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캠프의 비밀 - 서울시장 3선, 박원순을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
이인수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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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의 꿈은 무엇인가. 그 꿈이 무엇이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뛰었는가. 박원순 서울시장 앞에는 이번 선거에 내세운 ‘시대와 나란히, 시민과 나란히’라는 슬로건을 어떻게 실천해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과제가 남아 있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었을 때, 그 꿈을 뛰어넘는 또 다른 큰 꿈이 그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이제 각자의 역할을 마치고 대부분 생업의 현장으로 돌아가 있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주역이 시대와 나란히, 박원순과 나란히 가면서 박원순과 박원순이 가는 길 그리고 그 꿈의 실현을 엄중하게 지켜볼 것이다. - '책을 펴내며' 중에서

 

 

3선 서울시장을 만든 박원순 캠프

 

이 책의 저자 이인수는 경남 통영에서 태어나 하동의 남해바다와 맞닿은 섬진강 입구 작은 섬마을 갈사리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2002년 노풍의 진원지이자 노무현 당선의 밑거름이 된 노사모 출신으로 금강캠프 소속 사이버 보좌관이 그의 첫 직책이다. 이후 새천년민주당(백만서포터즈단) 조직국장, 개혁국민 당 조직팀장, 노무현대통령후보 영남유세팀장,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 조직직능팀장, 유시민 경기도지사 후보 유세팀장, 안희정 특보단 팀장, 문재인 대통령 후보 국가정책자문단 팀장, 서울시장 박원순 후보 백서기획 선임팀장 등을 역임했다.

 

2018년 박원순 캠프는 가히 매머드급이었다. 전통적으로 선거를 치르는 방법은 후보가 공직선거법에서 정해진 한도 내에서 선거비용을 마련하고 선거 캠프에 필수적인 사람을 모아 캠프를 구성하는 게 보통이다. 이때 선거사무원, 선거운동원, 그리고 회계책임자 등이 필요하다. 이들은 대부분 유급유급이다. 역시 선거는 사람이 먼저인 조직체계다.

 

그런데, 박원순 후보의 캠프는 과거 캠프에 비해 진일보한 형태였다. 먼저, 자원봉사자 중심의 캠프다. 이들은 본업을 잠시 접어두고 후보의 당선을 돕겠다고 봉사하러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말이 자원봉사이지 캠프의 성격상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조직이기에 소위 진용을 갖춘 전문가 그룹들과의 장벽으로 인해 소외감을 받을 수밖에 없다.

 

2018년 3월, 기동민 의원을 단장체제로 해서 더불어민주당 당내경선 준비 캠프가 느티나무 카페 근처 안국빌딩에 마련되엇다. 사무촐괄침장에 민병덕, 상황팀장에 추경민, 조직팀장에 문치웅, 비서실장에 오성규, 공부팀장에 기동민 의원 보좌관 김동현, 대변인에 서울시의회 보건복자위원장 박양숙, 회계팀장에 이태규, 후원회 팀장에 이선희, 전략팀장도 합류해서 50여 명이 단 일주일만에 충원되었다. 이후 계속 증원되어 실무자만 막바지엔 500여 명이 되었던 것이다.

 

 

 

 

이 책은 선거백서라는 형식을 띠고 있지만, 전혀 다른 틀로 꾸며져 있다. 자원봉사자 개개인이 겪은 각각의 이야기가 모이고 어우러져 있다.

 

총무본부

 

총무본부는 안방팀, 그것도 친절한 안방팀이다. 경선 때는 사무총괄팀으로 불렸다가 본선에서 총무본부로 이름을 바꾸었다. 빈틈이 있으면 그것은 총무본부의 몫이다. 캠프에서 기타 업무를 모두 도맡아 했지만, 아무도 총무본부가 일을 잘했다고 알아주지 않는다. 총무본부는 그런 일을 했다. 화려하고 멋진 일을 하는 다른 본부들을 뒷받침함으로써 총무본부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후보의 당선에 기여했다. 백업해주는 총무본부 없이 다른 팀이 화려할 순 없기 때문이다.


팀원이 처음 총무본부에 와서 느끼는 것은 선거를 하는 것인지, 사무업무를 하는 것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정책팀은 보여지는 것이 많은 멋진 팀이고, 현장팀은 현장 열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 생기가 넘치는 팀이다. 반면에 총무본부는 각종 민원에 시달리고, 사무업무만 본다. 자동차의 작은 부속품처럼 잘 보이진 않지만 없으면 안 돌아가는 역할과 비슷하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는 팀이다. 비록 자동차의 부속품일지라도 유기체 속에서의 하나의 역할을 한다면 그를 통하여 자아실현이 된다.  

 

 

성평등 본부


캠프 내에 성평등 본부가 있다는 것은 대한민국 최초의 사건이다. 박원순 시장은 성평등한 캠프에서 성평등한 서울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2018년 우리 사회의 성평등 문화가 박원순 시장 후보의 캠프에서부터 출발하고 있는 것이다. 위원회는 성평등한 서울을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다.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성차별 없이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는 것. 그러기 위해 먼저 캠프 내 모든 관계자들에 대한 교육을 한다.


1차에서 7차에 걸친 1시간 30분의 성평등 교육(캠프의 모든 인원이 최소한 번 이상)을 받고, 성평등 서약서를 읽고 서명한다. 해당 서약서를 작게 프린팅해서 이름 카드에 넣고 다닌다. 그리고 해당 서약서를 얼마나 잘 지켰는지 문자를 통해 설문조사를 했다. 성평등 선언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점검을 통한 마무리까지 하는 것이다.


다음은 스크리닝 작업이다. 모든 홍보물에 성평등하지 않는 문구나 동영상, 사진 등이 들어가 있지 않은지 검열한다. 마지막으로 성희롱, 성폭력 신고 센터를 운영한다. 성희롱, 성폭력과 같이 엄중한 성관련 문제를 다룬다. 성문제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성차별적인 것까지 자유롭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센터이다. 상담전화를 개설했고 원순 닷컴 내 신고 센터를 운영 중이다.

 

 

진정한 모금은 마음을 모으는것

진정한 모금의 의미는 ‘돈’이 아니라 ‘마음’을 모으는 것으로 유권자 마음을 모으는 것은 결국 후보자의 가치이며, 그것이 핵심일 수밖에 없다. 후원회는 후보자의 가치를 잘 전달하고 후원에 참여하도록 열정을 다해 알리면서 유권자의 마음과 돈, 모두를 얻어내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자부했다.


박원순 시장은 '아이디어 공유'의 아이콘이다. 좋은 아이디어나 사업 아이템이 있으면 '내 것!'이라고 경계를 긋기보다는 널리 전파했다. 내가 하든 다른 사람이 하든 누군가가 그 일을 실현한다면 우리 사회가 더불어 성장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일상처럼 시민사회의 성장에 대한 갈망이 간절했다. 사람에 대한 집중력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한번 만난 사람은 웬만해서는 다 기억을 한다. 너무 미안할 정도로 기억을 해준다. 그것은 사람에 대한 애정이 밑받침되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정치인 박원순의 사람냄새

 

박원순 선거펀드 15억이 사상 최단시간인 14분 57초만에 모금된 이야기, 후보를 만나는 사람들의 그윽한 눈길 이야기, 캠프업무에 몰입하느라 정장은커녕 잠옷을 입고 출근한 사람의 이야기, 선거를 돕고자 부산에서 서울로 출퇴근한 사람의 이야기, 캠프 관계자들의 인터뷰, 그리고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묵묵히 자원봉사를 아끼지 않았던 많은 봉사자들의 진심 등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었던 것은 오직 박원순의 사람냄새에 취한 탓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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