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화석

 

겨울비 내린 뒤

언 땅 위에 새겨진

어지러진 발자국

발자국 위에 또 발자국

뉘 집 창문 앞일까?

 

결코 놓칠 수 없었던,

끝까지 벗어나려고 발버둥쳤던,

그러다 끝내

서로에게 스미지 못하고 뒤엉켜버린

순대 같은

아니 식은 떡볶이 같은

저 지독한 사랑의 흔적

 

그 진창의 발자국 속에는

아직 대답을 듣지 못한 말들이

살얼음처럼 간략하게

그러나 서로를,

힘껏 당기고 있다.

밟아봐, 얼음깨지는 소리 경쾌하지?

 

둘러봐라,

내 생각엔

이 근처 어딘가에 그들의 무덤이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