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스몰 브랜드
길성구 외 지음 / 비버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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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거대한 자본과 인프라를 가진 기업들만이 브랜드를 만들고,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대는 바뀌었다. 지금은 한 명의 개인도, 작은 기업도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시장에서 독보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스몰 브랜드'의 시대가 온 것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이 책의 공저자들은 마케팅 전문 컨설턴트이거나 홈쇼핑 엠디 또는 국내 굴지의 패션회사 디자이너 겸 상품기획자로 일하고 있다. 총 12개 장으로 책을 구성하여 창업의 이유. 핵심 가치, 시장솨 소비자, 핵심자원의 활동, 차별화, 컨셉과 로고, 네이밍, 브랜드 스토리, 브랜드 디자인, 브랜드 전략, 바이럴, 내부 브랜딩 등을 순차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책은 단순히 브랜딩 이론을 설명하는 이론서가 아니라 실제로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며 살아남은 스몰 브랜드들의 사례 속에서 그들이 어떻게 브랜드를 만들고 성장시켜 왔는지를 들여다보고 나아가 브랜드를 만드는 모든 요소들을 현실적인 시각에서 분석하고 제안한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실제 도움이 되는 인사이트와 영감을 얻을 수 있다.


세상에 질문을 던지다


어릴 적의 추억을 소환해본다. 감기몸살로 인해 이불을 뒤집어쓰고 끙끙거리며 이부자리에 누워 있는 아들의 식사와 원기 회복을 위해 시장에서 신선한 재료들을 구해서 맛좋은 죽을 내놓던 어머니의 정성이 떠오른다.


그렇다. 죽은 대체로 환자들이 먹던 음식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언제라도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상품화되었다. 죽 전문 식당뿐만 아니라 집 또는 사무실 근처 편의점에 가면 다양한 죽들이 진열장에 대기하고 있다. 이런 시대를 이끌어 낸 장본인이 아마도 '본죽'이 아닐까 싶다. IMF 시대에 탄생한 이 상품은 "왜 죽은 아플 때만 먹어야 하나?"라는 질문과 함께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냈다.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려면 자기 자신과 시장을 향해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


핵심가치


가치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강한 전염성을 지닌다. 홍대입구역 인근의 수제 새우버거로 유명한 '제스티살룬'을 살펴보자. 단순한 새우버거 가게가 아니라, 레트로 스타일의 미국식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웠다. 가게에 입장하면 마치 미국 서부의 레트로한 펍에 온 듯한 분위기에 빠진다.


전원 스위치부터 화장실까지, 매장 전체가 디테일한 컨셉과 내러티브로 일관되게 연결된다. 이 공간은 미국에 가본 사람에겐 추억을, 처음인 사람에겐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이 가게는 대학생 시절부터 창업을 경험한 대표가 처음부터 브랜드 컨셉을 정하는데 공을 들였다. 


(사진, 제스티살룬)


배고픔을 해결하는 것이 가장 큰 가치였던 시절엔 무엇이든 먹는 것이 중요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사람들은 배고픔 이상의 다양한 욕구와 욕망을 지니고 살아간다. 우리는 제품과 서비스의 풍족한 세상에 살고 있기에 역설적으로 브랜딩과 가치를 더욱 깊이 들여다본다. 결국 브랜딩이란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가치를 전달하는 것과 같다.


브랜드여지도 만들기


시장의 필요를 알아야 한다

브랜드의 포지션을 정해야 한다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컨셉을 정의해야 한다

아이템과 입지를 정하고, 제품을 생산, 가게를 오픈한다

판매와 유통을 위한 채널을 개척

팬덤을 모으고 커뮤니티를 구축

시장 반응과 피드백을 수용


양재역 맛집, '솥두껍'


햄버거 프랜차이즈 이사로 재직할 때 브랜딩 작업도 수행했던 김기엽 씨, 그는 치밀한 전략으로 '솥두껍'을 오픈했다. 햄버거 프랜차이즈에서 일할 때 새로운 매장 입지를 발견하는 일을 수행하면서 이또한 그의 역량이 되었다.


한국에서 가장 안정적인 외식업은 고깃집이다. 그는 저가형 고깃집으로 포지셔닝을 잡았다. 그러나 저가에서 주지 못하는 일관된 브랜드 이미지와 풍성한 메뉴를 제공하지 위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추구했다. 그 결과, 대박이란 성공을 거두었다. 현재 '솥두껍 양재본점'은 네이버 양재역 맛집 검색시 4번 째로 뜬다.


시장을 쪼개고 최고가 되라


장인 정신만으로 성공을 기대하는 것은 위험한 선택이다. 현재 일본에선 시대의 변화를 따르지 못한 오래된 초밥집들이 중줄이 문을 닫고 있다. 고작 6개월간 초밥 쥐기를 배운 초보가 십수 년간 도제 생활을 해온 장인과의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이기는 일이 생겼다. 이제 일본 초밥집들도 최고가 아니면 초저가를 지향하는 두 갈래로 나뉘고 있다. 그렇다고 '최고'라는 전략이 수명을 다한 것은 아니다.


전문화 전략의 핵심은 '쪼개기'다. 이 책을 쓴 4명의 공저자들이 추구하는 컨셉도 '스몰 브랜드'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주식회사는 일본의 '곤고구미(금강조金剛組)'다. 이 건축회사는 오직 절寺을 수리하는 일만으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700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백제의 후손이 창업한 회사이다. 이처럼 쪼개진 시장에서 최고를 추구하는 것은 여전히 유효한 전략이다.


스몰 브랜드가 가진 컨셉의 힘


공저자 중 한 명인 박요철 대표는 <스몰 스텝>이란 책을 펴냈다. 작고 사소한 실천으로 삶을 바꾸는 방식을 이야기한 것이다. '스몰 브랜드'는 브랜딩 영역에서 소외되었던 자영업자, 소상공인, 1인 기업등을 대상으로 한다. 이들에게 브랜드가 필요함을 전파하는 것이 박 대표의 목적이다.


박 대표가 단순히 '습관'에 관한 책으로 포지셔닝했다면 지금처럼 11쇄나 찍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나다움'을 실현하고 싶은 사람들의 니즈에 맞춘 퍼스널 브랜딩 솔루션으로 책을 구성했다. 그리고 이를 담는 컨셉을 '비범함'이 아닌 '평범함'으로 설정했다. 이것이 자기계발서 시장에서 <스몰 스텝>이 살아남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유였다.


네이밍의 이론과 실제


네이밍이 전달하는 브랜드의 차별성

네이밍은 브랜드의 방향을 결정한다

브랜드 네이밍의 완성은 디테일에 있다

네이밍의 본질은 '이름 그 이상'이다

단순한 네이밍을 넘어선 브랜딩의 일관성(29CM)


우리는 잘되는 브랜드와 그렇지 않은 브랜드의 차이를 '스토리'에서 찾는다. 어쨌든 성공한 대부분의 브랜드는 매력적인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외모나 스펙보다 몇 배 더 강한 힘을 가진 것이 바로 이야기다.(148쪽)


감성을 파는 곳(브랜드 디자인)


떡볶이, 김밥, 김치볶음밥, 비밤면 등 익숙한 음식과 홍콩 토스트와 돈까스 샌드 같은 색다른 메뉴가 추가된 요즈음 핫한 분식집이 신사동 가로수길에 있다. 땅값이 비싼만큼 임대료가 만만치 않은 영업 장소임에 틀림 없다.


이 가게의 후기들을 살펴보면 맛이 특별하다는 얘기는 찾기 어렵다. 김치볶음밥이 8,800원, 마라탕 라면은 8,500원으로 가격도 만만치 않다. 그런데도 이 가게를 20~30대 여성 고객들이 붐비는 이유는 도대체 뭘까? 떡볶이를 파는 힙한 명소라니 말이다.


(사진, 도산분식 델몬트 물병)


그 비밀의 힌트 중 하나는 '응답하라'시리즈에 나오는 냉장고의 델몬트 주스병에 담긴 물병이다. 80년대 정서가 풍기는 보리차 담은 병이다. 그리고 메뉴판 하단에는 "도산분식은 단순한 밀가루 음식이 아닌, 우리의 추억을 되살린 분식의 새로운 물결입니다."라고 적혀있다. 단순히 분식을 파는 게 아니라 '감성(갬성)'을 판다. 떡볶이가 아니라 추억을 판다.


이밖에도 책은 브랜드 전략, 바이럴, 내부 브랜딩 등에 관해 친절하게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12단계 브랜딩 사례집'이라는 부록 속에 트레바리, 젠틀 몬스터 등 9개 브랜드의 사례들을 담았다.



성공하는 브랜드는 시장의 흐름을 읽는 동시에,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가치를 전하고 싶은지를 정확히 알고 있다. '왜'라는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을 가지고 있을 때, 브랜드는 흔들리지 않는다. 그라고 그것을 꾸준히 전달할 수 있을 때, 고객들은 브랜드를 사랑하고, 스스로 브랜드의 일부가 된다. - '에필로그' 중에서


#마케팅 #천개의스몰브랜드 #길성구 #박요철 #정은진 #홍은비 #비버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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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닮은 대통령, 세종 -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 그 국정의 길에 답하다
이영달 지음 / 가디언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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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지난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 정부에서 활동했던 저자의 인상적인 정책들과 제안들을 담고 있기에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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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닮은 대통령, 세종 -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 그 국정의 길에 답하다
이영달 지음 / 가디언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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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정치가 대답해야 할 차례다. 국정은 다시 시작되어야 한다. 그 시작은 사과가 아니라 설계이고, 회피가 아니라 회복이며, 무엇보다 국민의 삶에 대한 공감에서 출발한 구조여야 한다. 우리는 지금, 그 국민 앞에 서 있다. 그리고 마주 묻는다. 정치는 왜 존재하는가. 국정은 누구를 위해 작동해야 하는가. 그 질문 앞에서 우리는 한 사람의 이름을 꺼낸다. 세종. - '프롤로그' 중에서


저자 이영달은 경영학자로 혁신을 제도의 언어로 설계해 온 사람이다. 그는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 정부에서 혁신성장과 혁신 생태계를 설계했다. 기업의 창업과 성장력을 높이는 일에 헌신해 왔으며, 또 실패한 기업인을 재기하는 일에도 함께했다. 
책은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사표와 국민을 닮은 대통령의 약속 등 2개의 장으로 구성되었다. 

저자는 10개의 국민정책을 설계했다. 초안이다. 국민재도전위원회, 국민공제제도, 직무직업창업 전환 휴직 및 수당제도, 고용연계형 직무직업 교육훈련제도, 국민배움카드, 국민장학제도, 국민돌봄학교, 미래교육 대개혁, 대한민국 주거혁명, 글로벌 시산업 혁신 생태계 등이다. 정책들의 출발점은 단 하나, '삶'이다. 재도전, 돌봄, 교육, 배움, 주거, 일자리, 지방의 미래까지. 이 정책들은 국민의 일상 깊은 곳에 스며 있는 불안과 가능성의 교차점에서 태어났다. 정치는 표를 얻기 위한 약속이 아니라, 삶의 조건을 재구성하는 행위여야 한다. 

저자는 ‘국민돌봄학교’를 설치하겠다고 제안한다. 이것은 단순한 돌봄시설이 아니다. 공교육 이후의 시간에 아이들이 안전하게 머무를 수 있는, 학습과 놀이, 휴식이 유기적으로 설계된 복합형 생활교육 플랫폼이다. 또 그는 주거를 더 이상 경쟁의 결과가 아닌, 존엄한 삶의 전제로 보고자 한다. ‘완전히 새로운 아홉 번째 국민정책'이다. 주거는 선택이 아니라 삶의 기초다. 그 기초가 안정되어야 일도, 교육도, 가족도, 미래도 제자리를 찾는다고 그 배경을 설명한다.

이어서 2장에서 저자는 국민과의 약속 10가지를 제안한다. 대통령의 '세 가지 책임', 경제, 복지, 교육, 과학기술, 군軍, 외교와 국제관계, 정부조직 바꾸기, 연방과 통일을 준비, 새로운 세대를 위한 국가 설계 등을 순차적으로 밝힌다.   

정치란, 결국 국민의 삶을 구성하는 기술이다. 오늘의 삶은 경제와 복지로, 내일의 삶은 교육과 과학기술로, 장랭래의 삶은 외교와 안보로 이루어진다. 이 3가지는 따로 흐르면 안 된다. 
국민의 오늘의 삶, 내일의 삶, 그리고 장래의 삶에 대한 책임. 이것이 대통령이 감당해야 할 세 가지 책임이다. 정책이란 책상 위에서 탄생하는 것이 아니다. 가정의 불안, 청년의 주저함, 노동의 고단함, 노인의 침묵. 그 모든 현실의 낮은 언어들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2029년, 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의 대한민국을 꿈꾼다. 연평균 6.4%의 성장이 필요하다. 지금보다 세 배 이상의 성장률을, 단 한 해도 놓치지 않고 쌓아올려야 가능하다. 그러나 그 숫자는 단순한 목표치가 아니다. 그것은 자영업자의 새벽이 다시 희망으로 일어서고, 청년이 머뭇거림 없이 내일을 설계할 수 있는 구조의 전환을 의미한다. 그렇지만, 이 약속은 너무 현실과 동떨어진 느낌이 든다.

대한민국 전역에 과학기술 기반의 혁신 슈퍼 클러스터를 확산한다. 거점국립대와 정부출연 연구기관이 지역 전략 산업의 중추가 되고, 통합 과학기술원은 국가 연구인재의 핵심 허브가 된다. 지식이 실험실에 갇히지 않고 지역과 기업, 산업과 공동체를 이끄는 구조. 그것이 우리가 설계할 대한민국의 다음 엔진이다.

대한민국은 이제 기술과 콘텐츠, 외교와 신뢰, 산업과 문화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구조 속에서 글로벌 중추 국가의 실체를 실현할 것이다. 그리고 그 실체는 우리 국민의 얼굴과 언어, 태도와 이야기 속에서 하나의 나라로 완성될 것이다.

국가 인사는 이제 정치적 보은이나 지역 안배가 되어선 안 된다. 저자는, 학연도 없고, 파벌도 없고, 계보도 없다. 다만, 이 나라에 필요한 사람을 찾고, 그들이 헌신할 수 있도록 제도와 문화를 만들 것이다. 정부조직이, 인사의 구조가, 그 자체로 하나의 국가 지도자 양성 플랫폼이 되도록 하겠다.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 세종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 세종’은 그 기다림의 끝에서 국민이 오래도록 그려 온 얼굴이다. 그 얼굴은 아직 이름을 갖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반드시, 그 얼굴을 닮아 가는 누군가가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에선가 조용히 걸어오고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 질 대통령을 기대한다.

#정치 #국민을닮은대통령세종 #이영달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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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의 시대 - 미래 화폐의 승자가 만들어낼 거대한 부의 물결
김창익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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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비트코인이 몰고 올 화폐 시스템과 그로 인한 거시경제의 변화에 관한 전망도 담겼다. 전망은 미래의 현상이다. 결국 이 책은 현재와 미래의 현상을 설명하는 책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기본적인 경제 이론들이 다수 동원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책의 저자 김창익은 스토리텔러이자 비트코인 투자자 겸 사업가로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25년간 <서울경제신문>을 비롯한 경제 전문지에서 기자로 활동하며 실물경제와 화폐 시스템을 연구해 왔다. 그 결과로 거대한 부의 흐름을 읽어낼 수 있는 넓은 시야를 얻었다. 

총 여섯 개 장으로 구성된 책은 '비트코인, 투기가 아닌 투자가 되다', '비트코인은 오를 수밖에 없다', '트럼프는 왜 비트코인 대통령이 되었나', '비트코인은 세계 경제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비트코인에 투자하기 전 알아야 할 것들', '비트코인의 시대는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

비트코인에 돈이 몰리는 이유

비트코인 가격은 2024년 12월 5일 사상 처음으로 10만 달러를 돌파했다. 피자데이라고 불리는 2010년 5월 22일 대비 개당 가격 약 2440만 배 증가했다. 비트코인 피자데이는 미국 플로리다의 라슬로 하니에츠가 1만 BTC로 피자 두 판을 구매한 비트코인 첫 거래를 기념하는 날이다. 당시 피자 두 판의 기격은 41달러였다.

비트코인에 돈이 몰리는 이유는 첫째로 자산 가격이 상승하는 보편적 이유이며, 둘째로 비트코인이 다른 자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상승한 이유에서 찾을 수 있다. 자산 가격이 상승하는 가장 큰 이유는 화폐량의 증가 때문이다. 자산의 재고량에 변화가 없음에도 화폐량이 두 배로 늘어난다면 시장가격은 즉각 반응한다. 소위 인플레이션 현상이다.

그렇다면 100억 자산가는 어디에 투자를 할까?

첫째, 현금을 금고에 둘 경우 물가상승률(3% 가정)을 감안하면 23년 뒤 구매력은 절반으로 떨어진다. 같은 구매력을 유지하려면 복리이자율 3% 예금에 가입했어야 할 것이다.

둘째, 미국 국채(금리 4%)에 투자할 경우 구매력은 매년 1%씩 증가할 것이다. 셋째, 지난 10년 간 S&P500지수에 투자했다면 물가상승률을 공제하더라도 연평균 12%씩 구매력이 증가할 것이다. 넷째, 2010년에 압구정 현대아파트 44평을 샀다면 2024년 254억 원이 됐을 것이다. 다섯째, 15년 전 피자데이에 비트코인에 투자했다면 약 2500만 배 상승했으니 천문학적으로 불어난 무려 250경이나 될 것이다.

현명한 자산가라면 당연히 비트코인에 투자할 것이다. 만약 다른 선택을 했다면 그 자산가는 바보이거나 욕심이 없는 사람일 것이다. 2024년 조 바이든이 트럼프에 대패한 가장 큰 이유 또한 높은 인플레이션로 인한 연평균 5%에 달하는 소비자물가지수 때문이었다. 이는 달러를 매년 5% 더 풀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진, 비트코인 대통령)      

채굴 원가가 지지선이 될 것

비트코인은 생산 원가가 높다는 점에서도 금과 유사하다. 비트코인을 채굴하려면 사업자는 채굴장을 건설하고 채굴기를 사야 한다. 토지, 자본, 노동 등의 생산요소가 투입되는 것이다. 채굴기는 비밀번호를 풀기 위해 막대한 전력을 사용한다. 이 전기료에 따라 채굴 비용은 지역별로 천차만별이다. 미국의 경우 1 BTC를 채굴하는 데 5만 달러 이상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 원가 개념을 고려하면 비트코인 가격이 5만 달러 밑으로 떨어지기 어렵다는 뜻이다. 생산 원가는 가격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게 받쳐주는 지지선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초과 수요는 가격을 위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맡는다. 

2024년 미국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허용한 후 블랙록 등 자산운용사가 ETF 상품을 운용하기 위해 사들인 비트코인만 100만 BTC를 웃돈다. 반감기를 감안하면 이 기간에 신규 채굴된 비트코인은 약 15만 BTC에 불과하다. 수급 요인을 고려하면 비트코인 가격이 안 오르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이유

글로벌 전력 패권에 대한 일론 머스크의 도전에 암호화폐는 아주 중요한 변수다. 그동안의 행보를 보면 일론 머스크도 이를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일론 머스크가 구상하는 테슬라 에너지 그리드는 쉽게 말해 ‘친환경(태양광) 발전 + 배터리 + AI 거래 시스템’을 결합해 각 가정이나 공장이 남는 전기를 서로 거래하는 탈중앙화된 전력망이다.

솔라루프(발전)나 파워월(배터리) 생산 단가를 낮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AI 거래 시스템으로 결제 비용을 낮추는 것도 관건이다. 일론 머스크가 달러와 암호화폐 중 무엇을 선택할지는 뻔하다. 월터 아이작이 쓴 전기傳記 <일론 머스크>에 의하면 '일론 머스크는 화폐를 데이터의 일종으로 간주하며 암호화폐가 화폐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여줄 수 있다'고 서술하고 있다.


(사진, VPP 프로젝트 조감도)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현 엑스)를 인수한 이유도 이것과 연결되어 있다. 그는 “소셜 네트워크에 결제 플랫폼을 결합하면 내가 엑스닷컴(X.com)으로 이루려고 했던 것을 성취할 수 있다”라고 했다. 엑스닷컴은 1999년 창립한 인터넷 결제 서비스 업체다. 2000년 피터 틸과 맥스 레브친이 설립한 콘피니티와 합병하면서 페이팔이 됐다. 

일론 머스크는 엑스닷컴을 ‘모든 금융의 중심’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었다. 한마디로 기존 은행과 증권사를 없애겠다는 도발적인 꿈을 꾼 것이다. 트위터를 인수한 후 이름을 ‘엑스(X)’로 바꾼 건 엑스닷컴으로 이루려 했던 꿈을 다시 꾸고 있다는 방증이다.

트럼프발 관세 폭탄의 배경

스티브 미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이 2024년 11월 발간한 '국제무역체제 재구조화를 위한 가이드' 중에서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 이후 행보를 보면 이 보고서 내용을 그대로 이행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르면 트럼프의 관세정책은 환율조정을 위한 협상용 포석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중국에 6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한 후 협상을 통해 달러 약세를 유도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트럼프가 중국과 EU 등을 대상으로 제2의 플라자 합의인 일명 ‘마러라고 협정’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보고서에서는 국채 수요를 늘리는 방법으로 미국의 경제와 안보 패키지 혜택을 원하는 국가에게 100년 만기 장기 국채를 강매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마치 핵우산처럼 '안보 우산'을 국채 판매에 이용하라는 것이다. 이를 통해 달러 약세(미국채 신뢰도 하락)로 인한 미국채 이자율 상승을 장기적으로 막을 수 있다는 결론이다

판이 바뀌고 있다

비트코인은 수많은 자산 중 하나가 아니다. 그것은 세계화와 반세계화의 충돌이 만들어낸 필연적 결과물이다. 자유무역주의가 보호무역주의로, 법정화폐 제도가 상품화폐 시스템으로 회귀하는 과정에서 성장하게 될 역사적 산물이다. 그러니 비트코인의 미래를 들여다보려면 과거 화폐 역사를 먼저 되돌아봐야 한다. 이는 비트코인 블록체인을 기술적으로 공부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그것은 비트코인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것이다.

비트코인의 성공 포인트는 '보유'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란 브랜드로 대중들에게 각인된 이유는 달러의 붕괴 때문이다. 즉 달러의 가치가 하락할수록 비트코인의 가격은 상승한다. 비트코인 투자에서 성공의 관건은 '선점先占'한 후, 달러가 사망할 직전까지 '보유保有'하는 것이다. 트럼프가 비트코인을 언급하면서 '보유'라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건 우연이 아니다.

#경제경영 #비트코인의시대 #김창익 #다산북스 #투자 #비트코인 #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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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X수학 - 야구로 배우는 재미있는 수학 공부
류선규.홍석만 지음 / 페이스메이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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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기록의 스포츠다. 열정의 그라운드에서 매 경기 쏟아지는 수많은 숫자는 각자가 자신만의 의미를 품고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야구의 기록이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이야기로 읽히는 이유는 숫자 속에 선수들의 땀과 노력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스윙 한 번이 쌓이고 쌓여 데이터가 되고, 그 데이터가 곧 수학과 연결된다. - '프롤로그' 중에서



책의 공저자 류선규는 전 SSG 랜더스 단장으로 LG 트윈스, SK 와이번스, SSG 랜더스 등까지 26년간 프로야구 프런트로 활동하면서 야구단의 거의 모든 부서를 거쳤다. 홍석만은 수학교사로 야구를 통해 학생들로 하여금 수핫적인 사고를 키우고, 학업에 지친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 야구수학 관련 프로그램을 기획, 개발, 운영하고 있다. 


흔히 야구를 일컬어 '기록의 스포츠'라고 한다. 야구팬이라면 누구나 무수한 기록을 기반으로 한 숫자를 매 경기마다 만날 것이다. 경기가 진행되면 수많은 데이터가 누적된다. 이 누적된 데이터를 가공하면 미래를 위한 유용한 정보가 된다. 이것을 야구 기록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인기 스포츠는 축구가 아니라 단연 프로야구다. 프로야구는 3월 하순부터 정규시즌이 진행되며, 1년 365일 중 144일 동안 경기를 치른다. 3월 초중순엔 시범경기가 있고, 10월엔 한 달 내내 포스트시즌 경기가 열린다. 따라서 3월부터 10월까지 8개월 동안 프로야구를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난 동네에서 야구 게임을 즐기다가 체육 교사의 눈에 띄어 국민학교 때 야구선수 생활을 한 적이 있다. 운동선수는 배고픈 직업이라는 아버님의 확고한 가치관 때문에 선수 생활로 나서는데 쉽진 않았다. 주전이 아니면 중도에 언제라도 그만둔다는 조건이 달렸다. 잘먹고 자란 덕분에 덩치와 힘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은데, 늘 뜀박질이 걸림돌이었다. 아무리 훈련해도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더구나 4학년 때 본격적으로 시작한 선수생활이었으니 남보다 월등하지 않으면 주전선수로 게임에 나서는게 쉽지 않았다. 승리만이 최상의 룰인 스포츠 세계에서 취미생활은 결코 용납되지 않는 셈이다. 돋보인 타격에도 불구하고 수비와 주력에서 약점을 노출하면서 주전보다는 후보로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진 1년 간의 선수생활은 결국 강제 마감을 당했다. 당시 회사를 경영하던 아버지는 매사 늘 효율성을 따졌기에 차라리 공부에 올인하는 게 확률이 높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프로야구라는 스포츠에 통계의 중요성을 알린 책과 영화가 있다. 브래드 피트가 연기한 영화 <머니볼>(2011년)은 만년 최약체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구단주인 빌리 빈이 선수들의 통계 지표를 활용해 '저비용 고효율'로 승수를 쌓으며 강팀으로 변모하는 스토리를 다룬다. 이 영화의 원작은 마이클 루이스의 논픽션 <머니볼>이다.


현재의 야구 기록을 만든 이는 '야구 기록의 아버지'라 불리는 헨리 채드윅이다. 그는 영국 출신으로 14살 때 미국으로 이민한 영국계 미국인이다. 1847년 신혼여행 도중에 야구 경기를 관람하고 야구의 매력에 빠졌다고 전한다. 31년 동안 <뉴욕타임스> 등에서 야구 기자로 활동하며, 지금의 '박스스코어 기록법'을 개발한 장본인이다. 타율, 평균자책점, 더블플레이, 패스트볼 등 많은 야구용어를 고안해냈다.       


세이버메트릭스(Sabermetrics)란 야구를 통계학 또는 수학적으로 분석하는 방법론을 말한다. 야구에서 사회과학의 게임이론과 통계학적 방법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서 기존 야구 기록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선수의 가치를 비롯한 ‘야구의 본질’에 대해 좀 더 학문적이고 깊이 있는 접근을 시도한다.(33쪽)


세이버는 미국야구연구협회의 약어인 SABR을 발음한 표현이며, 여기에 매트릭스를 합성한 용어인 셈이다. 매트릭스는 업무 수행 결과를 보여주는 계량적計量的 분석을 의미한다. 이를 활용해 여러 가지 수리적 방법론을 동원해 야구를 세밀하게 분석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을 세이버매트리션이라고 한다. 앞서 말한 빌리 빈 구단주도 이런 유형이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세이버매트릭스라고 하면 '빌 제임스'를 떠올린다. 그는 과거 한국에서 2년간 주한미군으로 복무하기도 했는데 야구와 야구 기록을 좋아했던 터라 야구 기록에 몰두한 매니아였다. 놀랍게도 그의 이력을 살펴보면 통계학과는 거리가 먼 식품회사 야간 경비원 출신이다. 피타고리안 기대승률, 득점 생산, 레인지 팩터, 수비 효율 등 많은 세이버매트릭스 지표를 개발햇다. 재야에서 활동하다 2003년 보스턴 레드삭스 구단의 경영자문으로 영입된 후, '밤비노의 저주'를 깨뜨리고 84년 만인 2004년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그래서 그를 '세이버매트릭스의 대부'라고 부른다.

야구 경기는 24개의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 3개의 아웃카운트와 8개의 주자 상황(주자 0명, 1루, 1·2루, 1·3루, 2루, 2·3루, 3루, 만루)이 연결된다. 기대득점은 특정 아웃카운트·주자 상황에서 평균적으로 몇 점이 기대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해당 상황에서 이닝 종료까지 발생한 총 득점을 그 상황이 발생한 총 횟수로 나눈 값이다. 예를 들어 1사 1·2루 상황이 100번 발생했고, 그 100번의 사례에서 총 120점이 들어왔다면 기대득점은 1.2다.

KBO는 2023년부터 샐러리캡을 도입했다. 이미 국내 프로농구와 프로배구에서 시행하고 있었다. 샐러리캡은 선수단 연봉 총액 상한제를 뜻한다. KBO리그 전체 구단을 대상으로 2021~2022년 2년간 신인 및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연봉 상위 40인의 연봉 평균액의 120%로 설정되었고, 그 결과 114억 2,638만 원이 상한액으로 확정되었다. 


야구 경기의 매력 중 하나는 '도루'에 있다. 주력이 뛰어난 선수에게 주어진 혜택인 셈인데, 그렇다고 마구잡이로 도루를 시도한다면 역효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하여 빌 제임스는 “도루 성공률이 70% 이하라면 절대로 시도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야구 기록을 분석한 <더 북(The Book)>에서는 성공률 72.7%를 도루의 손익분기점으로 분석했다. 이 책은 1999년부터 2002년까지 메이저리그 기록을 토대로 주자가 1루에 있는 상황에서 도루를 성공하면 평균 0.175점을 더 얻을 수 있지만, 실패하면 0.467점이 깎인다고 봤다. 따라서 도루 성공률에 따른 손익분기점은 72.7%라고 설명했다.

앞서 야구와 관련한 어린 시절의 추억을 잠시 소개했었다. 월등한 타격력을 가졌음에도 주전 명단에서 자주 제외되는 이유가 바로 타격만으로 팀의 성적을 올릴 수 없음을 보여준 사례였다. 이것이 초등학교 야구에만 국한되지 않음을 보여주는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의 문답을 살펴보자.  

2015년 4월 18일,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한 팀의 야수진을 구성할 때 ‘이대호 9명 vs. 이대형 9명’ 중 어떤 팀을 선택하겠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망설임 없이 ‘이대형 9명’을 택했다. 


이대호 9명은 타격만큼은 최고지만 작전 수행에 어려움을, 이에 반해 이대형 9명은 엄청난 스피드로 작전 수행에 크게 도움될지라도 타격은 크게 떨어진다. 타격 유형이 정반대인지라 야구팬들 사이에서도 논쟁 거리였다. 참고로 이대호는 골든글러브 7회, 통산 홈런 5위(374개), 도루 11개, 도루 실패 11개로 주력이 부족한 전형적인 홈런 타자이며 이대형은 통산 도루 3위(505개), 홈런 9개로 장타는 기대할 수 없지만 주자로 나가면 도루를 감행하는 타자임을 알 수 있다. 승부를 진두지휘하는 감독의 취향에 달린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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