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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동훈의 그랜드투어 : 지중해 편 - 사람, 역사, 문명을 거닐고 사유하고 통찰하는 세계사 여행 ㅣ 송동훈의 그랜드투어
송동훈 지음 / 김영사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덥다. 무지 덥다. 문득 지중해는 어떨까 생각해 보지만 덥다기 보다는 오히려 시원할 것 같은 건 뭔 이유일까? 분명 더운 나라일진데.
난 바쁘다. 늘 바쁘다. 바쁘기 보다는 바쁜 척 하고 산다. 일 잘 하는 사람은 휴식도 잘해야 하는 법인데 아무래도 난 사수를 잘 못 만난듯하다. 그렇다고 갈아 치울 수도 없는 묘한 상태다. 이 나이에 직장을 다닐 수 도 안 다닐 수도 없은 애매한 시점에 있다. 마음은 다니기 싫지만 농땡이 부리며 다녀도 비자금이 한달에 얼마씩은 비축이 되고 남편몰래 쓴 카드대금도 별 무리없이 소화가 되는 입장이라 이래 저래 울며 겨자 먹기로 사무실에 출근 도장을 찍는다. 매일도 아니고 정시도 아니지만 이 핑게 저 핑게로 빼먹고 늦고 하지만 목숨줄은 붙여 놓고 다닌다. 오늘은 왠 사설이 많냐? 그건 아마 나의 소망이 너~무 크기 때문이지 싶다.
위의 사설덕에 난 늘 휴가를 꿈꾸며 휴식과 여행을 꿈꾸지만 정작 그 꿈은 잠을 자면서 밖에 이룰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언제부터인지 여행안내서와 여행에세이를 하나씩 사 보게 되었다. 정작 떠나지 못하는 마음을 이렇게 글과 사진으로 위로해보며 상상하고 나중을 기약하며 계획하기 위해서인것 같다. 정확한 원인과 확실한 결과는 절대 없지만 꾸준히 보고 읽는 것은 사실이다.

세계에서 제일 잘 사는 나라들은 별로 큰 관심이 없다. 아마 내가 금전적 여유가 없어서가 큰 이유겠지만 난 휴식과 여유로움을 즐기러 가고 싶기 때문일 것인듯 하다. 캄보디아, 베트남, 라오스 같은 세계에서 제일 못사는 나라부터 가보고 아름다운 나라, 그리스에가서 휴일을 즐기고 아테네에서 비너스도 만나보고 파리의 에펠탑앞에서 인증샷도 찍고 (여긴 좀 잘 살긴 하지만) 중국어 잘하는 멋지고 잘 생긴 아들 데리고 하이난에서 예쁜 아가씨들 사이에서 휴식도 즐기고 나도 아직 늙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기도 하다.
송동훈님의 그랜드투어는 세권째라고 안다. 내가 제일 먼저 지중해편을 잡은 것은 유럽보다는 지중해가 더 나의 감성을 끄는 뭔가가 있기 때문이다. 일단은 로마의 휴일이 있고 2002년 월드컵때 다음에 꼭 가봐야지 하고 찍어 뒀던 터키가 있으며 돈키호테와 피카소, 멋지고 쪼삣쪼삣한 성이 있는 곳이기에 투우는 잔인해서 싫지만 그래도 한번은 보고 싶은 것이기에 여행 경로에 넣고파 하게 되었다.
이 책은 어쩜 여행안내서나 여행 에세이가 아닌 교과서 같은 책이다. 너무도 잘 설명이 잘 딸려진 사진과 사진속의 역사까지 한권으로 다 알 수있게 만들어 준 책이다. 여행을 할 때는 그 나라나 그 지방의 지리도 중요하지만 역사나 문화도 조금은 알고 가면 여행의 맛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문명의 발상지라 일컬어 지는 도시와 마르코폴로의 동상을 보고 그의 삶도 생각해보는 여유를 가지는 여행이 될 것같아 벌써 설레이기 까지 한다. 역사적인 유적에 관한 사진으로 안내를 미리 보고 갈 수 있는 기회를 준 송동훈님의 견해가 너무 멋지다.

컴퓨터 바탕화면에나 나올 것 같은 멋진 사진과 내 고향같은 수평선 없는 바닷가 마을 사진이 너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