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비밀 50 - 과학자들이 밝혀낸
김형자 지음 / 푸른지식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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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약은 가슴에 난 상처에 특효약이다. 이 약은 부작용이 전혀 없으며 혈액순환까지 바로잡아준다. 이것이야말로 완벽한 약이다. 처방은 이것이다. 최소한 하루에 한 번씩 식후 30분이든 식전 30분이든 서로 껴안아라"

- 매튜 헨리의 詩 중에서 (70 쪽)

 



 

인간은 기본적으로 행복을 추구한다. 자신이 행복하면 가족이 행복하고, 나아가 국가 전체가 행복해진다. 행복하다는 말은 참 간단해 보이지만 사실 쉽게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인생살이에 항상 좋은 일만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좀 특별하다. 우리 인간이 행복할 때의 몸과 마음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추적했다. 여기에 많은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가 인용되고 있다.

 

우리의 몸은 마음의 상태에 따라 변한다. 즐거움, 행복, 평온함 같은 바람직한 감정을 느낄 때 몸은 인체를 건강하게 만드는 엔도르핀이나 세로토닌 같은 화학물질이 생성된다. 반대로 두려움, 분노, 죄책감, 무력감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 때면 인체를 병들게 하는 노르아드레날린 등의 화학물질이 생성된다. 세로토닌은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하는 역할을 하고, 노드아드레날린은 사람의 마음을 우울하게 한다. 이제 행복한 삶에 숨어있는 과학의 비밀을 밝혀내는 여행을 떠나보자.

 

체취가 끌리는 사람이 연인이다

 

땀 냄새, 입 냄새, 머리카락 냄새, 발 냄새 등 우리의 몸은 끊임없이 냄새를 뿜어낸다. 상대방이 풍기는 냄새를 우리는 후각을 통해 감지한다. 이것이 이성에게 끌리고 호감을 갖게 되는 이유 중의 하나인데, 시각이나 청각에 의한 정보보다 더 빨리 우리의 마음을 유혹할 수도 있다. 여성들은 같은 여성의 체취를 맡을 때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지만, 남성의 땀 냄새를 맡으면 성호르몬 분비의 시작점인 뇌의 시상하부가 활성화된다.

 

개는 냄새로 주인을 구별한다. 이는 사람마다 다 다른 체취를 가졌음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저마다 면역형질이 다르다. 면역형질의 같고 다름이 냄새 호감도에 영향을 미친다. 내가 어떤 체취에 끌리는 이유는 상대가 나와 다른 면역체계를 가지고 있는 때문이다. 인간의 6번 염색체에는 '주조직 적합성 유전자 복합체', 즉 MHC가 있다. 이는 인간의 면역체계를 관장하고 있다. 개개인의 체취를 결정하는 유전자 조합이기도 하다. MHC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근친상간을 막아주는 것이다.

 

6월 초여름, 밤나무 곁을 걷다 보면 비릿한 냄새가 진동한다. 밤나무 꽃의 냄새는 남자 정액 냄새와 아주 흡사하다. 그래서 예부터 남자의 품이 그리운 과부나 여성들이 이 냄새를 좋아한다는 속설이 있었다. 실제 실험 결과에 따르면, 남성들에겐 별로 상쾌한 느낌을 주지 않지만 여성들은 밤꽃 냄새를 '향기로운 냄새'로 느낀다고 한다.

 

전립선은 방광 바로 아래에서 요로를 둘러사고 있는 장기다. 태어날 때는 보일락 말락 할 정도로 작지만 사춘기부터 조금씩 커져 성인이 되면 무게가 20kg에 달할 정도로 커진다. 밤톨 모양이라 대한해부학과학회에서는 이를 '밤톨샘'이라고 부른다. 전립선액에는 정자가 활동하는 데 필요한 영양소와 효소가 들어 있는데, 이 성분 때문에 밤꽃 냄새가 난다. 특히, 스펠민이라는 효소가 독특한 밤꽃 냄새를 만든다.

 

남성의 정액은 시기마다 각기 다른 냄새가 난다. 건강할 때는 마치 향수 냄새를 방불케 하는 좋은 향이 나지만, 몹시 피곤하거나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에서는 냄새가 고약하다. 그렇다면 정액에서 발산되는 냄새만 여성의 기분을 좋게 하는 것일까? 아니다. 냄새만이 아니라 정액 속의 테스토스테른, 에스트로겐 등의 물질이 성관계를 하는 동안 여성을 기분 좋게 만들어 준다. 가톨릭대 성모병원 산부인과 배석년 교수와 박래옥 연구원의 발표에 의하면 정액 속의 시자르라는 성분이 난소암을 예방하고 여성의 면역력을 높여주며 피부를 윤택하게 만든다고 한다.

 

폴임 박사의 <책속의 책>에 따르면, 성관계를 맺을 때는 남녀 모두 신체에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고 한다. 동공이 확장되고, 눈에선 광채가 뿜어져 나온다. 흥분이 고조되면 혈액이 피부 표면으로 분포되고, 입술은 촉촉해지면서 부풀어 오른다. 피부는 뜨거워지고 붉어지는데, 이런 현상은 여성에게 더 두드러진다. 실제 여성의 75%는 등과 가슴, 목 언저리에 피부 발진처럼 보이는 것이 나타난 뒤 오르가즘 직후에 사라진다.

 

바소프레신은 성적으로 흥분했을 때나 성행위 중에 많이 분비된다. 남성의 경우 평소에 비해 다섯 배 이상 많아진다. 바스프레신의 분비가 늘어나면 남성은 파트너에게 이전보다 더 많은 유대감을 느끼고 자신의 아이를 낳아줄 상대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다른 남성에 대한 적대감을 키운다. 이는 수컷 포유동물들에게 부성 본능을 일깨워주고자 부여한 화학물질이다. 따라서, 아이가 태어나면 남자들은 가정적으로 변하고 철이 드는 법이다.

 

향수를 과도하게 사용한다면 우울증을 의심하라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 예후다 쉔펠드 박사 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울증에 걸린 사람은 냄새를 잘 맡지 못해 향수를 지나치게 사용한다고 한다. 우울증을 겪을 때는 후각신경이 무뎌져 냄새를 잘 맡지 못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래서, 우울증을 겪는 여성은 기분 전환을 위해 정상인보다 더 많은 향수를 사용한다고 한다.

 

우울증을 완화하는 방법은 없을까? 연구 팀은 아로마 테라피를 권장한다. 아로마는 식물의 꽃, 잎, 열매에서 추출한 천연향으로 오랫동안 민간요법에서 활용해왔다. 아로마는 성분과 효능에 따라 크게 진정香과 각성香으로 분류한다. 진정향을 내는 알데히드, 각성향을 내는 리나릴 아세테이트가 바로 그런 성분이다. 라벤더, 캐모마일 등은 마음을 진정시키는 진정향의 대표적 식물이다. 로즈마리, 레몬 등은 각성향을 내는 대표적 식물이다. 진정향은 우리의 몸을 이완 상태로 만들어주며, 각성향은 집중력과 능률을 향상시켜준다.

 

지겹게 비가 내리면 기분이 가라앉고 괜스리 우울해진다. 19세기 산업혁명 시절, 영국의 대도시엔 구루병 환자가 만연했다. 이는 매연이 햇빛을 가려 체내에 비타민D가 생성되지 않아서 발생한 일이었다. 일조량이 부족하면 우울증 등 정서장애가 늘고, 근육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햇볕을 쬐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눈을 통해 빛이 들어오면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이 활발하게 분비되기 때문이다.

 

미국 콜로라도 대학 경영학 교수 로렌스 윌리엄스와 예일 대학 심리학 교수 존 바그는 임상실험을 통해 따뜻한 온도가 심리적인 따듯함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따뜻한 물체를 만지고 나면 타인을 대하는 마음도 너그러워져 더 다정하게 대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손이 차가운 사람은 가슴이 따뜻하고, 손이 뜨거운 사람은 마음이 차다'는 속설은 틀린 말이다. 정성 들인 따뜻한 차 한 잔을 대접해보자. 한 잔이 전하는 온기가 상대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만들 것이다.

 

돈 생각만으로도 행복해진다

 

돈이 얼마나 있어야 행복할까? 이에 대해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학의 사회학자 글렌 파이어보 교수와 로라 타흐 교수는 '주위 사람들보다 더 많이 있어야 사람들은 행복해진다'고 답한다. 또한, 돈과 행복의 관계를 조사한 두 교수는 돈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라고 결론내렸다.

 

한편, 미국의 미네소타 대학 연구 팀은 돈의 많고 적음을 더나 돈을 만지는 것만으로도 인간은 행복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사람이 돈을 셀 때 감정이 고조되고 면역체계가 활발하게 활동해 행복을 느낀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돈이 지폐든 동전이든 상관없이 인간의 감정을 변화시켰다. 돈의 액수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돈을 모으기만 하는 사람을 구두쇠라고 한다. 반면, 타인을 위해 자신의 돈을 기꺼이 베푸는 사람을 자선사업가 또는 기부가라고 한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의 엘리자베스 던 교수는 소득에 관계없이 타인을 위해 선물을 사거나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등, 자신보다 타인을 위해 돈을 쓰는 사람이 훨씬 더 행복을 느낀다고 한다.

 

 

2010년 <포브스>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행복도는 세계 56위로 나타났다. 당시 경제 위기에 빠진 그리스(50위), 내전 상태인 코소보(54위), 최빈국으로 꼽히는 니카라과(52위)보다도 더 못한 순위였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와 국민의 행복은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행복 과학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 일리노이 대학 에드 디너 교수의 말에서 우리는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돈으로 편안함을 얻을지언정 평안함을 얻지 못한다. 채우기보다 덜어내는 삶에 만족하며 살아갈 때 행복을 얻을 수 있다.

 

"한국은 지나치게 물질 중심적이고, 사회관계의 질이 낮다. 이는 한국의 낮은 행복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물질중심주의적 가치관은 최빈국인 짐바브웨보다 심하다. 한국 사회가 이 상태로 간다면 경제적으로 더 잘살게 되더라도 행복도는 증가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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