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우리 힘으로 계곡으로 돌아왔다. 무슨 일이 있었나, 우리의 얼빠진 얼굴을 쳐다보며 낄낄거리는 여관 주인의 물음에 멋진 소풍을 갔다왔다고 퉁명스럽게 대답하고는 계산을 했다. 그러고는 위엄을 갖춘 채 그곳을 떠났다. 이것이 바로 곰고기 맛이었다. 많은 세월이 지난 지금 그것을 더 많이 먹어보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 삶이 내게 선사한 모든 좋은 것들 가운데 그 어떤 것도, 까마득한 옛날 일이긴 해도 그 고기 맛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고기 맛이란 강인함과 자유의 맛, 실수도 할 수 있는, 자기 운명의 주인이 되는 자유의 맛이다. 그래서 나는 산드로가 의식적으로 나를 고생과 여행 속으로, 겉보기만 어리석어 보이는 여러 모험 속으로 인도해준 데 대해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74쪽
내가 어떤 모험을 하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지만 실수를 할 수 있는 자격 조건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더 엄격해진다는 것을, 그러므로 그 열매를 누리고 싶은 사람은 너무 오래 기다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편으로 그게 실수였다는 것을 알아차리기까지도 너무 시간을 끌면 안 되었다. -273쪽
하지만 나는 그가 부러웠다. 나는 상담직원의 그물망에 얽혀 있고, 사회와 회사에 대한 의무, 또 그와 유사한 의무의 망에 갇혀 있다. 하지만 그는 장벽을 허물고 과거의 주인이 되어 그것을 자기 마음에 맞게 세워놓고 그 주위에서 영웅의 옷을 꿰매고 수퍼맨처럼 과거를, 자오선을, 위도선을 넘나들 수 있는 사람의 자유, 무한한 창작의 자유를 가지고 있다. 나는 그런 그가 부러웠다. -2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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