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아이 유진이는 "공주"에 대해 시큰둥한 아이였다. 대부분의 여자아이들이 '핑크'와 '공주'에 열광한다는데, 유진이는 그런 면을 보이지 않았다. 털털하고 간혹은 무신경하다 싶을만큼 '예쁜 것'들에 관심이 없었다.
늦둥이 막내딸 유빈이는 그래서 내게 더 당혹스러웠나보다. '분홍'에 집착하고 '공주', 그것도 디즈니표 공주에 심취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적응이 되지 않았다. 책고르미에서 '공주'를 키워드로 한 책들을 조사해 오는 과제를 내게 맡긴 건, 순전히 유빈이 탓이었다. 덕분에 그림책 속의 다양한 '공주'들을 찾아보는 기회를 얻었다. 뭐,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기분이 썩 개운하지도 않았다. 전통적인 '공주' 이미지를 벗어던진 대표 그림책을 꼽으라면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종이봉지 공주>를 꼽지 않을까. 내 개인적으로도 꽤 마음에 드는 그림책이지만 사실 유빈이의 반응은 좀 시큰둥하다. 유빈이가 상상하는 공주는 화려한 드레스에 멋진 왕관을 쓰고 긴 머리를 늘어뜨린 아리따운 모습인데 종이봉지 하나를 덜렁 걸치고 용과 싸우러가는 흐트러진 단발머리의 종이봉지 공주의 모습은 아마 받아들이기가 힘든 모양이다.
큰딸은 중학교 영어교과서에 종이봉지 공주가 실렸다면서 반가워하기도 했는데, (딸아이의 중학교적 영어교과서는 '디딤돌"꺼였다) 사춘기에 들어선 딸이 오히려 종이봉지 공주의 매력을 재발견하는 기회가 되었다.
하긴 다섯 살의 유빈이가 종이봉지 공주 이야기의 의미와 묘미를, 그 속 시원함을 알기를 바란다는 건 무리다.
그렇담, 유빈이가 열광했던 공주 그림책을 되짚어 보는 게 순서일지도 모르겠다.
유빈이가 맨처음 좋아했던, 그래서 자꾸만 읽어달라고 조르던 그림책은 <공주님과 드레스>라는 그림책이다.
너무 좋아해서 결국은 중고샵에 나온 책을 구입했었다. 파스타 궁전의 공주가 생일날 입을 드레스를 고르는 내용이다. 그 과정에서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라 등의 색깔을 인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다음 장을 넘기면 나올 드레스의 색깔을 배경에서 떠있거나 날아가는 풍선의 색깔로 미리 짐작해 볼 수 있다는 것도 아이에게 즐거움을 주었다.
결국 입을만한 드레스를 찾지 못한 공주는 잠옷차림으로 파티에 참석한다. 파티에 초대받은 사람들이 공주에게 선물한 것은?
눈치빠른 사람들은 알아챘겠지만, 바로 무지개 빛 리본이 너울거리는 아름다운 드레스다.
유빈이가 두 세살 무렵에 즐겨 읽었던, 추억의 그림책이다.
<난 드레스 입을 거야>는 <공주님과 드레스>보다 조금 늦게 만난 그림책이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 책도 결국 '옷'을 가지고 이야기를 펼쳐간다. 멋쟁이 엘레에트 공주는 '예쁜' 드레스를 입고 싶지만 엄마는 날씨가 춥다면서 두꺼운 양말, 멜빵바지, 낙타털 외투, 에스키모 털신, 모양빠지는 모자와 목도리를 입힌다. 잔뜩 골이 난 공주는 사촌을 만나고, 엄마가 입혀준 옷들을 이용해서 눈밭에서 신나게 논다.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어른과 꿈과 상상을 중요시 하는 아이의 미묘한 갈등이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역시 아이는 아이만의 세계속에서 어른이 고집하는 실용의 가치관에 굴하지 않고 꿋꿋하고 당당하다.
유빈이는 거의 매일 어깨에 보자기를 두르고 왕관을 쓰고, 요술봉을 들고, 반짝이는 구두까지 신고서 자기가 공주님이라고 상상하는 놀이를 한다. 친구까지 불러서 그러고 노는 걸 보면 아무리 내딸이지만 가관이다. 이 책 속의 아이는 정말 공주가 될 수 있는 교육을 본격적으로 받는다. 그런데 그 교육이라는 게 얼마나 힘이 드는지,,,
이건 뭐, 고시패스하는 것보다 더 힘들어 보인다. 아이의 공주에 대한 열망이 강했던 건지, 대견스럽게도 아이는 그 어렵고 고된 과정을 이겨내고 드디어 공주가 된다. 마지막으로 어떤 공주가 될 것인지 이름을 고르기만 하면 되는데 아이의 선택은?
유빈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공주'가 된 게 너무 좋아서 엄마아빠 곁을 호로롱 날아가 버리지나 않을지..
아마 유빈이가 가장 최근에 재미있게 읽은 공주책인 것 같다. 뭐, 엄밀히 따지자면 이 그림책 속 주인공은 공주의 신분이 아니다. 그냥 '핑크'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핑크공주'라는 별명을 얻은 아이다. 표지에 그려진 아이를 보면 꼭 유빈이를 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우리 아이와 참 많이 닮아 있다.
비오는 날 엄마가 만들어주신 핑크빛 컵케이크를 먹고 온몸이, 심지어 눈물까지도 핑크색으로 변해버린 아이. 엄마아빠는 걱정이 태산인데, 이 아이는 너무 신나고 즐겁다. 욕심이 지나치면 화를 부르는 법. 아이는 엄마아빠의 말씀을 안듣고 핑크빛 컵케이크를 몰래 먹었다가 아예 빨강색으로 변하고 만다. 이아이가 다시 제대로 자기 색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은? 맨 뒤의 의외의 반전도 즐겁다.
빨간색 표지에 기네스북에 오르고도 남을 만큼의 길고 긴 머리를 매만지고 있는 공주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찰랑찰랑한 긴 생머리는 '여성'을 드러내는 가장 대표적인 기호가 아닐까.. 공주는 긴 머리가 불편하고 거추장스러웠지만 왕은 '공주의 머리가 이 나라의 보물'이며 '길수록 좋은 거'라고 말한다.
사실 이 책을 처음 읽을 땐 공주가 스스로 자기 머리를 싹둑! 잘라버리기를 바랐는데, 공주는 그보다 가출을 먼저 감행한다. 얽매인 공주이기보다 자유스러운 서커스 단원이 되기를 선택한 긴머리 공주에게 갈채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공주의 긴 머리를 서커스 남자가 잘라주는 것도 좀 그렇고, 이왕이면 좀 더 시원하게 짧은 스타일로 잘라주었으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없지 않다.
이 책에서는 긴 머리가 '속박', '굴레' 등의 의미로 쓰였지만 여자 아이들의 로망인 긴 생머리를 가지고 상상놀이를 하는 책도 있다. 공주가 나오는 책은 아니지만 말이다.
<긴머리 공주>의 표지에서는 둥글게 말린 검은 머리 가운데에 공주가 갇혀있는 것만 같은 느낌이고 어딘지 어둡고 우울해보이지만 <내 머리가 길게 자란다면>이라는 책에서는 둥글게 말린 머리 모양은 똑같은데 아이가 밖에 그려져 있고 표지 색깔도 환해서 그런지 가볍고 경쾌해 보인다. 표지 느낌 그대로 내용도 즐겁다. 이 책 속 아이의 기다란 머리는 빨래줄이 되기도 하고 새들이 둥지를 트는 나무가 되기도 하고, 낚시줄처럼 드리우기도 하고... 그 쓰임새가 다양하다.
뭐, <내 멋대로 공주>도 당연히 유빈이의 마음을 사로잡지는 못했다. 공주치고 너무 씩씩하고 좀 엽기발랄한 구석이 있어서겠지만, 그래서 더욱 매력적이고 독자에게 통쾌함을 안겨준다고나 할까.. 애완동물을 키우며 혼자서 살기를 바랐던 공주, 그리고 혼자서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다는 결말. 공주가 아름다운데다 부자여서 결혼하고 싶어하는 왕자들은 공주가 시키는 일을 척척 해내지 못하는 무능함을 보여준다. 단 한 명, 공주가 내는 모든 과제를 척척 해결한 뺀질왕자의 마지막에서 킥킥 웃음이 터지게 만드는 게, 참 좋았다. 결혼은, 멋진 남자는, 여자들 행복의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라는 말씀.
로렌 차일드의 작품. 유빈이가 읽기엔 글밥이 너무 많은 게 아닐까, 걱정스러웠는데 의외로 꽤 집중하며 들었던 책이다. 심지어 도서관에 반납하지 말라고 졸라서 대출기간을 연장했던... 유빈이는 이 책보다 먼저 한림출판사에서 나온 같은 제목의 그림책을 읽었었다. 한림에는 미안하지만 별로였다. 뭔가 많이 빠뜨린 것 같은 맹숭맹숭함과 이유모를 반감은 공주의 캐릭터를 잘 살리지 못했던 탓인 것 같다. 로렌차일드의 <공주님과 완두콩>은 공주의 인물이 더 잘 살아있어서인지 이야기에 집중하고 이해하기가 더 수월했다. 그런데 로렌 차일드, 너무 다작하고 계신 건 아닌지? 팝업북이나 플랩북 스타일로 여러권이 다다닥! 계속 나오고 있는 것 같은 느낌.. 뭐, 그림책의 질만 떨어지지 않는다면야 독자에게는 행복이지만 말이다.
무척 즐겁게 읽었던 그림책이다. 목수가 되기 위해 왕궁을 뛰쳐 나온 아빠 덕분에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폴리나 공주의 이야기다. 공주시절이 그리운 폴리나는 자신의 신분회복을 위해 드류퍼트 왕자와 결혼하려고 한다. 신부감을 뽑는 과정에서 우연히 '피자'를 만들게 된 폴리나는 그 어려운 과제를 무사통과하고도 왕자의 신부가 되기를 거부하고 피자 가게의 주인이 된다는 이야기다.
자아실현에 대한 이야기를 아주 코믹하게 풀어가고 있어서 아이와 재밌게 읽었을 뿐 아니라 도서관 책고르미 모임에서 소개하자 모두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책이다.
가무잡잡한 피부에 맨발, 누덕누덕 기운 옷을 입고 있는 가난한 공주가 등장한다. 일단 화려한 색깔이 유빈이의 시선을 확 잡아 끄는데 성공. 그런데 핑크에 눈이 먼 우리 유빈이는 책을 다 읽고 난 다음에도 여전히 분홍색 드레스를 입은 둘째 공주가 제일 예쁘다네.. 이궁. 제대로 들은 건지 아닌 건지 알 수가 없다. 좀 더 큰 다음에 다시 읽어줘야 할 듯. 엄마인 내가 너무 닥치는대로 들이대고 있는 건 아닐까, 잠시 반성하게 만든 그림책이 되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은 사과씨처럼 작은 것에서 비롯될 수 있다는 것, 함께 더불어 살아갈 때 더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림책이다. 공주라고 꼭 금발머리에 휘황찬란한 장신구를 두르고 화려한 드레스를 입는 건 아니라는 것, 그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는 것만이라도 유빈이가 알아주면 좋으련만.
서양의 공주들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동양의 공주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줘야하지 않을까 하던차에 발견한 그림책 투란도트. 그림이 신비스럽긴 한데 좀 어두워서 아이들이 무서워하지 않을까 걱정은 되지만, 참 재미있게 읽었다. (적어도 7세 이상은 되야하지 않을까 싶어서 유빈이에겐 읽어주지도 않았다)
서양의 공주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묘한 매력의 차가운 공주 투란도트. 결국은 사랑이야기지만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잔혹의 카리스마가 압권이다.
유일하게 찾아낸 우리 공주님. 솔직히 좀 놀라웠다. 바보와 울보의 환상적인 결합인 온달과 평강공주도 있고,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을 뛰어넘는 비극적 결말의 낙랑공주와 호동왕자도 있고, 입가에 웃음이 번지게 만들만한 서동과 선화공주도 있건만,,, 게다가 요즘 뜨고 있는 덕만공주까지.. 그런데!!! 볼만한 그림책이 없단 말이다!!!
그나마 바리공주가 신화적 인물이라 아마 그림책으로 만들기가 좋았나보다. 다른 공주님들은 실존했던 역사적 인물이다보니 손대기가 어려웠나? 어쨌든 참 아쉬웠다.
바리공주도 고어체 분위기가 풍기는 글로 쓰여있어서 아주 어린 아이들이 읽기는 좀 힘들지 않을까 싶다. 고어체 풍의 글이 나쁘다는 건 아니고,,, 좀 읽기가 어색어렵긴 하지만 어릴 때 고전문학 특유의 뉘앙스를 맛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좀 들기도 했더랬다. 그림책에서 우리 공주님의 멋진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인어공주. 유빈이는 인어공주를 디즈니 DVD로 처음 만났다. 모두 알다시피 디즈니 인어공주는 해피엔딩이라 보고 난 뒤 산뜻함을 느낄 수는 있지만.. 유빈이와 함께 보면서 어쩐지 찜찜함을 느꼈더랬다. 내가 어릴 적, 동화책에서 인어공주를 처음 읽고는 그 비극적 결말에 대해 어린 나이에도 얼마나 심란하고 아쉽고 속상했었는지를 생각하면서 제대로 된 인어공주 이야기를 꼭 읽어줘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래서 고른 책이 바로 첫번째 그림책. 유명한 작가 리즈베트 츠베르거의 그림으로 나온 한림출판사의 책이 있는데, 난 이 그림책이 더 마음에 들었다. 물거품이 되어 사라질 운명의 인어공주의 저 파리한 모습이라니...다섯 살 유빈이에게 읽어주기엔 글밥이 조금 길었는데, 뭐, 큰 무리는 없었다. 유빈이도 아무말 없긴 했지만 디즈니 인어공주와는 판이하게 다르다는 것, 그것 하나만은 느끼지 않았을까?
<찔레꽃 공주>와 <잠자는 숲 속의 공주>는 같은 이야기다. <찔레꽃 공주>가 글밥이 적어서 어린 아이들에게 읽어주기에 좀 더 나을 것 같다. <잠자는 숲 속의 공주>는 묘사가 화려하고 글밥도 많아서 좀 큰 아이들이 읽으면 좋을 듯. <잠 자는 숲 속의 공주>는 칼데콧 상을 수상한 크리스천 버밍엄이란 작가가 그림을 그렸는데, 무지 화려하고 예쁘다. 그 예쁨과 화려함이 지나쳐 나처럼 털털한 사람은 오히려 거부감이 들 정도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나는 <찔레꽃 공주>가 더 마음에 든다.
<백설 공주> 책이야 무지하게 많지만, 난 이 두 책만 봤다. 이것도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난 첫번째 책인 <백설 공주와 일곱 난쟁이>가 더 마음에 든다. 마루벌에서 나온 <일곱 난쟁이와 백설 공주>는 어쩐지 그림이 좀 무서워서... '백설공주'하면 떠오르는 디즈니 백설공주 말고 다른 모습의 백설공주를 보여줄 기회가 되어서 좋았다. 물론 유빈이는 그림책 속 백설공주를 좀 낯설어하긴 했지만 말이다. 원전에 충실하게 머리빗, 허리띠, 독사과의 과정을 차례차례 거치며 전개되는 이야기도 참 오랜만에 읽어본 셈. 그동안 왜 머리빗과 허리띠는 건너뛰고 독사과만 똑 떼어서 이야기에 집어넣는지 좀 아쉬웠던 차라..
<에스파냐 공주의 생일>은 청소년소설 <바르톨로메는 개가 아니다>가 생각나게 만드는 작품이다. 오스카 와일드의 글이 그림책으로 만들어진 것인데, 그 내용이 그리 만만한 내용이 아니다. 위에서 내려다 보는 시각으로 그려진 표지 그림이 인상적이었고, 그 내용에서 씁쓸함이 남겨졌던 책이다.
아름답지만 차가운 마음을 가졌다는 점에선 투란도트와 비슷하지만, 어쩐지 투란도트보다도 더 몸서리치게 차갑고 정이 붙지 않는 공주가 등장한다. 화려함과 아름다움 뒤에 도사리고 있는 차갑고 냉혹한 현실, 궁전으로 끌려와 공주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평화롭게 살 수 있었을 난쟁이의 비참한 최후, 그 최후를 더욱 허무하게 만드는 공주의 말 한 마디.
아름다운 공주에 대한 환상을 깨뜨려버리는 그림책.
이번엔 샤를 페로의 작품이다. 샤를 페로가 살던 1600년대에는 아버지가 딸을 넘봐도 그게 그렇게 큰 사건이 아니었는지 몰라도, 왕비를 잃은 왕이 자기 딸과 결혼하려고 이성을 잃는 걸 보고 좀 당황했다. 음.. 내가 너무 고리타분 보수적인 것일까? 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면 어떻게 생각할까? 내가 너무 앞질러 걱정하는 걸까?
아버지의 이성을 잃은 딸 사랑을 빼면 나무랄 데 없이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아이들은 아마 어른들만큼 그 께림칙한 사실을 예민하게 받아들이지 않을거란 생각이 든다.
공주에 대한 책들은 여전히 계속 출간 중이다. <빗방울 공주>라든가, <말괄량이 저스티나 공주>, <노란 궁전 하품 공주> 등등의 새로운 공주들이 탄생하고 있는가 하면, 중앙출판사에서 나온 <라푼첼, 머리를 자르다>나 <신데렐라와 심술궂은 왕비>처럼 전통적인 공주이야기에 그 뒷이야기를 현대 가치관과 여성상에 맞게 새롭게 지어낸 책들도 있고 <공주백과사전>이나 <공주 박물관>처럼 사전이나 도감식의 책들도 있었다.
그러나 공주책들을 찾아보면서 '우리 공주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하는 생각에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전집류에서나 겨우 찾아볼 수 있었지만, 글쎄,,, 그나마도 별로 만족스럽지 못한 책들이라 무척 아쉬웠다. 세계 여러 나라 공주들과 겨루어도 손색이 없을만큼, 경쟁력을 갖춘 우리 공주 이야기를 누군가가 책으로 만들어준다면, 그것도 매력적인 그림이 어울어진 그림책으로 만들어준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여담인데, 유빈이에게 일본의 공주 구로다 사야코를 인터넷으로 사진을 보여줬다.
유빈이의 그 멍한 반응이라니.. 여전히, 유빈이에겐 디즈니 공주들이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슬픈 현실이다. ㅉ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