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불짜리 설득 - 설득의 고수들만 알고 있는 고급 설득술 27가지
크리스 세인트 힐레어 지음, 황혜숙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우리의 인생은 수많은 사람과의 부댓김의 연속이다. 만만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모두와의 인간관계를 거부할 수 없다. 이러한 인간관계 속엔 필연적으로 설득이 요구된다. 딸에게 공부방 청소를 권유하는 설득이든, 면접시험의 면접관에게 채용을 부탁하는 설득이든,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설득이든, 설득은 바로 성공의 핵심이다.

이 책의 저자 크리스 세인트 힐레이는 메시지 컨설턴트로서 아놀드 슈워제네거를 캘리포니아 주지사로 당선시킨 정치위원회와 미국 대통령 후보였던 존 멕케인의 선거 캠프에서도 맹활약을 했다. 15년 이상 커뮤니케이션 전략개발을 위해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권위있는 아폴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설득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은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면서도 정작 자신이 뭘 잘못하고 있는지 모른다. 이들은 대개 쓴소리가 듣기 싫어 상대방의 비판을 수용하지 않는다. 반대로 설득을 잘하는 사람들은 타고난 재능도 있지만 자신의 실수를 개선할 줄 알고 몇 가지 기본적인 규칙을 따른다. 이 책이 바로 그런 규칙을 소개하면서 설명하고 있다.

목표에 집중하라, 5분 안에 상대를 편안하게 만들어라, 메시지를 단순화하라, 숫자를 활용하라, 스킨십을 시도하라, 언어를 소유하라, 침묵을 이용하는 방법을 배워라, 'No'가 아니라 '해봅시다'라고 말하라, 현재에 충실하라, 상대의 현실을 인식하라, 자신에 대한 전문가가 되라 등 27가지의 고급 설득법을 배워본다.


목표에 집중하라

설득의 첫 번째 임무는 목표설정이다. 목적지가 없는 배의 항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과정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모든 행동이다. 필요한 아이디어와 회의, 서류작업 모두가 이에 포함된다. 불일치는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지만 통합은 사람들을 안심시킨다. 사람들은 하나의 목표를 중심으로 단결한다.

"우리의 목표는 무엇일까요?"라는 뻔한 질문을 하는 사람이 되라. 그러면 좌중을 리드하고 설득할 수 있는 최고의 자리에 서게 될 것이다. (32 쪽)

5분 안에 상대를 편안하게 만들어라

첫 5분은 상대에게 강한 인상을 주기보다는 상대를 편안하게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 처음 만난 후 5분 동안 사람들은 잔뜩 긴장하기 마련이다. 상대가 나의 아이디어에 마음을 열게 하려면 먼저 진정시켜야 한다. 미소와 눈맞춤 그리고 악수는 기본이다. 첫 5분 동안 "인터넷 검색을 좀 해봤습니다. 경력이 대단하시더군요"라는 식으로 대화를 풀어 나갈 수 있다.

현재에 충실하라

스마트폰만 쳐다보는 사람에게 말을 거는 것보다 더 자존심 상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설득하고 싶은 사람을 만날 때는 일단 모든 기기의 전원을 꺼야 한다. 소통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모두 순간에 충실하다. 위대한 영적 스승은 현재에 충실할 줄 안다. 우리 모두 나름대로 해보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우선 스마트폰을 꺼고 상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메시지를 단순화하라

단순한 스토리를 준비한 측이 '항상' 이길 수 없지만, 항상 유리한 것은 확실하다. 효과적인 스토리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첫째 당신의 목표가 무엇인지 분명히 밝히고, 둘째 청중의 현실이 무엇인지 이해해야 한다. 승리는 청중이 공감할 만한 단순한 스토리를 들려줄 수 있는 사람에게 돌아간다.

언어를 소유하라

스타벅스는 1985년 시애틀 재래시장에서 원두커피를 파는 매장을 오픈했다. 현재 스타벅스는 전세계에 1만 5천개 이상의 매장을 갖고 있다. 스타벅스는 커피 사이즈를 톨, 그란데, 벤티로 부르기 시작했다.스타벅스의 승리는 이 때문에 가능했다. 스타벅스의 용어는 너무도 강력해서 우리는 스타벅스가 아닌 다른 커피숍에서도 '벤티'를 주문한다.

스킨십을 시도하라

스킨십은 매우 유용한 설득 도구로 사용된다. 스킨십은 보통 악수로 시작한다. 이를 잘 활용하는 전문가는 정치인이다. 빌 클린턴은 친밀한 스킨십을 즐기는 것으로 유명했다. 반대로 린든 존슨은 195센티미터에 달하는 큰 키로 상대를 압도했다.

"빌 클린턴은 사람들과 화합하기 위해, 린든 존슨은 사람들을 위협하기 위해 스킨십을 사용하는 가장 극단적인 예라 할 수 있다."(183 쪽)

'No'가 아니라 '해봅시다'라고 말하라.

앞으로도 거래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싶다면 그 고객에게 절대로 'No'라고 말하면 안된다. '한 번 해봅시다'라는 말은 설득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어떤 사업 환경에서도 살아 남을 수 있는 소중한 생존 수단임을 명심하라.

상대의 현실을 인식하라

설득은 상대방의 현실을 파악하고, 상대의 현실을 나의 현실과 조화시켜 공통의 이익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미국 프로야구단 에인절스는 캘리포니아 남부의 전통 깊은 구단이다. 몇 차례 구단주가 바뀌었다. 2003년 새 구단주는 '로스엔젤레스 에인절스 오브 애너하임'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문제는 우리가 그 이름을 좋아하는지 여부가 아니었습니다. (새 구단주에게) 그럴 권리가 있는지 여부가 문제였죠. 의도가 무엇인지 말해줄 증인이 없다면, 남는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계약의 내용만 남을 뿐이죠"(276 쪽)


진정한 설득은 상대에게 강요하거나 교묘한 술책을 부리는 것이 아니다. 물론 겁을 줘서 움직이게 할 수도 있다. 이는 설득이 아니라 강요이다. 진정한 설득은 갈등이나 무관심에서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한 가지 아이디어나 행동방침을 정하고 모두가 동의하는 목표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는 비즈니스 분야에서 필수적인 기술이다. 또한 개인적인 관계에서도 많은 쓸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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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재무제표 읽는 비법
김건 지음 / 우용출판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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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금융감독원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1990년부터 우리나라 전체 기업의 30%, 상장법인의 20% 이상이 분식결산을 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자발적으로 이를 신고하면 구제한다는 금융감독원의 지침이 발표되자 SK글로벌 1조 9천억, 하이닉스반도체 2조원, 한보철강 7천억, 해태제과 5천 7백억 등 많은 상장법인이 분식결산의 규모를 고해성사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분식결산이 우리나라에만 있으랴? 이도 사실상 수입품이다.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도 재무제표상에 드러난 수치를 토대로 가치를 분석하여 이를 토대로 투자하기 때문에 분식결산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마라고 충고한다. 미국의 에너지 기업 '엔론'의 분식회계는 당시 월스트리트에 커다란 충격을 안겨 주었다.

 

이 책은 '엉터리 경리쟁이가 쓴 엉터리 재무제표 읽는 법'으로 르포 형식의 고발 서적이라 하겠다. 저자도 국내 상장법인의 회계담당자로 근무했던 인물로 자신의 분식회계 체험을 고백하는 일종의 고해성사라고도 하겠다. 일선 경험을 책 안으로 가져온 유익한 실무지침서이다.

 

엉터리 회계수치를 믿고 투자한다면 그 손실은 고스란히 투자자의 몫이 된다. 한때 미국 2위의 장거리 통신업체였던 '월드컴'은 90년대 성공 신화의 주인공이었다. 110억 달러 규모의 분식회계 사건으로 2002년 파산하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주당 60달러를 웃돌던 주가가 몇 페니짜리로 전락하면서 수많은 투자자를 울렸다.

 

그래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국제회계기준(IFRS)'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이젠 도입을 권고하고 있는 실정이다. IFRS의 주요 원칙은 연결 중심의 기업 파악, 자산과 부채의 공정가치 평가, 경제적 실질을 반영한 회계처리, 규정보다 원칙 중심의 회계처리로 요약된다. 이는 기업 활동을 실제 현실에 맞게 재무제표를 작성하자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분식회계의 개요

 

분식결산은 영어로 '윈도우 드레싱(window dressing)'이다. 말 그대로 잘 보이게 치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장부를 조작하는 것으로 이익을 과대표시 또는 손실의 과소표시 함으로써 이루어진다. 즉, 이익을 부풀리는 것으로 투자자나 이해관계자에게 잘못된 회계 정보를 제공하는 일종의 사기 행위이다.

 

분식회계는 한 사람의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불가능은 없다'를 외치는 최고경영자의 지시로 시작되어 이에 추종하는 관련 임원과 회계 책임자는 물론 심지어 외부의 협력업체들까지 가담하게 된다. 98년 12월 기아자동차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특별감리 결과 97년 재무제표 상의 적자는 3,800억이나 실제론 3조 3천억인 것으로 드러났다. 99년 1월 국회 'IMF환란조사특별위원회'에 출두한 기아그룹의 김선홍 회장은 매번 50 여명의 직원들을 1개월 정도 동원하여 장부조작을 했다고 실토했다.

 

한편. 치밀하게 조작된 방대한 회계자료를 공인회계사(CPA) 몇 명이 샅샅이 조사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분식회계는 이들 CPA의 묵인과 협조하에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어느 회사의 경영진은 CPA를 돈으로 매수하여 해외 현장 또는 지사를 감사한다는 명목으로 해외에서 향응 파티를 벌인 사례도 있단다.

 

분식회계의 유형

 

금융감독원의 감리 결과, 적발내용을 살펴보면 재고자산 과대 계상, 매출채권 과대 계상, 감가상각누계액 과소(대) 계상, 매출액 과대 계상, 이자수익 과대 계상 등 20 여 가지에 이른다. 저자는 자산의 과대 계상, 부채의 과소 계상, 수익의 과대 계상, 비용의 과소 계상, 특별이익 만들기, 회계처리 방식의 변경, 파생상품 거래의 가장 등 141가지 분식회계 유형을 소개하고 있다.

 

분식회계를 왜 하나?

 

회사는 기업 경영에 필요한 자금을 차입해야 한다. 그런데, 금융기관은 신용평점이 낮으면 대출하지 않는 관행이 있다. 따라서, 회사는 매출액이나 당기순이익을 부풀리는 회계 조작을 통해 높은 신용평점을 획득하려로 애쓴다. 또한, 기업공개, 주가관리, 투자유치, 회사채 발행 등을 위해서 양호한 회계 실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반면, 기업은 탈세 또는 비자금 조성을 위해서는 반대로 회사의 실적을 나쁜 쪽으로 분식하기도 한다. 또한, 노동조합과의 유리한 협상을 점하기 위해서, 인건비의 절감과 구조조정을 위해서, 제품의 출고가격 인상을 위해서, 주주들에게 이익배당을 적게 하기 위해서, 불공정 거래의 사회적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도 분식회계를 자행한다.

 

분식회계의 근절대책

 

'메뚜기도 한 철이다'란 말처럼, 연초에 집중되는 감사 시기를 놓치면 회계사들은 일감 확보가 쉽지 않다. 회계감사는 'Buyer's Market'이 형성되므로 자연스레 CPA는 피감사 회사의 요구를 거절하는 것이 어렵다. 따라서, 내부 감사인의 독립성 보장과 함께 내부고발자의 비밀보장, 적발금액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 등의 근절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기업의 목적이 아무리 '이익의 극대화'라 할지라도, 악질적인 방법에 의한 이익 추구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 경영의 목표가 주주 이익의 극대화, 회사가치의 극대화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최근 '윤리경영'의 중요성이 거론되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기업은 투명경영에 모든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엉터리 재무제표 읽는 법

 

회계학 비전공자라면 차변과 대변, 복식부기, 거래의 8요소,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등 우선 재무제표의 기본을 배워야 할 것이다. 분식회계 기업의 재무비율이 오히려 우량기업의 그것보다 더 양호하다니 얼마나 코메디 같은 일인가? 분식회계 기업은 이런 특징을 보인다고 한다.

 

매출채권의 비중이 높다.

재고자산의 비중이 높다.

안정성이 낮다 (부채비율, 유동비율 등)

수익성이 낮다 (금융비용 부담이 크게 나타난다)

매입채무의 규모가 들쭉날쭉하다.

전기 오류의 수정폭이 크다.

경영진과 감사의 프로필이 불투명하고, 자주 바뀐다.

각종 뉴스와 공시가 넘쳐난다.

 

 

책 후반부의 <개미투자자들의 가치투자 묵시록>엔 워렌 버핏, 벤저민 그레이엄 등 가치투자의 대가들이 종목을 고르는 기준, 저평가 기업 발굴요령 등 개미투자자에게 유익한 팁이 많이 있다. 앞으론 허수와 쓰레기 같은 정보에 더 이상 농락 당하지 말고 철저한 재무분석을 통한 현명한 투자자세가 필요함을 다시 한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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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선이 이긴다 - 직선들의 대한민국에 던지는 새로운 생존 패러다임
유영만.고두현 지음 / 리더스북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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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왕 에디슨은 '직류만이 진리이다'란 외골수 고집때문에 스스로 무너지고 만다. 세르비아 출신의 기술자 니콜라 테슬라가 교류 모터를 개발하는 것이 못마땅해 그를 내쫓아버렸다. 그런데, 테슬라를 웨스팅하우스에선 받아 들였다. 송전 방식의 표준을 둘러싸고 에디슨과 웨스팅하우스 사이에 벌어진 싸움은 결국 웨스팅하우스의 승리로 끝이난다. 직선적 사고로 앞으로만 돌진하던 에디슨은 곡선적으로 유연하게 대처한 웨스팅하우스에 완패하고 말았다.

 

법정 스님은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다>에서 직선의 특징은 조급함과 냉혹 그리고 비정함이지만, 곡선의 속성은 느림과 여유, 인정과 운치라고 했습니다. 직선의 공간과 사물, 직선의 과정만이 가득한 이 대한민국에서 앞으로 태어난 아기들은 과연 어떤 성품과 태도를 가지게 될까요? 그 세상을 이끌어가는 우리는 또 어떤 모습으로 변해갈까요? (40 ~ 41쪽)

 

김소연 시인은 <마음사전>에서 '중요한'일과 '소중한'일을 구분하고 있다. 중요한 일은 시간을 다투는 일이고, 소중한 일은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의미있는 일이다. 그런데, 우리는 대개 소중한 일보다 중요한 일을 처리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한다. 그러다보니 우리는 매일 무엇에 쫓기듯 허둥대며 살아간다.

 

백천학해百川學海, '모든 시내가 바다를 배운다'란 뜻이다. 물은 직선을 고집하지 않는다. 바위를 만나면 유연하게 돌아간다. 굽이굽이 흘러서 결국엔 바다에 도달한다. 물은 흘러가다 웅덩이를 만나면 다 차기를 기다렸다가 앞으로 나아간다.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 물은 빨리 흐를 때도 있고, 멈춰 고여 있을 때도 있고, 천천히 흐를 때도 있다. 좁은 길을 만나면 물살이 빨라지고, 넓은 강을 만나면 유유자적 흘러간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상선약수上善若水'를 언급했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고, 물은 낮은 데로 임하고, 물은 다투지 않기에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고 말한 것이다. 곡선형 인간은 흐르는 물처럼 언제든 속도와 방향을 변경할 수 있는 사람이다. 천천히 가지만 자신이 무엇을 위해 사는지 분명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다.

 

커피전문점의 메뉴판에 에스프레소는 꼭 끼어 있다. 이게 없으면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카푸치노 등의 다른 메뉴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2009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에서 '국민노예'란 별명을 얻은 삼성라이온즈의 정현욱 투수는 중간계투 요원이다. 선발도 마무리도 아닌 중간자였지만 위기 때마다 등판하여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야구의 에스프레소맨이라 하겠다.

 

<손자병법>에 '우직지계迂直之計'란 말이 있다. 가까운 길로 곧게만 가는 것이 아니라 우회도로도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계책이다. 지름길을 두고 돌아서 가는 것이 고통스럽겠지만 결국엔 먼저 도달한다는 지혜를 담고 있는 병법이다. 눈 앞에 놓인 이익에만 매달리기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힘을 비축하는 것이 나중에 더 큰 힘으로 발휘된다.

 

내려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인생 고수는 장기적 안목에서 롤러코스터 처럼 변화하는 불확실한 곡선형 삶을 즐긴다. 반면, 하수들은 단기적인 손익계산에 급급하여 장기적으로 기다리지 못한다.

"주식시장의 투자자들을 살펴볼까요. 고수들은 하락장에서도 단기적으로 승부하지 않고 시장 변화의 흐름을 읽으면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대응합니다" (116 쪽)

 

영국 시인 T.S. 엘리어트는 "불안은 창조의 시녀"라고 말했다. 곡선형 인간은 어느 정도의 불안감을 안고 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긴다. 환경이 열악해지면 이듬 해 죽을 것이란 예감때문에 전나무는 유난히 화려한 꽃을 피운다고 한다. 이처럼 곡선형 인간은 '역경'을 뒤집어 아름다운 '경력'으로 창조한다.

 

세상엔 다양한 형태의 성공이 있고, 성공에 이르는 길 또한 많다. 성장통없이 어른이 되지 않는다. 성장통을 겪지 않은 청춘은 '오춘기'를 맞이 한다고 한다. 곡선형 삶은 성장통을 피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서 부딪치며 경험한다. 인생은 결코 사지선다형이 아니라 주관식이다. 내 인생은 내가 직접 써가고 있는 진행형인 것이다.

 

곡선은 무조건 '느리게'가 아니다. 자신만의 속도를 회복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곡선형 삶을 사는 것이다.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의 저자 피에를 상소는 "외부에서 강요된 속도가 아니라 자신의 속도로 움직이는 게 느림이며, 행복에 이르는 길"이라고 했다. 마라톤 선수들은 자신만의 속도로 완주한다. 지나치게 빠른 속도는 오버페이스를 유발하여 자칫 경주를 망쳐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왜 우리는 성공하려고 그 처럼 필사적으로 서두르며, 그 처럼 무모하게 일을 추진하는 것일까? (중략) 그가 꼭 사과나무나 떡갈나무와 같은 속도로 성숙해야 한다는 법칙은 없다. 그가 남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자신의 봄을 여름으로 바꾸어야 한단 말인가?" - 헨리 데이비스 소로의 <월든> 중에서

 

인생은 내가 가진 실력만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나보다 빠른 사람을 인정 못하고 추월하려 조바심 내는데, 그럴 필요는 없다. 내 실력을 만들어 정말 필요할 때 속도를 올리는 지혜가 요구된다. 나만의 핵심가치를 기반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며, 살라고 한다. 핵심가치를 정확히 찾기 위해서는 스스로에게 다음의 질문을 해보자.

 

1. 어떤 일을 하고 있을 때 살아 있음을 느끼는가?

2. 어떤 공간에 있을 때 살아 있다고 느끼는가?

3. 나는 어떤 것을 가졌을 때 기쁨을 느끼는가?

4. 직접 만났거나 책이나 영화, TV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알게 된 사람 중 끌렸던 이는 누구인가? 

 

<블루오션 전략>에서 김위찬 교수는 ERRC 방법을 제시한다. Eliminate(제거), Reduce(감소), Raise(증가), Create(창조)를 말한다. 나만의 핵심가치별로 없애고, 줄이고, 늘리고, 그리고 창조해야 할 리스트를 정리해 보자. 이제 그만 중요한 일에서 손을 떼고 소중한 일을 하자. 더 갖고 채우는 덧셈의 법칙이 아닌 버리고 그만두는 뺄셈의 법칙으로 새로 시작하자. 바로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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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혁명가가 되라 - 무엇이 내 인생을 최고로 만드는가
조관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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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일곱 사람의 직장인이 '호수의 아침'이라는 아름다운 맨션에 모이면서 시작됩니다. 이들은 허심탄회하게 토론을 하면서 1인 혁명가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목표로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에 대한 해답을 찾아 갑니다.

오수영 상무 ; 대형 컨설팅 회사 상무 (50대 중반)
한상수 박사 ; 지방 교육청 근무 (국어교사 출신, 40대 중반)
최문석 소장 ; 산업교육연구소 소장, 전문강사 (40대 중반)
주영호 부장 ; 대기업 마케팅 담당 부장 (40대 중반)
임선경 과장 ; 공무원 (40대 중반)
홍은주 원장 ; 여성교육 아카데미 원장 (40대 초반)
안용진 차장 ; 시중은행 차장 (30대 후반)

'칠칠회'는 사회생활을 하다가 이런저런 인연으로 만나 의기투합한 일곱 사람의 모임이다. 모인 사람이 일곱 명이고 처음 만난 날이 7일이었기에 누군가 장난삼아 '칠칠회'라고 표현한 것이 자연스레 이 모임의 정식 명칭이 되고 말았다.

'칠칠회'는 매월 7일, 저녁 7시에 정기적으로 만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첫째 주접이 들지 않고 깨끗하고 단정하게 살며, 둘째 성질이나 일처리가 반듯하고 야무진 사람들이 되자는 것이 모임의 목적이다.

멤버들의 연령과 하는 일은 제각각 다양하다. 나이는 40대 중반이 주류이며, 오수영 상무가 50대 중반으로 가장 연장자이며 은행원인 안용진 차장이 30대 후반으로 가장 젊다. 나이 차이가 다소 나면서 서로가 알고 지낸지 오래 되지 않아 반말과 존댓말을 섞어 대화를 한다.  서먹서먹하게 서로를 존중하는 분위기이다.

고객만족 좋아하시네!

최문석 소장은 가방을 애지중지하는 인물이다. 그동안 사용하던 가방은 오래되자 싫증이 날만하고, 여기저기 흠집도 많았다. 급기야 가방 손잡이가 떨어지자 그는 새 가방을 마련할 수 밖에 없었다. 서울 강남의 이름난 쇼핑몰에 들러 맘에 드는 가방을 발견했다. 그런데, 이 가방은 하나 뿐이었고 몇 군데 흠이 있었다. 그래서, 구매를 망설였다.

쇼핑몰 종업원이 다른 대리점에 수소문해 새 것으로 보내 주겠다는 약속을 믿고 결제를 했다. 이틀 후, 가방이 도착했다. 여기저기 살펴보니 윤기가 흐르는 게 맘에 들었다. 그러나, 가방 안쪽의 주머니 지퍼를 열어보고선 이내 실망으로 변했다. 이혼 소송 서류들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새 것이 아니라 누군가 사용했던 가방이 분명하다. 아내는 이를 트집잡아 가격할인을 받는 것으로 합의했다.

"기업마다, 장사하는 사람마다 고객만족과 서비스 혁신을 부르짖고, 심지어 고객감동이니 뭐니 목청들을 높이지만 건성이라는 거지요. 그것이 우리나라 기업이나 직업인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생각해요.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겁니다. 자기들 이익을 위해 기회만 있으면 고객을 속이려 드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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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교사 안광복의 키워드 인문학
안광복 지음 / 한겨레에듀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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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동고등학교에서 철학 교사로 재직하면서 철학과 논술을 학생들에게 지도했던 저자는 2009년 9월 6일 한겨레신문에 처음으로 칼럼을 연재했다. <철학교사 안광복의 인문학 올드 & 뉴>
이 글들이 모여 출간된 도서가 바로 이 책이다.

매주 2권의 책을 읽고 원고작업을 한 저자의 노력이 가상하다. 저자의 말대로 월급쟁이가 시간내어 칼럼을 연재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결코 아닐 것이다. 그는 분명 이 연재를 즐겼음에 틀림없다.
서평을 쓰는데도 시간을 제법 죽여야 함을 나는 잘 안다. 원고 마감을 앞두고 글을 쓴다는 것이 중독되지 않고서야 어찌 할 수 있는 일이랴. 소설가 김훈씨도 마감 시한에 쫓겨 막걸리를 마시며 원고작업을 했다는 일화를 어느 신문에서 본 적이 있다.

인문학에서 글쓰기란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는 일' 이다. 숱한 대가들의 고전을 읽는다는 것이 바로 이들의 어깨에 올라타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며, 이것이 인문학자의 일이기도 하다. 이 책은 해당 키워드에 적합한 도서 2권을 묶어서 50 개의 꼭지별로 글을 실었기에, 사실은 도서 100 권을 요약해서 읽는 셈이 된다. 그러나, 결코 '수박 겉핥기 식' 이 아니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마치 쪽집개 과외 선생님처럼 저자는 핵심을 콕 찔러 깊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키워드를 살펴보면, 토지 공개념, 넛지, 행정복합도시, 1만 시간의 법칙, 왕따, 쇼핑 중독, 호모 루덴스 등 50개의 키워드 중 익히 알고 있는 용어 외에 아힘사, 우분투 등 내게 생소했던 것도 있었다. 이들 키워드를 '생활속의 ism', '선전 선동 그리고 진실', '의식주', '과학 종교 교육', '왕따 갈등 그리고 전쟁', '자본주의 생존학', '기타 생각거리들' 의 일곱 카테고리로 구분하여 이슈별로 쉽게 펼쳐볼 수 있도록 해두었다.


토지 공개념

모세는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고 이집트를 떠났다.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채 탈출했기에 곧 그들은 굶주림에 노출되고 만다. 그러자 신이 하늘에서 먹을거리인 만나를 내려준다. 성경에 나오는 유명한 이 이야기를 경제학자 헨리 조지는 만나가 떨어진 사막이 만약에 개인 땅이었다면 어땠을까? 란 질문을 던진다. 만나는 땅 주인의 것이 될 것이고, 주인은 이를 팔아서 돈을 벌지만 이것도 계속되란 법이 없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가난해지면서 만나를 사지 못하기 때문이다.

헨리 조지가 찾아낸 답은 간단하다. 땅 주인이 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프랜차이저 식당이 장사가 잘돼도 건물 주인이 집세를 올리면 식당 주인은 '죽 쑤어 개 주는 꼴'이 되고 만다. 땅없는 사람은 결국 소설 <로빈슨 크루소의 모험>에 등장하는 흑인 소년 프라이데이와 비슷하다 하겠다. 비록 무인도지만 이미 로빈슨 크루소가 섬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헨리 조지는 탐욕은 불안에서 온다고 말한다. 넉넉하면 내 손에 쥐려는 조급함이 사라지는 반면 내 것부터 챙기려는 분위기에서는 쓰고도 남을 만큼 물자가 쌓여 있어도 늘 부족하다. 그래서 헨리 조지는 땅에서 얻는 모든 이익을 세금으로 거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발이익환수제', '토지공개념' 등, 우리나라 세금 제도에도 이미 그의 생각이 담겨 있는 것이다. 100년 전의 책인 <진보와 빈곤>은 우리 사회에 많은 시사점을 던진다.

넛지(Nudge)

요즈음은 지하철, 터미날, 건물 등의 화장실이 과거에 비해 매우 청결하다. 이탈리아 여행지에서 만났던 코인 화장실이 한때 우리나라 도시에도 도입된다는 얘기가 나온 적도 있었다. 남성용 변기 앞에 서면 '한발 더 앞으로' 란 문구가 붙어 있다. 그런데, 네델란드  암스텔담 공항에서는 이 문제를 간단히 해결했다. 소변기 한가운데에 파리 스티커를 붙여 놓았던 것이다. 소변은 파리를 향한 정조준 사격이 되고 덩달아 주변은 깨끗해졌던 것이다.

넛지란 이처럼 사람들을 자연스레 유도하는 선택의 힘을 의미한다. 이미 이를 활용하는 마케팅 기법이 성행하고 있다. 사람은 손실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주식투자에서도 이는 잘 나타난다. 매입한 주식의 가격이 떨어지면 일부러 당해 주가를 외면하려는 성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전기를 절약하면 350달러를 아낄 수 있습니다'와 '전기를 낭비하면 350달러를 잃습니다'라는 두 문장 중 무엇이 분명하게 다가오는가?

민주주의 사회에서도 넛지가 요긴한 기술인 듯하다. 우리가 결정해야 할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크고 중요한 문제일수록 결정 내리기가 어렵다. 최근에 불거진 영남권 신공항 사업지 선정만 해도 그랬다. 실제로 미국의 건강보험에서는 넛지 기술이 많이 사용된다. 가장 모범적인 사항을 기본 옵션으로 하고, 반대할 경우에만 선택을 하지 않도록 하는 '옵트아웃' 방법을 활용한다.

하지만 넛지를 화려한 말장난 정도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존 스튜어트 밀은 현명한 자들이 우리를 대신해서 결정해서는 안된다고 잘라 말한다. 우리들의 생각은 선택과 결단을 통해서 커지는 법이다. 만약 누군가가 대신해서 결정을 내린다면 시민들의 판단력은 점점 약화될 것이다. 조석으로 가벼운 걷기를 반복하면 종아리에 근육이 생긴다. 건강을 약으로 해결한다면서 걷기를 멈추면 생겼던 근육이 오그라들 것이다.

넛지는 가랑비가 옷을 적시듯 사람들이 다른 생각을 못하도록 길들인다. 화려한 궤변을 펼치던 소피스트들은 시민을 위해서 설득 기술을 펼쳤을까? 도움이 되지 않았기에 궤변론자라고 손가락질을 받았던 것이다. 이익을 낳는 기술은 멈추지를 않는다. 현대의 민주주의 사회는 설득과 대화의 기술들로 넘쳐 난다. 소피스트가 활개를 칠 때 소크라테스는 죽임을 당했다. 민주주의의 위기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경영학은 잡식성이다. 필요하면 경제학, 심리학, 철학, 역사학 등 다양한 지식을 닥치는대로 먹는다. 시대의 흐름을 날카롭게 읽고 유용한 가르침은 모두 진공 청소기처럼 빨아 들인다. 인문학도 이리해야 한다고 저자는 갈파한다. 후손들이 우리 시대의 사상가로 오히려 스티브 잡스나 피터 드러커 같은 경영학의 구루들을 꼽지 않을까?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이렇게 말한다.

인문학은 사람과 세상을 고민하는 학문이다. 시대에 따라, 다양한 분야를 끌어들이고 고민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에서 경영학이나, 심리학 등, 새로운 분야의 책들을 '인문서'로 소개한 까닭이다.(2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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