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의 시대 - 질(質)에서 격(格)으로
김진영 지음 / 영인미디어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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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서 병원까지 종횡무진 누비면서 울고 웃었던 경험 속에서 격 있는 서비스, 격이 넘치는 랑프스타일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우리는 사람들에게 신사가 되도록 가르친다. 그러한 가르침이 없다면 신사가 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는 말처럼 '격'을 이야기하다 보면 갖출 수 있고 기를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 '프롤로그' 중에서

 

 

어떻게 해야 '격'이 있을까?

 

저자 김진영 교수는 질을 넘어 격의 시대가 온다고 주장하는 '격() 닥터'다. 그는 정통 삼성맨 출신으로 1989년 삼성그룹 공채로 입사해 삼성중공업 기획실, 삼성 회장비서실 인력개발원, 삼성경제연구소 인력개발원, 삼성전자, 호텔신라 등에서 인사교육전략수립과 현장적용을 총괄한 HR전문가다.


그는 호텔신라 서비스 드림팀을 창단하여 호텔 품격서비스의 원형을 보여주었고, 차병원그룹 차움의 최고운영총괄(COO)을 맡아 의료 서비스 분야에도 품격 서비스를 도입하였으며, 신세계 조선호텔의 최고재무총괄(CFO) 겸 웨스틴조선호텔부산 총지배인을 역임하면서 품격 서비스 혁신을 현장 실천한 서비스 디자인 전문가이자 명강사다.


현재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교육학과 교수 겸 세브란스병원 창의센터장으로 근무하면서, 의과대학과 병원 교직원을 대상으로 환자경험(Patient Experience)을 통한 혁신과 품격 서비스를 주문하는 등 병원과 기업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고려대학교를 졸업하였고, 연세대학교에서 경영학석사, 경희대학교에서 국제경영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격이란 무엇인가

 

사람들은 품격이란 단어에서 '품'을 떼고 '격이 있는' 또는 '격조 있는' 등 여러 가지로 표현하기도 한다. 격이 무엇인지 정의하기 어려운 것은, 그 대상이 무엇이든 간에 여기에는 시간(나는 이를 단순한 시간이라 하지 않고 숙성 시간이라 표현한다), 감각(센스), 태도(자세) 그리고 때와 장소에 맞는 절제된 행위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격이 있다고 할 무엇인가의 대상은 다양하다. 그리고 사람, 행위, 모습, 사물, 건물, 태도 등 대상이 무엇이든 격이 있다고 말하는 판단 기준이 있다.

 

숙성 시간~ 그것에 대한 익숙함의 정도

태도~ 자신감

절제된 행위~ 공손이 지나치면 예의에 벗어난다

 

 

환자경험을 담당하다

 

호텔에서 병원으로 가야 하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아무도 해보지 않은 일, 그것 때문에 가슴이 뛴다는 것, 그리고 스스로에게 큰 공부가 될 것이라는 것 그것이면 족했다. 호텔에서 '서비스 경험'을 담당하는 사람은 많지만, 호텔에서 병원으로 옮겨 '환자경험(Patient Experience)'을 담당하는 사람은 아마도 대한민국 최초일 것이다. 그 얼마나 매력적인가?

 

 

의료 서비스의 격

 

병원에서의 격이란, 의료인의 격 아니면 병원 서비스의 격을 생각하겠지만, 나는 환자의 격에 이바지하는 병원의 노력이 바로 의료 서비스의 격이라 생각한다. 어느 환자의 작은 소망을 이루어 주기 위해 전 교직원이 모두 동원된 감동의 플래시몹이나 희귀병을 앓고 있는 한 환자를 살리기 위해 말없이 뒤를 봐준 이야기며, 환자와 보호자를 주인공으로 모시는 인간적 공간마련 등 이 모든 것이 의료 서비스의 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호텔업을 통해 격을 이해하다

 

일본의 '이와타'라는 회사는 '잠'에 대한 연구만 185년 이상 했다. 도쿄 긴자 매장과 교토에 본사가 있는 침구전문회사로, 다큐멘터리를 보고 알게 되어 출장길에 수면체험과 상담을 받아보았다. 호텔에서 '잠'을 팔려고 최고의 침구를 찾고 있었는데, 이와타의 침구를 알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최고의 침구로 꼽는데, 이토록 편안하고 단잠을 잘 수 있는 비결을 알고 싶다고 했다.


수차례 방문하면서 우연히 들은 비결은 이랬다. 그들도 침구 연구를 하며 약 100년쯤 지난 시점에서야 이불과 매트리스가 가진 '습도'가 비결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장마철이면 이 습도가 단 몇 퍼센트 달라지면서 눅눅하고 척척 감기는 불쾌감을 준다는 것이다. 최적의 습도가 쾌면의 비결인 셈이다.

 

 

가메다 병원

 

병원에서 환자식은 왜 맛이 없냐고 물으면 거의 비슷한 답이 돌아온다. "환자식은 원래 맛이 없어요. 저염식이거든요" 그런데 이 병원에서는 그리 생각하지 않는다. '환자는 원래 입맛이 없기 마련이다. 그래서 일반식보다 더 맛있게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생각을 담아 16가지의 메뉴가 식사 때마다 번갈아 가며 제공되고 있다. 이는 1954년 개원한 1000 병상 규모를 가진 가메다 종합병원의 실제 사례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국숫집, 오와리야

 

오와리야는 일반적인 소바집에 비해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550년 전통의 소바집으로 최고의 질과 맛을 보장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팔기 때문에 실제 이익은 매출의 몇 % 밖에 되지 않는다. 이렇게 작은 이윤으로도 550년이나 유지되는 것은 손님들에게 가격 부담을 주지 않는 대신, 많이 팔아서 작은 이윤을 남기는 박리다매(薄利多賣)의 경영철학 때문이다. 바로 이것이 550년 전통의 작지만 강한 오와리야의 격이다.

 

 

리더가 곧 회사의 격이다

 

200년 넘은 이탈리아 수제 아이스크림 회사도, 1300년이 된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일본의 어느 호텔도 모두 후계자를 포함한 리더들의 '자세'에 방점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오래되었다고 다 빈티지가 아니듯이, 100년이 넘었다고 다 품격기업은 아니다. 우러나는 격은 사람, 소프트웨어 그리고 건물에서 나오는데, 사람이 가장 우선이라 믿는다. 그래서 리더가 곧 회사의 격이 되는 것이다.

 

 

마음을 움직이는 격을 갖추어라

 

격을 갖춘다는 것은 다분히 복합적이고 종합적이다. 어느 한 가지만 콕 집어 말하기 어렵지만, 누구에게나 보이고 읽히는 것이 격이다. 시츠케가 그 속에 큰 깨달음을 내포하고 있듯이, 격 안에는 더 큰 깨달음이 있기에 한마디로 정의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격은 마음을 빼앗는다거나 마음을 판다거나 마음을 산다는 등 마음을 이끄는 뭔가가 있다는 것이다. 마음을 이끄는 그 무엇은 누구에게나 읽히고 누구에게나 보이는 법이다

 

 

우직할수록 격에 가까워진다

 

맡은 바 '직'에 충실하다는 것은 업무나 직무에 무게중심을 두는 말이 되지만, 직에 걸맞은 '업'에 충실하다는 것은 그 업에 대한 사명감이나 책임감, 소명의식 등에 비중을 두는 말이 된다. 어느 대기업 회장이 계열사 사장으로 발령을 받은 신임 사장에게 "사장이라 불리는 것에 연연하지 말고, 사장업을 잘 수행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깊이 고민하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비단 요리뿐만 아니라 무슨 직종이든 자신이 영위하는 업의 본질에 대해 오랫동안 성찰하고 꾸준히 실천하는 우직함이 함부로 할 수 없는 카리스마나 격을 만든다.

 

 

동방예의지국을 되찾자

 

본디 한반도는 '동방예의지국'으로 칭송받던 조용한 아침의 나라로 격이 넘치는 곳이었다. 해학과 비유가 넘치는 선비 문화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고귀한 격의 문화였다. 고도 성장을 겪으면서 자본과 배금의 논리가 인정받고 상대적으로 격은 뒷전이엇다. 그 결과로 지금과 같은 '격 없는 사회'가 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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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적의 길 - 축적의 시간 두 번째 이야기
이정동 지음 / 지식노마드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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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기술혁신'이라는 키워드에 몰두하는 연구자로서 나는 늘 이 타이거 마스크처럼 되는 것이 소망이다. 아이폰과 앱스토어라는 개념이 혜성처럼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이게 뭐지?'라는 느낌으로 어안이 벙벙한 채 놀라워 했고, 스티브 잡스는 평범한 사람들로서는 결코 넘볼 수 없는 다른 차원에 사는 창조적 인물로 간주되었다. 마치 상상도 못했던 참신하고 놀라운 마술을 눈앞에서 처음 보았을 때와 같은 반응이었다. 기술혁신 연구자인 나는 바로 이즈음에 홀연히 나타나서, 그 혁신이 천상계의 주술 덕분이 아니라 사실은 논리적으로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과정의 필연적 결과라는 점을 일러주고 싶다. 혁신의 비밀을 듣고 나면 누구라도, '아하, 그렇구나'라고 이해할 수 있게 되고, 한걸음 더 나아가 스티브 잡스와 같은 혁신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게 돕는 것이 소망이다. - '머리말' 중에서

 

 

시행착오를 축적하는 5가지 전략과 4개의 열쇠

 

책의 저자 이정동 교수는 산업공학과와 대학원협동과정 기술경영경제정책 전공 소속이며, 기술경영·기술정책 분야를 전공하고 있다. 한국생산성학회 회장(2011)을 역임하였고, 한국기업경영학회 회장(2017)을 맡고 있다. 크게 화제가 된 <축적의 시간>(2015)을 대표 집필하였다. 국제저널인 TECHNOVATIONEDITORIAL BOARD MEMBER로 활동하면서, ASIA-PACIFIC PRODUCTIVITY CONFERENCE (APPC) 2018 회의 개최를 주관하고 있다.

'효율성 분석이론', '공학기술과 정책' 등 전공서적과 번역서로 '진화경제이론'을 출간하였고, 2권의 영문 편집서를 포함하여 국내외 전문학술지에 100여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하는 등 기술경영, 기술정책 분야의 학문적 발전을 위해 다양하게 기여하고 있다. 한국 산업발전의 역사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고, 개발도상국의 산업발전을 위한 자문 활동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그는 한국의 경제가 고도성장을 시작하던 60년대 말에 태어나, 민족중흥이라는 한자의 의미도 모른 채 국민교육헌장을 달달 외우면서 초등학교를 다녔다. 국산품 애용을 장려하는 초스터를 그리고, '수출만이 살길이다'에 견줄 수 있는 기막힌 표어를 지어 내느라 머리를 쥐어짜면서 방학을 보냈다. 수출 100억 달러를 달성하던 때 우리 집이 부자가 된 것처럼 좋아했던 기억도 있다. 그때 이후로도 한국경제는 계속 성장했다.

 

73년 1차 오일쇼크, 79년 2차 오일쇼크, 8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예상치 못한 사태를 맞아 성장이 한두 해 후퇴한 적은 있었지만, 그때마다 보란 듯이 회복했고, 곧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발전을 거듭했다. 그래서 경기가 오래도록 침체상태에 빠져 있는 그림은 지난 50년간 경험해 본 적도, 우리 머릿속에서 그려본 적도 없다.

 

그러나, 지금은 어렵다. 얼마 전 방문했던 울산의 한 중소기업에사 만난, 말없이 그저 한숨만 쉬던 사장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대책 없이 무너져가는 지방의 경기 침체 상황은 정말 걱정스러울 정도다. 우리 산업과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신호는 단순히 통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글자 그대로 팩트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지금 정부는 이런 사실을 알고나 있는지 한숨만 나온다. 이 책은 한국산업이 가진 문제에 천착하여 그 해법을 내놓고 있다.

 

5가지 전략

 

1. 시행착오 경험을 담는 고수를 키워라

2. 스케일업 역량을 키워라

3. 시행착오를 뒷받침할 제조 현장을 키워라

4. 사회적 축적을 꾀하라

5. 중국의 경쟁력 비밀을 이해하고 이용하라

 

 

 

 

1단 엔진 분리 실패, 2단 엔진 점화 실패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로켓에 비유해서 생각해보면 현재 한국산업이 처한 현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인공위성이 지구 중력에 이끌려 다시 낙하하지 않으려면 충분한 높이의 궤도까지 로켓이 올라가야 한다. 그러나 하나의 엔진만으로는 충분한 고도와 속도를 얻을 수 없기 때문에 통상 1단 엔진 위에 2단 엔진을 얹은 2단 로켓을 사용한다. 즉 1단 엔진으로 중력이 강한 구간을 힘차게 돌파하고, 이후 어느 정도의 고도에서 2단 엔진을 가동해 원하는 고도와 속도에 도달하는 것이다.

 

로켓의 비유는 한국산업의 문제를 해석하고 처방을 얻기 위해 유용하고, 그래서 생각의 지도로 쓰기에 충분하다. 다음의 세 가지 비유적 질문이 핵심이다. 이것이 현재 한국산업이 처한 현실을 분석하면서 끝까지 견지해야 할 세 가지 핵심적인 질문이다.

'1단 엔진이 왜 잘 작동하였는가?'는 고도성장기의 성공적인 루틴이 무엇인가에 해당
'2단 엔진이 왜 점화가 잘 되지 않는가?'는 기술 선진국이 되는데 꼭 필요한 능력이 뭔지에 해당
'쓸모가 다한 1단 엔진을 왜 버리지 못하는가?'는 기술 선진국으로 전환이 어렵다는 것에 해당

 

 

시행착오의 경험이 가장 훌륭한 교과서

 

회사의 시스템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인천대교와 영종대교 설계 때 얻었던 시행착오의 경험이 무엇이었고, 그 이후에 어떻게 활용되었는지를 알고 싶어, 설계에 참여했던 사람을 만나볼 수 있겠느냐고 부탁을 했다. 담당자가 두 명의 사원을 소개해 주었는데, 언뜻 보더라도 할아버지인 것에도 놀랐지만, 회사 작업복을 입고 막 근무를 하다 온 상태라서 더 놀랐다. 두 사람의 입사연도가 각각 75년과 76년이니 설계로 경력을 쌓은 햇수만 40년이 넘는다. 공사 경과를 담은 백서를 각각 펴놓고, 두 교량을 설계할 때 겪었던 이런 저런 특이한 공학적인 도전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두 사람 모두 한국에서의 프로젝트에서 어려웠던 점으로 또렷이 기억하는 것은 특이하게도 설계기간을 포함한 전체 공기를 단축하는 일이었다. 여러 가지 질문을 하기는 했지만, 이미 두 사람이 회의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많은 의문들이 풀렸다. 창의적인 개념설계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역량은 매뉴얼이나 교과서, 시스템이 아니라 다른 모양으로 존재하고 있었다. 

글로벌화된 시대, 연결망의 시대, 구글링 하면 모든 것을 클릭 몇 번으로 알아낼 수 있는 시대인데도 불구하고, 특정한 물리적 위치에 창의적인 사람들이 더 모이는 역설이 나타나고 있다. 그 이유는 인터넷에서 정보가 많이 공유되면 될수록, 그런 형식지 형태의 지식은 가치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창의적인 시행착오의 경험은 암묵지로서 더욱 희소가치가 높아지게 된다. 바야흐로 거리가 소멸된다고 하는 인터넷 시대일수록 물리적 거리의 의미가 더 중요한 창의적 클러스터의 시대가 되는 것이다. 이 모든 이야기의 핵심은, 개념설계 역량은 결국 교과서가 아니라 사람에게 시행착오의 경험이라는 형태로 생채기처럼 체화된다는 것이다.  

 

 

시행착오의 '양量' 

픽사에서는 주기적으로 수백명에 이르는 감독들의 아이디어와 중간결과물을 평가하기 위한 회의가 곳곳에서 열린다. CEO와 콘텐츠, 기술 등 분야별 최고책임자와 많은 감독들이 함께 참여해서 건설적인 비판을 주고받는 회의다. 단지 말만 하고 끝나는 회의가 아니라, 수많은 프로젝트의 아이디어와 중간 단계 결과물의 생사가 결정되는 자리이기도 하다. 픽사는 1995년 '토이스토리Toy Story'부터 2016년 '도리를 찾아서Finding Dory'까지 17편의 장편 에니메이션을 발표했다.

 

16번 아카데미상을 받고, 7번의 골든글로브상, 11번의 그래미상을 수상했을 만큼, 한편 한편이 이 분야의 새로운 개념설계급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런 놀라운 성과의 이면에는 각 단계에서 죽어나간 수백 편의 미완성 작품이 있다. 매 작품마다 전설을 써온 픽사의 창의성은 사실 그 어떤 애니메이션 회사보다 많은 아이디어를 시도했다는 것에 그 비밀이 있다. 창의적인 것에서 시작한 것이 아니라 창의적인 것을 만날 때까지 많이 시도한 것이다.   

 

 

익숙한 것들을 의심하자 

지금 한국의 산업계는 전례 없는 미시감의 시대를 경험하고 있다. 기존에 하던 대로, 기민하게 선진국과 선진기업, 선진시장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벤치마킹하고 있다. 저성장 시대니 야근을 밥 먹듯이 하면서 더 열심히 대책을 마련하고, 성장 정체 현상의 돌파를 외치고 있는데, 두 다리는 점점 더 흐르는 모래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전에는 위기를 맞아서 조금 더 빨리 발을 움직이면 확실히 더 빨리 빠져나올 수 있었는데, 지금은 이상하게 더 열심히 달릴수록 더 깊이 가라앉는,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 상황 전개에 당황하고 있다.


게다가 4차 산업혁명처럼 경계를 허무는 융합적 기술혁신이 뿔끝에 횃불을 매단 소처럼 미친듯이 달려들고, 굼뜨고 낡은 화물차인 줄 알았던 중국이라는 거대한 트레일러가 최신 엔진으로 무장한 채 바로 뒤에서 길을 비키라고 빵빵거리고 있다. 그간 너무 익숙해져서 편안하기 그지없는 자세로 즐기고 있던 운전자가 갑자기 낯선 길과 처음 보는 풍경을 만나 화들짝 놀라 갈팡질팡하는 초보운전자처럼 땀을 흘리는 중이다.

 

뒷골이 서늘한 미시감은 어쩌면 우리를 일깨우는 신호일지 모른다. 이제까지 편안하게 느껴졌던 관행이 이제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고, 새로운 관행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축적의 길을 나서는 우리의 첫걸음은 우리를 눈부신 성공으로 이끈 바로 그 관행과 결별하는 쉽지 않은 일에서 시작된다.

 

 

4개의 열쇠

 

1. 고수의 시대

2. 스몰베팅 스케일업 전략

3. 위험공유 사회

4. 축적지향 리더십

 

 

진리는 상상의 문제다

 

한국의 현재 산업이야말로 독창적인 개념설계를 할 수 있는 진정한 기술 선진국이 될 수 있다는 상상과 희망을 간절히 필요로 한다. 그리고 우리 스스로 설정한 마음의 유리뚜껑을 걷어내고, 상호 뒷받침하면서 부딪치기로 작정하고 뛰어오을 수 있도록 우리 사회의 틀을 축적지향蓄積志向으로 바꾸어야 한다. 기술 선진국의 마인드로 전환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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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코다 이발소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로드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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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는 일본사회를 날카롭게 바라보고 그 문제점들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는 데 탁월하다. 기존의 일본 작품들이 팝콘같은 가벼움으로 한국 여성독자층을 파고 들었다면, 오쿠다 히데오는 이런 기존의 일본소설들과 달리 일본 사회의 모순들을 끄집어내어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문체로 풀어내고 있다. 독자들은 그의 유머스러운 글솜씨를 좋아하기에 부담없이 그의 조롱에 담겨 있는 잔혹한 현실에 공감한다. 오쿠다 히데오는 이런 독특함으로 현재 한국 소설 시장의 "일류 붐"을 선도하고 있다.

 

그는 1959년 일본 기후현 기후시에서 태어나 기후현립기잔고등학교를 졸업하였다. 잡지 편집자, 기획자, 구성작가, 카피라이터 등으로 활동하였으며 1997년 40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우람바나의 숲>(한국어판 서명 : 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으로 등단하였다.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일본 사회의 모순과 그 틈바구니 속에서 각자의 사정에 의해 상처받은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을 치유하는 내용들이 그의 소설의 중심을 이룬다. 

쉽고 간결한 문체로 인간을 유머러스하게 그려내면서도 부조리한 세상에서 좌충우돌하며 살아가는 등장인물들을 통해 독자들에게 잊고 있던 가치를 묻는 주제의식을 보이고 있는 그는 포스트 하루키 세대를 이끄는 선두주자이다. 히가시노 게이고, 미야베 미유키 등과 함께 본격문학과 대중문학의 경계를 자유롭게 오가는 일본의 크로스오버crossover 작가로 꼽힌다. 이 소설은 한때 탄광 도시로 번성했지만 산업의 침체와 함께 지금은 쇠락해버린 시골 마을 도마자와의 무코다 이발소를 배경으로, 무코다 이발소의 주인 야스히코 씨 주변에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을 그려냈다.

 

 

 

 

젊었을 적 도시의 광고 회사를 포기하고 이곳에서 가업을 이어받아 25년째 이발소를 운영 중인 53세 무코다 야스히코 씨. 한때 10여 곳에 이르렀던 이발소들은 모두 문을 닫고 이제 남은 곳은 딱 둘뿐. 인구 감소와 고령화 문제, 공동화 현상이 만연한 이곳은 하릴없이 쇠락해갈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스물셋의 맏아들 가즈마사가 갑자기 삿포로의 직장을 때려치우고 귀촌을 해서 이발소를 이어받겠다고 나선다.

쇠락한 탄광 마을 재건을 위한 공무원과 마을 청년단의 분투, 마을 축제 때 쓰러진 할아버지와 이웃들의 품앗이, 수줍은 시골 노총각의 털털한 중국인 신부맞이, 새 술집의 매력적인 마담과 동네 남자들의 신경전, 동네를 들썩이게 만든 영화 촬영과 범죄자 수배 소식까지. 눈으로 뒤덮인 마을은 조용한 가운데에도 사건이 끊이질 않는다.

 

 

무코다 이발소

 

'무코다 이발소'는 홋카이도 중앙부에 있는 도마자와 면에서 전쟁이 끝난 지 오래지 않은 1950년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옛날 이발소다. 주인인 야스히코는 쉰세 살의 평범한 이발사, 스물여덟 살에 아버지로부터 이발소를 물려받은 후로 사반세기에 걸쳐 부부 둘이 이발소를 꾸려오고 있다.

 
무코다 야스히코가 가업을 잇게 된 것은 아버지가 허리 디스크를 앓아 일할 수 없게 된 탓이었다. 삿포로에서 대학생활을 마친 야스히코는 역시 삿포로에서 광고 회사에 취직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는데, 집안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귀향을 결심했다. 장남이라 뒷짐만 지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이용학원을 다니면서 기술을 기초부터 배워 아버지 뒤를 잇게 되었다. 아버지는 3년 전에 여든 살의 나이로 세상을 하직했다.

 

 

조그만 술집

면사무소 뒤 옛날 영화관 옆 공터에 조그만 술집이 새로 문을 열었다. 인구가 점차 감소하고 있는 도마자와에서 신규로 가게가 생기는 경우는 매우 드문 일이다. 개업자는 마흔 두살의 여인 미하시 사나에였다. 전혀 외지인이 아니라 미하시 집안의 딸이었다. 야스히코보다는 열 살쯤 아래이고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도시로 나가 삿포로에 취직했다고 알려져 있다.

 

들리는 말로는 그녀는 삿포로에서 결혼했다가 바로 이혼하고 줄곧 혼자 살았다고 한다. 미하시 집안의 가장이 죽고난 후 부인 혼자 살고 있기에 아마도 그래서 고향으로 돌아온 듯했다. 하지만 초자가 술집을 개업하기란 어려운 일, 삿포로에서도 물장사를 했을거로 짐작이 간다. 나중에 확인한 결과, 그녀는 이혼 후 10년 정도 도쿄에 살면서 클럽 호스티스로 일했고, 이후 클럽 선배를 따라 삿포로에서 술집 일을 도왔다고 한다.

 

"사정이 있어 보이던 걸. 안 그러면 왜 돌아오겠어요. 이런 곳에. 여태 외지 생활을 했는데 부모 보살핀다는 이유로 돌아오진 않지"    

 

야스히코는 아내 교코의 지적에 무릎을 쳤다. 듣고 보니 그렇다. 이런 촌 동네에 묻히기에는 아까운 미색이다. 여자 나이 마흔둘, 미묘한 나이지만 50대인 야스히코 눈에는 한창 무르익은 때다.


"당신, 사나에에 대해서 무슨 소리 들은 거 있어?"
"아니, 못 들었는데. 남 일인데 괜히 파고들지 않는 게 좋아요"


좁은 동네이기에 더욱이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야스히코도 동네 사람들의 인간관계에 대해 가슴에 묻고 있는 것이 몇 가지나 있다. 그날 밤, 사나에가 꿈에 나타났다. 아내 얘기를 들어서 그런지, 사나에가 꿈속에서 빚보증을 서줄 수 없겠느냐고 부탁하면서 몸으로 밀고 들어왔다. 기분이 달짝지근해지고, 나쁜 꿈은 아니었는데.

 

사나에의 술집은 연일 북적거렸다. 야스히코의 아들 가즈마사도 청년단 사람들과 어울리며 이 술집에 몰려다녔다. 그런데, 아들의 말로는 늦은 시간에 아버지의 친구 세가와 씨가 혼자 구석에서 술을 마시며 사나에와 반갑게 얘기를 나누고 있는 걸 목격했는데, 절대로 이를 야스히코한테는 비밀로 해달라는 부탁까지 있었다는 얘기였다. 이 작은 동네에 여자 문제로 풍파가 미치지 않을지?  

 

 

붉은 눈

"괜찮겠습니까? 우리 어머니 전혀 연기를 모르는 사람인데요"


걱정스러워 감독에게 물으니, "걱정할 거 없어요. 화면에 크게 어필되는 것도 아니니까" 하고 태평스럽게 대답했다. 혹시나 해서, 다른 장소에서 주저앉는 장면만 연습해봤는데, 어머니는 긴장한 탓인지 엉덩방아를 제대로 찧지 못했다. 좀처럼 촬영으로 들어가지 못한다. 야스히코는 책임감을 느끼고 어머니 옆에 들러붙어 "좀 더 자연스럽게" 하고 몇 번이나 조언을 했다.


"어머니, 연기하지 않아도 됩니다. 기껏해야 5초 정도 되는 장면이에요. 잘 안 되면 컷을 할 거니까, 걱정 마세요. 실례가 될지 모르겠지만, 중요한 배역이면 배우를 썼을 겁니다"

 

 

도망자

 

"어이! 여기 좀 와 봐! 히로오카 씨네 아들이잖아!"

 

무코다 야스히코는 저녁 7시 NHK 뉴스에서 그 소식을 접했다. 지난 며칠 동안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기단의 주범에 대해 전국에 지명수배령이 내렸고, 이름과 함께 얼굴 사진이 공개된 것이다. 저녁을 먹고 있던 야스히코는 자기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 큰 소리를 질렀다. 놀란 어머니가 틀니를 식탁에 떨어뜨려, 어푸어푸거렸다.


"여보! 어서 와보라니까! 텔레비전, 텔레비전!" 

 

뉴스 내용에 따르면 슈헤이를 리더로 하는 사기단이 고령자를 대상으로 묘지를 개발한다는 허위 광고를 낸 후 돈만 투자받고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자 이에 피해를 본 어떤 노인이 이를 비관하여 자살을 하는 바람에 사기 범죄가 뉴스로 다루어졌고, 이어서 슈헤이의 은신처를 찾아내어 급습한 경찰을 피해 슈헤이는 아파트 2층 베란다에서 뛰어내려 그대로 도주했다는 것이다. 전국에 지명수배령이 내려졌다는 거다. 과연 슈헤이는 자수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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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캠프의 비밀 - 서울시장 3선, 박원순을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
이인수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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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의 꿈은 무엇인가. 그 꿈이 무엇이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뛰었는가. 박원순 서울시장 앞에는 이번 선거에 내세운 ‘시대와 나란히, 시민과 나란히’라는 슬로건을 어떻게 실천해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과제가 남아 있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었을 때, 그 꿈을 뛰어넘는 또 다른 큰 꿈이 그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이제 각자의 역할을 마치고 대부분 생업의 현장으로 돌아가 있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주역이 시대와 나란히, 박원순과 나란히 가면서 박원순과 박원순이 가는 길 그리고 그 꿈의 실현을 엄중하게 지켜볼 것이다. - '책을 펴내며' 중에서

 

 

3선 서울시장을 만든 박원순 캠프

 

이 책의 저자 이인수는 경남 통영에서 태어나 하동의 남해바다와 맞닿은 섬진강 입구 작은 섬마을 갈사리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2002년 노풍의 진원지이자 노무현 당선의 밑거름이 된 노사모 출신으로 금강캠프 소속 사이버 보좌관이 그의 첫 직책이다. 이후 새천년민주당(백만서포터즈단) 조직국장, 개혁국민 당 조직팀장, 노무현대통령후보 영남유세팀장,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 조직직능팀장, 유시민 경기도지사 후보 유세팀장, 안희정 특보단 팀장, 문재인 대통령 후보 국가정책자문단 팀장, 서울시장 박원순 후보 백서기획 선임팀장 등을 역임했다.

 

2018년 박원순 캠프는 가히 매머드급이었다. 전통적으로 선거를 치르는 방법은 후보가 공직선거법에서 정해진 한도 내에서 선거비용을 마련하고 선거 캠프에 필수적인 사람을 모아 캠프를 구성하는 게 보통이다. 이때 선거사무원, 선거운동원, 그리고 회계책임자 등이 필요하다. 이들은 대부분 유급유급이다. 역시 선거는 사람이 먼저인 조직체계다.

 

그런데, 박원순 후보의 캠프는 과거 캠프에 비해 진일보한 형태였다. 먼저, 자원봉사자 중심의 캠프다. 이들은 본업을 잠시 접어두고 후보의 당선을 돕겠다고 봉사하러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말이 자원봉사이지 캠프의 성격상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조직이기에 소위 진용을 갖춘 전문가 그룹들과의 장벽으로 인해 소외감을 받을 수밖에 없다.

 

2018년 3월, 기동민 의원을 단장체제로 해서 더불어민주당 당내경선 준비 캠프가 느티나무 카페 근처 안국빌딩에 마련되엇다. 사무촐괄침장에 민병덕, 상황팀장에 추경민, 조직팀장에 문치웅, 비서실장에 오성규, 공부팀장에 기동민 의원 보좌관 김동현, 대변인에 서울시의회 보건복자위원장 박양숙, 회계팀장에 이태규, 후원회 팀장에 이선희, 전략팀장도 합류해서 50여 명이 단 일주일만에 충원되었다. 이후 계속 증원되어 실무자만 막바지엔 500여 명이 되었던 것이다.

 

 

 

 

이 책은 선거백서라는 형식을 띠고 있지만, 전혀 다른 틀로 꾸며져 있다. 자원봉사자 개개인이 겪은 각각의 이야기가 모이고 어우러져 있다.

 

총무본부

 

총무본부는 안방팀, 그것도 친절한 안방팀이다. 경선 때는 사무총괄팀으로 불렸다가 본선에서 총무본부로 이름을 바꾸었다. 빈틈이 있으면 그것은 총무본부의 몫이다. 캠프에서 기타 업무를 모두 도맡아 했지만, 아무도 총무본부가 일을 잘했다고 알아주지 않는다. 총무본부는 그런 일을 했다. 화려하고 멋진 일을 하는 다른 본부들을 뒷받침함으로써 총무본부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후보의 당선에 기여했다. 백업해주는 총무본부 없이 다른 팀이 화려할 순 없기 때문이다.


팀원이 처음 총무본부에 와서 느끼는 것은 선거를 하는 것인지, 사무업무를 하는 것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정책팀은 보여지는 것이 많은 멋진 팀이고, 현장팀은 현장 열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 생기가 넘치는 팀이다. 반면에 총무본부는 각종 민원에 시달리고, 사무업무만 본다. 자동차의 작은 부속품처럼 잘 보이진 않지만 없으면 안 돌아가는 역할과 비슷하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는 팀이다. 비록 자동차의 부속품일지라도 유기체 속에서의 하나의 역할을 한다면 그를 통하여 자아실현이 된다.  

 

 

성평등 본부


캠프 내에 성평등 본부가 있다는 것은 대한민국 최초의 사건이다. 박원순 시장은 성평등한 캠프에서 성평등한 서울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2018년 우리 사회의 성평등 문화가 박원순 시장 후보의 캠프에서부터 출발하고 있는 것이다. 위원회는 성평등한 서울을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다.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성차별 없이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는 것. 그러기 위해 먼저 캠프 내 모든 관계자들에 대한 교육을 한다.


1차에서 7차에 걸친 1시간 30분의 성평등 교육(캠프의 모든 인원이 최소한 번 이상)을 받고, 성평등 서약서를 읽고 서명한다. 해당 서약서를 작게 프린팅해서 이름 카드에 넣고 다닌다. 그리고 해당 서약서를 얼마나 잘 지켰는지 문자를 통해 설문조사를 했다. 성평등 선언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점검을 통한 마무리까지 하는 것이다.


다음은 스크리닝 작업이다. 모든 홍보물에 성평등하지 않는 문구나 동영상, 사진 등이 들어가 있지 않은지 검열한다. 마지막으로 성희롱, 성폭력 신고 센터를 운영한다. 성희롱, 성폭력과 같이 엄중한 성관련 문제를 다룬다. 성문제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성차별적인 것까지 자유롭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센터이다. 상담전화를 개설했고 원순 닷컴 내 신고 센터를 운영 중이다.

 

 

진정한 모금은 마음을 모으는것

진정한 모금의 의미는 ‘돈’이 아니라 ‘마음’을 모으는 것으로 유권자 마음을 모으는 것은 결국 후보자의 가치이며, 그것이 핵심일 수밖에 없다. 후원회는 후보자의 가치를 잘 전달하고 후원에 참여하도록 열정을 다해 알리면서 유권자의 마음과 돈, 모두를 얻어내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자부했다.


박원순 시장은 '아이디어 공유'의 아이콘이다. 좋은 아이디어나 사업 아이템이 있으면 '내 것!'이라고 경계를 긋기보다는 널리 전파했다. 내가 하든 다른 사람이 하든 누군가가 그 일을 실현한다면 우리 사회가 더불어 성장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일상처럼 시민사회의 성장에 대한 갈망이 간절했다. 사람에 대한 집중력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한번 만난 사람은 웬만해서는 다 기억을 한다. 너무 미안할 정도로 기억을 해준다. 그것은 사람에 대한 애정이 밑받침되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정치인 박원순의 사람냄새

 

박원순 선거펀드 15억이 사상 최단시간인 14분 57초만에 모금된 이야기, 후보를 만나는 사람들의 그윽한 눈길 이야기, 캠프업무에 몰입하느라 정장은커녕 잠옷을 입고 출근한 사람의 이야기, 선거를 돕고자 부산에서 서울로 출퇴근한 사람의 이야기, 캠프 관계자들의 인터뷰, 그리고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묵묵히 자원봉사를 아끼지 않았던 많은 봉사자들의 진심 등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었던 것은 오직 박원순의 사람냄새에 취한 탓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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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스크립티드 부의 추월차선 완결판
엠제이 드마코 지음, 안시열 옮김 / 토트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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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깨어날 때마다 허벅지를 꼬집으며 "아, 이게 정말 내 인생이야? 정말 죽여주지 않아?"라고 말한다. 늘 꿈꾸던 집에 살고 있지만 주택담보대출도 없다. 시계의 자명종도 울리지 않고, 직장 상사도 없고, 밀린 청구서도 없다. 하루의 모든 시간을 온전히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다. 몸담다 떠나온 직장에서라면 일주일 내내 벌어도 못 벌 돈을 아침밥상을 받기도 전에 벌어들인다. 차고에 주차되어 있는 말도 못하게 비싼 차는 당신의 꿈이 더 이상 몽상이 아닌 현실임을 말해준다. - '들어가는 말' 중에서

 

 

준비된 각본을 따르지 말라

 

이 책의 저자 엠제이 드마코는 투자자이자 자수성가한 백만장자로, 10개 국어가 넘는 언어로 출간된 국제적 베스트셀러 <부의 추월차선>의 저자이다. 반쯤 은퇴한 기업가으로서 자신이 창설한 '추월차선 포럼(The Fastlane Forum)'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포럼은 세계적 비즈니스 커뮤니티로서 참가 기업가의 수가 4만 명에 육박하고 기고된 글도 50만 편이 넘는다.

 

지금 세상에도 여전히 구시대의 잔재인 노예제도가 존재한다. 다른 점이 있다면, 오늘날의 노예제도는 소위 '각본'이라고 부를 수 있다는 점이다. 비록 철창에 갇히지는 않을지라도 자발적 채무와 평생의 노역이 우리를 가두는 암묵적인 사회적 계약, 즉 주 5일의 근로로 그 값을 치르고 있다. 겨우 인생의 황혼기로 접어들 때엔 타의에 의해 자유가 주어지는 이와같은 보이지 않는 각본말이다. 저자는 이런 각본에서 벗어나라고 말한다.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었는데, 1부(불협화음, 그게 뭐가 문제란 말인가?)에서는 우리가 성인이 된 이래로 지금까지 우리를 괴롭혀 온 문제를 드러내고 있으며, 2부(조작된 각본이 당신을 노예화한다)에서는 21세기 최대의 속임수를 폭로하고 그 속임수가 어떻게 우리의 꿈을 도적질해 왔는지 정확하고 정밀하게 진단하고, 3부(새로운 선택:각본에서 탈출하는 삶)에서는 게임을 지배하는 문화적 원칙들로부터 마음이 해방되기만 하면 무엇이 가능해지는지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이어서 4부(각본에서 탈출한 기업가적 기본틀)에서는 각본 없는 기업가정신의 명확한 청사진, 창업에 대한 상세한 틀을 제시하고, 마지막으로 5부(다시는 돈 때문에 일하지 말라)에서는 현존하는 최고의 소득 시스템에 대해서 설명한다. 이를 통해 돈의 노예로 일하지 않는 법을 배우고, 그것을 어디서 찾고 어떻게 당장 시작할 수 있을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이처럼 자유를 담보로 한 현대판 노예의 삶을 벗어나 젊어서 부와 자유를 누리기 위해 지켜야 할 법칙과 강령들을 조목조목 짚어준다.

 

 

5대 각본탈출 구성 요소

 

1. 신념~ 지름길 속임수, 영재 속임수, 소비주의 속임수, 돈 사냥 속임수 등 

2. 의미와 목적~ 동기부여 사이클

3. 센츠CENTS 비즈니스~ 통제, 진입, 필요, 규모, 시간

4. 실행~ 고나과 이탈을 각오, 한 우물을 파기, 균형은 당분간 접기 등

5. 규율~ 비교 면역력, 목적 있는 저축, 쾌락 통제력, 결과 예측적 사고력

 

 

 

자율성에 목마르고 의미 있는 삶을 살고자 한다면  이 책은 우리들을 위한 책이다. 우리들이 휠체어와 관절염을 동반한 풍요로운 노후 대신 여행과 좋은 차, 자유 시간을 대동한 풍요로운 젊음을 갈구한다면 이 책은 우리들을 위한 책이다. 만일 우리들이 부모 세대가 강요하는 인생의 공식이 낡고 너절하다는 것을 통감한다면 이 책은 우리들을 위한 책이다.

무엇보다도, 우리들이 오랫동안 기업가를 꿈꾸어 왔다면 또한 이 책은 우리들을 위한 책이다. 우리들이 인생의 모퉁이를 돌거나, 기회를 잡거나, 이익을 내는 것을 하지 못하는 누군가라면, 우리들이 이미 사업주이지만 월급쟁이와 같이 한 달 한 달을 간신히 버티고 있다면, 이 책은 우리들에게 출구를 보여줄 것이다.

 

"재능 없는 예술가가 무용지물이듯이 노력 없는 재능도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 에밀 졸라

 

끝으로, 이 책은 또한 자기 자신을 바꾸는 모험을 과감히 감행하기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모든 사람이 변화를 원하지만 변화를 선택하는 사람은 극소수다. 누구에게나 인생이 어렵듯이 이 책도 어려울 것이다. 불편한 진실, 관습에 대한 도전, 우리들을 불편하게 하는 폭로들이 펼쳐질 것이다. 이 책은 풍요, 자유, 행복을 일깨울 청사진을 제공하고 극소수만이 꿈꾸는 인생을 우리들도 자유롭게 만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자격미달 기업가 분류

 

자기 파괴적 능력자 ~ 기업가의 역량을 골고루 갖추고 있지만, 자신의 마음이 최악의 적이다.

방황하는 떠돌이~ 결승선은 이지고 먼데 의미와 목적을 잃고 방황한다

명맥만 붙은 기업가~ 성장과 수익성의 부족으로 번창의 길로 나아가지 못한다

머리만 기업가~ 아이디어에만 매몰되고 현실적인 실행을 하지 않는다

몰락한 록스타 유형의 기업가~ 규율의 실패로 영락零落을 감수해야 한다

 

 

자신만의 각본 탈출기를 써라

 

각본탈출의 과정은 우리들의 마음에 떨어진 작은 씨앗에서 시작된다. 그 씨앗이 발아하고 자라려면 결심과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가 자동차, 텔레비젼, 정부의 노예가 아니라는 깨달음이 필요하다. 그 씨앗이 꽃을 피울 때 우리는 풍요로움과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을 되돌리는 것은 꿈조차 꾸지말라. 내일도 아니고, 위대한 아이디어가 떠오른 뒤도 아니다. 지금 시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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