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차례에 걸친 일정 수정..  여권발급.. 이제 티켓팅만 남았다...하는 순간,

뽀의 폭탄 발언.

"나도 가고 싶어~~"

"넌 유럽은 싫고 호주가 좋다며?"

"마음이 바뀌었어."

어떻게 할까.. 고민하는데, 지니가

"내년에 뽀랑 같이 갈게요."

그래서 유럽여행이 내년에 중학생이 된 뽀와 같이 가는 걸로 변경되었다.

노심초사했던 내 마음..

어린 딸을 혼자 먼 타국에, 말도 안 통하는 저 먼 나라에 보내기로 마음 먹고 나서도

마치 내가 무슨 인디언 부족의 여인인 것처럼 느껴졌었다.

성인식을 위해 아들을 거친 황무지로 보내는 인디언 어머니의 마음이 이랬을까 싶었다.

한편으로는 마음이 놓이기도 하면서도, 내년엔 좀 안심이 될까 싶기도 하고..

옆지기랑

"저 녀석들 유럽 보내면 둘이서 얼마나 티격태격하며 싸울까?"  하며 웃었다.

그게 추억이 되겠지. 이 담에 커서도 그 때 유럽에서 니가 어쨌네 누나가 저쨌네 하면서.

이래서 지니의 올해의 유럽여행은 내년으로 보류되었다.

지니도 지금까지 혼자서 낑낑대며 여행일정을 짜느라 고생했었는데,

이제 함께 의논하고 얘기할 사람이 생겨 그리 나쁘진 않은가 보다.

뽀의 방에서 둘이 침대에 엎드려 여행 가이드 책을 펼쳐놓고는 두런두런 지들끼리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내년으로 미루어졌어도 마음은 불편하다.

아직도  엄마 인디언의 마음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내년엔 저 철부지들을 먼 낯선 땅으로 보내야 한다는..

몇 번,, 영 마음이 안 놓여서 그냥 패키지 배낭여행을 가는게 어떻겠냐고 떠봤었더랬다.

싫단다.  여행다운 여행을 하고 싶단다. 

누구 딸인지.. 절대로 나를 닮진 않은 것 같다.

역마살 끼가 살짝 있는 즈이 아빠를 닮았다. 

내년까지 난 엄마 인디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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