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두해 전부터 유기농 싸이트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주로 채소류나 아이들 과자를 구입했었고 작년부터는 돼지고기와 닭고기, 계란도 자주 사먹었다.
작년 가을에는 자주 이용하던 유기농 싸이트를 한살림으로 바꾸었다. 출자금과 가입비를 내고, 거기다 특별한 절차(?)까지 밟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무릅쓰고 한살림으로 바꾼 이유는 그 쪽이 우리 농민들과 더 가깝다는 생각때문이기도 했다.
몇차례 이용해보니 구비된 제품이 더 다양하다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겨울로 들어서니 서너종류의 호빵이 생겼고, 흑미가래떡이라든가 우리밀빵도 아이들 간식거리로 좋았다. 배송상자나 계란상자까지 모조리 수거해다가 재사용하는 모습도 신뢰를 더했고, 케찹이나 조청 같은 것까지도 유리병에 담아 나중에 분리수거해서 재활용할 수 있게 한 것까지도 참 세심하다 싶었다.
주로 먹거리를 위주로 구입했던 나는 배송비를 아끼기 위해 주문 때마다 4만원을 넘겨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렸었다. 그러다 생활용품 쪽을 둘러보게 되었는데 그 때 발견한 것이 "다목적 미생물"이라는 것이었다.
제품설명을 읽어보니 쌀뜨물에 흑설탕을 넣고 이 "다목적 미생물"을 섞어 며칠을 놔두었다가 빨래나 청소에 이용한다는 것인데 올라온 후기들이 평이 괜찮았다. 그렇지 않아도 몇년전 남편이 세탁기를 새로 장만해주면서 트롬으로 바꿔주었는데, 헹굼에 대한 안좋은 이야기들이 들려서 찜찜하던 차였다. 한 번 써보자, 하는 마음에 주문을 했고, 1.8리터짜리 우유통에 만들어 놓은 것을 반쯤 써봤다.
결과는 기대했던 것, 그 이상이다. 빨래를 할 때 이 미생물 액체만 넣는 게 아니라 세제를 함께 넣어주기는 하는데, 세제는 그야말로 쥐오줌만큼 아주 조금만 넣어준다. 그런데도 빨래는 정말 깨끗하다. 1리터짜리 한 병에 4.900원, 그런데 1.8리터짜리 세제 한 병 만드는데 20cc가 들어가니 일반세제를 쓰는 것과 비교하면 완전 땡잡은 거다. 게다가 빨래 후 남는 세제찌꺼기도 거의 없을 것 같고, 수질환경면에서도 훨씬 낫지 않을까?
며칠 전엔 아산,당진쌀 예약판매 신청도 해버렸다. 일반 시중에 파는 쌀보다는 좀 비싼 편이긴 하지만, 그 쪽 지역 농부들이 시름에 잠겼다기에 딴데 덜 쓰지,하는 마음으로 저질러 버렸다. 한살림에서 판매하는 "오분도미"에 대한 호기심도 작용했고.
유기농 먹거리들이 좀 비싼 건 사실이지만, 외식비와 군것질비가 많이 줄었고 남아서 버리거나 하는 음식도 많이 줄었다. 큰아이들 학원에 갈 때 꼬박꼬박 도시락을 싸주고 있으니, 그것도 유기농을 이용해서 얻는 이득이기도 하다. 그래서 결국 식비 총액으로 볼 때엔 별 차이가 없었다.
이번엔 우유팩을 재활용한 두루마리 휴지를 써볼 차례다. 형광물질이나 표백제가 들어가 있지 않다니 우리 가족 엉덩이가 행복해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