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의 춤추는 생각학교 6~10>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로그인, 정보를 잡아라! 이어령의 춤추는 생각학교 8
이어령 지음, 서영경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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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아이들은 컴퓨터를 켠다. 웹툰을 보거나 게임을 하거나 그것도 아니면 요즘 뜨는 아이돌 그룹의 신곡을 다운받거나.... 그런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마땅찮아 눈살을 찌푸리게 되기도 한다. 종종 인터넷 자살사이트에서 만나 동반자살을 시도하는 아이들이나 또는 원조교제를 시작하는 십대 청소년들, 아니면 개인정보유출에 대한 문제의 심각성이 이슈화될 때면 저 인터넷이 언젠가 우리들의 발목을 잡고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인터넷 없는 세상으로 되돌아가기엔 이미 너무 멀리 와버린 것만 같다.

똑같은 샘물도 소가 마시면 우유가 되고 뱀이 마시면 독이 된다고 했던가. 인터넷도 그런 것 같다. 현명하게 이용하면 빠르고 효과적으로 정보를 모을 수 있지만 나쁘게 이용하려고 든다면 이것처럼 위험천만한 것도 드물다. 일찍부터 정보의 바다를 효과적으로 올바르게 헤쳐 가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 책은 통신과 정보의 발달사를 담았다. 아이들에게 맞춰서 사람이 직접 정보를 전달하던 시대부터 봉화, 종이의 발달, 인쇄술의 발달, 우편제도의 성립, 신문 창간과 그 역할, 전화, 라디오, TV, 그리고 컴퓨터 통신과 인터넷까지 설명한다. 재미있는 옛이야기는 물론이고 백범 선생님이 전화 덕분에 사형 당하지 않은 일화, ‘직지심체요절’이 프랑스 국립박물관에서 발견된 이야기, 아빠가 보낸 유리병 편지가 85년 만에 딸에게 전달된 가슴 찡한 이야기, 닉슨 대통령을 사퇴시킨 워터게이트 사건의 진실을 밝혀낸 용감한 두 기자의 이야기, 최초의 거대한 컴퓨터 애니악 이야기 등이 책의 재미를 더하고 있어 아이들이라도 책을 읽는 데 지루함을 느끼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아이들이 통신과 정보 발달의 역사를 아는 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 우리 아이들이 뱀이 아니라 소이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러자면 통신과 정보를 가치 있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저자는 이 책의 맨 앞에 나오는 옛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천리안을 비유로 삼아 아이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이제 너와 나, 우리 모두가 정보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주체가 된 거야. 말하자면 우리는 저마다 천리 밖을 내다보는 천리안을 지니게 된 셈이지. 자, 이 천리안으로 무엇을 볼래? 또 천리안을 지닌 다른 사람에게 넌 무엇을 보여 줄래?’
그리고 ‘사람들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나아갈 길을 알려주는 봉화대’가 되기를 당부한다.

현대는 지식이 권력이 되는 세상이라고 했다. 광대한 정보의 바다 속에서 유용한 정보들을 찾아내고 엮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한 능력이 된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 안의 정보량이 엄청나다고 해서 그 안에서만 정보를 찾으려 한다면 그것 또한 어리석은 일이 되지 않을까. 정보의 깊이의 신뢰성을 따지자면 아직은 인터넷의 정보가 책에 기록된 정보에 비해 부족한 것 같아 보이니까 말이다. 내가 인터넷 정보의 바다에 빠져서 제대로 헤엄쳐 본 적이 없어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아직은 책이 지식과 정보를 쌓아가는 데 가장 기본적인 바탕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 점에 대해 저자는 ‘종이의 시대가 지닌 힘을 소홀히 여겨서는 안 된’다고 타이르고 있다.  

그래도 아이들은 점점 책보다는 인터넷과 가까워질 것이다. 종이와 문자의 시대를 살아온 사람이 전자기와 영상의 시대를 살아가는 세대를 바라보며 불안해하는 것은 단순히 세대차라고 여기고 무시해버릴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이 아이들에게 인터넷 이전 시대의 통신과 정보기록의 방법을 살펴보면서 정보의 가치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어주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아울러 통신기기는 발달했지만 정작 사람과 사람 사이는 단절되어가는 오늘의 풍경에 대해서도 생각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중요한 건 첨단 기능 자체가 아니라 그 속에 담긴 내용의 질이다.  내용의 질적인 면에서도 우리는 정말 발달했다고 얘기할 수 있을까.  종이든 전자기든 그 안을 어떻게 채워가느냐는 사람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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