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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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아무리 견고하다 해도 현실은 인간의 감각을 통해서만 드러나는 것이므로. 인간은 누구나 한번쯤 자신의 감각이 바뀌면서 현실이 무르게 되는 순간을 경험하게 마련인데, 이를 두고 십자가의 성 요한은 '존재의 가장 어두운 밤'이라고 불렀다. 모든 성인들은 자발적으로 고립을 택해 그 '존재의 가장 어두운 밤'으로 들어가는데, 이는 현실이 오직 감각을 통해서만 드러난다는 사실을 깨닫기 위해서다. 하지만 '존재의 가장 어두운 밤'을 경험한 그 다음 순간, 모든 성인들은 감각적 현실이 얼마나 아름다운 세계인지 깨닫게 된다. 현실이 감각적으로만 성립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모든 게 덧없을 뿐이라는 허무주의에 빠져야 할 텐데, 아니로니컬하게도 더욱더 그 감각적인 생생함을 즐기게 되니 놀라운 일이다. -42쪽

완전한 해방이란 사적인 쾌감과 관계된 것이므로 누구에게도 이해받을 수 없는 것이었다. -56쪽

그게 누구든, 나는 연결되고 싶었어. 우주가 무한하든 그렇지 않든 그런 건 뭐래도 상관없어. 다만 내게 말을 걸고, 또 내가 누군인지 얘기해줄 수 있는 사람이 이 우주에 한 명 정도는 더 있었으면 좋겠어. 그게 우주가 무한해야만 가능한 일이라면 나는 무한한 우주에서 살고 싶어. 그렇지 않으면 너무 추울 것 같아. -68쪽

"내 말이 그 말이야. 운우지정이라는 게 바로 사랑이 아니겠냐? 그 동안 마이산에는 한 서너 번 가본 것 같구나. 그런데 거기 가서 그 돌탑들을 볼 때마다 사랑이라는 걸 생각하게 돼. 누군가 하룻밤 사이에 그렇게 많은 돌탑을 쌓을 수 있다면 그건 오직 사랑 때문이겠지. 전해오는 바에 따르면 그 돌탑들을 쌓은 사람은 사람들이 모두 행복해지는 세상을 갈망했다고 하더구나. 그런 갈망이 있었으니까 가능한 일이었겠지. 우리가 이렇게 살아 있는 것도 다 그런 갈망이 있기 때문이다."-76쪽

마르코니는 변압기에 우리가 가지 않도록 짧게 세 번 '톡톡톡' 두들기면 되는 모스부호 'S'로 실험했다. 다시 말하자면 이 세상을 가득 메운 수많은 이야기(Story), 또한 그러하므로 이 세상에 그만큼 많은 '나(Self)'가 존재한다는 애절한 신호(Signal). 정민의 눈에는 옆으로 누운, 짧게는 삼 밀리미터에서 길게는 삼백 킬로미터에 이르는 수많은 외로운 'S'들이 누군가 들어줄 사람을 찾아 날개를 달고 어두운 하늘을 가로질러 날아가는 모습이 보이는 듯했다. -82쪽

사랑은 입술이고 라디오고 거대한 책이므로. 사랑을 통해 세상의 모든 것들이 내게 말을 건네므로. 그리고 이 세상 모든 것들이 그 입술을 빌려 하는 말은, 바로 지금 여기가 내가 살아가야 할 세계라는 것이므로. 그리하여 우리는 이 세계의 모든 것들과 아름답게, 이토록 아름답게 연결되므로.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으니 사랑에는 아무런 목적이 없다는 것을, 오직 존재하는 것은 서로 닿는 입술의, 그 손길의, 살갗의, 그 몸의 움직임뿐이라는 것을 그도 알았더라면. -94쪽

이처럼 지금의 사람들이 핸드폰, 블로그, 검색, 이메일 같은 단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 시절의 사람들은 총격, 수류탄, 폭격, 사살 등의 단어에 노출돼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 시절의 사람들이 우리보다 더 불행했다는 뜻은 아니다. 그건 행복과 불행의 문제가 아니라 습관의 문제였다. 습관이란 무의식중에 행하는 행동을 뜻한다. 폭력이 몸에 밴 사람은 폭력을 인식하지 못한다. 그리고 바로 그 '인식하지 못함'이 그가 속한 세계를 폭력적으로 만든다. 그런 세계에서는 제아무리 비폭력을 주장한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그들의 몸은 폭력보다 비폭력을 더 불편해한다. -102쪽

폭력의 반대말은 비폭력이 아니라 권력이라고 한나 아렌트는 말한 바 있다. 권력이 훼손될 때, 그러니까 권력이 다른 곳으로 이양될 때, 폭력은 일어난다. 권력 유지에 안간힘을 쓰는 정권 아래에서 폭력이 빈번한 까닭은 그 때문이다. 그런 정권은 대리 감시자들에게 그 불안한 권력을 나눠주는 것으로 권력 유지의 한 방편을 삼는다. 그 대리 감시자들의 불안한 권력은 언제라도 다른 곳으로 이전될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은 일상적으로 폭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 -104쪽

우리는 자신과 가장 닮은 사람과 연결되는 거야.-110쪽

그녀가 이를 악물며 참았으나, 결국 드러날 수밖에 없었던 건 득의만만한 표정, 가족 누구와도 공유해본 적이 없는 자신감이었을 거야. 자기 것을 알아볼 수 있는 자의 표정 말이야. 그 장면은 항상 나를 위로해줘. 들어봐, 그건 내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는, 기적이나 마법과도 같은 순간이 있었고 이를 증명하는 작은 단서만 하나 있어도 나와 함께 그 시간을 공유한 사람은 끝내 포기하지 않고 나를 찾아올 거란 얘기잖아. -111쪽

반석 위에 집을 지어라. 그 반석이란 네가 스스로 말살시킨 고유의 천성이며, 자식에 대한 사랑이고, 아내의 사랑에 대한 꿈이며, 네가 열여섯 살 때 가졌던 인생에 대한 꿈이다. 너의 환상들을 약간의 진실과 바꾸어라. 너의 정치인과 외교관들을 짐을 꾸려 떠나보내라. 이웃은 잊어버리고 자신의 내면에 귀를 기울여라.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인데, 올바르게 생각하고 주의를 부드럽게 환기시키는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인생은 자기 자신이 지배하는 것이다. 너의 인생을 다른 어느 누구에게도 맡기지 말라. 무엇보다도 네가 선출한 지도자에게는 맡기지 말라. 자기 자신이 되어라. -123쪽

그러니까 새로운 삶을, 새로운 현실을, 새로운 미래를 꿈꾸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자신의 이름을 거부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만한 일이야. 그래서 나는 망명이란 이름으로부터 도망치는 일이라고 생각해. 잔인한 현실을 꿈으로 만들지 않으면 도저히 견딜 수 없으니까. 현실을 꿈으로 만드는 첫번째 단계는 자신의 이름을 부정하는 일이야. -164쪽

"(전략)거기에 희망이 무엇이라고 나와 있었지? <투란도트>에 말이야."
베르크 씨의 말에 정교수는 답했다.
"밤이면 인간의 마음속에서 날개를 폈다가 해가 뜨면 사라지는 환상. 매일 밤 태어났다가 매일 아침 소멸하는 것."
"결국 만지면 부서지는 나비의 날개 같은 것이지. 현실이 잔혹할 때, 희망이란 아무짝에도 소용없는 장난감 같은 거야. 그래서 나는 모든 희망을 버린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야. 희망과 함께 자신의 모든 과거를 부정하는 사람들을."-167쪽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제4번의 세계란? 패배하는 것은 언제나 인간일 뿐, 운명은 결코 패배하지 않으니 꿈처럼 지나가는 비극의 삶에서 살아남겠다면 먼저 웃으라는, 쓸쓸한 목관과 유머러스한 현악의 전언. 그 순간 베르크 씨는 차이코프스키가 그 교향곡을 작곡한 이래, 인류가 그 곡을 어떤 식으로 들었건 이제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그러므로 다음에 올 인류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 곡을 새롭게 들어야만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모든 것은 폐허가 됐고 베를린에는 물도, 가스도, 전기도 없었다. 그런데도 삶은 계속되어야 했다. 그러므로 음악은 본질적으로 역설이었다. 왜냐하면 삶이 본질적으로 역설이니까. -220쪽

"허영의 대가치고는 너무 가혹했군."
"젊은 여자에게 허영이란 거울과 같은 것이라 늘 들고 다니면서 살펴봐야 하는 거니까, 그걸 탓할 수는 없지."
-224쪽

바닷바람이 얼굴로 와 부딪혔다. 파도 소리가 귀에 가득했다. 우주 저편에서 별빛들이 해변으로 쏟아져 내렸다. 모든 게 처음인 것처럼 이 세상을 느끼려고 하는 것이 얼마나 슬픈 일인지 레이도 알 것 같았다. -244쪽

검열관이 그의 사랑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그 역시 검열관에게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나'와 '너'가 '사랑해'라는 동사로 연결된다는 것은 틀린 말이었다. 대부분의 경우 '나'와 '너'는 증오를 통해 서로를 이해했다. 사랑은 수없이 많으나, 증오는 하나일 뿐이었으므로. 그는 사랑이 아니라 증오를 통해 그들이 캠프에 있는 죄수들을 모두 죽이고야말 것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알게 됐다. 사랑이 아니라 증오를 통해 그는 자신이 죽을 운명이라는 걸 받아들이게 됐다. 그리고 그는 바닥에 쓰러져 정신을 잃었다. -262쪽

어느 날, 막사 앞에서 그는 기타리스트와 마주쳤다.
"난 너를 이해해. 넌 미친 거야. 그렇지 않고서야 그런 짓을 할 수는 없는 거지. 너는 미친 거야. 나는 너를 이해해."
"난 미치지 않았어. 다만 궁금했을 뿐이야. 절망이 뭐지, 웃음이 뭔지."
"나치에게 아내를 빼앗긴 사람은 너뿐만이 아니야. 하지만 누구도 너처럼 행동하지 않아. 나는 고통스러워하는 너를 위해 네 피아노 연주가 그친 뒤에도 기타를 연주했어. 하지만 너는 너 자신을 위해 죽어가는 죄수들 앞에서 춤곡을 연주하는 거야. 동족의 목숨을 팔아서 연명해보려는 비열한 짓이야."
"아니야, 그렇지 않아. 나는 다만 묻고 있을 뿐이야. 나만의 방식으로 모두에게 묻는 거야. 우리의 삶은 과연 다른 인류에게 기억될 만한 값어치가 있었는가......"
"그게 그 얘기야. 살아남기 위해 늘어놓는 그 음악소리를 철학자의 목소리인 양 말할 필요는 없어. 그냥 미친 짓이라고 말하면 되는 거야."
-265쪽

"집시들과 나는 죄수들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을 떠올린 채 죽어갈 수 있게 할 거야. 그래야만 우리는 우리가 존재한 까닭에 대해 납득할 수 있을 거야. 물론 죽고 나면 우리가 왜 이런 세상에 존재해야 했는지 이해할 수 있는 다른 길이 열리겠지.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중요한 건 지금 이 순간의 문제야. 모든 죄수들은 자신의 존재에 대해 이해하면서 죽어야만 해."
"애당초 존재가 없었다면 고통도 없었던 거야. 너는 죽어가는 그 순간까지도 죄수들의 영혼을 노예로 삼고 있는, 죽음의 나팔수일 뿐이야."
"존재가 없다면 다만 고통만 사라질 뿐인가? 그들의 부모는? 아내는? 아이들은? 그렇다면 캠프에서도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는 까닭은 무엇인가?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가 웃을 수 있는 까닭은 무엇인가?"
"그건 우리가 쓰레기이기 때문이지."
"그건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이야."-266쪽

그의 다리는 지상의 모든 것들과 마찬가지로 땅바닥을 디디고 서 있었지만, 그 순간 그의 머리칼은 구름 속에 있었다. 수많은 구름들이 그 머리칼을 스쳐 지나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 구름이 모두 사라지고 나면 그때는 우리가 더이상 고통받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니, 복되도다. 애당초 사랑이 없었다면 우리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사랑이 없었다면 이토록 고통스럽지는 않았을 것이다. -268쪽

"하루에 사십이해일천이백만경 번 이산화탄소를 배출해내는 인간들로 가득 찬 지구에서도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까닭은 이 180이라는 숫자 때문이다. 인간만이 같은 종을 죽이는 유일한 동물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인간만이 웃을 줄 아는 유일한 동물이라는 것도 알아야 한다. 180이라는 이 숫자는 이런 뜻이다. 앞으로 네게도 수많은 일들이 일어날 테고, 그중에는 죽고 싶을 만큼 힘든 일이 일어나기도 할 텐데, 그럼에도 너라는 종은 백팔십 번 웃은 뒤에야 한 번 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는 얘기다. 이 사실을 절대로 잊어버리면 안 된다."
그렇게 말하고 잠시 말을 멈추더니 할아버지가 말했다.
"그러니 네가 유명한 작가가 된다면 우리 인간이란 백팔십 번 웃은 뒤에야 겨우 한 번 울 수 있게 만들어진 동물이라는 사실에 대해 써야만 하는 거야."-283쪽

갑자기 누군가의 삶이 바뀐다면, 갑자기 누군가 죽는다면, 갑자기 누군가 자살한다면 우리는 그만 당혹스러울 뿐이다. 그때부터 나는 당혹스러운 일 앞에서 당혹스러워 하지 않는 자들을 불신하게 됐다. -361쪽

"나는 그 마지막 장면을 무척 좋아해. '커다랗고 하얗고 넓은 침대로.' 캠프에서 나온 뒤로 다시는 커다랗고 하얗고 넓은 침대로 가본 일이 없었어. 왜냐하면 내게는 이해해줘야 할 안나가 더이상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으니까."
"그랬군요. 물어봐서 미안해요."
"아니, 괜찮아. 그건 미안한 게 아니고 후회가 되는 일이지.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나는 안나와 더 많이 사랑할 거야. 더 많이 키스하고 더 많이 포옹하고 더 많이 섹스할 거야. 아직 우리가 사랑할 수 있을 때, 더 많이. 나이든 사람이 젊은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금언은 이것뿐이야."-371쪽

그들은 그렇게 살아가도록 내버려두자! 그들에게는 그들의 세계가 있고, 우리에게는 우리의 세계가 있다. 이 세계는 그렇게 여러 겹의 세계이며, 동시에 그 모든 세계는 단 하나뿐이라는 사실을 믿자! 설사 그 일이 온기를 한없이 그리워하게 만드는 사기꾼이자 협잡꾼으로 우리를 만든다고 하더라도. 그 세계가 바로 우리에게 남은 열망이므로. -374쪽

"어둠이 서서히 내리는 저녁이에요. 동쪽 하늘은 파랗고 거기로 별이 떠올라요. 하지만 서쪽을 보면, 아직 빛이 남아 있는 거죠. 요즘 베를린의 밤처럼 말이에요. 밤이 깊었는데도 사라지지 않는 빛. 모든 게 끝이 난다고 해도 인생은 조금 더 계속되리라는,그런 느낌."
"해진 티셔츠, 낡은 잡지, 손때 묻은 만년필, 칠이 벗겨진 담배 케이스, 군데군데 사진이 뜯긴 흔적이 남은 사진첩, 이제는 누구도 꽃을 꽂지 않는 꽃병. 우리 인생의 이야기는 그런 사물들 속에 깃들지. 우리가 한번 손으로 만질 때마다 사물들은 예전과 다른 것으로 바뀌지. 우리가 없어져도 사물들은 남는 거야. 사라진 우리를 대신해서. 네가 방금 들은 피아노 선율은 그 동안 안나를 포함해 수많은 사람들이 들었기 때문에 처음과는 완전히 다른 곡이 됐어. 그 선율이 무슨 의미인지 당시에는 몰라. 그건 결국 늦게 배달되는 편지와 같은 거지. 산 뒤에 표에 적힌 출발시간을 보고 나서야 그 기차가 이미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기차표처럼. 우리는 지나간 뒤에야 삶에서 일어난 일들이 무슨 의미인지 분명하게 알게 되며, 그 의미를 알게 된 뒤에는 돌이키는 게 너무 늦었다는 사실을."-377쪽

. 그러고 보면 나를 보덴 호수까지 가게 한 문장도 'If all else fail, myself have power to die.'였다. Myself. 나 자신. 마르코니가 대서양 너머로 보낸 거대한 'S'처럼 수신될 사람을 찾아서 나아가는 삶. 우주 먼 저편에 있을 칼 세이건에게 보내기 위해 지구의 칼 세이건이 보낸 우주선 보이저 호처럼 태양계를 벗어난 뒤에도 항해를 계속하는 삶. 단 하나뿐인 동시에 여러 겹으로 겹쳐지는 삶. 우리 모두의 일생. -382쪽

"그렇게 하면 그게 내가 살아온 삶이 되는 걸까요?"
지금은 그렇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인생을 두 번 사니까. 처음에는 실제로, 그 다음에는 회고담으로. 처음에는 어설프게, 그 다음에는 논리적으로. 우리가 아는 누군가의 삶이란 모두 이 두번째 회고담이다. 삶이란 우리가 살았던 게 아니라 기억하는 것이며 그 기억이란 다시 잘 설명하기 위한 기억이다. -3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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