 군인들 식비를 삭감했다. 입만 벌리면 거짓말인 윤도리가 바라는 대로 지금 가고 있는 것 같아서 불안이 좌심방 우심실을 마구 때린다.
성기훈이 바라는 대로 되지 않는다. 쉽지 않다. 변수가 여기저기서 터진다. 오겜 2를 보니 이 시국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았다.
사람들이 재미가 없다고 하는 지점은 아무래도 게임이 별로 나오지 않아서 그럴지도 모른다. 별로라고 하지만 어떻든 세계 1위를 찍었다.
나는 이병헌과 이정재가 한 화면에 나오는 게 너무 좋던데. 이 두 사람의 연기를 보는 건 즐거운 일이다. 유명한 배우들이 와장창 나오는 건 좋지만 어수선한 느낌이 든다.
그래도 시즌 3이 있고, 거기서는 게임이 더 적나라하게 나올 것이고, 인간에 대해서, 즉 내가 죽음을 택하는 게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죽여야 하는 기로에 서는 서늘한 장면도 나올 것 같다.
기억에 남는 캐릭터가 양동근 엄마와 성기훈 친구 정배다. 성기훈 친구는 우영우에서 동그라미 아빠 친구로 나와서 법정에서 배신했는데 이번 이정재 친구로 나오는데 왜 그런지 더 젊어 보이더라.
시기가 그래서 그런지, 아니면 내가 그래서 그런지 오겜 2를 보면서 내란 쿠데타를 저지른 천하의 죄인 윤도리를 탄핵해서 감방에 보낼 줄 알았는데, 12월 쉽지 않네. 고통스럽고 힘든 12월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