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어하우스 부자들 - 처치곤란 부동산을 수익형 부동산으로 바꾸는 새로운 방법
김정미 지음 / 한빛비즈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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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셰어하우스는 장사와 비슷하다. 장사꾼들은 물건을 도매로 사서 소매로 판다. 도매가와 소매가의 차액이 이들의 이익이 된다. 셰어하우스도 그렇다. 큰 집을 쪼개서 방세를 받는다. 집을 통째로 빌려주는 전월세보다 전체 수익은 커질 수밖에 없다. 집주인은 집 한 채를 통째로 임대해주는 것에 비해 높은 월세수입을 얻을 수 있다. - '머리말' 중에서

 

 

셰어하우스, 또 다른 수익형 부동산

 

'사는(buy) 집이 아닌 사는(live) 집'을 슬로건으로 부동산 임대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뉴스테이 정책과 1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는 주거문화 자체를 바꾸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이런 주거문화의 변화에 어울리는 새로운 부동산 전략이 필요하다. 이 책은 골칫거리였던 대형 평수의 아파트, 구도심의 낡은 주택, 그리고 지방의 아파트를 새롭게 변모시켜 공간을 함께 쓰는 셰어하우스로 탈바꿈시킴으로써 일반적인 월세보다 더 많은 수익을 벌고 있는 새로운 부자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책의 저자 김정미뉴미디어를 전공한 언론학박사로 정부산하기관에서 10여 년간 국가정보화정책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이후 국무총리실로 자리를 옮겨 2년간 국무총리의 연설사무관으로 재직했다. 오랜 직장생활 끝에 시간적인 여유를 갖고자 떠났던 호주에서 셰어하우스 문화를 처음으로 접하고 인생의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셰어하우스와 공동체 문화가 너무 근사했다. 그래서 이와 관련된 사업을 하기로 결심하고 2015년 좋은일컴퍼니를 창업했다. 좋은일컴퍼니는 기술 스타트업으로서, 셰어하우스 관련 O2O 서

 

 

 

 

 

 

 

 

 

 

 

아파트를 두 채나 구입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셰어하우스의 수익률이 높았기 때문이다. 또한 운영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아 다른 일과 병행할 수 있다는 점도 셰어하우스 사업의 큰 장점이다. 참고로 산이 아빠의 본업은 컴퓨터 프로그래밍이고, 산이 엄마는 새로운 창업을 위해 인터넷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부부가 각자의 일을 하면서 셰어하우스도 운영하는 셈이다.

 

 

오래된 동네에 기회가 있다

서울 종로구에서 북촌, 서촌, 삼청동 일대는 각광 받는 상업 지역이지만, 이곳을 제외한 동네에는 빈집이 많다. 집들이 너무 낡은 탓이다. 골목이 좁아 차량 진입도 어렵고 주차공간도 부족하다. 땅값이 비싼 도심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어 재개발도 잘 안 된다. 이곳에 집을 소유한 사람들은 수리비를 부담하며 집을 고치기도 어렵고, 처분하기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서울의 종로구를 비롯해 성북구, 성동구, 서대문구, 용산구의 해방촌 일대가 대표적인 곳이다.

 

 

의외로 이런 오래된 동네는 1인 가구가 생활하기에 그리 나쁘지 않다. 일단 서울 한복판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대중교통편이 좋다. 인근에 주요 대학교나 업무지구도 많다. 골목까지의 차량진입과 주차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이 오래된 동네의 가장 큰 단점인데, 1인 가구에게 크게 중요하지 않다. 자동차를 소유한 사람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 같은 셰어하우스 고객층이라면 더욱 그렇다.

 


빈방을 사업용으로 활용


한울이 부부는 막내가 기숙사가 있는 고등학교에 진학하자 큰 집을 정리하고 인근에 작은 아파트로 이사를 갔다. 처음엔 살던 아파트는 팔려고 했다. 그런데 막상 처분하려니 생각이 복잡했다. 우선 새로운 투자처가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집을 팔아서 생길 목돈이 그리 달갑지 않았다. 전세 임대 역시 실익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저금리 탓이다. 

 

더구나 대형 평수 아파트이기 때문에 월세로 임대할 사람을 찾기도 어려웠다. 게다가 1층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선호도도 낮은 편이라 결국 전세 임대밖에 방법이 없는 상황이었다. 은행의 낮은 금리를 생각하면 집을 팔거나 전세로 임대해서 현금을 보유하는 것은 오히려 손해였다.

 

부산에 셰어하우스가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이들 부부는 관련 기사들을 모두 챙겨 보면서 꼼꼼하게 검토한 결과 서울에도 학생들을 상대로 하는 셰어하우스가 대학가 근처에 많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에 부산교대 근처에 있는 자신들의 집을 셰어하우스 사업용으로 해볼만하다고 판단했다. 이후 부산에서 시작한 셰어하우스의 운영방식을 벤치마킹한 끝에 2015년 5월 한울타리 셰어하우스를 출범시켰다. 방이 5개, 화장실인 3개인 큰 집이라 가장 적은 방은 파우더룸으로 활용하고, 나머지 방은 3인실과 2인실로 꾸며 모두 9명이 생활하는 공간으로 변모시켰다.

 

 

 

맞춤형 인테리어

 

셰어하우스 운영을 목적으로 주택 인테리어를 하는 경우, 고품질을 유지하는 것보다 여러 사람이 생활하면서 생기는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계획하는 것이 좋다. 즉, 정리정돈이 잘 되는 방향으로 인테리어를 구상해서 여러 명이 이용해도 집이 깨끗하게 유지될 수 있으면 좋다.

 

주택을 보수할 때는 난방비나 전기료 같은 공과금이 적게 나오고 운영자가 쉽게 컨트롤할 수 있는 방향으로 구상해야 한다. 또한 여러 명이 함께 사는 것이 셰어하우스의 기본 콘셉트이기는 하지만 때로는 입주자 홀로 있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셰어하우스의 단점을 보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셰어하우스의 미래는?

 

우리나라에 셰어하우스 시장이 성장하고, 이용자와 공급자가 많아지게 되면 앞으로는 함께 교류하고 어울리는 곳에 무게중심이 옮겨질 것이다. 일본의 셰어하우스가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쪽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러한 곳은 취미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함께 지식을 나눌 수 있는 기회까지 제공하고 있다.

 

셰어하우스 이용자층도 바뀔 것이다. 현재는 20~30대 청년층이 주요 고객이다. 1인 가구의 상당수가 노년층임을 감안하면 앞으로는 노년층을 위한 셰어하우스도 많이 공급될 것이다. 현재는 농촌의 독거노인들이 공동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농림부와 지자체가 함께 추진하는 사업으로, 대부분 홀로 사는 어르신들이 한 집에서 함께 생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앞으로 셰어하우스 전성시대가 도래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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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 - 로또부터 진화까지, 우연한 일들의 법칙
데이비드 핸드 지음, 전대호 옮김 / 더퀘스트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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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알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발생 확률이 극히 미미한 사건임에도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더욱 신기한 것은 그런 사건이 한 번 일어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벌어진다는 점이다. 얼핏 생각하면 심각한 모순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실제 사례들이 이것이 모순이 아님을 보여준더. - '들어가며' 중에서

 

 

로또 복권의 당첨, 이는 우연일까?

 

"정말 희한한 날은 희한한 일이 전혀 일어나지 않는 날이다"

- 퍼시 다이어코니스

 

흔히 로또에 당첨되는 게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하지만, 로또 1등에 당첨되는 사람은 매주 꼬박꼬박 나온다. 심지어 동일한 사람이 여러번 당첨되는 일까지 일어난다. 반대로 철없는 아이가 옥상에서 던진 물건에 길을 걷다가 맞는 불행한 사람도 있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좌지우지할 수 없는 우연한 일들을 겪으면, 그 배후에 소위 '운'이 작용했다고 믿고, 운세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바꾸려고 노력한다.

 

우주는 정교한 법칙에 따라 작동한다. 뉴턴의 운동법칙은 물체가 떨어지는 이유와 달이 지구 주변을 공전하는 이유를 명쾌하게 설명해준다. 자동차가 앞을 향해 가속될 때 우리의 몸은 왜 뒤로 눌리는 듯한 힘을 받을까?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걸었을 뿐인데 왜 갑자기 땅이 솟구쳐 올라와 내 이마를 세게 때릴까? 이런 일들은 모두 뉴턴의 법칙으로 이해할 수 있다.

 

발생 확률이 지극히 작은, 즉 극도로 개연성이 낮은 사건들도 법칙의 지배를 받는다. 의외의 사건이 발생하는 이유를 설명해주는 일련의 법칙을 우리들에게 이 책은 설명한다. 세계적인 통계학자 데이비드 핸드는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예로 들며, 그 뒤에 숨겨진 다섯 가지 '우연의 법칙'을 설명한다. 기이한 사례들로 가득한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자연의 규칙이 얼마나 경이롭고 아름다운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 데이비드 핸드는 옥스퍼드 대학교를 졸업했으며 세계적인 명문 공립 대학인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 수학과 명예 교수 겸 선임 연구원이다. 2002년에는 통계학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인 가이 메달Guy Medal을 받았고, 2003년에 영국 학사원의 연구원으로 선출되었다. 2008년부터 왕립통계학회 회장을 지냈으며 그동안의 연구 업적으로 2013년 대영 제국 훈장을 받았다. 유럽에서 수익률이 가장 높은 알고리즘 매매 헤지펀드 중 하나인 윈턴 캐피털 매니지먼트

 

 

이들 법칙을 이해하면, 온갖 놀라운 우연들이 사실은 '자연의 규칙'에 의한 것임을 알게 된다.  나아가 이 법칙들을 활용한다면 우리 삶도 바꿀 수 있음을 깨닫게 한다. 예를 들어 '로또'를 사는 게 부질없는 짓이지만 굳이 사겠다면 현명하게 번호를 선택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알게 되고, 온갖 점술, 예언, 미신이 왜 그렇게 그럴싸해 보이는지, 그렇지만 그 허점은 무엇인지 간파하게 된다.

 

주식투자자에겐 더욱 솔깃한 얘기도 있다. '경제 위기'는 왜 불규칙적으로 반복되는지, 주가는 왜 순식간에 대폭락하는지도 깨닫게 된다. 인간은 어떻게 우연을 통해 진화해왔으며 우주는 어떤 식으로 창조주의 손길 없이도 지금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는지 알게 된다. 이런 깨달음들을 통해 우리들은 자신의 삶을 실제로 변화시킬 수 있는 중대한 힌트를 얻는 것이리라.

 

 

책은 마치 죽비를 내리치듯

삶의 방향이 결국 자기 자신에게 달려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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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웨어 - 생각은 어떻게 작동되는가
리처드 니스벳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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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매체가 과학적 발견이라면서 많은 사실을 쏟아놓지만 그중 상당수가 한마디로 엉터리다. 서로 상충하는 과학적 주장이 나올 때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전문가라는 사람을 언제 신뢰해야 하고, 언제 의심해야 하는가? 그리고 가장 중요한 문제가 있다. 어떤 선택에 직면했을 때, 애초의 목적에 가장 부합하면서도 나와 타인의 삶을 개선하는 선택을 하는 방법은 과연 무엇인가? - '들어가는 말' 중에서

 

 

생각은 어떻게 작동되는가?

 

책의 저자 리처드 니스벳은 동서양의 차이를 과학적으로 입증하며 세계 지성계에 생각의 대지진을 일으킨 <생각의 지도>의 저자이다. 사회심리학적 도구를 통해 과학적이면서도 균형 잡힌 시각으로 다양한 현상을 냉철하게 분석하여 말콤 글래드웰에게 "내 인생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이자, 내 세계관의 원천이다"라는 찬사를 받는 등 세계적 사상가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었다.

 

이번에는 인간의 합리적인 추론의 법칙을 밝힌 <마인드웨어>로 돌아왔다. 이 책은 인간의 인지 과정에서 일어나는 불완전한 허점을 파헤치고 합리적 추론을 이끌어내는 생각의 작동 원리를 심도 있게 밝힌 수작이다. 마인드웨어란 사람이 문제를 해결하거나 의사결정을 하는 데 생각이 어떻게 작동되는지를 정리한 것으로, 그가 고안한 과학적 '추론 규칙'의 총체라 할 수 있다.

 

"과연 합리적인 판단은 학습할 수 있는가?", 이는 2600여 년 전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현대의 행동경제학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논란이 되어왔던 하나의 물음이다. 이에 관해 지난 40년 동안 그가 몰두했던 사회심리학 연구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거대한 통찰을 책에 담고 있다.

 

그의 연구는 크게 세 단계로 나뉘는데 섭식과 비만 등 개체의 속성이라는 하드웨어 중심의 1단계, 사람들의 행동을 개인이 아니라 관계와 맥락이라는 소프트웨어 관점으로 바라본 2단계, 마지막으로 인간 의식의 흐름과 사회적, 문화적 영향력을 두루 고찰한 마인드웨어가 그것이다. 1, 2단계 연구가 주변 환경에 따른 인식의 차이에 기인한다면, 이 책의 핵심 주제인 3단계 연구는 행위의 주체를 다시 개인으로 옮겨와 '인간의 생각과 행동을 이끄는 사회적 요소들을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가'를 역으로 되짚는 놀라운 과학적, 철학적 통찰을 보여준다.

 

 


 

모든 것은 추론이다

 

저자가 제안하는 몇 가지 내용만 실천해도 우리는 판단 오류를 줄일 수 있다. 모든 지각, 판단, 믿음은 추론일 뿐, 현실을 그대로 읽은 게 아니라는 점이다. 따라서 자신의 판단을 확신하기보다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겸손할 줄 알고, 자신과 다른 견해를 '틀리다'는 느낌이 들어도 사실은 오히려 더 타당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도식이 해석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도식과 고정관념은 세계를 이해하는 데 분명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것이 우리를 함정에 빠지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함정을 피하려면 지나치게 그것에 의존할 가능성이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즉 타인의 판단뿐 아니라 자신의 판단도 고정관념에서 나온 게 아닌지 점검해야 한다.

 

무관하고 우연한 지각과 인식도 판단과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이 무관하고 우연한 요소인지 모를 때조차 그런 요소는 우리 생각과 행동에 생각보다 훨신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때 어떤 대상을 두고 중요한 판단을 해야 한다면 가급적 여러 환경에서 그 대상을 마주해야 판단의 정확도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근본적 귀인 오류

 

한국의 사회심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어떤 사람이 같은 상황에 처한 대부분의 다른 사람들처럼 행동하면 한국인들은 그 상황의 어떤 요소가 그 사람의 행동을 촉발했으리라는 꽤 합리적인 추론을 내린다. 그러나 미국인이라면 그 상황에서는 다른 사람도 똑같이 행동할 수 있다는 사실을 무시한 채 개인의 기질로 그 사람의 행동을 설명하려 할 것이다.

 

동양인도 서양인만큼은 아니지만 근본적 귀인 오류에 빠지기 쉽다. 예를 들어 사회심리학자 에드워드 존스와 빅터 해리스의 1960년대 연구에서, 사람들은 주어진 과제에 따라 수필을 쓴 사람이 그 수필과 똑같은 의견을 가졌으려니 단정하는 성향을 보였듯이, 최인철이 동료들과 비슷한 연구를 진행한 결과, 한국인도 미국인과 비슷한 실수를 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수필을 읽기 전에 글쓴이가 자기 견해와 별개로 그런 글을 썼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상황을 이해하고 글쓴이의 진짜 견해는 글의 논지와 일치한다고 단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인은 빤히 조작된 상황에서도 사정을 감안하지 않은 채 글쓴이의 진짜 생각을 알았다고 단정한다.

 

맥락에 주목하면 나와 타인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요소를 더 정확히 알 수 있다

상황요소는 나와 타인의 행동에 많은 영향을 미치지만 기질요소는 적은 영향을 미친다

당사자는 자신의 상황을 우리보다 더 잘 알고 있다.

사람은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라

 

 

합리적인 무의식 

우리는 보통 자신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으며 생각은 어떤 절차로 작동하는가를 비롯해 자신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잘 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현실과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우리의 판단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상당 부분 작동하고 있다.

 

머릿속에 노인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걸음 속도가 느려진다는 사실을 우리는 눈치채지 못한다. 이번 투표에서 학교를 투표소로 이용한 까닭에 우리는 평소 투표 성향과 반대로 지역의 교육세 인상에 찬성했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한다. 우리가 빌의 진정서가 아니라 밥의 진정서에 서명한 이유는 밥의 진정서가 더 깔끔한 서체로 작성되었기 때문이라는 사실도 알지 못한다. 마사보다 메리언이 더 따뜻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이유 중에는 메리언과는 따뜻한 커피를 마시고 마사와는 아이스티를 마셨다는 이유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우리는 머릿속 작동 원리를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모르는 때가 태반이다. 자각과 의식을 둘러싼 이런 진실에는 우리가 일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암시하는 중요한 단서가 가득함을 깨닫게 한다.

 

 

손실회피, 현재 상황 바꾸기 

코카콜라 회사는 미국인이 다양한 선택을 좋아한다고 믿는 게 분명하다. 다음 코카콜라 중에 어떤 것을 좋아하는가? 코카콜라, 카페인 없는 코카콜라, 카페인 없는 다이어트 코카콜라, 체리 코카콜라, 코카콜라 제로, 바닐라 코카콜라, 다이어트 체리 코카콜라, 다이어트 코카콜라, 라임이 들어간 다이어트 코카콜라, (무려 녹색 캔에 담긴) 스테비아가 들어간 다이어트 코카콜라 등, 차라리 닥터페퍼나 마시겠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선택이 무한하다고 생각되는 건 비단 콜라만은 아니다. 캘리포니아의 도시 멘로파크에 있는 어느 고급 식료품점에는 올리브유 75가지, 겨자소스 250가지, 잼이 300가지다. 그런데 선택할 가짓수가 많으면 적은 것보다 항상 더 좋을까? 적어야 더 좋다고 말할 경제학자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공급업자에게나 소비자에게나 선택의 수가 많다고 해서 항상 좋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사회심리학자 시나 아이엔가와 마크 레퍼는 멘로파크의 식료품점에 임시 판매대를 놓고 다양한 잼을 전시했다. 그날의 절반은 판매대에 6가지 잼을 두었고, 절반은 24가지를 두었다. 판매대 앞에 발걸음을 멈춘 고객들에게 잼을 살 수 있는 1달러 할인쿠폰을 주었다. 어찌 되었을까? 판매대에 24가지 잼을 두었을 때 더 많은 고객들이 들렀다. 하지만 실제 구매 고객은 6가지 잼을 두었을 때 더 많았다는 사실이다. 고객들은 많은 대상을 살펴야 하는 기회비용을 인식해 지나치게 많으면 외면하고 만다는 것이다. 

 

 

생활 속의 다양한 확률~ 참값 찾기 

조는 Y대학 미식축구팀에서 재능 있는 신인을 발굴하는 일을 한다. 그는 고등학교 연습 기간에 전국을 돌며, 현지 코치가 강력히 추천한 학생들을 살펴본다. 어느 날 오후, 그는 스프링필드고등학교를 찾아간다. 승률이 좋고 터치다운이 인상적이며 포워드패스 성공률이 높아 코치가 입이 닳도록 칭찬하는 쿼터백 선수를 보기 위해서다. 이 선수는 연습 중에 패스 실수를 연발하고, 스크리미지라인 뒤에서 태클을 당하기도 여러 번, 야드 수도 전반적으로 적었다. 조는 대학 팀에, 이 선수가 과대평가되었고 보고하면서 영입하려던 계획을 포기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그의 조언은 현명한가, 그렇지 않은가?

 

스포츠를 잘 모르는 사람은 조가 옳고 그 쿼터백 선수는 재주가 썩 좋지 않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스포츠를 아는 사람은 조의 판단이 너무 성급하다고 말할 확률이 높다. 스포츠를 아는 사람들의 판단에 따르면 쿼타백의 행동에서 조가 본 포본은 극단적인 경우이고 그 선수의 능력은 조의 평가보다 추천한 코치의 평가에 더 가까울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국내 프로야구의 성적은 용병 농사라고 말한다. 어느 팀이 알짜 외인을 영입하느냐에 따라 팀의 한 해 성적이 가을야구를 할 수 있는지의 여부로 연결된다. 스카우터로 활동하는 사람들은 무엇을 참고할까? 다른 조건이 같다면, 주어진 분야를 잘 알수록 통계적 개념을 이용항 가능성이 더 높다. 이 경우에 중요한 개념은 대수법칙이다.

 

 

변증법 추론

 

젊은 미국인은 변증법 원칙이나 갈등을 다루는 법을 일본인만큼 많이 배우지 않는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많이 갈등을 겪다 보니 갈등을 인식하고 다루는 더 나은 방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마련이다. 그러니까 일본인이 나이가 든다고 해서 더 나아지지 않는 이유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갈등과 관련한 원칙을 차츰 익혀간다기보다 그 원칙을 일찌감치 배워 적용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은 미국인보다 일상에서 겪는 갈등이 훨씬 적고, 따라서 갈등을 다루는 더 좋은 방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할 기회도 적다.

 

그렇다면 일반적으로 논리적 사고가 더 좋을까, 변증법적 사고가 더 좋을까? 말도 안 되는 질문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다. 둘 다 장단점이 있다고 본다. 어떤 주장을 추상화해서 그 주장의 논리적 구조를 따지면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내용에서 애써 형식을 분리하다 보면 오류가 생길 수도 있다. 그리고 모순을 해결하면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모순을 인정하고 그 모순되는 생각 사이에 진실이 있는 것은 아닌지 또는 두 생각이 모순을 초월해 모두 어느 정도 진실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따져본다면 더욱 생산적일 수 있다.

 

 

선택의 함정을 피해야 한다

 

저자의 궁극적 목적은 우리들이 추론 규칙을 일상과 비즈니스 문제에 폭넓게 적용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선택의 함정을 피하기 위해 우리 삶을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부터 흔히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을 명확히 파악하여 추론의 오류를 찾아내는 법, 의식과 무의식을 적절히 활용한 효율적인 행동 법칙, 동서양 사상가들의 논리적 판단의 유형과 변증법적 사고체계 분석까지 과학, 수학, 철학, 경제학, 심리학을 넘나드는 흥미로운 연구와 사회 문화적 맥락을 추적하는 날카로운 시각으로, 인간과 현대사회가 처한 문제의 본질을 설득력 있게 풀어냈다. 모두에게 필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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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향해 멈추지 마 - 나는 오늘부터 인생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엄기현 지음 / 라온북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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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청년이다. 자기의 성공 비결을 책으로 쓴 사람들처럼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도 아니고 10억, 100억을 가진 부지도 아니다. 나는 단지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며, 꿈을 가진 사람은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 평범한 사람일 뿐이다. - '머리말' 중에서

 

 

누구나 꿈을 가질 수 있고, 이를 이룰 수 있다

 

꿈의 사전적 정의는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나 최고의 대상을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다. 즉 최고가 되려는 것이 곧 꿈이기에 이는 비현실적이며 때론 화황하게 보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꿈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꿈의 사이즈가 크든 무슨 대수인가. 또한 작은들 어떠냐, 남에게는 초라하게 보이는 것일지라도 자신에겐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크면 그뿐일 걸 말이다.

 

책의 저자 엄기현도 어리고 젊은 시절 소위 '문제아'였다. 현재 그는 참된 꿈을 키우고 설계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하고 청년들과 함께 행복과 성공에 대해 연구하는 '꿈트루 연구소'의 대표로 한번 정한 목표는 반드시 해내며, 강직한 충성심으로 소중한 사람들과의 인연을 우직하게 유지하고, 한 번 물면 절대 놓지 않는 맹견 도베르만 같은 사람이라고 '엄베르만'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학창시절, 문제아였지만 지금은 건강한 한 가정의 가장으로, 청년들의 꿈을 이끄는 동기부여가로, 발명가로, 청년 사업가로 활동하고 있다. 시한폭탄 같은 아이에서 남을 행복하게 하는 사람으로 자신이 변한 것처럼, 주변 사람들도 변화하는 모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세상을 유쾌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특허 상품을 개발하며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는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묻는다. '어떤 꿈을 향해 달리고 있는가?'라고 말이다. 자신이 지금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지 모른다면 일단 원하는 것을 종이에 쓰고 수십, 수백 번 입으로 외치라고 말한다.

 

우리들의 삶이 갈수록 팍팍해져가는 지금 꿈꾸는 삶 자체가 사치일지도 모르고, 꿈이라는 단어는 오래된 낭만으로 치부되며, 꿈이 없기에 꿈이 더 소중한 시대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꿈꾸는 습관을 가지는 것 그 자체가 우리들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이 책은 꿈도 없이 갈곳을 몰라 방황하는 우리들에게 자신의 꿈을 찾고 지속적으로 이를 향해 달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책의 저자는 과거에 건드리면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아이, 꿈도, 목표도, 하고 싶은 것도 없는 부정적인 아이, 어둡고 무거운 아이 등의 평가를 받으며 학기 첫 날 요주의 인물로 낙인찍혀 1년 내내 선생님들의 감시를 받는 소위 '문제아'였다. 어느 날, 지금과는 다른 환경의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꿈을 꾸기 시작하면서 터닝포인트를 맞는다. 첫사랑의 열병으로 시작된 꿈꾸고, 이루는 습관은 그렇게 한 소년의 인생을 180도 바꾸었다.

 

 

꿈 선택은 스스로

 

"늘 명심하라, 성공하겠다는 너 자신의 결심이 다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 에이브러햄 링컨

 

스스로 내린 결정에 대해서는 결코 후회하지 말라.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다는 말이 있다. 그러므로 후회 한들 아무런 소용이 없다. 스스로 내린 결정이 잘못되었음을 알았다면 후회보다는 자신의 결점을 찾아서 이를 보완하여 다시 일어설 디딤돌로 만들어야 한다. 단점을 극복하고 재기에 성공한다면 이는 매우 소중한 경험이 되기 때문이다.

 

스스로 결정하기 힘들고 확신이 들지 않더라도 타인에게 의지해선 안 된다. 타인의 의견은 그저 참고 자료일 뿐,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스스로 고민하고 판단해서 결정을 하는 것이 옳은 법이다. 왜냐하면 내 인생의 주인공은 마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반드시 최종결정은 스스로 내려야 한다.

 

 

 

 

어떤 꿈을 먼저 실현할 것인가?

 

꿈에는 사이즈와 우선순위가 있다.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 그리고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고 고민해봐야 한다. 예를 들어, 사업을 하고 싶은데 돈이 없다면 이를 마련하기 위해 먼저 취업해서 돈도 모으고 유익한 경험을 쌓아야 한다. 또 처음부터 거창한 꿈을 가질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작은 꿈부터 차근차근 성취해나가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저자는 군 전역 후, 바로 여자친와 함께 인터넷 쇼핑몰을 창업했다. 당시 가진 게 별로 없었지만 그는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싶어서 자신있게 도전했다. 또한 큰 자본금 없이 색다른 경험을 쌓을 수 있고, 사업이라는 영역을 새롭게 배울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했기에 더욱 적극적으로 덤볐다.

 

 

"이봐, 해보기나 했어"

 

현대 그룹의 창업주인 고故 정주영 회장은 자수성가의 대명사이자 한국 경제의 신화를 일군 세계적인 인물이다. 그는 실패했을 때의 위험부담을 거론하며 도전하기를 거부하는 부하 직원들에게 이렇게 호통쳤다고 한다. 맞다. 사실 해보지도 않고 먼저 겁을 먹거나 걱정만을 앞세운다면 이룰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을 것이다. 

 

첫째, 사소하지만 중요한 작은 목표들을 하나씩 성취해나가야 한다

둘째, 위험 회피형 인간이 되어야 한다

 

 

생각이 운명을 바꾼다.

 

"나는 밤에만 꿈꾸는 게 아니라 하루 종일 꿈을 꾼다. 나는 먹고 살기 위해 쉬지 않고 꿈을 꾼다" - 스티븐 스필버그

 

저자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자신의 인생이 변화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그는 긍정적인 생각과 행동으로 11년 연애 끝에 간절히 바라던 사람과 결혼해서 현재 행복한 신혼생활을 즐기고 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으며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틈틈이 준비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바라는 바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란 생각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물론 타인들이 바라볼 때는 허황한 꿈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회사의 경영자가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꿈과 용기를 주겠다는 꿈을 향해 차근차근 다가가고 있다.

 

 

 

 

한계가 없는 큰 꿈을 꾸라

 

꿈은 의심하지 말고 크게 가져야 한다. 소프트뱅크를 창업한 손정의 회장은 10대 시절부터 말도 안 되는 허풍으로 궁지에 몰리기도 했지만, 이것이 오히려 강한 책임감과 동기부여로 작용해 어떻게든 자신의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 끝에 현재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킨 것이다.

 

저자는 청년 꿈트루 연구소를 설립해 대표가 되어 많은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동기부여가가 되는 것이 자신의 목표라고 밝힌다. 또한 연구소뿐만 아니라 학교와 기업을 방문해 청년들과 아이들을 위한 동기부여 강의를 하면서 아울러 사회 공헌 활동을 할 계획을 갖고 있다.

 

꿈을 이루는 7가지 법칙

 

1. 처음엔 작은 목표를 세운다

2. 계획이 먼저, 실천은 그 다음에

3. 자신을 더 많이 격려하고 칭찬하라

4. 목표를 이루었을 때의 모습을 상상하라

5. 현실에 절대로 안주하지 마라

6.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라

7. 목표는 되도록 작게, 꿈은 되도록 크게

 

 

 

 

왜 꿈을 이루지 못할까?

 

사실 누구나 꿈을 가지고 이를 이루려고 꿈꾼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시절의 '장래희망'에서부터 성인이 되어 갖는 포부나 목표 등까지 계속적으로 꿈을 꾼다. 하지만 대부분은 이런 꿈을 실현하려는 여정을 시작하지도 못한 채 중도에 포기하고 마는 경우가 많다. 왜 그럴까? 이에 대해 저자는 다음 일곱 가지를 그 이유로 든다.

 

첫째, 큰 것부터 하려 한다

둘째, 정작 자기 자신을 잘 모른다

셋쩨, 꿈을 어떻게 가져야 하는지 그 방법을 모른다 

넷째, 꿈을 이뤄야 할 동기가 부족하다

다섯째, 미래에 대한 불안, 부정적인 생각, 자신의 한계에 집착한다

여섯째, 자신의 인생을 신뢰하지 않는다

일곱째, 삶에 대한 의욕이 없으며 꿈을 가지기 싫어한다

 

 

 

 

오늘부터 꿈을 키워라

 

마지막으로 저자는 오늘부터 당장 우리들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다섯 가지 방법을 제안하면서 책을 끝맺는다. 즉 별명을 만들어라, 기록을 남겨라,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라, 메모장을 써라, 그리고 롤모델이나 멘토에게 감동 대신에 자극을 받아라 등이 바로 그것이다. 꿈이 없는 삶은 불행하다. 오늘부터 자신의 꿈을 찾자. 그리고 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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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박연선 지음 / 놀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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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이 절간처럼 조용했다. 방방마다 확인했다. 아무도 없었다. 혹시나 해서 바깥마당에 나가봤다. 차가 없었다. 한 대도 없었다. 눈 앞이 핑 돌았다. 어지럼증이 나서 방으로 들어오는데 눈앞에 까만 별이 날아다녔다. 갑자기 햇빛을 봐서가 아니었다. 맹세코 정신적 충격 때문이었다. 전화기 옆에 메모지 한 장, 그것도 달력을 찢어 만든 성의 없는 메모지가 있었다. '무순아, 잠시만 할머니 잘 부탁한다' - '여름, 슬프거나 말거나 턱이 빠지도록 호박쌈 한입' 중에서

 

 

보물지도에 담긴 비밀은?

 

첩첩산중 두왕리, 일명 아홉모랑이 마을에 사는 여든세 살의 강두용 옹은 막장 드라마를 보던 중 뒷목을 잡고 쓰러져 죽고 만다. 구급차가 아무리 총알처럼 출발해도 산사람의 숨이 넘어갈 때쯤 돼야 겨우 도착할 수 있는 첩첩산중의 마을이다. 이곳은 충청남도 운산군 산내면 두왕리, 88올림픽 때도 전화가 개통되지 않았던 한반도의 오지다.

 
강씨네는 장례를 치르게 되고, 효심 가득한 아들딸들은 시골집에 홀로 남을 팔십 노모가 걱정이다. 남편을 산에 묻고 돌아온 날 호박쌈을 한입 가득 욱여넣는 씩씩한 홍간난 여사지만 말이다. 아들딸들이 고민한 끝에 결정된 사항은, 손녀이자 대입 삼수생으로 최강 백수 강무순을 시골집에 낙오시키는 것이다. 말이 낙오이지 유배인 셈이다. 다음 날 날이 밝고 스무 명 넘게 북적대던 시골집의 아침은 한없이 고요하기만 하고, 그 고요함에 화들짝 놀란 강무순이 마당으로 뛰쳐나오지만 그녀를 반기는 건 마당 앞 부추밭에서 일하는 할머니 홍간난 여사의 등짝이었다.

 

"이제 일어났구먼"

 

이 소설의 작가 박연선2003년,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로 데뷔. 드라마 <연애시대>로 시청자들의 가슴에 수많은 명대사를 새겼으며, <얼렁뚱땅 흥신소>로 수많은 '폐인'을 만들었다. 이후 <화이트 크리스마스>, <난폭한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진정한 이야기꾼의 면모를 과시하던 어느 날 스토커 같은 편집자에게 잘못 걸려 소설 작가의 삶도 살게 되었다. 그녀는 이 장편소설로 마침내 소설가로 데뷔했다.

 

 

 

 

 

 

"해가 똥꾸녕을 쳐들겄다"

 

 

 

이렇게 억지로 시작된 유배 생활 하루 만에 무순은 너무너무 심심해서 마당에 묶여 있는 강아지 '공이'를 데리고 산책을 나갔다가 '저 집에 개 끌고 돌아다니는 미친년이 산다'는 말을 듣는 동네에서 대체 뭘 하며 지낼 수 있을까? 집밖으로 돌아다니지도 못하고 하는 수없이 집 안에서 놀거리를 찾다가, 할아버지의 책장에서 15년 전 자신이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보물지도를 발견한다.

 

경산 유씨 종택은 17세기 말에 지어졌다가 1910년에 재건축되었는데, 대표적인 양반 가옥으로 'ㅁ'자 구조였다. 무순은 지도에 그려진 대로 종택을 찾아가 보물상자를 파내었다. 따각! 호미 끝에 뭔가 걸렸다.  호미를 버리고 손으로 흙을 긁어냈다. 마침내 보물상자와 마주한 순간, 무순을 좀도둑으로 오해한 종갓집 외동아들 '꽃돌이'와 맞닥뜨린다. 보물상자를 본 꽃돌이의 표정이 굳어진다. 자신의 누나이자, 15년 전 실종된 경산 유씨 종갓집의 귀한 외동딸 유선희의 물건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개고생을 했으면 보물이 나와야 하는데 그 상자는 다임개술이었다. 글자가 지워진 오각형의 뱃지 하나, 젖니 하나, 목각 인형 하나엿다. 검은 구름이 막 몰려들며 하늘이 우중충하다. 선풍기를 켜놓고 그 앞에 벌렁 누웠다. 낮잠은 안 잔다고 했지만 졸음이 쏟아진다. 정신이 아득해지는데 갑자기 천둥소리가 내리친다. 

 

"아무리 게을러터졌어도 그렇지, 비가 오는데 그냥 자빠져 있는 년이 어딨다니?"

 

 

 

 

 


젖은 마당을 보니 우산 안 가져다 줬다고 화났나? 싶었다. 홍간난 여사가 맨손으로 뭔가를 쓸어 담는다. 빗물에 쓸려 뭔가 떠내려가는데, 깨알만큼 작은 저것은 진짜 깨다. 분부대로 쓰레받기를 대령했다. 홍간난 여사는 쓰레받기에 들깨를 쓸어 담았다. 그냥 서 있기 뭐해서 깨를 한 알 한 알 줍고 있는데, 홍간난 여사가 쓰레받기를 패대기쳤다. 쓰레받기가 깨지면서 플라스틱 조각이 눈앞으로 날아가는 바람에 식겁했다.


"염장을 질러라, 이년아. 그걸 하나하나 줍고 있게"

"비 쏟아질 땐 처자빠져 있다가 이제 와서 깨를 줍고 자빠졌네. 게을러 터진 년"
"들깨 한 말 하려면 얼마나 애를 써야 하는지 네까짓 게 알기나 아냐? 이 썩을 년아"
"저리 비켜, 이년아"
"빌어먹을 것들. 왜 저런 건 떼놓고 가서 내 속을 썩이는지, 원"
"누군 뭐 있고 싶어서 있는 줄 알어?"
"있기 싫으면 가. 누가 말려?"
"알았어. 갈게. 가면 될 거 아냐!"

 

 

15년 전, 당시 최장수 노인의 백수 잔치에 온 마을 사람들이 버스까지 대절해 온천으로 관광을 떠난다. 어른들끼리 목욕도 하고 술도 마시는 자리에 어린 것들을 데려가기 '뭐해서' 온 동네 아이들을 마을에 남겨 놓고 떠났다. 흔히 말하는 '옆집 수저가 몇 쌍인지도 아는' 가족 같은 시골 마을이었기에 별 걱정 없었다.

 

그날 밤 온천욕 관광을 마치고 귀가한 마을 어른들. 마을이 텅 빈 사이, 네 명의 소녀들이 사라진 것을 알고 충격에 휩싸인다. 당시 사라진 사람은 유선희(16), 삼거리 '허리 병신'네 둘째 딸 황부영(16), 발랑 까지긴 했어도 평범한 집안 딸이었던 유미숙(18), 목사님 막내딸 조예은(7) 등 모두 네 명이었다. 나이도, 학교도, 출신 성분도 다른 소녀 넷이 한꺼번에 사라진 것이다. 할머니 홍간난 여사의 증언으로는 경찰은 물론 무당까지 나서서 찾아봤지만 이렇다할 단서조차 못 잡았단다.

"벌써 15년이나 지났구먼. 세월이 참……. 그것들이 살었을라나? 살었다고는 못헐 겨"
"살어 있으면 걔들이 지금 몇 살이라니……"

 

 

 

 

 

 

 

 

경찰, 과학수사대, 심지어 무당도 포기한 전대미문의 '네 소녀 실종 사건!', 이는 경찰의 추측대로 단순 가출일까? 아니면 납치범이 대체 누굴까? 4차원의 최강 백수 강무순, 팔십 노인 홍간난 여사, '꽃돌이' 유창희, 이 얼렁뚱땅 탐정 트리오가 벌이는 황당무계한 탐정 놀이가 펼쳐진다.

 
셋이 모여 있는 것만으로도 머리에 물음표가 그려지는 조합이지만, 이 탐정 트리오의 활약이 꽤나 그럴싸하다. 강무순의 4차원적인 추리, 꽃돌이의 날카로운 시선, 유일하게 15년 전 사건을 알고 있는 홍간난 여사의 저돌적인 수사까지, 이들의 수사 방향은 우리들의 배꼽을 빠지게 한다. 소설의 결말은 반전과 함께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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