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화석
겨울비 내린 뒤
언 땅 위에 새겨진
어지러진 발자국
발자국 위에 또 발자국
뉘 집 창문 앞일까?
결코 놓칠 수 없었던,
끝까지 벗어나려고 발버둥쳤던,
그러다 끝내
서로에게 스미지 못하고 뒤엉켜버린
순대 같은
아니 식은 떡볶이 같은
저 지독한 사랑의 흔적
그 진창의 발자국 속에는
아직 대답을 듣지 못한 말들이
살얼음처럼 간략하게
그러나 서로를,
힘껏 당기고 있다.
밟아봐, 얼음깨지는 소리 경쾌하지?
둘러봐라,
내 생각엔
이 근처 어딘가에 그들의 무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