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글둥글 지구촌 문화 이야기 함께 사는 세상 2
크리스티네 슐츠-라이스 지음, 이옥용 옮김, 안나 침머만 그림 / 풀빛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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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니 어쩌니 말이 무성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아이들에게 단순히 넓은 세상을 보여준다는 것 말고 세계의 다양성을 느끼게 해준다는 의미에서 이 책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세계 여러 나라에 대한 이야기이면서 지도 하나 실어 놓지 않은 (대륙의 모양을 삽화처럼 실어 놓은 것은 제외하고) 용감함을 충분히 눈감아 줄 수도 있을 것 같다.

대륙의 크기 순서대로 아시아, 아메리카, 아프리카, 유럽, 오세아니아, 5대륙으로 나누어 소개되는 이야기에는 단순히 어떤 나라가 있고, 인구가 몇이고,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지에 대한 지식이 담겨 있는 게 아니라, 그 나라 아이들의 놀이, 공부, 음식, 학교와 일상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친근한 문체로 소개되어 있어 아이들이 세계 각국의 문화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쉽도록 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대륙 이야기에서는 남아프리카의 인종차별정책과 아프리카 대륙에서 부족들 간의 분쟁이 많은 이유, 서구 열강들이 제멋대로 그어놓은 반듯반듯한 국경선이 초래한 비극들, 빈곤과 미성년자의 노동력 착취, 서구 열강의 식민통치의 결과로 생긴 언어의 다양화 등 세계 문화의 어두운 배경까지 아이들 수준에 맞춰 잘 담아냈다는 것 또한 무척 마음에 들었다.

오세아니아 대륙 이야기에서는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과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인 아보리진에 대해 비교적 긴 지면을 할애하고 있는 것,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미국과 캐나다처럼 부유한 나라의 아이들과 함께 남미 대륙의 가난하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우며 꿈을 잃지 않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도 비중 있게 다뤄져 있어서 풍요로운 나라의 아이들이건 제3세계의 가난한 나라의 아이들이건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소중한 존재들임을 느끼게 해 준다.

우리 아이들이 배워야 할 것들이 바로 그런 것 아닐까? 강대국 앞에서 우리의 자존감을 잃지 않는 것, 제3세계의 어려움에 눈감지 않는 것, 아프리카나 남미 국가들의 분쟁과 가난의 원인이 그들의 무능 탓이라기보다 강대국의 식민통치와 이권유지에 있다는 것을 아는 것, 세계의 다양성을 차별이 아닌 아름다움으로 바라볼 줄 아는 것 말이다.  지식을 나열한 문화 이야기가 아니라서 오히려 이 책이 세계 각 국의 문화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지 않을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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