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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시민 구보 씨의 하루 - 일상용품의 비밀스러운 삶
존 라이언.앨런 테인 더닝 지음, 고문영 옮김 / 그물코 / 2002년 3월
평점 :
내가 얼마나 편리함에 길들여 살고 있는지, 그 편리함을 위해 우리가 얼마나 큰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건지에 대해 참 아무 생각없이 잘도 살아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환경을 사랑하고 실천하는 일이 그렇게 녹녹한 일이 아니란 것도 알게 되었다. 나름대로 난 개발보다는 아름다운 자연을 보호하는 쪽에 가치를 두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나의 일종의 감상주의였다. 이 책을 통해서 들여다본 현실은 내 감상주의적이고 막연한 환경보호에 대한 의식을 여지없이 무너뜨리며 우리가 편리하게 살기 위해서 얼마나 혹독하고 잔인하게 환경을 죽이고 있는지를 드러내 보여주고 있었다.
우리는 얼만큼 편리해져야 만족할 수 있을까. 세탁기에 세제를 풀면서, 혹은 캔음료를 마시면서, 커피를 마시면서, 자동차를 타면서, 감자튀김과 햄버거를 먹으면서, 신문을 읽으면서 노동착취와 환경오염을 생각하기란 정말 쉽지 않다. 왜 우리는 좀더 맑게 깨어있을 수 없는 건지, 왜 늘 잊어버리고 잘못을 되풀이 하고 다시 되돌릴 수 없을 만큼 멀리까지 가서야 후회를 하게 되는 건지, 왜 우리는 유혹에 약하고 이기적이며 나약하고 어리석은 건지, 옳은 길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그 길을 따라가기를 왜 주저하는지,,,, 읽으면서 참 속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