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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밤 - 공원지기 퍼시 아저씨 시리즈 1 ㅣ 공원지기 퍼시 아저씨 시리즈 1
닉 버터워스 지음 / 사계절 / 2000년 3월
평점 :
절판
겨울이 왔다. 추운 겨울밤에 아이들이랑 나랑 이불 속에 다함께 들어가 누워 읽던 그림책이다. 수채화로 맑고 담백하게 아기자기하게 그려진 그림과 주인공 퍼시아저씨의 인자하고 너그러운 웃음이 마음에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책이다.
첫애와 둘째애가 크면서 다른 그림책들은 차곡차곡 정리절차를 밟아 창고로 들어갔는데 이 그림책과 몇몇은 아직도 책꽂이 한구석에 당당히 자기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림이 너무 좋아서 퍼시아저씨가 통나무집 현관에 앉아 새들과 함께 빵을 나누어 먹는 장면을 집에서 장난삼아 따라 그려보곤 했었다. 이제 중학생이 된 딸은 학교 미술시간의 펜화 과제를 이 책의 그림으로 선택했었다. 어릴 때 읽었던 그림책인데도 이 책의 그림이 마음 어딘가에 남아 있었나 보다.
퍼시아저씨의 직업은 공원지기다. 공원 한가운데에 있는 조그마한 통나무집에서 산다. 눈이 펑펑 쏟아지는 겨울 밤, 퍼시아저씨의 통나무집에 누군가가 찾아온다. 추위에 벌벌 떨고 있는 다람쥐, 토끼, 여우, 오소리와 오리, 고슴도치에 생쥐까지 차례차례 퍼시아저씨의 현관문을 두드리며 잠자리를 청한다.
우리의 마음씨 좋은 퍼시아저씨는 동물친구들과 함께 침대에 눕지만 동물들이 너무 많아 침대가 비좁다. 서로 밀고 밀치고 침대 밑으로 떨어지고,, 아수라장이다. 그 때 마루 밑에서 들리는 소리.. 누굴까? 괴물이 아닐까?
동물들의 표정 하나하나가 너무 순수하고 귀엽다. 어느새 다들 아늑한 자기만의 안락한 잠자리를 찾은 동물들과 추운 겨울밤을 따뜻하게 보내는 퍼시아저씨의 얼굴에 행복한 웃음이 가득하다.
겨울은 이래야 한다. 서로 따뜻함을 나누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너무 혹독한 계절이 되고 마니까. 12월이다. 가족들과 친지, 친구들과 송년인사라도 따뜻하게 나누는 시간을 가져봐야겠다. 겨울에 다시 펼쳐든 퍼시아저씨의 이야기가 너무 좋다.