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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어린이.어른
폴 아자르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시공주니어 / 2001년 10월
평점 :
참 장황하기도 하다. 동화에 대해 이렇게 할말이 많이 있을 줄이야. 어린이 문학을 좋아하면서도 나도 참 무식했구나하며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40년 전에 세계적으로 저명한 프랑스 문학사가가 쓴 글이니 장황한 건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겠다. 동화에 대한 구구한 역사에서 어린이를 마구 억압하던 글을 쓰던 작가에 대한 원망과 함께 존뉴베리와 안데르센, 그림형제에 이르는 작가에 대한 예찬을 하고, 걸리버, 돈키호테,로빈슨 쿠르소, 피노키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피터팬 등의 동화에 대한 분석에 열을 올린다. 동화란 어떠어떠해야 한다는 작가의 확고한 신념을 피력하고,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와 독일등을 넘나들며 각 나라의 민족적인 특성과 동화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열띤 어조로 글을 풀어가다가 인류의식에 이르러 어린이들의 세계연방이라는 거대한 꿈을 꾸게 되는 것이다.
한마디로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읽지 않으면 화려하게 이어지는 저명한 문학사가 폴 아자르의 말을 아차하는 순간에 놓쳐버려 제대로 알아듣지 못할 수도 있겠다. 특히 나같은 사람은.. 나로서는 그 당시에 배웠다는 사람은 꼭 글을 이런식으로 써야 했나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페로의 예를 들면서 "그는 충분히 인간을 관찰하며 어려운 문장을 쓰지 않는다. 어렵기는 커녕 얼마나 매력적인가! 그의 문장은 대단히 정확하고 진실하기 때문에 인간의 영혼 바닥까지 스며든다. 또 힘이 있어 인간의 정신을 원숙하게 하고 예지의 꽃을 피게 할수 있다!"라며 정확하고 단순한 문장에 대해 그토록 찬사를 아끼지 않았던 사람이 말이다. 뭐, 번역에 문제가 있는 거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그래도 다음에 다시 한 번 더 읽어 봐야지 하는 결심을 해본다. 장황한 글 속에 깊이 새겨야 할 천금같은 말들이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문학 이론서의 고전이라 할 만 하다. 모두들 정신 바짝 차리고 일독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