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지 마라 - 선사들의 공부법
장영섭 지음 / 조계종출판사 / 200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펼치면 알 듯 모를 듯한 글귀를 만난다.

"호난지주 비불외곡 胡亂指注 臂不外曲"

이는 "제멋대로 해석하고 야단이다. 팔은 밖으로 굽지 않는다" 란 뜻으로, <선가귀감 禪家龜鑑>에 실린 글귀이다.

 

<선가귀감>은 1500년대인 조선 중기의 서산대사 휴정 스님이 참회, 염불, 육바라밀 등 불교의 요긴한 가르침을 일목요견하게

정리한 책이다. 선 수행의 주의사항 등을 기술하고 있기에 불자들의 수행에 귀감이 되고 있다. 이 책이 불교와 관련된 책임을 직감하게 한다. 그런데, 책을 읽을수록 딱딱한 불교 경전의 해석이 아닌 철학적이며 해학적인 깨우침을 전해주는 묘한 매력이 있다.

 

중국 당나라 때엔 "선의 황금시대" 라고 불릴 정도로 위대한 선사들이 많이 배출되었다. 6 세기에 보리달마가 중국에 도착하면서

소위 "선종"이 시작되었다. 당시 중국 불교는 사찰을 화려하게 짓거나 경전을 펴내는 일에 치중하는 귀족화가 대세였던 분위기였다. 부처님을 이해하기보다 부처님을 꾸미는 데에만 열중했다. 이런 현실에 실망한 달마가 소림사에서 壁觀 수행에 들어 세속과 단절한 채 9년을 지냈다.

 

달마의 침묵을 깨뜨린 사람이 출현했다. 나이 마흔에 달마를 만나 그를 스승으로 모신 신광이라는 스님이었다. 그가 소림사를 찾았을 때 달마는 얼굴도 내밀지 않았다. 눈이 내려 허리까지 쌓인 밤, 그는 자신의 팔을 끊어 보이고서야 마침내 달마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이다. 여기에서 유명한 안심법문 (安心法門)이 탄생했다.

 

"저는 마음의 평화를 구할 수 없습니다. 아무조록 스님께서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너의 불안한 마음을 내게 가져와라. 그러면 해결해주겠다"

 

"마음을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 없습니다"

 

"찾을 수 있다면 어찌 마음이겠느냐. 나는 이미 너에게 마음의 평화를 주었다"

 

달마는 마음의 실체란 없고, 마음이 없으니 고통스런 마음이 있을 수 없음을 확인시켜주었다. 신광은 "단비 斷臂" 즉 팔을 끊어 보이는 결연한 의지로 집착과 망상이 허깨비임을 일시에 깨닫자, 달마는 그에게 혜가란 법명을 내리고 법통을 잇게 했다.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든다. 마음이 없다면 세상을 느낄 수 없다. 마음이 있기에 배가 고프고 먹고 나면 졸린다. 마음이 있기에 선이 존재하고 악도 동시에 있다. 마음이 있어서 서로 다투고 또한 서로 화해한다. 마음이 있어서 소통하고 또한 갈등한다. 육신이 죽어도 마음은 죽지 않는다.

 

선사들의 공부는 "마음이 부처요 중생이 부처다" 란 통찰에서 출발한다. 마음에 모양이 없다. 또한, 깨달음에도 모양이 없다. 그래서, 조사선의 수행론은 수행하지 말라는 것이다. 수행은 마음이 빚어낸 작위에 지나지 않다. 깨달음이니 번뇌니 이 모두 마음놀음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이 부처하는 사실을 아는 것 이외에 더 공부해야 할 내용이 없다. 하늘이 무너져도 卽佛이다.

 

"만약 누군가가 부처를 구한다면 이 사람은 부처를 잃어버릴 것이다. 약인구불 시인실불 若人求佛 是人失佛 

만약에 누군가가 도를 구한다면 이 사람은 도를 잃어버릴 것이다. 약인구도 시인실도 若人求道 是人失道"

                                                                                          - 임제 의현 <임제록> (111 쪽)

 

공부의 목적 가운데 하나는 자아의 확장이다. 이것 저것 지식과 기술을 주워 모아 나의 가치를 높이고 풍요롭게 만들기 위함이다. 대부분 남을 이기고 세상을 지배하려는 데 활용하려고 배운다. 반면 조사들은 진리를 소유해 이를 길들이려 하지 않았다. 진실을 알기 위해 읽거나 외우지도 않았다. 문자와 개념이 훼손되지 않은 날 것에 주목했다.

 

서암 불교의 창시자 서암 스님이 입적을 앞두자, 지근에서 시봉하던 스님들이 열반송을 지어 달라고 졸랐다. 열반송이란 죽음을 앞둔 스님이 한시 형식의 짧은 노래를 부르는 것을 말한다. 일반 대중들이야 유언장에 이건 누구 앞으로, 저건 누구 앞으로 남길 것이 많을 것이다. 반면, "坐脫立亡" 을 경험하려는 큰 스님들이야 육체로부터의 후련한 해방감을 서너 줄의 임종게로 남긴다.

조계종 종정을 지냈던 서암 스님은 존재의 무상함을 열반송으로 남겼다.

"정 누가 물으면 그 노장 그렇게 살다가 그렇게 갔다고 해라" (215 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염소를 노려보는 사람들
존 론슨 지음, 정미나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가 제작하고 주연을 맡은 동명 영화의 논픽션 원작이다. 미국의 "초능력 부대" 개발음모를 파헤치고 있다.

최근 기밀 유지에서 해제된 미 육군 정보부의 극비문서를 근거로 미국은 초능력이나 심령을 가진 사람들로 특수부대를 구성하여 이들의 초능력을 활용코자 훈련을 했다는 내용이다.

 

중학생 시절 먼 거리를 걸어서 통학한 나는 황당한 생각을 하곤 했다. 이는 무협소설에 심취해 있는 나의 상상력을 통해 삐져나온 생각이었다. 축지법을 이용하여 단숨에 학교까지 간다는 것이었다. 소설엔 구체적 설명이 없었지만 이 기술의 성취를 위해 걷는 연습을 많이한 셈이다. 오랜 훈련으로 남보다 분명 빨리 걷기는 했다. 그런데, 유리겔러가 TV의 전파를 타고 염력으로 스푼을 구부리는 장면이 방영되자 이번엔 여기에 매우 흥미를 느꼈다. "믿거나 말거나" 로 끝나버린 소위 초능력이라는 것이 우리의 관심을 끌기에는 충분했다.

 

저널리스트 존 론슨은 1970년대 부터 삼십 년동안 미군 내에서 진행된 특수목적의 기이한 활동을 이 책에서 폭로하고 있다.

미군 내에는 초능력을 소유한 특수 부대가 있었다. 그들을 "제다이 전사"라고 불렀다. 그들은 여러가지 훈련을 했다.

염소를 노려 보아 죽이기, 구름을 터뜨리기, 모습 감추기, 벽 통과하기, 원격투시, 심령제압, 주파수 공격 등이 그것들이다.

 

이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염소를 노려보아 손 안대고 죽이는 것이다. 단 한번의 성공이 있었는데, 이를 성공한 사람은 이미 저 세상 사람이다. 저자는 염소를 죽였다지만 가장 허약한 염소가 아니었을까 하는 의문을 제기한다. 그런데, 왜 이런 슈퍼 솔저를 양성하려고 했는가 하면 대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할 목적인 듯하다. 실제로 "제다이 전사"들은 테러리스트나 이라크 전쟁 포로들의 심문에 사용되고 있었다.

 

설혹 초능력이 있다해도  특정 개인에게 부여된 것이어서 이를 모두에게 나눠 줄 수도 없을 것이다. 만약에 나눠 줄 수 있다면 그 순간 이미 초능력도 아니다. 우스꽝스럽게도 염소를 죽이는데 3일이나 노려봐야 한다. 아무리 총류의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해도 이게 특수부대가 할 일인가? 불과 몇 초만에 총으로 제압될 염소 죽이기에 초능력을 활용한다니 한 편의 코믹 드라마를 보는 듯한 실화이다.

 

얼마전 순간 이동이라는 소재를 다룬 영화 "점퍼"를 본 적이 있다. 중학시절 관심을 가졌던 축지법의 현대판 기술같은 초능력의 소유자가 바로 점퍼였다. 유리겔러의 초능력도 고도의 눈속임이었다는 폭로가 있었지만 우리는 여전히 인간은 초능력을 소유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아니 초능력을 그리워하는지도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괜찮아, 이제 시작이야 - 꿈꾸는 십대를 위한 북 멘토
김태광 지음 / 하늘아래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꿈을 이루기까지 수많은 난관들이 있다.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나를 막고 있는 시련과 역경, 괴로움, 나 자신과의 싸움, 불안, 초조, 두려움 등을 이겨내야 한다. 이 책은 십대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멘토를 자처하고 있다. 성공한 사람들은 어떠한 성공요인들이 있는지 요목 조목 살펴 보면서 십대들이 자신의 큰 꿈을 키워 인생 목표를 잡는데 유익한 잔소리꾼 역할을 하고 있다.

 

꿈을 적어라, 그러면 그 꿈은 이루어 진다.

 

국민 여동생이란 애칭을 얻고 있는 피겨의 여왕 김연아, 그녀는 초등학교 1학년때 자신의 일기장에 앞으로의 포부를 적었다.

"나도 열심히 해서 꼭 피겨 선수가 되겠다"

가족들과 함께 올림픽공원에서 "알라딘"이란 아이스 쇼를 본 뒤 크게 감동받고 그날 일기장에 꿈을 적었고, 그 꿈은 이루어졌다.

 

미국의 한 통계학자가 성공한 미국인들의 공통점을 조사했다. 그 결과 보통 사람들은 꿈을 맘 속에만 지니고 살아가지만 성공한 사람의 상위 1%는 꿈을 문서로 구체화시켜 항상 휴대하고 다니면서 각오를 다짐했다는 것이다.

영화배우 짐 캐리의 성공스토리가 이를 뒷받침한다. 무명시절, 그는 너무나 가난해서 집도 없이 지냈다. 어느 날, 그는 수표책에 "출연료" 라고 기재하고 1천만 달러을 자신에게 지급했다. 5년 후, 그는 이 가짜수표보다 더 많은 1700만 달러를 출연료로 받았다.

 

꿈과 목표를 세우고 나아가 이를 종이에 적어 보자. 그리고, 눈에 잘 띄는 곳에 붙여 두거나 혹은 지갑에 소중하게 간직하자.

 

중국 남송시절의 학자 주자는 "뜨거운 열정이 있는 곳에 쇠와 돌도 또한 뚫어진다. 정신을 한 곳에 집중하면 어떤 일이든 못 이룰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인생의 승패는 자신의 일에 얼마나 집중하고 도전하느냐에 달렸다. 피겨의 여왕 김연아, 마린보이 박태환, 사물놀이의 창시자 김덕수 등은 하나같이 노력한 결과 평범함이 비범함으로 바뀐 것이다.

 

나는 공부한다, 고로 존재한다.

 

자기 분야에서 최고가 된 사람은 하나같이 소문난 독서광 또는 신문읽기광이었다. 그래서, 리더(Leader)는 대부분 리더(Reader)였다. 따라서 십대들이 지금 책과 신문을 가까이한다면 머지않아 리더가 될 확률이 높을 것이다.

"오바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의 성공 비결도 바로 그의 독서량에 있다. 그는 닥치는 대로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었는데 지금도 보통사람의 평균보다 5 배정도 더 책을 읽는다고 한다.

 

현재 국회의원으로 활동 중인 고승덕 변호사는 고시 3관왕을 달성했다. 그런데, 고교 2학년 때 수학 과목에 45점을 받아 선생님이 대학진학을 포기하라고 할 정도였다. 그의 집은 넉넉하지 못해 괴외를 할 처지가 못되었다. 6개월 동안 죽어라고 공부에만 매달렸다. 이후 2학기에 만점을 받았고, 시험마다 1등을 했다. 그는 남보다 머리가 뛰어나지 못했기에 "엉덩이 힘"으로 공부했던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제가 천재라고 생각하시는데, 저는 절대 천재가 아니에요. 이런 제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노력 때문입니다" 머리가 나빠서 공부에 소질이 없다며 포기하는 사람은 그의 말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남들이 7시간 공부하는데 8시간 공부한다는 것은 도토리 키 재기에요. 남들보다 적어도 2배, 3배는 한다는 생각으로 노력하세요"

 

좋은 관계가 성공으로 이끈다.

 

주위에 매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운이 좋은 사람들이 있다. 인생의 꽃을 피우려면 이런 사람들과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왜냐하면, 운도 전염되기 때문이다. 운이 좋은 사람과 함께 어울리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운이 좋은 사람이 된다. 경영의 신으로 추앙받는 마쓰시다 고노스케는 회사 직원 채용 면접시 살면서 운이 좋았다는 사람만을 채용했다고 한다. 관포지교와 같은 평생 친구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도록 도와줄 것이다. 좋은 친구를 만들려면 상대의 말을 경청하고, 따듯한 배려와 존중하는 자세를, 그리고 고민도 함께 나누는 진정심이 요구된다.

 

 

무저항운동가 간디가 막 출발하려는 기차에 탑승하다 신발 한 짝이 플랫폼에 떨어졌다. 그러자, 그는 나머지 신발 한 짝도 벗어 던졌다. 수행원이 그의 행동에 놀라 그 이유를 물었다. 가난한 사람이 신발 한 짝만 줍는다면 아무런 쓸모가 없을 거라며 "하지만 이제는 나머지 한 짝마저 갖게 되지 않았습니까?" 라고 말했다. 진정한 배려심이 느껴진다.

공부 안하는 딸에게 나무라기만 했던 나, 나 어린 시절의 보릿고개 이야기를 늘어 놓으며 빈약한 정신상태를 꾸짖기만 했던 나, 간디의 이런 행동은 잠자는 내 마음에 정문일침을 가했다. 오늘 저녁 "괜찮아, 이제 시작이야"란 쪽지와 함께 이 책을 딸의 책상 위에 슬그머니 올려 두어야 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십자가에 매달린 원숭이
헤르만 요세프 초헤 지음, 박병화 옮김 / 열음사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인간은 어떤 유전자를 지녔든 선할 수도, 악할 수도 있다. 이것은 유전자 탓이 아니라 선악의 본질 때문이다. 악행은 누가 도와주지 않아도 저절로 자라는 속성이 있는데, 선행은 어떤 계기가 주어지지 않으면 또는 본인이 노력하지 않으면 실천하기 어렵다.

"종선여등 종악여붕, 從善如登 從惡如崩"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좋은 일은 배워 행하기는 높은 산을 오르는 것처럼 어렵지만, 나쁜 일을 배워 타락하기는 무너져 내리는 것처럼 쉽다" 는 의미이다. 결국 악당이 되느냐 아니면 천사가 되느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본인에게 달린 문제인 것이다.

 

이 책은 선과 악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아우구스티누스 수도회의 헤르만 요제프 초헤 신부는 쾌락, 탐식, 무관심, 시기심, 분노, 자만심, 탐욕 등 중세 기독교가 대죄라고 규정한 인간의 일곱 가지 죄악을 현대에 맞게 재조명하고 있다. 왜 성공에 집착하는 사람은 의미를 찾지 못하는가?, 왜 우리는 지나치게 경험을 탐해서는 안되는가? 왜 한없는 자유가 우리를 혹사시키는가?, 왜 우리는 타인의 질투에서 행복을 느껴서는 안 되는가?, 왜 우리에게는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는 능력이 없는가?. 왜 우리는 아무에게도 고마워하지 않는가?, 왜 우리는 모든 것을 지배하려 하는가?, 마지막으로 왜 선을 행하는 것이 힘이 든단 말인가? 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하는 형식을 빌어 일곱 가지의 대죄에 대한 재조명과 새로운 윤리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죄가 하필 일곱 가지인 이유는 중세가 선호하던 수나 수의 조합 방식, 열거 방식과 관련이 있다. "7"이라는 숫자가 특별한 의미를 지닌 지도 오래되었다. 성서의 창세기편의 천지창조도 7일 동안 이루어졌다고 기록하고 있다. "성스러운 숫자"로 간주한 것이다. 고대부터 알려진 일곱 개의 천체, 태양. 달.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이 어울려 우주를 구성하고 있다는 것이 중세 우주론이었다. 전통적인 기독교인의 윤리에도 믿음. 소망. 사랑. 지혜. 정의. 용기. 절제의 일곱 가지 미덕이 있다.

 

초헤 신부는 일곱 가지의 죄악 그 자체로는 죄가 아니라고 말한다. 인간의 악습 또는 성격적 약점에서 나타난 악덕을 아무 저항 없이 반복적으로 행하거나 성격으로 고착되도록 방치할 때 비로소 죄로 변한다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일곱 가지 악덕을 거론함에 있어 도덕적인 훈계나 성직자의 설교 방식을 철저히 거부한다. 단지 이러한 악덕이 우리 생활에서 어떻게 의식을 지배하고 있는지, 또한 외형적인 가치관이 어떻게 젊은 세대에게 악영향을 주고 잘못된 믿음으로 자리잡는지 지적하고 있다.

 

현대인의 경험 욕구는 정신적인 가공의 과정이 결여된 경험을 추종하는 것이다. 이것은 경험이 아닌 껍데기에 불과한 체험일 뿐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의미와 상관없이 모든 것을 직접 체험하려고 한다. 오로지 직접 체험을 탐식함으로써 결국 정신적인 변비에 걸리고 만다. "누구나 경험을 축적하려고 하지만 거기서 교훈을 얻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42 쪽)

 

한편, 저자는 새로운 미덕을 제시하고 있다.

쾌락은 겸양의 미덕으로, 탐식은 금욕으로, 무관심은 부동심으로, 시기심은 기쁨의 나눔으로, 자만심은 순종의 미덕으로, 탐욕은 양보로, 분노는 열정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것은 본인의 노력에 의한 실천에 달린 것이다. "십자가에 매달린 원숭이"에 그칠 수도 있을 것이다. 진정한 인간이 되는 것은 선을 향한 의지를 실천할 때 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희망을 마케팅 하라 - 어느 스페셜리스트의 내밀한 고백
맹명관 지음 / 강같은평화 / 200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인류 최초의 여성인 판도라는 소위 팜므 파탈이었다. "판도라의 상자" 로 유명한 그녀는 제우스 신의 계략에 의해 창조되었다. 아름다운 외모, 예술적 재능을 겸비한 여성이었다. 천상에서 인간계로 내려 보낼때 모든 죄악과 재앙 등을 담아 봉인한 상자를 판도라에게 주었다. 그런데, 상자를 절대 열지 말라는 명령을 어기고 상자를 열었다. 그래서, 질병, 재앙, 슬픔, 괴로움, 아픔, 미움, 시기심 등 인간들이 만날 수 없도록 봉인되어 있던 것들이 세상 밖으로 퍼져 나왔다. 당황한 나머지 급히 닫아 "희망" 만이 상자 속에 남게 되었다. 희망은 고통과 시련 등을 이길 수 있도록 우리를 위로하는 운명적인 묘약같은 것이다.

 

책 제목에 끌려 읽기 시작했다.

[스타벅스 100호점의 숨겨진 비밀]이나 [이마트 100호점의 숨겨진 비밀]의 저자이기에, 이 책도 마케팅 관련 도서일 것으로 예측했었다. 결론은 예측이 빗나간 전혀 다른 내용의 도서였다. 에세이형식을 취한 종교 관련 책이었다.

 

"이제 내가 살던 달 동네는 재개발로 헐려 이방인같은 아파트만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15 쪽)

 

가끔 세상이 팍팍하다고 느낄 때 저자는 살았던 동네를 찾는다. 과거의 "나"를 만나는 것이다. 문 빌리지(Moon Village), 달이 떠 오르는 동네, 집들이 오밀조밀 서로를 맞대고 연속적인 광경을 자아내는 흥미로운 곳, 여기가 그의 어릴적 추억의 동네이다.

달동네 그 안에 담긴 치열한 삶, 아픔, 힘겨움 등이 낭만적인 포장으로 가려져 있을 뿐이다.

 

저자의 어릴적 기억에 등장하는 구멍가게, 밥풀데기, 불량식품 등 무엇보다 잊을 수 없는 장소는 만화방이다. 이곳에서 만화책을 읽으며 상상의 나래를 맘껏 펼치곤 했다. 자신의 신분을 잊고 동화 속 주인공이 되어 상상의 세계에 푹 바져 밤 늦도록 가게 구석닌 곳에 있노라면 때 맞춰 들려오는 주인 아저씨의 목소리가 지금도 들리는 듯하다. "이제 집에 가야지, 엄마가 찾겠는 걸"

언젠가 아내와 함께 신혼을 보냈던 동네도 지나갔다. "어머, 저 가게가 아직도 그대로 있네" 가게에서 물건을 사고 추억을 더듬으며 아줌마에게 말을 건다. "우리 신혼시절에 요 근처에 살았어요" 노인이 되어 버린 아줌마가 제법 상기된 아내를 알아 본다. 아내도 그 시간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렇다. 시들었다고 반드시 꽃이 피지 않는 것은 아니다.

 

아버지의 사업부도와 실명, 빈곤의 시대에 맞서 싸워야 할 것이 정말 많았다. 사글세, 기성회비, 쌀, 반찬, 겨울을 이겨 낼 의복 등. 유년의 한때, 저자의 유일한 낙은 교실에 비치된 문고에서 책을 빌려 보는 것이었다. 자신과 놀아줄 대상이 없음을 알았기에 책은 바로 그의 친구였던 셈이다. 지금도 그는 책방순례의 기쁨을 놓치지 않고 있다. 남의 지식을 쉽게 엿볼 수 있고, 책 속에서 길을 찾을 수 있고, 아울러 상상과 창의력을 유도하는 통로이기 때문이다.

 

30년 역사의 "스튜레오나드"라는 가게가 있다. 이 가게의 급성장 비결은 3톤이나 되는 거대한 돌에 새긴 기업철학이다.

규칙 1 : 고객은 항상 옳다.

규칙 2 : 만약 고객이 옳지 않다면 규칙 1을 상기하라.

창업자 스튜가 슈퍼마켓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일이다. 상품관리를 제일의 원칙으로 삼고 있었는데, 한 노파가 어제 산 계란이 상했다며 반품을 요구했다. 그럴리가 없다고 얘기하자 노파는 12마일이나 떨어진 곳에서 온 사람이 거짓말을 하겠냐, 다시는 오지 않겠다는 일이 있었다. 이 사건 이후로 생긴 규칙이란다. 마음에 새길만 하다.

 

코스타 4년, 문화사역자 20여 년의 활동을 가능케 해준 힘은 바로 "청년 정신"이라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청년을 보면 첫사랑 만나듯 심장이 쿵쾅댄다는 그는 삶의 레시피를 들려 준다.

1. 자유 - 자유롭게 사고하기를 원하고, 자유롭게 어디론가 훌쩍 떠나기를 원한다.

2. 강함 - 모든 것을 수용하는 넉넉함, 나를 주장하지 않아도 남을 높여도 되는 겸손함, "행복하기 위한 강함"

 

서울에서 출발하여 호주의 다윈, 케언즈까지 장장 2만 7천 킬로미터의 대장정, 호주 대륙 서부에서 동부까지 횡단하는 13박 14일의 퍼스 코스타행사를 통해 맹사부는 또 하나의 비전을 품고 귀국했다며 책의 끝을 맺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