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코를 킁킁 (루스 크라우스 글/마크 사이먼트 그림/고진하 옮김/비룡소)

이런이런.. 번역본 이미지를 붙이려했는데 '선택'을 아무리 클릭해도 상품넣기가 안되네.. 우리나라 말로는 "코를 킁킁"이라고 번역했는데 원래 제목은 "The Happy Day"였구나. 흑백으로 그린 그림이 참 정겨운데다가 겨울잠에서 깨어난 곰의 졸린 표정도 압권이고, 글도 짧고 그래서 내맘에도 들지만 비니도 무난히 받아들이지 않을까 싶어서 고른 책인데 역시 비니는.. 집중력이 약한 건지.. 아니면 겨울잠 자는 동물들에게 감정이입이 안되는 건지.. 아니면 21개월짜리 아이에겐 흑백으로만 되어있는 그림이 영 안땡기는건지.. 아무튼 비니에겐 환영받지 못했다.  다람쥐, 달팽이, 몰모트, 곰 들이 겨울잠을 자다가 코를 킁킁거리며 깨어나서 어딘가로 마구 달려간다.  달려간 자리엔 하얀 눈 속에서 곱게 핀 노란꽃 한송이가 있더란 말씀. 노란꽃을 보며 좋아서 춤추는 동물들이 정말 귀엽다. 가을이 깊어가고 얼마전 입동이 지났다.  유난히 추위에 약한 나는 코를 킁킁거리며 찾아갈 봄꽃이 어서 빨리 피기를 서둘러 기다리는 마음이다. 

 

2. 무엇이 있을까요? - 알록달록 아기 그림책 1권(멜라니 윌시 글,그림./ 시공주니어)

저번에도 말했지만 우리 비니는 날개 들추는 그림책을 좋아한다.  알록달록 아기 그림책 시리즈가 모두 날개를 갖고 있고, 그림도 단순하면서도 예쁘고, 글도 짧지만 정성을 기울인 티가 난다.  조그만 손으로 날개를 들췄다 덮었다 하는것도 소근육 발달에 도움이 될라나? 알록달록 아기그림책 시리즈는 비니에겐 대환영을 받는다.  엄마로서 나는 '얘가 너무 이런 장난감 같은 책들만 좋아하다가 나중에 그냥 평범한 책에선 재미를 못붙이면 어쩌나'하는 걱정이 들 정도다. 설마.... 안그러겠지? 비니는 몸 뿐 아니라 정신도 자라갈테니까 언젠간 글과 상상력이 주는 재미를 알아가겠지.. 그렇지...? 그럴거야. 지금은 비니가 좋다는 책이면 가리지 말고 많이많이 여러번 읽어줘야지.. 책이란 재밌고 즐겁고 신나는 거라는 생각만 심어줄 수 있어도 좋은거니까. 

 

3. 자전거 타기 - 호기심 많은 조지-(한스 아우구스토 레이 지음/정경임 옮김/지양사)

호기심 많은 원숭이 조지 시리즈가 유명한 그림책 중의 하나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한번도 읽어보지 않았었다.  그 이유는 다른 사람이 들으면 엉뚱하다고 할 지 모르겠지만 "너무 미국 냄새가 나서"다. 결국 이 책이 내가 처음으로 본 호기심많은 조지인데,, 역시 어딘가 모르게 미국냄새가 폴폴 풍겨나온다.  내 선입견때문일까? 아마 맨 마지막 쪽에 노란 카우보이 모자를 쓴 아저씨 때문인 것 같다.  여러가지 탈것들에 대한 그림책인데 비니는 원숭이거 이것저것 타고 다니니까 재밌나보다.  풍선을 타고 날아가는 장면에선 자기도 풍선을 잡고 껑충거리며 날아가는 흉내를 내고, 자전거 타는 장면에선 나더러 '따르릉따르릉 비켜나세요"하고 노래를 부르란다.  책이 작고 그림의이 탈것 하나만 툭 나오는게 아니라 배경까지도 재밌고 아기자기하고, 글도 원숭이 조지를 따라 흘러가기 때문에 애들이 재밌다고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역시 미국냄새가 난다.  아, 그리고 또 다른 불만, 종이 재질이 너무 빤닥빤닥해서 빛을 반사시킨다.  요즘을 이런 재질의 그림책은 안나오는 줄 알았는데...

 

4. 게임북 시리즈 4 탈것을 찾아라 (루시 믹클레스 웨이트 / 한국프뢰벨)

중학생이 된 우리 딸이 유치원 다닐 무렵엔가 사준 책이다.  유치원 다니던 딸에게는 책이 좀 시시했나보다.  한번 찾아보더니 그 다음엔 별로 보질 않았다.  덕분에 오래된 책인데도 깨끗하게 보존되어 있었는데 비니에게 꺼내주니까 꽤 즐겨본다.  '배트모빌'그림에선 "징징바라 징징바라 배트맨~"하고 노래를 불러주면 뭔지도 모르고 신난댄다.  두번째 그림, 수태고지는 노래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지 그 그림에서도 노래를 부르란다.  세번째 그림 '영화 속의 비트겐슈타인'에선 "떴다 떴다 비행기"노래를 불러야 하고, 네번째 그림 '지도읽기'에선 아저씨들이 모두 코 잔다면서 자기도 자는 흉내를 하고, ,,,  뭐 그런식이다.  그래도 찾으라는 탈것은 다 찾아낸다.  아이들에게 티 안나게 명화를 보여줄 수 있으니 (명화다 하면 괜히 무겁고 점잔을 떨어야할 것 같고 조심스럽고 유식한 티를 내며 다뤄야 할 것 같으니까) 참 바람직한 책이 아닐 수 없다.  책 제목대로 게임북처럼 갖고 놀면 되는 거 아닌가.. 부~~~담 없이~!!!

 

5. 게임북 시리즈 2. 숫자를 찾아라 (루시 믹클레스 웨이트/ 한국 프뢰벨)

이것도 탈것을 찾아라와 같이 구입했던 책.  이 책도 보존 상태가 매우 양호했음.  탈것을 찾아라보다 숫자를 찾아라를 더 잘 보는 편이다.  파리도 나오고, 맛있는 과일도 나오고, 사슴벌레도 나오고, 예쁜 꽃도 나오고, 금붕어, 강아지, 말, 소, 닭, 다람쥐 등등의 동물도 나오고.. 그래서인가 보다.  비니는 아직 숫자를 알지는 못하고 셀줄도 모르지만 말그대로 "그림보기"를 즐기고 있다.  게임북 시리즈는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보다 비니만한 어린 아기들한테 더 잘 수용되는 것 같다. 



6. 데굴데굴 굴러가네! -종알종알 말놀이 그림책 1  (허은미 글/ 이혜리 그림/웅진주니어)

글의 내용도 좋고, 무엇보다 이혜리씨 그림이 좋은책. 내가 이혜리씨를 너무 좋아하나? 하지만 가만히 보고 있으면 웃음이 나는걸... 비니는 이 책을 별로 안봤다. 오히려 <아장아장 걷다가>가 더 좋은가 보다.

7. 크고 작고 -알록달록 아기 그림책 3  ( 멜라니 월시 지음/시공주니어)

비니가 좋아하는 시리즈다. 이번엔 반대말을 제시한 그림책인데 비니야 반대말이라는 개념이 없을 테니까 그건 모르겠지만 어둡다와 밝다의 차이라던가 한마리와 여러마리 등은 그림책을 보면서 시각적으로 느낄 것 같다.

8. 곰돌이는 어디로?  (알렉스 쌍데르 글/ 피에릭 비진스키 그림/ 배은주 옮김/주니어파랑새)

처음엔 잘 안보더니 요즘들어 잘 본다. 번득번득하지 않은 종이 재질의 단단한 보드북이라서 일단 독특하다.  맨 마지막 장이 곰돌이가 베개밑에 있다가 "밤새도록 네 곁에 있을거야! 너랑 같이 자려고!"라고 말한다.  결국 잠재우기용? 비니에겐 절대 성공하지 못할 거다.

9. 루루의 양말  (세나 게이코 지음/김난주 옮김/비룡소)

세나 게이코의 그림책 중에서는 <당근>을 제일 재밌게 읽었다. 그이유가 뭘까? 내가 보기엔 이 <루루의 양말>도 <당근>만큼의 재미는 있는데...

10. 아장아장 걷다가 -옹알옹알 아기그림책 1 (허은미 지음/이혜리 그림/아이세움)

그러고 보니 <데굴데굴 굴러가네!>도 허은미 글, 이혜리 그림인데 이것도 그렇군.. 그래, 그러고 보니 풍이 비슷했다.  두 분이 굉장히 친한가 보다.  그런데 <데굴데굴 굴러가네>보다는 <아장아장 걷다가>가 비니에게 더 인기가 좋다.  아마 읽으면서 동물들의 걸음걸이를 흉내낼 수 있다는 자기의 능력이 스스로 대견해서가 아닐까 싶다. 


 

 

 

11. 잘자요 달님 (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클레먼트 허드 지음. 이연선 옮김, 시공주니어)

음.. 비니가 직접 자기 손으로 골라 뽑아오진 않는다.  내가 적당한 때에 적당히 뽑아서 읽어주면 싫다고 거부하지는 않는 정도.. 생쥐찾기에 더 흥미를 느끼고, 초록방 안에 있는 갖가지 물건들을 말해주면 찾아서 손가락으로 짚는 재미에 잠재우기용 그림책으로는 기대만큼 효과적이지 않았다.  비니가 조금 더 크면 훨씬 더 재미있어할 것 같다. 

 

12. 달님 안녕 (히야시 아키코 지음, 한림출판사)

책 가운데 커다란 달님 얼굴이 무서웠는지, 낯설었는지, 아니면 둘 다인지 처음에 거부반응을 일으켰다.  책 뒷표지의 메롱하는 달님얼굴을 보고는 같이 메롱하며 웃으며 처음의 거부반응이 약해지긴 했지만, 책을 펼치지 못하게 한다.  무섭나? 애들 눈에는 그럴수도 있겠다 싶다. 히야시 아키코의 다른 그림책에 비하면 아기자기 예쁜 맛은 좀 떨어진다. 이것도 잠재우기용이 되기를 기대했건만 비니의 거부반응에 무릎을 꿇다...

 

13. 싹싹싹 (히야시 아키코 지음. 한림출판사)

확인해보진 않았지만 히야시 아키코의 초기 그림책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림의 디테일이 다른 작품에 비해 섬세하지 않은 것 같아서.. 생쥐랑 토끼랑 곰이랑 아기가 같이 스프를 먹다가 생쥐, 토끼, 곰이 스프를 흘릴 때마다 아기가 싹싹싹 닦아준다.  다먹고 난 다음 아기 입에 묻은 스프. 엄마가 와서 싹싹싹 닦아준다는 내용. 싹싹싹이라는 의태어가 반복되는 데다가 닦아주는 행동 또한 반복되고, 등장인물들도 친근해서인지 <달님안녕>보다 더 잘 보았다.  그림책 보다말고 내 팔과 얼굴을 닦아주는 흉내도 내고.. (이구 귀여운것) 색감이나 디테일한 면에서는 좀 실망스러웠지만 뭐 비니에게는 성공한 셈..

 

14. 친구를 보내주세요-동물원에 보내는 편지 (로드 캠벨 지음/염현숙 옮김/문학동네어린이)

비니가 딱 좋아할 타입의 그림책. 우선 동물이 나오고, 갖가지 상자모양의 날개를 들추는 형식이고.. 비니는 딱 그런걸 좋아한다.  그런데 일단 이 책은 그런 종류의 다른 그림책과는 다르게 하얀 여백이 많아서 상자모양의 날개와 날개를 들추면 나오는 동물에 아이들이 더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  거기다 동물들이 담겨있는 상자모양도 얼마나 다양한지.. 비니는 사자와 기린과 낙타가 나오는 부분에선 상자모양의 날개를 두드리며 '똑똑'한다.  아마 문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비니 또래가 보기에 크기도 적당하고 참 괜찮은 그림책이다. 알라딘 책 소개에서도 영국 북스타트 운동 추천도서로 처음 책을 접하는 유아를 위한 그림책이란다. 그래서 비니가 좋아했나?

 

15. 시리동동 거미동동-우리시그림책 01(권윤덕지음/창비)

일단 고백.. 비니를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보려는 목적으로 접근한 책.. ㅋㅋ 말잇기 놀이식으로 전개된다.  권윤덕 작가라면 <만희네 집>, <엄마, 난 이 옷이 좋아요>등을  낸 작간데, 이 책에선 그림풍이 확 다르다.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글이 짧지만 내용이 얕진 않다.  그림과 글을 다 아울러 느낄 수 있어야 맛이 나는 그런 그림책이다.  한국적인 정서가 그대로 묻어나고  (아이도 정말 우리나라 아이다)  아련한 느낌이 드는.. 그림책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눈만 그려져 있는데, 그것도 점찍듯이 그린 눈만 있는데, 인물의 표정도 드러나지 않는데도 등장인물들의 감정이 전달되는 야릇한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아아아아 비니야,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자라렴.. 너에게 읽어줄 책이 너무너무 많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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