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누구 아기지? (팔랑팔랑 동물원3) -아기 동물 /강미라 글 임경희 그림/ 대교출판
지난 주에 보았던 그림책 <누굴까 누구?>와 같은 시리즈. 아직 21개월이 갓지난 아기라서 그럴까? 날개로 가려져 있다가 날개를 들추면 숨은 그림이 나오는 이 책들을 좋아한다. 이 그림책은 아기오리 꽥꽥이가 엄마를 잃어버리고 울고 있는 펭귄의 엄마를 찾아주기 위해 연못,농장, 꽃밭, 초원, 진흙탕,남극을 다니며 만나는 동물들에게 "( )야, 이 아기가 네 아기니?"하고 물어보면서 동물과 그 아기의 모습을 알려주는 그림책인데 우리 유빈이가 그런 연관성까지 알랴 싶지만 암튼 재미있어는 한다. 개구리가 연잎위에 앉아 있는 그림을 들추면 올챙이들이 보이는 그런 식이다. 올챙이를 보면서 유빈이는 낼름낼름 거린다. 뱀을 보면서 낼름거리는 혓바닥을 흉내내주는데, 유빈이는 달팽이든 올챙이든 좀 꾸물거리게 생겼다 싶은건 다 낼름낼름으로 보이나 보다. 조금만 더 커라 조금만 더... 하는 마음이다. 보여주고 싶은 그림책들이 너무 많다.
2. 싫어 싫어 / 세나 게이코 지음 김난주 옮김/ 비룡소
이것도 지난주에 보았던 <당근>과 같은 시리즈. 신기하게도 세나게이코가 쓰고 그린 이 책을 참 잘 본다. 작은 판형의 그림책인데다가 한페이지에 배경이 생략된 채로 크고 단순하면서 생동감있게 그려진 그림 때문일까? <당근>을 좋아할 때도 의외다 싶었는데 <싫어 싫어>를 좋아하는 걸 보니 신기하다. 이 시리즈로 <당근>과 <싫어싫어> 외에 6권이 더 있는데 되도록 다 읽어봐야겠다. 책 뒷쪽에 산케이 아동 출판 문화상을 수상했다고 적혀있고, 육아 체험을 통해 엄마가 직접 쓰고 그린 유아용 생활 그림책이라고 써있다.
3. 나도 나도 같이가 (옹알옹알 아기그림책 12) / 조은수 글, 이지현 그림/ 아이세움
탈것에 관한 그림책. 부릉부릉 자동차, 따릉따릉 자전거, 애앵애앵 불자동차,덜컹덜컹 트럭, 삐뽀삐뽀 병원차, 칙칙폭폭 기차가 등장한다. 이미 눈치챘겠지만 탈것과 그에 어울리는 의성어들이 나온다. 글은 아주 단순한 문장. 앞에 나온 의성어 + 탈것이름에 이 책 제목인 '나도 나도 같이가"만 붙어 있는 단순한 문장이 반복된다. 유아 수준에선 좋을 듯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일러스트가 맘에 안든다. 그게 일러스트 작가의 개성이라면 할 수 없지만 말이다. 유빈이의 반응은 선호도 둘 정도...
4. 꽃길 /오카 노부코 글, 쯔찌다 요시하루 그림, 박은덕 옮김/ 한림출판사
정말 예쁜 내용의 글, 정말 예쁜 그림.. 맘에 드는 그림책이다. 글도 짧고 그림도 아름다워서 유빈이에게 보여주고 싶었는데 우리 딸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어느날 곰이 다리위에서 주머니를 줍는다. 곰돌이는 친구 다람쥐에게 주머니에 들어있는 게 뭔지 물어보려 갔지만 주머니에 구멍이 나 있어서 이미 텅비어 있다. 그 다음 장에 눈이 온 숲 풍경의 그림.. 글은 없고 눈 쌓인 곰돌이네 집과 다람쥐네 집도 보인다. 다음장, "따뜻한 바람이 불어 봄이 왔습니다."란 글과 함께 긴 겨울 잠에서 깨어나느 곰돌이가 그려져 있다. 창밖으로 눈부신 햇살이 들어오고 있다. 다음장엔 글이 없고 다람쥐네 집까지 이어져 있는 길위로 꽃이 피어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이어져 피어 있는 꽃들을 보고 놀라는 듯한 곰의 표정도 귀엽다. 마지막 장, 기다란 예쁜 꽃길이 이어졌습니다.라는 글과 함께 다람쥐와 함께 예쁜 꽃길을 즐겁게 걷고 있는 곰돌이의 모습이 보인다. 글은 짧지만 계절적으로는 가을부터 다음해 봄까지의 꽤 긴 시간적 배경이 나오고 씨앗이 땅에 떨어지면 꽃이 필 수도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알아야 하는데 우리 유빈이에겐 아직 그런 배경지식이 없기 때문인가 보다. 흐흐흐흑~~ 이것도 다음을 기약~~~
5. 누구야 누구(도토리 자연 그림책) / 심조원 글, 권혁도 그림/ 보리
한국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그림책이다. 사실적인 동양풍의 그림. 내가 참 괜찮은 그림책이라고 생각하는 건 우리 유빈이에겐 냉대받는다. 역시 유빈이가 좀더 커야 한다. 하긴 나도 어릴 땐 알록달록하고 귀여운 그림을 좋아했던 것 같다. "사실적이고 심각하고 진지해보이는 그림 = 재미없는 거"라는 말도 안되는 선입견이 있었던 것 같은데, 뭐, 21개월밖에 안된 우리 딸이 벌써부터 그런 고정관념을 가졌을리는 없고.. 유빈이가 이 그림책에서 관심있게 본 것은 (동물들의 생김새 특히 꼬리부분에 정성을 기울인 작가에겐 미안하지만) 엄마개, 엄마돼지, 엄마염소, 엄마소의 젖이다. 엄마 젖을 뗀지 얼마 안되는 우리 유빈이에겐 그림에 나오는 동물들의 젖을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하고 좋은가 보다. 그림도 얼마나 사실적인가! 엄마 젖을 빨던 지난 날의 추억에 젖는듯... 하하하 이 책도 다음을 기약하기로 한다. 그러나 한가지 아쉬운 점,, 사실적인 건 좋은데, 너무 생동감이 없다. 마지막 모든 동물들이 다같이 뛰어나올 때는 그래도 좀 생동감이 느껴지던데,,, 동물이 표정이 어디 있겠냐만 그래도 그림책인데 살짝 표정이라도 드러내줬으면 하는 바램은 너무 욕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