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를 말하다

근대를 말하다 - 이덕일 역사평설
이덕일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2년 6월

이덕일 그 이름만으로도 선택의 여지가 없다. 상고사와 구한말의 역사가 제일 많이 외곡된것 같아 가슴이 너무 아프다. 이번에는 근대를 제대로 풀이해 놓은 해설서 같은 느낌이라 조금더 쉽게 읽을 수 있을 듯 하다. 사실 재미로 읽을 수는 없는 책들이라 책을 폈다 덮었다 하면서 열을 받았다 식혔다 하면서 읽는 책들이다. 그중에 이덕일 님은 증거사료들이 엄청많이 실려있어서 이해가 더 잘 된다.

최근 드라마에서 현대의 의사가 조선시대로 뿅하고 날아간 사건이 있었다. 그 이야기 속의 고종황재는 아직 어린 서딩(서당)이지만 영특해 보였고 이하응역시 역사의 그것과 같은 삶을 살고있었다. 단지 만들어 낸 이야기에서 죽을 고비들을 넘기는 것을 보며 저때 진짜 역사속에서 이하응이 죽고 고종황재가 양자로 입양되어 궐로 들어가지 못했더라면 역사는 어떤 방향으로 바뀌었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하게되었다. 돌이 킬수 없는게 역사이지만 드라마 덕에 조금 다른 시각도 가지게 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번에는 이하응을 너무 현명하고 나라와 백성을 아끼는 인물로 묘사한 듯하다. 진실도 그러하겠지만......

고종황재는 여럿에게 발등을 찍혔다. 국제정세를 너무 모르다 보니 러일전쟁 후 미국에도 발등 찍히고, 사형선고받고 옥사에 있던 이승만을 영어 잘하는 것 하나만 믿고 미국으로 보냈다가 이승만에게도 발등찍혔다. 이승만을 여럿을 배신했다. 고종황재도 임시정부도 자기 잘난맛에 모두 배신한것 같다. 조금씩만 낮추고 뜻을 모았으면 현재 대한민국은 지도가 바뀌었을 것인데 안타까울 뿐이다.

우리나라 임시정부 청사가 있던 땅 조차도 관심을 안 가졌던 우리 정부가 좀 야속할 뿐이다. 지금이라도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면 그 역사적인 땅에 아파트나 빌라가 아닌 우리의 역사가 보존될 수 있지 않을까요? 외곡된 역사도 바로 잡아야 하고 역사적인 사료나 유적지도 지켜야 하는데 그런 일을 몇몇 사학자에게 맡겨두는 것 같아 국민으로서는 미안하고 나라가 약간은 원망스럽다.

이 책은 나라가 망해가는 증상들과 망국의 절망, 그리고 나라를 잃으면 어떤 형태의 정치, 경제, 문화 등의 상황이 되는지 특히 주도권을 잃은 정치권과 새로이 일어나는 정치권, 다시 일어 서고자 하는 자들의 이야기까지 우리 나라의 100년의 상황을 시간대별로 정확히 묘사해 놓았다. 근대사를 제대로 알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이 한권으로도 대략적인 한국의 근대사는 이해가 갈 듯하다. 누군가 고종황재를 실패한 정치인 이라고 표현 했지만, 난 그저 우리의 아버지가 시대와 자식들 그리고 외부의 압력등 너무나 힘든 삶을 살아 오신듯해 더 안타깝다. 이제라도 제대로 인식하고 좀더 과거를 알고 미래를 설개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