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거리가 하나 있다.
아이와 함께 자주 이용하던.. 아니 이용이라기 보다 제 2의 집 같았던
도서관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2001년부터 한 자리에서 아이와 엄마들을 위한 사랑방이 되어주었던 도서관이
건물주의 부도로 인해 터를 잃게 되었다.
250여 가구의 적은 후원에 기대어
14년째 묵묵히 천천히 자라온 작은 어린이 도서관.
그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대출하고 반납하는 공간이 아니었고,
엄마들이 모여 더 큰 품 안에서 아이들을 함께 키우는..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이 아니라 정서적인 공간이었다.
책을 매개로 사람이 모이고, 사람을 만나고,
함께 뭔가를 이루고, 함께 성장하는..
작지만 사람 소리 가득한 도서관이어서
그렇게 내 아이가 사람과 어울려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게 좋았다.
아이 뿐 아니라 나도 도서관을 통해 많이 배우고 어울리고 여물었다.
가까운 거리에 그런 도서관이 있다는 것,
아니 세상에 이런 도서관이 있다는 게 그저 좋았다.
나는 가끔 내 아이가 자라서 엄마가 된 다음에
자기 아이의 손을 잡고 이 도서관을 찾게 될 거라고 상상을 하곤 했다.
"여기가 엄마가 어릴 때 자주 갔던 도서관이야.
여기서 그림도 그리고, 친구도 만나고, 놀았지.
사실, 책을 많이 읽지는 않았어.
하지만 이 작은 도서관에서 세상으로 나갈 준비를 했던 것 같아."
그 때가 되면 내 아이는 자기 아이에게 이렇게 말할 거라고.
그러니까 도서관은 계속 이 자리에 이 모습으로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오늘이 도서관 건물의 2차 경매가 있는 날이었다.
아직 결과를 알지 못한다.
도서관을 사랑하는 한 분이 서울 시청 홈피에 정원 글을 올렸다.
지지자가 1000명이 되어야 서울시의 공식적인 답변이라도 받아볼 수 있다고 한다.
7월 8일에 올린 청원글에 이제야 지지자가 13명이다.
관장님이 도서관이 위태롭다는 사실을 도서관 엄마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은 까닭이다.
http://petition.seoul.go.kr/petition/petition_view.web
(청원을 지지해 주세요)
뭔가 방법을 찾아야겠다.
서명운동을 벌이던지, 아니면.. 또 어떤 방법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