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마케팅 하라 - 어느 스페셜리스트의 내밀한 고백
맹명관 지음 / 강같은평화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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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인류 최초의 여성인 판도라는 소위 팜므 파탈이었다. "판도라의 상자" 로 유명한 그녀는 제우스 신의 계략에 의해 창조되었다. 아름다운 외모, 예술적 재능을 겸비한 여성이었다. 천상에서 인간계로 내려 보낼때 모든 죄악과 재앙 등을 담아 봉인한 상자를 판도라에게 주었다. 그런데, 상자를 절대 열지 말라는 명령을 어기고 상자를 열었다. 그래서, 질병, 재앙, 슬픔, 괴로움, 아픔, 미움, 시기심 등 인간들이 만날 수 없도록 봉인되어 있던 것들이 세상 밖으로 퍼져 나왔다. 당황한 나머지 급히 닫아 "희망" 만이 상자 속에 남게 되었다. 희망은 고통과 시련 등을 이길 수 있도록 우리를 위로하는 운명적인 묘약같은 것이다.

 

책 제목에 끌려 읽기 시작했다.

[스타벅스 100호점의 숨겨진 비밀]이나 [이마트 100호점의 숨겨진 비밀]의 저자이기에, 이 책도 마케팅 관련 도서일 것으로 예측했었다. 결론은 예측이 빗나간 전혀 다른 내용의 도서였다. 에세이형식을 취한 종교 관련 책이었다.

 

"이제 내가 살던 달 동네는 재개발로 헐려 이방인같은 아파트만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15 쪽)

 

가끔 세상이 팍팍하다고 느낄 때 저자는 살았던 동네를 찾는다. 과거의 "나"를 만나는 것이다. 문 빌리지(Moon Village), 달이 떠 오르는 동네, 집들이 오밀조밀 서로를 맞대고 연속적인 광경을 자아내는 흥미로운 곳, 여기가 그의 어릴적 추억의 동네이다.

달동네 그 안에 담긴 치열한 삶, 아픔, 힘겨움 등이 낭만적인 포장으로 가려져 있을 뿐이다.

 

저자의 어릴적 기억에 등장하는 구멍가게, 밥풀데기, 불량식품 등 무엇보다 잊을 수 없는 장소는 만화방이다. 이곳에서 만화책을 읽으며 상상의 나래를 맘껏 펼치곤 했다. 자신의 신분을 잊고 동화 속 주인공이 되어 상상의 세계에 푹 바져 밤 늦도록 가게 구석닌 곳에 있노라면 때 맞춰 들려오는 주인 아저씨의 목소리가 지금도 들리는 듯하다. "이제 집에 가야지, 엄마가 찾겠는 걸"

언젠가 아내와 함께 신혼을 보냈던 동네도 지나갔다. "어머, 저 가게가 아직도 그대로 있네" 가게에서 물건을 사고 추억을 더듬으며 아줌마에게 말을 건다. "우리 신혼시절에 요 근처에 살았어요" 노인이 되어 버린 아줌마가 제법 상기된 아내를 알아 본다. 아내도 그 시간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렇다. 시들었다고 반드시 꽃이 피지 않는 것은 아니다.

 

아버지의 사업부도와 실명, 빈곤의 시대에 맞서 싸워야 할 것이 정말 많았다. 사글세, 기성회비, 쌀, 반찬, 겨울을 이겨 낼 의복 등. 유년의 한때, 저자의 유일한 낙은 교실에 비치된 문고에서 책을 빌려 보는 것이었다. 자신과 놀아줄 대상이 없음을 알았기에 책은 바로 그의 친구였던 셈이다. 지금도 그는 책방순례의 기쁨을 놓치지 않고 있다. 남의 지식을 쉽게 엿볼 수 있고, 책 속에서 길을 찾을 수 있고, 아울러 상상과 창의력을 유도하는 통로이기 때문이다.

 

30년 역사의 "스튜레오나드"라는 가게가 있다. 이 가게의 급성장 비결은 3톤이나 되는 거대한 돌에 새긴 기업철학이다.

규칙 1 : 고객은 항상 옳다.

규칙 2 : 만약 고객이 옳지 않다면 규칙 1을 상기하라.

창업자 스튜가 슈퍼마켓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일이다. 상품관리를 제일의 원칙으로 삼고 있었는데, 한 노파가 어제 산 계란이 상했다며 반품을 요구했다. 그럴리가 없다고 얘기하자 노파는 12마일이나 떨어진 곳에서 온 사람이 거짓말을 하겠냐, 다시는 오지 않겠다는 일이 있었다. 이 사건 이후로 생긴 규칙이란다. 마음에 새길만 하다.

 

코스타 4년, 문화사역자 20여 년의 활동을 가능케 해준 힘은 바로 "청년 정신"이라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청년을 보면 첫사랑 만나듯 심장이 쿵쾅댄다는 그는 삶의 레시피를 들려 준다.

1. 자유 - 자유롭게 사고하기를 원하고, 자유롭게 어디론가 훌쩍 떠나기를 원한다.

2. 강함 - 모든 것을 수용하는 넉넉함, 나를 주장하지 않아도 남을 높여도 되는 겸손함, "행복하기 위한 강함"

 

서울에서 출발하여 호주의 다윈, 케언즈까지 장장 2만 7천 킬로미터의 대장정, 호주 대륙 서부에서 동부까지 횡단하는 13박 14일의 퍼스 코스타행사를 통해 맹사부는 또 하나의 비전을 품고 귀국했다며 책의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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