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직접 구운 초콜릿 케이크가 우리집에 왔다.  
그녀가 보낸 거다.
자주 그런다.  직접 구운 쿠키와 빵과 케이크를 선물해준다.  
그녀는 나보다 11살 어리다.  

또다른 그녀가 있다.
그녀도 11살 어리다. 금요일이면 자주 저녁 초대를 한다.  
소박한 저녁을 우리는 함께 나눈다.
오랜 기간 외국 생활을 한 그녀라서 그런지 이웃을 초대해 함께 저녁을 먹는 일을
그리 복잡하고 어렵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아무튼 금요일 저녁 초대를 받는 일은 내게 신선한 즐거움이다.  

11살 연하와 사귀는 일이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공감대도 없고 세대차이가 나서 말도 안 통할 거라고 생각했었다.
더구나 너무 잘난 그녀들이라면 더욱더.  

신기한 건, 그녀들이 나를 무척 편하게 대해준다는 거다.
지난 여름부터 어디를 가든 그녀들은 나와 함께 움직여줬다.
새로운 정보들을 알려줬고,
그녀들 나름의 삶의 경험들을 이야기해주었고,
기꺼이 자신을 오픈해 주었다. 
유빈이를 집에 불러서 함께 놀아주고
K대 수학과 출신이라고 유진이 시험 때 수학공부를 봐주기도 하고,
유학파 출신인 다른 그녀는 유빈이에게 영어그림책을 읽어주기도 한다.
털털하고 후줄근한 나에겐 과분할 정도로 세련된 그녀들이다.

11살이나 더 먹은 내가 어린 그녀들을 챙겨줘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녀들이 더 나를 챙겨준 것 같아
한 해를 보내며 좀 쑥스러워진다.  

나에겐 11살 연하의 그녀가 둘이나 있다.
유빈이가 아니었으면 만나지 못했을 그녀들이지만
올해 만난 좋은 인연임에 틀림이 없다.   

난 그녀들을 나의 원더우먼이라고 부르고, 
난 내가 그녀들 삶의 조커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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