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유빈이가 도서관에서 하고 있는 품앗이 모임은 2개다. 

그 중 하나가 5살무렵부터 해온 <색깔아이>라는 이름의 미술품앗이다.

아이가 그림 그리기와 만들기 등에 한창 관심이 높을 때였는데

미술학원에는 보내기 싫어서 엄마들이 돌아가며 아이들과 미술작업을 하는 품앗이에 들어갔었다.

당시 색깔아이 품앗이에는 공교롭게도 외동아들을 둔 젊은 엄마들이 모여있었고

아이 셋을 둔 나이 많은 엄마였던 나는 잔뜩 긴장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 때 대여섯 살이었던 아이들이 초등 3,4학년이 되었고,

품앗이 멤버도 좀 늘어서 이제 1학년부터 5학년까지의 다양한 연령의 아이들이

졸망졸망 모여 있는 모임이 되었다.

 

그렇게 5~6년을 함께 품앗이를 꾸려오면서 아이들도 자랐지만 엄마아빠들도 성장했다.

아이를 함께 잘 키우기 위해 고민하고 기다려주고 같이 나누는 법을 배웠다.

아이들간의 갈등이 엄마들 사이의 갈등으로 번진다거나,

품앗이마다 성격들도 다르고, 부모들의 품앗이에 대한 생각과 바람도 달라서

가끔 위태로울 때도 있지만

그 모든 걸 조율하고 서로 마음을 맞춰가는 것이 또 품앗이의 묘미이기도 하다.

아이가 즐거워하고 좋아한다면, 참고 견디고 힘을 내는 게

엄마아빠들의 놀라운 능력이라서 가능한 일이 아닌가 싶다.

 

올해 색깔아이는 서울시 어린이문화사업 지원을 받아서

한 달에 한 번씩 충주로 정승각 선생님을 찾아뵙고

오감을 깨우는 그림놀이를 했는데

그 과정이 고스란히 담긴 자료집과 달력을 제작하는 것으로 올해 활동을 마무리지었다.

 

 

 

 

 

충주에서의 활동은 무척 즐거웠는지 지금도 아이들은

"우리 언제 또 충주 가요?"하고 묻는다.

 

막내 유빈이는 색깔아이 책을 내고 무척 뿌듯했나 보다.

얼마 전 조앤롤링에 대한 책을 읽고, 해리포터 시리즈의 첫 이야기 <마법사의 돌>을 읽더니

자극을 받아서 요즘 매일 내 노트북을 빌려 집필활동에 열심이시다.

책을 내는 일이 만만하게 보인 걸까?

어제는 자기가 쓰고 있는 글의 전체 페이지수를 얼마로 할지 생각하며 글을 써야겠다며

책장에 있는 책들을 뽑아 페이지 수가 얼마나 되는지 일일이 펼쳐 보는 것이다.

흐흠.. 그건 편집의 영역이긴 하지만 어쨌든 바람직한 집필활동을 하고 있다. ^^

 

조만간 유빈이가 속해있는 또하나의 도서관 품앗이 모임 <피노키오>에서는 아이들의 시집을 만들고 있다.

엄마아빠들의 에너지는 굉장하다. 특히 아이들을 위해 모이는 에너지는 놀랍다.

해마다 너무나 근사한 것들을 계획하고 만들어낸다.

 

이제 색깔아이는 벌써 내년 준비에 들어가려고 시동을 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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