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비밀 50 - 과학자들이 밝혀낸
김형자 지음 / 푸른지식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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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약은 가슴에 난 상처에 특효약이다. 이 약은 부작용이 전혀 없으며 혈액순환까지 바로잡아준다. 이것이야말로 완벽한 약이다. 처방은 이것이다. 최소한 하루에 한 번씩 식후 30분이든 식전 30분이든 서로 껴안아라"

- 매튜 헨리의 詩 중에서 (70 쪽)

 



 

인간은 기본적으로 행복을 추구한다. 자신이 행복하면 가족이 행복하고, 나아가 국가 전체가 행복해진다. 행복하다는 말은 참 간단해 보이지만 사실 쉽게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인생살이에 항상 좋은 일만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좀 특별하다. 우리 인간이 행복할 때의 몸과 마음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추적했다. 여기에 많은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가 인용되고 있다.

 

우리의 몸은 마음의 상태에 따라 변한다. 즐거움, 행복, 평온함 같은 바람직한 감정을 느낄 때 몸은 인체를 건강하게 만드는 엔도르핀이나 세로토닌 같은 화학물질이 생성된다. 반대로 두려움, 분노, 죄책감, 무력감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 때면 인체를 병들게 하는 노르아드레날린 등의 화학물질이 생성된다. 세로토닌은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하는 역할을 하고, 노드아드레날린은 사람의 마음을 우울하게 한다. 이제 행복한 삶에 숨어있는 과학의 비밀을 밝혀내는 여행을 떠나보자.

 

체취가 끌리는 사람이 연인이다

 

땀 냄새, 입 냄새, 머리카락 냄새, 발 냄새 등 우리의 몸은 끊임없이 냄새를 뿜어낸다. 상대방이 풍기는 냄새를 우리는 후각을 통해 감지한다. 이것이 이성에게 끌리고 호감을 갖게 되는 이유 중의 하나인데, 시각이나 청각에 의한 정보보다 더 빨리 우리의 마음을 유혹할 수도 있다. 여성들은 같은 여성의 체취를 맡을 때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지만, 남성의 땀 냄새를 맡으면 성호르몬 분비의 시작점인 뇌의 시상하부가 활성화된다.

 

개는 냄새로 주인을 구별한다. 이는 사람마다 다 다른 체취를 가졌음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저마다 면역형질이 다르다. 면역형질의 같고 다름이 냄새 호감도에 영향을 미친다. 내가 어떤 체취에 끌리는 이유는 상대가 나와 다른 면역체계를 가지고 있는 때문이다. 인간의 6번 염색체에는 '주조직 적합성 유전자 복합체', 즉 MHC가 있다. 이는 인간의 면역체계를 관장하고 있다. 개개인의 체취를 결정하는 유전자 조합이기도 하다. MHC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근친상간을 막아주는 것이다.

 

6월 초여름, 밤나무 곁을 걷다 보면 비릿한 냄새가 진동한다. 밤나무 꽃의 냄새는 남자 정액 냄새와 아주 흡사하다. 그래서 예부터 남자의 품이 그리운 과부나 여성들이 이 냄새를 좋아한다는 속설이 있었다. 실제 실험 결과에 따르면, 남성들에겐 별로 상쾌한 느낌을 주지 않지만 여성들은 밤꽃 냄새를 '향기로운 냄새'로 느낀다고 한다.

 

전립선은 방광 바로 아래에서 요로를 둘러사고 있는 장기다. 태어날 때는 보일락 말락 할 정도로 작지만 사춘기부터 조금씩 커져 성인이 되면 무게가 20kg에 달할 정도로 커진다. 밤톨 모양이라 대한해부학과학회에서는 이를 '밤톨샘'이라고 부른다. 전립선액에는 정자가 활동하는 데 필요한 영양소와 효소가 들어 있는데, 이 성분 때문에 밤꽃 냄새가 난다. 특히, 스펠민이라는 효소가 독특한 밤꽃 냄새를 만든다.

 

남성의 정액은 시기마다 각기 다른 냄새가 난다. 건강할 때는 마치 향수 냄새를 방불케 하는 좋은 향이 나지만, 몹시 피곤하거나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에서는 냄새가 고약하다. 그렇다면 정액에서 발산되는 냄새만 여성의 기분을 좋게 하는 것일까? 아니다. 냄새만이 아니라 정액 속의 테스토스테른, 에스트로겐 등의 물질이 성관계를 하는 동안 여성을 기분 좋게 만들어 준다. 가톨릭대 성모병원 산부인과 배석년 교수와 박래옥 연구원의 발표에 의하면 정액 속의 시자르라는 성분이 난소암을 예방하고 여성의 면역력을 높여주며 피부를 윤택하게 만든다고 한다.

 

폴임 박사의 <책속의 책>에 따르면, 성관계를 맺을 때는 남녀 모두 신체에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고 한다. 동공이 확장되고, 눈에선 광채가 뿜어져 나온다. 흥분이 고조되면 혈액이 피부 표면으로 분포되고, 입술은 촉촉해지면서 부풀어 오른다. 피부는 뜨거워지고 붉어지는데, 이런 현상은 여성에게 더 두드러진다. 실제 여성의 75%는 등과 가슴, 목 언저리에 피부 발진처럼 보이는 것이 나타난 뒤 오르가즘 직후에 사라진다.

 

바소프레신은 성적으로 흥분했을 때나 성행위 중에 많이 분비된다. 남성의 경우 평소에 비해 다섯 배 이상 많아진다. 바스프레신의 분비가 늘어나면 남성은 파트너에게 이전보다 더 많은 유대감을 느끼고 자신의 아이를 낳아줄 상대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다른 남성에 대한 적대감을 키운다. 이는 수컷 포유동물들에게 부성 본능을 일깨워주고자 부여한 화학물질이다. 따라서, 아이가 태어나면 남자들은 가정적으로 변하고 철이 드는 법이다.

 

향수를 과도하게 사용한다면 우울증을 의심하라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 예후다 쉔펠드 박사 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울증에 걸린 사람은 냄새를 잘 맡지 못해 향수를 지나치게 사용한다고 한다. 우울증을 겪을 때는 후각신경이 무뎌져 냄새를 잘 맡지 못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래서, 우울증을 겪는 여성은 기분 전환을 위해 정상인보다 더 많은 향수를 사용한다고 한다.

 

우울증을 완화하는 방법은 없을까? 연구 팀은 아로마 테라피를 권장한다. 아로마는 식물의 꽃, 잎, 열매에서 추출한 천연향으로 오랫동안 민간요법에서 활용해왔다. 아로마는 성분과 효능에 따라 크게 진정香과 각성香으로 분류한다. 진정향을 내는 알데히드, 각성향을 내는 리나릴 아세테이트가 바로 그런 성분이다. 라벤더, 캐모마일 등은 마음을 진정시키는 진정향의 대표적 식물이다. 로즈마리, 레몬 등은 각성향을 내는 대표적 식물이다. 진정향은 우리의 몸을 이완 상태로 만들어주며, 각성향은 집중력과 능률을 향상시켜준다.

 

지겹게 비가 내리면 기분이 가라앉고 괜스리 우울해진다. 19세기 산업혁명 시절, 영국의 대도시엔 구루병 환자가 만연했다. 이는 매연이 햇빛을 가려 체내에 비타민D가 생성되지 않아서 발생한 일이었다. 일조량이 부족하면 우울증 등 정서장애가 늘고, 근육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햇볕을 쬐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눈을 통해 빛이 들어오면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이 활발하게 분비되기 때문이다.

 

미국 콜로라도 대학 경영학 교수 로렌스 윌리엄스와 예일 대학 심리학 교수 존 바그는 임상실험을 통해 따뜻한 온도가 심리적인 따듯함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따뜻한 물체를 만지고 나면 타인을 대하는 마음도 너그러워져 더 다정하게 대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손이 차가운 사람은 가슴이 따뜻하고, 손이 뜨거운 사람은 마음이 차다'는 속설은 틀린 말이다. 정성 들인 따뜻한 차 한 잔을 대접해보자. 한 잔이 전하는 온기가 상대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만들 것이다.

 

돈 생각만으로도 행복해진다

 

돈이 얼마나 있어야 행복할까? 이에 대해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학의 사회학자 글렌 파이어보 교수와 로라 타흐 교수는 '주위 사람들보다 더 많이 있어야 사람들은 행복해진다'고 답한다. 또한, 돈과 행복의 관계를 조사한 두 교수는 돈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라고 결론내렸다.

 

한편, 미국의 미네소타 대학 연구 팀은 돈의 많고 적음을 더나 돈을 만지는 것만으로도 인간은 행복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사람이 돈을 셀 때 감정이 고조되고 면역체계가 활발하게 활동해 행복을 느낀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돈이 지폐든 동전이든 상관없이 인간의 감정을 변화시켰다. 돈의 액수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돈을 모으기만 하는 사람을 구두쇠라고 한다. 반면, 타인을 위해 자신의 돈을 기꺼이 베푸는 사람을 자선사업가 또는 기부가라고 한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의 엘리자베스 던 교수는 소득에 관계없이 타인을 위해 선물을 사거나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등, 자신보다 타인을 위해 돈을 쓰는 사람이 훨씬 더 행복을 느낀다고 한다.

 

 

2010년 <포브스>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행복도는 세계 56위로 나타났다. 당시 경제 위기에 빠진 그리스(50위), 내전 상태인 코소보(54위), 최빈국으로 꼽히는 니카라과(52위)보다도 더 못한 순위였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와 국민의 행복은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행복 과학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 일리노이 대학 에드 디너 교수의 말에서 우리는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돈으로 편안함을 얻을지언정 평안함을 얻지 못한다. 채우기보다 덜어내는 삶에 만족하며 살아갈 때 행복을 얻을 수 있다.

 

"한국은 지나치게 물질 중심적이고, 사회관계의 질이 낮다. 이는 한국의 낮은 행복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물질중심주의적 가치관은 최빈국인 짐바브웨보다 심하다. 한국 사회가 이 상태로 간다면 경제적으로 더 잘살게 되더라도 행복도는 증가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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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을 파하라 - 대한민국 No.1 크리에이터의 파격적인 창의창조론
송창의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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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열정적으로 임하며

새로움을 만들어내는 것은

삶의 의미와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과정의

다른 이름이다.

 



 

방송가의 저명인사 송창의 PD는 올해로 방송 PD 35년차에 접어들었다. 1977년 MBC에 입사하여 조연출 수습을 거쳐 <뽀뽀뽀>로 정식 PD에 데뷔했다. 이후 그는 간판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서 파격적인 연출력을 발휘하며 예능 프로그램의 강자가 되었다.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 <특종 TV 연예>, 일일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 성인 시트콤 <세 친구>등을 연출하며 우리나라 대표 예능PD로 자리매김했다. 2000년 MBC를 퇴사하여 잠시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다가 현재는 CJ E&M 방송부문 대표 채널 tvN의 본부장으로 재임 중이다.

 

창의는 습관이다

 

35년 동안 수많은 TV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시청률이 항상 고공행진을 한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어떤 상황에도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탐색하는 노력을 감행했다. 그의 노력은 마치 습관과도 같았다. 그는 지금도 '창의'라는 키워드를 붙잡고 여기에 매달린다. 한계상황을 돌파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창의'인 것이다.

 

2006년 6월 tvN으로 자리를 옮길 때만해도 케이블 채널은 존재감이 거의 없었다. 공중파와 달리 자체 제작물이 거의 없기에 변두리 방송이었다. tvN이 개국하고 몇몇 프로그램을 런칭했는데, 평균 시청률이 0.3~0.4%였다. 공중파는 시청률이 10%정도면 망했다고 하는데 케이블은 시청률 1%만 나와도 격려금을 지급받을 정도였다.

 

마이너리티 인식이 팽배한 케이블에 그는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만들기로 했다. 어차피 케이블이 공중파처럼 해서는 승부가 되지 않을뿐더러 굳이 공중파를 다라할 필요도 없었다. 그래서, 공중파에 비해 심의기준이 다소 자유로운 점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험할 수 있다는 장점을 최대한 살리기로 결정하고 그는 세 가지의 모토를 정했다.

 

럭셔리(Luxury)

 

케이블이라고 해서 없어 보이게 하지 말고 적은 제작비라도 때깔 있는 걸 만들자.

 

어그레시브(Aggressive)

 

마이너리티 의식에 사로잡혀 움츠러들지 말고 공중파 뒤통수치는 공격적인 걸 해보자.

 

섹시(Sexy)

 

눈길이 가고 끌리는 것. 지금 말로 하면 앳지 있는 걸 하자.

 



 

시행착오를 거치고 수업료를 지불하면서 tvN의 방향을 변경해야 한다는 것을 배우고, 대부분의 프로그램에서 19금禁을 걷어냈다. 기획단계에서부터 프로그램의 선정적 이미지를 제거해야만 했다. 케이블 채널이 공중파에 비해 대중적 인기도가 한참 떨어지기 때문에 출연진 섭외도 경쟁력이 약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탄생한 프로그램 중 <택시>와 <막돼먹은 영애 씨>는 실험정신과 창의적 마인드의 궁합이 잘 맞았던 프로그램이었다.

 

격을 파하다

 

MBC의 <일밤>은 코미디의 틀을 깨뜨리고 새로운 웃음의 코드를 만들어냈다. 고정관념을 뒤엎고 기존의 공식을 파괴할 때 새로운 것이 탄생하는 법이다. 1990년 3월, 개편 이후 첫 방송이 나갔다. 프로그램이 방영되면 그 다음 날 바로 여기저기서 그 반응이 피드백 된다. 사실은 그 전에 프로그램을 녹화할 때부터 그 느낌으로 안다. 방청객이 그냥 웃는 게 아니라 자지러지는 것이었다. 또한, 같이 일하는 방송국 스태프들이 함께 웃으니 그야말로 '게임 끝'이었다.

 

'콩트 없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표방하자, 콩트를 할 때는 참으로 할 게 없더니 이젠 할 게 너무 많았다. 하고 싶은 대로 몇 가지 코너를 정리했다. 이 때 탄생된 것이 <배워봅시다>, <정다운 이웃>, <일요진단>, <몰래카메라> 등이었다. <배워봅시다>는 핸섬한 신사 주병진과 푸짐하고 강한 캐릭터의 노사연이 마술, 태권도, 발레, 수영 등을 전문가에게서 배우면서 발생하는 해프닝이 바로 웃음의 키였다. <일요진단>에서는 주병진과 이경규가 심각한 사회문제를 두고 전문가 행세를 하다가 밑천이 딸려 쟁점이 삼천포로 빠지는 콘셉이었다. 디테일한 대본없이 연기자의 순발력에 의존한 <몰래카메라>는 리얼리티 예능의 시초였다.

 

<몰카>는 당시 PD인생을 걸고 시도한 모험이었다. 이의 원조는 외국의 '캔디드 카메라(candid camera)'인데, 카메라의 피사체가 카메라를 의식하지 못하면서 보여주는 솔직한 행동을 포착하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처음 이를 도입한 방송사는 지금은 없어진 동양방송(TBC)였다. 길거리에 돈을 떨어뜨려놓고 이를 발견한 행인들의 반응을 보는 것인데, 방송이 나간 뒤 여론과 언론에 뭇매를 맞고 국내에서는 이런 형식의 방송이 그간 금기사항이었기 때문이다.

 



 

"이 세상은 무수히 많은 관계로 이어져 있다.

내가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면

그것은 고스란히 나에게 돌아온다. 결국 나를 완성하는 것은 관계다.(118 쪽)

 

미디어는 메세지다

 

그가 30년 넘게 PD로 일하면서 얻은 몇 가지 방송철학 중 하나가 '미디어는 메세지다'이다. 원래 이 말은 마셜 맥루한이라는 캐나다 학자가 제안한 개념이다. 인간의 삶을 구성하는 기술의 총체로 상징되는 미디어에 의해 인간의 사고 영역과 능력이 확장되고 이를 통해 변화가 발생한다는 뜻이 함축되어 있다.

 

1980년대 초반 <뽀뽀뽀>를 연출하던 때였다. 그는 독일 뮌헨에서 개최된 인형극 세미나에 참석했다. 하루는 조그만 강당에 참석자를 모아놓고 노인 한 분이 인형에 줄을 매달고 사람이 직접 조종하는 마리오네트 인형을 들고 단상에 나타났다. 한줄기 조명이 인형을 비추고 애잔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그 노인이 줄을 이용해 인형을 움직였다. 인형이 아니라 완전 사람이었다. 누가 야단을 치면 금방 눈물 흘리며 슬퍼할 것만 같았다. 분위기가 한참 무르익던 그 때 카메라가 인형을 클로즈업했다. 그러나, 모니터에 비친 인형은 그냥 나무토막에 불과했다.

 

멀리서 본 인형은 마치 살아 있는 사람 같았는데, 모니터를 통해 본 모습은 나무토막이었다. 바로 이 순간 그는 대학 강의 시간에 의미도 모른 채 지겹게 들었던 그 명제 '미디어는 메세지다'라는 의미를 터득하게 되었다. 그런데, 송창의 식 '미디어는 메세지다'는 엉뚱한 곳에서 실현되었다. 사자머리에 롱드레스는 미스코리아를 선출하는 세종문화회관이라는 미디어에 맞는 메시지이기 때문에 <특종 TV 연예>에 캐스팅한 이승연에게 이렇게 주문했다. 시청자로부터 호감을 얻는데 성공했다.

 

"이승연씨, 오늘부터 미스코리아는 잊으세요.

당신은 오늘부터 20대 대학생으로 보여야 합니다" (173 쪽)

 



 

tvN으로 자리를 옮긴 뒤로 프로그램들을 쇄신하면서 그가 후배 PD들에게 주문하는 사항도 '미디어는 메시지다'라는 개념을 적극 도입하라는 것이었다. <택시>를 연출하는 후배 PD에게도 택시라는 미디어를 십분 활용하여 거기에 어울리는 새로운 메세지를 만들어내라는 주문이었다. 또한, 백지연의 <끝장토론>도 패널이 흥분하여 떨리는 손이나 MC가 메모하는 메모지를 카메라 앵글에 담는 등 'TV적'으로 만들라고 했다. 영상이 중심인 매체에서 토론하므로 이 특성을 제대로 활용해야 하는 것이다.

 



 

사람의 생애는 어느 한 시기에 결코 단절되지 않는다. 오늘 쌓은 것이 내일을 만들고 내일에 축적한 어느 한 가지가 그 다음 날에 또 영향을 미친다. 삶이 이렇게 연결되어 있기에 30여 년 전에 깨우친 아주 작은 것 하나가 오늘의 송창의 자신에게 큰 자산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모두 설레는 마음으로 내일을 기다리기 위해서는 자신의 삶을 풍성하게 만드는 투자를 지속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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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 내딛는 용기
구리키 노부카즈 지음, 한혜정 옮김 / 문예출판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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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 162cm, 체중 60kg의 왜소한 체격에다 성인 남성의 평균 폐활량과 근력에도 못미치는 일본의 한 젊은이가 열악한 신체적 조건을 딛고서 등산을 시작한지 3년 만에 6대륙 최고봉 단독 등정에 성공했다. 그의 이름은 구리키 노부카즈, 1982년 일본 홋카이도에서 출생했다. 이후 히말라야 산맥의 8천미터 3개 봉을 무산소 등정하고, 일본인 최초로 에베레스트 무산소 단독 등정에 올랐다가 7,950미터 지점에서 단념했다. 그러나, 현재 학교와 기업체에서 강연 활동을 펼치며 재도전을 준비 중이다.




구리키 노부카즈는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두 살 연상의 이성 친구와 교제를 했다. 여자 친구의 취미는 등산과 스키였다. 이 여자 친구에게 어떤 남자를 좋아하느냐고 물었더니 첫째로 차를 소유해야 하고, 둘째로 대학을 졸업해야 하며, 셋째로 공무원이면 좋겠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래서, 그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입시준비하여 1년 뒤 삿포로에 있는 공무원 양성 대학에 입학했다. 그러나, 새 차를 막 뽑은 어느 날 그는 절교를 당했다.



"2년 동안 사귀긴 했어도 그렇게 좋아하진 않았어" (89 쪽)



그날 이후 그는 요괴인간처럼 방에 틀어박혔다. 아침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 쉬지 않고 잠만 잤다. 이렇게 일주일 내리 잠만 잤다. 뭔가 돌파구를 찾지 않으면 그는 망가지고 말 것이다. 다른 대학의 친구를 찾아 갔다가 우연히 그의 눈에 '산악부'라고 적힌 허름한 나무 간판이 들어왔다. 얼마전 이별한 그녀는 왜 그리도 산을 좋아했는지 알고 싶었다. 그는 입부 신청서에 이름과 연락처를 남겼다.



대학 3학년 봄, 그는 매킨리 등반을 준비중이었다. 북아메리카의 최고봉인 매킨리를 혼자 등정하겠다고 하니 주위에서 만류가 극심했다. 심지어 산악부 선배들에게 불려 나가 온갖 협박을 다 들었다. 하지만, 이를 포기한다면 어딘가에 취직하여 평생을 그리 살거란 생각이 들었고 결코 그리 되고 싶지 않았다.



"경험이 없어도 너무 없어. 절대 안돼. 죽을 거라고!" (22 쪽)



2004년 5월 21일



밖에는 폭우가 쏟아지고 신문에는 에베레스트 등반 사고 기사가 크게 실려 완전히 장례식 분위기였다. 가게 앞에 늘어선 친구들과 선후배들이 만세삼창을 외쳤고, 후배가 건네주는 정종을 단숨에 들이켰다. 마치 훈련소로 떠나는 기분이었다. 모두가 만류하고 아무도 찬성하지 않은 일을 그는 하려고 한다.



2004년 5월 28일



매킨리를 오를려면 제일 먼저 경비행기를 타고 광대한 카힐트나 빙하로 이동하여 베이스캠프를 차려야 한다. 날씨가 나빠 닷새째 전초기지인 타키트나 마을에 갇혀 있었다. 자금이 부족해 가장 싼 세스나를 빌렸다. 한 시간 정도 비행하여 베이스캠프에 착륙했다. 지체없이 바로 제1캠프(2,400미터)까지 올라갔다. 21시 무렵에 도착했다.



"매킨리의 신이여, 나는 당신을 만나러 여기에 왔습니다" (40 쪽)



2004년 5월 29일



낯선 백야 현상과 긴장감 때문에 잠을 못잤다. 매킨리는 환경에 대하여 매우 까다로워 개인 쓰레기는 물론 배설물까지 반드시 하산때 갖고 오도록 되어 있다. 그래서, 이런 쓰레기 처리용 양동이를 배낭에 매달아 혼자서 짐을 옮겼다. 짐은 배낭에 25kg, 썰매에 45kg 총 65kg에 달했다. 고도 3,145미터에서 짐을 데포하고 다시 2,900미터까지 내려가 제2캠프를 차렸다. 텐트에서 잠을 청하는데 가슴이 저려온다. 고산병 증상이다.



2004년 5월 31일



고도 4,000미터에서부터 본격적인 고산병이 시작된다. 호흡이 가빠지고 속도가 떨어졌다. 두 걸음 걷고 쉬고 하기를 반복했다. 4,150미터 쯤에서 갑자기 쓰러졌다. 고산병 증세가 심해 겨우 숨만 쉴 정도였다. 이럴 때는 고도를 낮추는 것이 최선이라, 서둘러 내려갔다. 17:30 경, 간신히 캠프에 도착하여 침낭 속으로 파고 들었다.



"대체 넌 아들이 죽으러 간다는데, 그렇게 순순히 보내겠다는 거냐!" (47~48 쪽)



해외 초행길에 혼자서 무산소통 등반을 계획하자 나뿐 아니라 아버지도 여기저기서 훈계를 들었다. 또한, 산악부 선배들이 단독 등반을 반대했던 이유는 매킨리가 세계 최대의 크레바스 지대이기 때문이다. 매킨리는 미국 알래스카 주 알래스카 산맥에 있는 산으로 높이는 6,194미터로 북아메리카 대륙에서 제일 높다. 세계의 유명 등산가들의 목숨을 빼앗아간 악명높은 산이다. 1979년 한국의 고상돈도 하산길에서 추락사했다. 매킨리는 거대한 빙하로 뒤덮혀 산 곳곳에 크레바스가 입을 벌리고 있으며 깊은 곳은 100미터가 넘는다고 한다. 떨어지면 즉사이다. 홀로 등반하면 구조될 길이 없다.



2004년 6월 12일



고도에 적응했는지 머리가 아프지 않다. 식사를 마치고 공격 준비에 착수한다. 설탕을 듬뿍 넣은 따뜻한 홍차를 물통에 담았다. 데날리패스의 능선을 살펴보았다. 풍속이 20미터, 이 날씨를 놓치면 다음 기회는 없다. 11시 무렵, 해발 6,194미터 정상을 향했다. 한 시간 반쯤 걸려 데날리패스 능선에 올라섰다. 한 걸음 한 걸음 마음의 공백을 메우듯 능선을 밟아갔다. 들리는 소리는 오로지 자신의 심장 소리 뿐. 17시 10분, 등반 16일째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다. '나의 한계'라는 벽을 허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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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성공은 장벽이나 실패를 뛰어넘을 때 나온다"

- 스콧 애덤스



2009년 4월, 그는 히말라야에 있는 세계 제7위 고봉 다울라기리(8,167미터)로 향했다. 해발 7,500미터 이상은 데스 존(죽음의 지대)이라 불린다. 산소량이 평지의 1/3 수준까지 떨어지므로 사람이 머물 수 있는 곳이 못된다. 당초 에베레스트를 등반하려 했지만 입산 허가를 받지 못해 다울라기리로 변경한 것이었다. 자신의 등반 장면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했다. 2009년 5월 15일부터 5월 18일까지의 산행일기는 무척 감동적이다. 5월 18일 새벽 1시 그는 어둠 속에서 설벽을 향해 나아가 14시 정각에 다울라기리 정상에 도착했다.







"여기는 구리키. 베이스캠프 들립니까, 베이스캠프 들립니까?

14시 정각에 다울라기리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128 쪽)



그는 2007년부터 매주 삿포로에서 도쿄를 왕복하고 있다. 포털사이트에서 광고기획사나 방송국 등으로 뛰어다니기 때문이다. 에베레스트 정상에서 인터넷 생중계를 하겠다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기획안을 만들어 후원 기업을 찾아다니기도 한다. 자신이 기획하는 '모험의 공유'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스태프 인건비, 중계기기 사용료, 위성단말 통신비, 홍보비 등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그기 이렇게 인터넷 중계를 하려는 이유는 수많은 사람들을 가로막는 '불가능'이란 마음의 벽을 허물고 싶어서다.



초심자에게 적합한 초오유(8,201미터)를 등반하려는 기획안으로 도쿄에서 활동하다가 니혼TV의 유명 PD를 만났는데, 며칠 후 그에게 쌍방향 리얼 다큐멘터리를 만들자고 연락을 해왔다. 초오유 등반 영상을 '제2 니혼TV'에서 매일 업데이트하자는 제안이었다. <니트족 알피니스트, 그 첫 도전 히말라야>가 기획 타이틀이었다. 그런데, 그의 등반 영상을 본 니트족과 히키코모리들이 심지어 '죽어버려'처럼 비아냥거리는 댓글을 무수히 달았다. 그러나, 그가 악천후를 뚫고 정상에 도달하자 그동안 비난했던 많은 이들이 축하한다는 메세지를 보내왔다. 그는 이러한 모험을 공유함으로써 누군가에게 '한 걸음을 내딛는 용기'가 되고 싶었던 것이다.





<초모랑마, 에베레스트 정상>



2009년 9월 그는 에베레스트를 등정을 시도했다. 마지막 남은 50미터, 최종 목적지가 눈 앞에 들어왔다. 그런데,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머리 위에 있어야 할 태양이 어느 새 어깨 밑으로 내려왔다. 이제 슬금슬금 아래로 저물어갔다. 베이스캠프에서 하산하라고 무선 연락이 왔다. 무리하면 정상에 오를 수 있지만, 거기서 되돌아 올 체력은 되지 않을 것이다. 16시 40분, 그는 하산을 결심했다. 에베레스트 등반 사고의 70퍼센트는 하산 중에 일어난다고 한다. 하물며 심야의 하산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그는 서둘러 제2캠프로 돌아가야만 했다. 22시에 무사히 도착했다. 그는 실패한 것이다. 한 번 실패했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그는 지금도 여전히 에베레스트 등정을 준비 중이다. '모험의 공유'라는 그의 도전정신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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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덥 -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어 오를 때
데이비드 톰슨 지음, 이지선 옮김 / 동아일보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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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은 37살의 평범한 직장인이다. 소어항공사에서 사업팀장을 맡고 있는 그의 하루는 다채롭다. 저가 항공사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날 즈음 그는 소어사에 창립 멤버로 입사했다. 소어사는 여느 저가 항공사와는 달랐다. 이 회사는 '까다로운 사람들이 선택한 항공사'라는 이미지로 고객들에게 접근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내의 인테리어 디자인도 요일별로 바꾸거나 항공편마다 칵테일 바텐더가 동승하는 등 독특한 방식으로 회사를 경영했다.

 



 

잭의 임무는 저비용으로 회사의 대외 이미지를 제고하는 방안을 찾아내는 것이다. 경비절감 문제 때문에 그는 항상 스트레스를 받으며 좌절감을 맛보곤 했다. 이뿐 아니라 탑승수속, 직원관리, 수하물 관리, 고객 서비스 등도 모두 그의 책임하에 있었다. 어느 날, 회사의 창립자인 스티브 킹 CEO는 전 직원들에게 스마트폰 블랙베리를 지급했다. 스티브는 직원들이 자부심을 가질 것이란 계산하에 직원들의 소통을 위한 조치였기에 정작 직원들은 이를 달가워하지 않았다.

 

"뭐야. 하루 24시간 내내 게다가 주말에도 회사 일에 신경을 쓰라는 건가?"(15 쪽)

 

문제가 생겼다. 잭은 퇴근후 동료들과 술자리에 어울리다가 블랙베리를 분실하고 만 것이다. 그는 인사팀 과장에게 이를 상의했지만 워낙 고가인 기기라 다시 사줄 수 는없고 퇴사자가 반납한 구형을 당분간 사용하라고 제안했다. 블랙베리가 없으면 업무수행에 차질이 생기므로 그는 이 제안을 수용할 수 밖에 없었다.

 

"당신이 방금 전에 보낸 그 이메일 말이에요.

바로 그 이메일이 나를 깨운 거예요" (35 쪽)

 

어저께 상사인 워커가 향후 3년간 예산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이메일을 보내서 그는 흥분한 나머지 불편한 심정을 답신으로 발송했는데, 그 메일이 전송되지 않은 상태였다. 그런데, 블랙베리 화면의 오른쪽 맨 위에 있는 이모티콘이 그에게 말을 건 것이다. 자신은 알라딘의 '21세기 버전'이라며 그 메일은 굉장히 부정적이고, 감정적이고, 적절치 못한 내용이며 아울러 메일의 발송은 매우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훈계까지 했다.  

 

"왜 이사회에서 원래의 전략을 바꿨다고 생각하죠?" (44 쪽)

 

상사인 워커는 추가로 해야 할 일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서 이 계획을 실행하려고 동료들도 새 계획을 지지해주고 협조해 주기를 바라면서 이메일을 보냈을 거라면서 이모티콘은 잭에게 또 훈수를 두었다. 이런 훈계와 훈수들을 듣고 보니 그는 자신의 행동이 적절하지 못했음을 바로 깨닫게 되었다. 만약에 워커에게 이메일이 전송되었다면 치명적인 문제가 생겼을 거라고 그는 반성했다.

 

"앗, 미안! 네가 그 이메일을 보내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51 쪽)

 

얼마전 회사를 떠난 빌 맥도널드는 이 마법의 블랙베리 때문인지 평범하기 그지없던 그가 갑자기 두각을 나타내고 고속 승진을 하더니 몸값을 두 배 이상 올려 새로 생긴 항공사에 스카우트되어 업계의 유명인사가 되었던 것이다. 이제사 그 이유를 알만했다. 업무코치인 블랙베리를 주머니에 넣고 다닌 탓이었다. 이젠 이 물건이 잭의 수중에 들어왔으니 그야말로 '광땡'을 잡은 격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이 소중한 것을 식당에 두고 오는 실수는 하지 말아지' (53 쪽)

 

사실 그는 감정 섞인 이메일을 발송할 때마다 자신의 경력에 해가 된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 그 방법을 몰랐던 것이다. 그는 이 나쁜 습관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경력에 비해 승진이 늦은 것도 다 이런 이유가 작용했던 것이다. 그는 불만이 있을 때 그 상대방과 직접 대면하여 해결하는 유형이 결코 아니었다. 더 이상 못 참겠다 싶을 때 주로 메일을 이용했던 것이다.

 

이모티콘은 어저께 워커가 보낸 이메일 화면을 띄워 보였다. 형광색으로 밑줄이 그어진 부분이 시선에 들어왔다. 블랙베리는 잭이 읽어볼 시간을 배려했다. 워커는 이미 잭이 좋아하지 않을 것을 예상하고 있었고, 회사의 경쟁력을 위해서는 새로운 예산안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었다.

 

'물론 지금 와서 이런 얘기를 하는 게 별로 달갑게 들리진 않겠지만'

'그래도 회사 발전을 위해 해야 할 일은 해야겠죠'

(61 쪽)

 

그 동안 잭은 '일단 처리해버리기'식 사고방식 때문에 감정적이고 적절치 못한 이메일들을 발송하곤 했다. 한 발짝 물러서서 행동해야 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시작된 잭과 블랙베리는 학습을 지속했다.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되고 핵심 처방인 '잠깐 멈추기 - 한 걸음 물러나기 - 생각하기 - 행동하기'를 연습하여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상대와 소통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다.

 

"자, 그러면 어디 한번 고쳐보자고!" (70 쪽)

 

마침내 상사인 워커와의 관계탄력성도 긍정적으로 회복되어 잭과 블랙베리는 환호성을 날렸다. 지급받은 신형 블랙베리를 분실할 때만해도 잭에겐 불행이었지만, 오히려 분실이 그에게 몰고온 행운은 그야말로 전화위복인 셈이었다.

 

"야호! 우리가 해냈어요" (130 쪽)

 

현대 사회는 이제 모바일의 시대로 급변하고 있다. 이는 소통의 혁명을 몰고 와 소통의 영역을 더욱 확대하는 현상을 만들어 냈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려면 소통에 대응하는 '자세 교정'이 분명 필요하다. 이 책이 바로 현대판 '지니'를 통하여 우리에게 이를 가르치고 있다. 비록 크기는 작지만, 내용만큼은 크기 때문에 세계적인 석학 다니엘 핑크도 찬사를 보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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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샌델의 정의사회의 조건 - 정의·도덕·생명윤리·자유주의·민주주의, 그의 모든 철학을 한 권으로 만나다
고바야시 마사야 지음, 홍성민.양혜윤 옮김, 김봉진 감수 / 황금물고기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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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으며 국내에 '정의 신드롬'을 몰고 왔다. 또한, 2010년 8월 국내에서 그의 강연회 행사도 있었는데 워낙 많은 사람들이 몰려 들어 "마이클 잭슨도 아닌데..."란 농담도 현장에서 흘러 나왔다고 한다. 비단 한국에만 이런 열풍이 상륙했던 것이 아니었나 보다. 일본에서도 그 열풍이 불었던 것이다.



‘샌델 신드롬’은 거셌다(동아일보에서 발췌)






베스트셀러 <정의란 무엇인가(Justice: What's the right thing to do)>의 저자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57)가 20일 오후 7시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정의’를 주제로 강연회를 열었다. 아산정책연구원 주최로 열린 이날 강연은 4500여 석을 채울 만큼 성황을 이뤘다. 강연장 주변에는 인기가수의 공연장처럼 강연 2시간 전부터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주최 측은 당초 강연장을 1800석 규모의 다른 장소로 예정했지만 인터넷 신청을 받은 3일 하루에만 1000여 명이 몰리자 장소를 바꿨다.








그는 특유의 습관대로 양복 바지주머니에 한쪽 손을 집어넣은 채 계속 걸어 다니며 1시간 30분가량 강연을 이어갔다. 강연은 그가 질문을 던지고 청중이 답을 하면 다시 그 의미를 묻는 식으로 진행됐다. 청중은 대부분 대학생이었고 중간 중간 학부모와 함께 온 중고교생도 눈에 띄었다. 경기 파주시의 한 어학원에서는 중고교생 40여 명이 책을 읽고 단체로 참석했다.


그는 ‘정의란 무엇인가’에 등장하는 17세기 영국의 식인 사건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그는 이 행위가 과연 옳은지를 물었다. 한 학생이 손을 들고 “자기방어를 위해 어쩔 수 없다”고 말하자 교수는 “자신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는 어떤 일을 해도 좋은가”라고 되물었다.

강연이 끝난 뒤에도 열띤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그는 ‘정의를 왜 굳이 실천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강자가 하고 싶은 대로 내버려 두는 것이 정의일 수는 없다”며 “우리가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은 가장 힘이 센 사람의 의견대로 하는 것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라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그렇지 않으면 힘이 옳다는 점만 남게 된다”고 답했다.






이 책은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저서들을 정의, 도덕, 생명윤리, 자유주의, 민주주의, 그의 정치 철학 등으로 알기 쉽게 풀이하여 한 권으로 만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저자인 일본 지바대학 법경학부 고바야시 마사야 교수는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저서에 학문적 해설을 더해 주고있다. <정의란 무엇인가>, <생명의 윤리를 말하다>, <왜 도덕인가> 등 국내의 출간 도서 외에도 미출간된 <자유주의와 정의의 한계>, 발표 논문의 주요내용까지 한 권에 담아낸 샌델 철학의 종합 안내서다.



저자는 전 세계를 정의의 열풍에 휩싸이게 한 마이클 샌델 교수의 강의를 각 장의 도입부에는 개론적인 설명을 한 후 저서의 내용을 개관하고, 마지막으로 저자의 보충설명을 덧붙였다. 또한 정치철학이나 공공철학의 범위 안에서 샌델의 저서에 흐르는 논리나 배경을 소개한다. 이 설명을 안내자 삼아 우리는 정치철학이나 공공철학의 세계를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1980년 27세에 마이클 샌델은 최연소 하버드대 교수로 임용돼 20여 년간 하버드대 학생들 사이에서 최고의 강의로 손꼽힌다. 29살에 존 롤스의 '정의론'(1972년)을 비판했다. 하버드 강의 Justice를 바탕으로 쓴 책이 <정의란 무엇인가>이다. 이 책에선 '폭주하는 기관차와 철도위의 인부'를 예로 들어 우리가 과연 어떤 것을 선택하며, 이 선택은 정의인가? 라는 화두를 우리에게 던진다.



저자 고바야시 마사야 교수는 이 책에서 모두 다섯 강의를 통해 마이클 샌델의 저서들을 소개하고 있다.



제1강







<하버드 강의>와 <정의란 무엇인가>를 살펴보고 그 핵심을 정리했다.

폭주하는 열차 앞에 다섯 명의 사람이 있다. 옆 선로로 변경하면 한 명의 인부밖에 없다. 이대로 그냥 갈 것인가 아니면 방향을 바꿀 것이란 질문을 던진다. 보통은 다수가 죽는 것보다 소수가 죽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이는 공리주의와 비슷한 발상이다. 과연 공리주의가 옳은 것인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으로 대변되는 공리주의란 '기쁨-고통=행복'을 최대화하는 것이 도덕의 최고 원리라고 영국 철학자 제러미 벤담(1748~1832)이 주장했었다.



제2강



국내 미출간 도서인 <자유주의와 정의의 한계>(1982년)에서 언급하고 있는 샌델 교수의 철학적인 내용을 쉽게 해설하고 있다. 이 책의 주제는 존 롤스의 <정의론>에 대한 비판이다. 존 롤스 같은 자유주의 정의론은 정의의 우위성 또는 선에 대한 우위성이라고 비판했다. 즉, 샌델은 좋은 삶을 영위하는 방법은 각자의 생각 차이로 그 형태가 다양하므로 선보다는 모든 사람이 합의할 수 있는 정의가 우위에 있다고 자신의 견해를 펼쳤다.



제3강



미국의 공공철학을 설명하고 있는 <민주정에 대한 불만 - 공공철학을 찾는 미국>(1996년)에 대한 해설이다. 샌델의 정치철학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저서로 <자유주의와 정의의 한계>와 쌍벽을 이룬다. 혹자는 분위기가 달라 샌델이 공동체주의를 버리고 공화주의 입장을 취했다고 평하지만, 이는 당치 않는 말이다. 공동체주의적 공화주의 입장에서 의견을 전개했기 때문에 어조가 바뀐 것일 뿐이다. 이 책은 미국의 정치경제나 헌법에 대하여 구체적인 논리를 제시하고 있다.



제4강



유전공학에 의해 인간의 능력이 강화되는 것을 반대하는 <생명의 윤리를 말하다>(2010년)를 다루고 있다. 유전공학의 오용에 반대한다는 점과 이에 대한 자신의 생명관 즉 신이 인간에게 준 천부생명관天賦生命觀을 명확히 밝혔다. 생명은 선물로서 주어진 천부적인 것이므로 유전공학을 이용해 이를 무리하게 개조하거나 강화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제5강



공공철학은 다룬 <왜 도덕인가?>(2010년)에 대한 해설이다.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1부에서는 공화주의적 정치평론을 펴고 있고, 2부에선 자유지상주의와 자유주의에 비판적인 문화적.사회적 평론을 싣고 있으며, 3부에서는 자유주의 대 공동체주의 논쟁의 전개를 정리했다. 전체적으로 공동체주의적 공화주의의 논리와 그 시각에서의 평론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즈음 대학에서의 교과과정에서 교양과정들이 축소내지는 폐지되고 있다고 한다. 전문적인 지식이나 기능을 배양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깊이 있는 일반교양도 매우 중요하다. 마이클 샌델 교수의 대화형 강의는 수강생들이 주제에 대하여 편하게 고민하면서 쉽게 해답을 찾도록 도와준다. '정의 신드롬'이 단발성으로 그치지 않고 인문학의 부흥으로 이어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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