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야시아키코의 그림책들은 아주 편안한 인상을 준다. 그는 아이들의 세계를 부드러운 색채와 모나지 않은 선들로 그려낸다. 그가 참여한 그림책이라면 일단 믿을만 하다는 신뢰감이 독자들 사이에 꽤 견고하게 쌓여 있는 걸 보면 그는 참 괜찮은 그림책 작가다. 아직 글을 모르는 우리 일곱살짜리 작은 아이는 이 책을 읽고 무척 즐거워했다. 특히 송아지가 '앗, ( )도 세어 버렸어요!'하고 외치는 부분에선 아이도 나도 재밌다고 깔깔 웃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에는 10까지 수를 센다는 것이 아이에게 가르쳐야할 심각한 지식이 아니라 그림책 속에서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장난감 같은 것이었다. 아이들은 이 책을 읽으며 수라는 것이 그렇게 재미없고 따분하지만은 않다는 사실도 알게 될 것 같고, 10명 밖에 탈 수 없는 배에 타는 손님의 수를 세어주는 일에서 수의 효용성도 조금은 깨닫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러나 이 책에서 배울 수 있는 가장 큰 것은 아이의 얼굴에 웃음이 번지게 했던 알프 프료이센이라는 작가의 재치와 유머가 아닐까 싶다. 아마도 그것이 일곱살 짜리 우리 작은 아이가 어른이 되었을 때 이 책을 기억하게 된다면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정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나 또한 이 책을 생각하게 될 때마다 우리 아이의 웃는 얼굴을 함께 떠올리게 될 것 같다. 이미 작고했다는 알프 프료이센이라는 작가와 아이들의 때묻지 않은 해맑음이 묻어날 것만 같은 그림을 그린 히야시아키코에게 고마움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