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키지 않는 책...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15 - 오디세우스의 출항 ㅣ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홍은영 그림)
토마스 불핀치 원작, 이광진 엮음, 홍은영 그림 / 가나출판사 / 2003년 3월

한 2년여에 걸쳐서 초등학생들 사이에 유행처럼 번진 책이 바로 이 책들이다. 하지만 나는 별로 추천하고 싶지도 않고 사고 싶지도 않은 책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담겨 있는 신비감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많은 요소들이 이 만화책을 통해서 다 깨져버렸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로서 돈주고 사주기엔 정말 눈물이 날 지경으로 아까운 책이었다. 한쪽당 4컷을 넘지 않는 만화, 그래서 결코 싸지 않은 책값에 비해서 내용도 많지가 않고...

물론 내용의 많고 적음으로 그 책의 가치를 따지는 것은 잘못이겠지만, 그림의 질 또한 어린이들의 정서에 맞는 것인지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림의 색이며 배경이며 인물묘사며 정말 그리스 로마신화의 신비감이 와장창 무너지게 만든다. 출판사에서도 이 시리즈는 이제 웬만큼 마무리하고 그만 나왔으면 좋겠다. 나의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이 책을 사주느니(시리즈를 다 사주려면 경제적 부담도 엄청나다) 그 돈으로 만화가 아닌 그리스로마 신화를 사주고(그 편이 아이들의 상상력을 발달시키기엔 훨씬 더 좋다), 다른 동화책을 몇권 더 사주는 편이 더 현명한 판단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